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결혼하고 싶은 남자-14화 (1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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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아저씨

"정수 언니 새로운 거니까 다른 때 보다 확인 좀 더해주세요."

"알았어."

두 사람이 기계 앞에서 작업을 진행 시키고 있을 때 찬구가 머신 곁으로 다가와 준호의 팔을 툭 건드렸다.

"기계 봐라. 딴 데 보지 말구."

준호가 빙그레 웃자. 찬구가 준호를 지나쳐 두 사람에게 걸어갔다.

세 사람이 기계의 상태를 보면서 작업에 들어갔다. 연수는 간간히 작업하는 사람이 가져오는 스케줄에 사인을 했다. 다행히 준호의 주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기계가 어느 정도 안정적이게 돌아가자 찬구가 갑자기 생각난 듯 연수의 이름을 불렀다.

"최연수."

"왜요?"

"너 남자친구 생겼냐?"

뜬금없는 소리에 기계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찬구를 보았다가 연수를 보았다. 찬구의 말에 준호의 눈빛이 불안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수가 찬구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했다.

"왜요? 생겼으면 뭐 커플티라도 선물해 줄라고요?"

"미쳤어. 우리 마누라티 쪼가리 하나도 못 사주고 있는데."

"그럼. 뭐하러 물어본대요?"

"아니. 일요일날 휴가 잡혔길래 물어봤다."

그때 누군가 연수를 부르자 연수는 그쪽으로 몸을 돌려 걸어갔다. 찬구가 정수에게 진지하게 물었다.

"일요일 휴가 왜 쓰는 거냐?"

"나 참. 별게 다 궁금하네. 그날 방통대 시험날이래요. 됐어요?"

"아...시험."

연수가 다시 돌아와 정수와 작업한 제품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찬구가 다가가 연수에게 물었다.

"시험 보러 갈 때 힘드니까 내 친구 중에 차 있는 친구 소개해줄까?"

연수가 웃으며 찬구를 보았다.

"주임님 친구?"

"어."

"싫어."

"왜. 싫은데?"

"주임님 친구면 술고래 겠구만. 난 술고래 싫어."

"아니야. 나랑은 틀려 돈도 많아."

"돈이 많아?"

"응. 많아 엄청나게 부자야."

"그래."

찬구가 눈빛을 빛내며 연수의 답을 기다렸다.

"그래도 싫어. 돈 많은 술고래. 너무 싫어."

"너 장난하지 말고 진지하게 생각해봐. 진짜 괜찮은 친구야."

연수가 입을 삐쭉 이며 찬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주임님. 주임님 나이 몇 살이지?"

"32."

"나는. 22살."

"그게. 뭐."

"그게 뭐라니 이렇게 어리고 얼굴 예뻐 몸매 빵빵한 내가 연하도 아니고 동네 아저씨를 만나야겠어? 정중히 거절할게요."

연수는 웃으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찬구는 고개를 돌려 충격으로 쓰러질 것 같은 표정으로 기계를 보고 있는 준호를 보았다.

준호는 지금 머릿속에 온통 한 단어만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그 단어는 바로 동.네.아.저.씨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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