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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부딪치다
"한 팀장 혜진 씨 찼냐?"
준호가 무슨 소리냐며 앞에 있는 정환을 바라보았다.
"아니. 아까부터 강혜진 씨 한 팀장만 째려보고 있길래 나는 또 다른 여자들처럼 한 팀장 한테 고백했는데 뻥 차였는지 알고 눈빛이 완전히 살벌해."
준호는 종수가 말한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혜진이 밥도 먹지 않고 준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준호는 아무 일도 아닌 듯 다시 밥을 먹기 시작했다.
"웬만하면 받아줘라. 우리 회사에서 너 좋다고 난리 난 여사원 중에서 그래도 제일 낫구먼. 그리고 이제 한 여자한테 정착하는 건 어떠냐?"
"부장님 식사 끝나셨어요? 일어나시죠."
정환은 웃으며 밥을 한입 먹으며 말을 했다.
"너 나중에 크게 벌 받는다. 아니다. 넌 나중에 너랑 똑같은 여자 만나서 된통 당할 거다."
준호는 수저를 내려놓고 의자에서 일어나 식판을 들었다.
"나 먼저 갑니다. 맛있게 드시고 오세요."
정환은 급하게 반찬을 입에 넣으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한 팀장. 같이 가자고."
혜진은 장난을 치며 직원 식당을 나가는 준호와 정환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바라보고 있었다.
* * * * * *
"이놈은 왜 이리 풀죽만 먹은 얼굴이야?"
휴게실 의자에 힘없이 앉아있는 연수를 보며 인영이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 정수가 웃으며 연수의 등을 쓸어주며 말했다.
"언니네 신지 남자친구랑 헤어졌다매. 지희랑 신지 달래준다고 밤새 나이트에서 즐기셨대."
"아이고. 젊음이 좋긴 좋구나. 난 이제 나이트 물관리에 걸려서 나이트 출입도 못 하는데. 그래서 우리 신지는 잘 달래줬냐. 안 그래도 그 녀석 남자친구랑 헤어져서 어깨가 배꼽까지 내려가서 다닌다."
두 사람이 웃으며 연수의 등을 두드려주며 이야기를 할 때였다. 연수는 갑자기 입을 막고 당황스런운 표정으로 벌떡 일어났다. 두 사람은 놀라서 연수를 바라보았다. 정수가 웃으며 연수에게 말했다.
"얼른 화장 실가 뛰어. 튀어나올라."
연수는 입을 꽉 틀어막고 빠르게 뛰어가다 누군가와 부딪치자 얼굴도 확인 못 하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반대편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동시에 똑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사람과 또 부딪히고 말했다.
연수는 또 한 번 윽하며 속에서 올라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입을 틀어막자 앞에 있던 사람이 한 발짝 뒤로 물러났다. 연수는 다시 한 번 감사 하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빠르게 휴게실을 벗어났다.
그런 연수를 보며 인영이 웃으며 장난스럽게 정수에게 말했다.
"임신했네. 임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