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결혼하고 싶은 남자-18화 (18/128)

────────────────────────────────────

W호텔. 12시..

준호는 소주잔에 있는 소주를 마시고 잔을 내려놓았다. 그때 맛있게 보이는 안주가 든 접시를 내려 놓으며 준호의 앞에 준상이 앉았다.

"형수. 안보이네?"

"응. 요즘 일찍 들여보네. 힘들잖아."

준호가 준상이 가져온 안주를 집어 입에 넣었다.

"맛없어. 역시 형수가 있어야 한다니까."

준상이 웃으며 말했다.

"미안한데 형수가 있을때도 내가 요리했다."

"그랬나. 기억이 안나네."

준호가 웃으며 소주병을 들어 잔에 따르려 할때 준상이 준호에 손에서 소주를 빼앗아 준호에 잔에 따라 주었다.

"형."

"왜?"

"언제까지 이렇게 살래? 말은 그렇게 해도 형 기다리셔."

준상이 테이블에 빈 소주잔에 소주를 따라서 마셨다.

"너한테 미안하다. 이런 꼴만 보이고. 근데 신혜없이 혼자 못간다."

준호가 이해한다는듯 준상을 보며 쓸쓸하게 웃어 보였다.

"너 무슨일 있어?"

준상이 오늘따라 무언가 분위기가 어두워 보이는 동생을 걱정 스럽게 바라보았다.

"형. 내가말야 ..."

준호가 무언가 말하려 할때 가게의 문이 열리며 손님들이 들어왔다. 준상은 반 일어난  자세로 인사를 하고는 준호의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어서오세요."

준호는 마음에 걸리는듯 손님들에게 선뜻 가지 못하는 준상에게 웃어보이며 가보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준호는 그 자리에 한참을 앉아있다 바쁜 준상에게 인사만 간단히 하고는 가게를 나왔다.

* * * * * * * *

아침에 출근한 준호가 회의를 간단히 끝내고 자리에 앉아 업무를 막 시작 할때였다.

"진짜 내일 나온데요?"

"그렇다니까."

"연수씨 끝까지 안할거 같더니. 실망이예요."

"니가 왜 실망이냐?"

"근데 어디서 몇시에 하는데요?"

"12시에 W호텔  아니 근데 내가 왜 이런걸 너한테 이야기 하고있는 거냐? 저리가서 일이나 해 임마."

"과장님 자꾸 그러면 나 그 자리에 나가서 연수씨 끌고 나오는 수가 있어요."

"영화를 찍어라. 영화를 찍어."

두 사람의 장난치는 소리에 여기저기 직원들이 웃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준호는 웃을수가 없었다. 굳어진 얼굴로 장난을 치고있는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였다.

모두 퇴근한 텅빈 사무실에 앉아있던 준호는 주머니에서 울리는 핸드폰을 들었다.

[어. 경환아.]

[뭐하냐 불금에?]

[사무실.]

[아직도?]

[이제 나가려고. 너는?]

[아니 나도 이제 퇴근했는데. 집에 가봐야 할일도 없고 니네 집으로 술 가지고 쳐들어갈라고 전화하고 있지.]

준호는 핸드폰으로 들리는 경환의 웃음 소리에 자신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나도 이제 출발하니까 집에서 보자.]

준호는 사무실을 나와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에 올라탄 준호는 문득 아까 두 사람이 장난치며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한동안 앞만 바라보던 준호는 머리를 새차게 흔들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