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결혼하고 싶은 남자-6화 (6/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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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 시작되나요.

준호는 아침 미팅을 마치고 새로 가동하게 될 기계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 청정실으로 향했다.

오늘부터 이론 교육을 마친 교육생들이 기계 교육을 받기 위해 이곳으로 출근했다.

준호가 들어가자 멈춰있던 기계 앞에 있던 직원이 인사를 했다. 인사를 받은 준호는 기계 상태를 물은 뒤 교육이 진행되는 다른 기계 쪽으로 걸어갔다.

준호는 교육생들 맨 끝에 서서 교육과정을 지켜보았다. 그때 준호의 눈에 기계 윗부분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잘 안 보이는 지 까치발까지 들고서는 설명을 듣고 있는 뒷모습이 보였다.

무진복을 입고 있어도 그게 누군지 준호는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연수였다. 그 모습에 웃음을 지어 보이곤 준호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밑에 발판이 보이자 그 곳으로 가 직접 발판을 가져와 연수의 뒤에 놓고는 어깨를 툭툭 건드렸다.

연수가 돌아보자 준호는 올라 서라는 듯 발판을 가리켰다. 연수가 기쁜 듯 감사합니다를 크게 외치고 얼른 올라섰다.

감사하다는 목소리에 교육생들이 모두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연수의 발판을 발견하고는 한 명이 발판과 준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팀장님. 지금 사람 차별하는 거죠. 나도 안 보이는구만."

"진짜 아. 뭐예요. 팀장님. 왜 연수만 발판 줘요."

여기저기서 불만이 쏟아지자. 준호가 웃으며 말했다.

"필요하시면 다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에이. 그래도 상처받았어요."

준호가 웃고만 있자. 누군가 큰 소리로 준호를 향해 말했다.

"이따 쉬는 시간에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네. 그러죠."

"오..팀장님 쿨 하신데요."

"짱. 비싼 거 먹어도 되나요?"

"네. 짱 비싼 거 사드릴게요."

준호가 대답하며 기계 담당자에게 걸어가 몇 마디 나눈 뒤 교육생들에게 수고하라며 인사를 하고 청정실을 나왔다.

* * * * * *

쉬는 시간 준호는 약속대로 아이스크림을 사주기 위해 휴게실로 들어왔다. 휴게실에는 연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두 분은 어디 가셨나요? 약속 지키러 왔는데."

"아. 화장실 갔어요. 곧 올 거예요."

그때 준호의 등 뒤로 연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준호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돌아선 준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연수는 장난을 치는 듯 누군가에게 목이 졸리고 있었다. 연수가 웃으며 말했다.

"살려줘..줄께 준다니까."

연수가 풀려나자 웃으며 삐뚤어진 무진 모자를 벗었다. 모자 속에 아무렇게나 구겨있던 연수의 머리카락이 자연스럽게 나풀거리며 연수의 어깨로 흘러내렸다.

준호는 자신을 지나쳐 가는 연수의 머리카락이 참 부드러울 거 같아서 만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준호는 주먹을 꽉 쥐고는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돌렸다.

준호는 연수와 눈이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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