소설리스트

결혼하고 싶은 남자-25화 (2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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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경

두 사람의 차는 양평의 아담한 식당 앞에 멈춰 섰다.

"팀장님. 여기 풍경 정말 예뻐요."

준호가 웃으며 연수의 손을 슬쩍 잡았다.

"저번에 맛있는 된장찌개 먹여 준다고 했잖아요."

연수가 놀란 듯 준호의 손을 빼내려 했다.

"팀장님. 형이 하시는 가게요? 지…. 지금 가자고요?"

준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연수의 손을 더 꼭 잡고 문을 열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팀…. 팀장님. 이렇게 예고도 없이 오는 게 어딨어요. 전 옷도 아무렇게나 입고 왔는데…."

"예뻐요. 걱정하지 말아요."

준호와 연수가 승강이를 벌이는 사이 연수의 뒤에서 준호를 부르는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준호야."

두 사람이 돌아보자 어딘가 준호와 닮은듯한 남자가 앞치마를 두르고 웃고 있었다.

"어. 형."

"인마. 기다리다 목 빠지는지 알았다. 네 형수 몇 번이나 밖에 나가서 기다린 줄 알아."

"미안. 내가 좀 늦게 끝나서. "

연수가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자. 준상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연수에게 손을 내밀었다.

"한준상입니다. 준호 형이에요. 드디어 전화로만 듣던 우리 아리따운 제수씨를 보네요."

"아…. 아."

"아. 우선 자리에 앉아요. 제 아내가 많이 기다렸는데 주방에서 데리고 나올게요. 원하는데 아무 데나 앉아요."

"네. 감사합니다."

준상이 빠르게 주방으로 사라지자 준호가 창가 쪽으로 다가가 연수를 의자에 앉게 하고 연수의 옆에 자신도 앉았다. 준호는 연수의 손을 잡아 탁자에 올렸다.

"나를 보여 주고 싶었어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우리 형. 그리고 형수. 말도 안 하고 데려와서 미안해요. 화 난거 아니죠?"

"네. 그대신 맛있는 된장찌개 먹잖아요. 그걸로 퉁 칠게요."

"고마워요."

"뭐야. 우리 도련님 이렇게 환하게 웃는 거 몇 년 만이야?"

연수가 놀라서 얼른 의자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했다. 고개를 들고 앞을 바라본 연수의 얼굴에 놀란듯한 표정이 스쳐지나 갔지만, 곧 본래의 웃는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최연수 입니다."

"네. 안혜경이에요."

혜경이 밝게 웃으며 연수의 얼굴을 바라보며 준호에게 이야기했다.

"우리 도련님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던 이유가 있었네. 정말 빛이 나네요."

"그죠. 우리 연수 예쁘죠. 내가 불안해서 일이 안 된다니까요. 이렇게 예뻐서 큰일이에요."

준호가 웃으며 장난을 치자 연수가 아직도 잡고 있는 손을 빼내며 말했다.

"팀장님. 자꾸 닭살 돋아요. 부끄럽게 그 정도만 하세요."

두 사람의 티격태격을 바라보던 준상은 혜경의 훨체어를 밀어 연수의 앞자리에 놓았다.

"두 사람 밥은 먹었어요?"

"형수 우리 연수 된장찌개 엄청나게 좋아하는데 형수 솜씨 좀 보여 주세요. 맛없음 다시 안 온대요."

연수가 준호의 팔을 잡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팀장님이 장난치시는 거예요."

"걱정 마요. 내가 연수 씨 입에 딱 맞게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된장찌개 끓이고 있으니까. 우리 도련님 며칠 전부터 전화해서 연수 씨 된장찌개 좋아한다고 노래를 불렀다니까요."

네 사람은 식사를 끝내고 준호와 준상은 술을 먹기 시작했다. 연수와 혜경은 밤 풍경이 좋다는 혜경의 의견을 따라 식당 앞뜰에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우리 도련님 잘해주죠?"

"네. 잘해 주세요."

"우리 도련님 저렇게 밝게 웃는 거 참 오랜만에 봐요. 다 연수 씨 때문인 거 같아서 너무 고마워요."

"아니에요."

"연수 씨 전 우리 도련님이 저렇게 웃을 수 있게 만들어 준 것 만으로도 연수 씨가 너무 좋거든요. 전 우리 도련님이 지금처럼 행복하게 계속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혜경이 웃으며 연수의 손을 꼭 잡았다. 연수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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