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에 빙의한 내가 한다.
“나는 싸가지 없는 약혼녀가 필요합니다.”
흔한 클리셰대로 공작의 약혼녀가 되었…… 아니, 되기 위해 면접을 봤다.
미친놈 아니야, 이거? 누가 약혼녀를 뽑으려고 면접을 봐?
***
한미한 남작 가문에서 낼 수 있는 최고의 아웃풋
제국 최강의 권력과 부를 가진 에티카 공작가의 계약 약혼녀가 되었다.
개쓰레기 공작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남자의 곁을 2년만 지키면 몇 대에 걸쳐 써도 모자람 없는 재산을 받을 수가 있는데.
“잊지 마세요. 공작님이 나를 좋아하는 순간, 당신은 내 개가 되기로 했어요.”
“당신이야말로 잊지 말도록 해요. 조금이라도 내게 집적대는 순간 약속한 재산 서류는 휴짓조각이 될 테니까.”
……이 자식의 싸가지 때문에 쉽지가 않다.
***
제프리 에티카는 확신했다.
이 삶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며 그 누구도 끼어들 틈이 없다고.
목줄은커녕 누군가에게 바짓단 한번 잡힐 일이 없을 거라고 여겼다.
그런데 왜 자꾸 모든 결심이 흔들리고 이런 마음이 드는 걸까?
“당신이 이겼어요, 나의 오로라.”
“…….”
“이제 목줄 건 개가 되어 당신의 발이나 핥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내가.”
그런데 다들 그거 아나? 동족은 동족이 상대하는 법.
개쓰레기 공작을 상대하기 위해선 약혼자도 만만치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요? 그럼 짖어 봐요. 개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