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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된장찌개를 타고..
연수가 아무 대답도 못 하고 눈만 굴리고 있을 때 준호의 차는 연수의 집 앞에 도착했다. 준호는 차의 시동을 끄고 웃는 얼굴로 연수를 바라보았다.
"왜 대답이 없어요?"
"제가 아직 팀장님을 많이 못 겪어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괜찮은 분인 거 같아요."
"괜찮은 분이라...."
준호는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때 연수가 준호를 조용히 불렀다.
"저기..팀장님."
준호가 웃으며 연수를 바라보았다.
"네."
"저희 집에 다 왔는데요. 감사합.."
연수가 인사를 하고 내리려 할 때 준호가 갑자기 연수의 말을 막았다.
"잠깐."
"네?"
"지금 차비도 안 주고 그냥 내리려고 하는 거예요?"
"아..아까 타기 전에 차비 필요 없다고 말씀하셔서."
"돈 없어요?"
"아니요. 있는데요."
"시간은 있어요?"
"시간이요?"
"지금 약속 있냐고요? 바쁘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딱히 약속 없는데요."
"그럼 시간도 있는 거네요?"
연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그럼 차비로 밥 사줘요."
"팀장님이 아까 차비 필요 없다고 하셨는데.."
"나 참. 남자 마음은 갈대라고 못 들어 봤습니까?
준호는 그러면서 차 문을 열고 조수석으로 가 문을 열고 연수를 바라보았다.
"안 내려요? 나 점심도 안 먹어서 배고파요."
"저는 점심 먹었는데요."
"그래요. 아쉽네. 그럼 나 먹는 거 봐주면 되겠네요. 얼른 앞장서요 이 동네는 뭐가 제일 맛있어요?"
* * * * * * * * *
두 사람은 평소에 연수가 잘 가는 백반집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자 아주머니가 반갑게 연수를 맞아주었다.
"뭐 드실래요?"
"뭐가 맛있어요?"
"여기는 다 맛있어요. 저는 여기 된장찌개 맛을 제일 좋아해요. 정수 언니가 그러는데 꼭 엄마가 해준 된장찌개 같데요."
아까 약간 긴장했던 얼굴이 언제였냐는 듯 사라지고 신나게 된장찌개 이야기를 하는 연수를 준호는 앞에서 편안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맛있다니 난 된장찌개"
"이모. 여기 된장찌개 2개요."
주문을 하고 냅킨을 꺼내 준호앞에 놓고는 수저와 젓가락을 냅킨 위에 놓는 연수를 보면서 준호가 말했다.
"밥 먹었다고 했잖아요?"
"네. 먹었어요. 근데 팀장님이 앞에서 먹고 있으면 저도 먹고 싶어 질 거 같아서 그냥 제거도 시켰어요."
쑥스럽게 웃으며 대답하는 연수가 준호는 참 예쁘게 보였다.
된장찌개가 나오고 밥을 먹기 시작한 준호는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배고프다고 말한 자신보다 배부르다는 연수가 더 열심히 먹고 있었다.
"연수 씨는 부모님이 참 대견해 하겠어요?"
"네?"
"회사 일도 바쁜데 공부도 시작하고 어린 나이에 제가 봐도 대견한데 부모님은 더 좋아하실 거 같아서요."
연수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형제는 몇 명이예요?"
"저 혼자예요."
"오..외동딸 예쁨받고 자랐겠어요."
연수가 웃으며 준호에게 말했다.
"그럼 팀장님은 형제 있으세요?"
"네. 형이하나 있어요. 어릴 때 요리를 하는 걸 좋아하더니 지금 음식점하고 있어요. 아. 언제 시간 나면 형식당에 같이 갈래요? 아마 된장찌개 이것보다 몇천 배는 더 맛있을걸요."
마지막 말은 주인아주머니가 듣지 못하도록 연수 가까이 얼굴을 내밀고 연수만 들을 수 있게 작은 소리로 준호가 이야기하자 연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