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 단죄 (3/7)

2. 단죄

“으응….”

레티샤가 몸을 뒤척였다.

그녀는 악몽을 꾸고 있었다.

[레티샤-!]

꿈속에서 누군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타는 냄새, 연기, 그리고 비명소리.

[레티샤-!]

소리를 지르는 것이 누군지 알 수가 없다.

저 목소리를 분명 알고 있는데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레티샤! 한나-! 도와줘-!]

한나는 엄마의 이름이다.

누가 저렇게 애타게 자신을 부르는 걸까.

“으응… 응….”

침대 위에서 레티샤가 몸을 움찔거렸다.

그녀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

식은땀이 비처럼 쏟아지고 입고 있던 옷은 이미 땀으로 흥건했다.

벽난로의 불꽃이 뜨거워서 그런 것이 아니다.

“악-!”

비명을 지르며 레티샤가 눈을 떴다.

“하아… 하아….”

숨을 헐떡이며 레티샤가 천정을 쳐다봤다.

처음 와본 곳인데 이상하게 낯이 익은 천정이다.

천정의 무늬며 창문의 커튼까지 눈에 익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이 성이 낯설지가 않다.

‘목말라….’

레티샤가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긴장이 풀려서 그런 걸까….’

추위에 떨고 경관들에게 겁을 먹고 있다가 이곳에 와서 긴장이 풀렸기 때문일까.

따뜻한 곳 푹신한 침대 위에서 오랜만에 잠이 들었던 탓에 긴장이 풀려 몸에 병이 난 것일까.

탁.

침대에서 내려온 레티샤가 비틀거리며 테이블까지 걸어갔다.

잠들기 전에 테이블 위에 물병과 물 컵이 있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물병의 물을 한 컵 가득 부어 단번에 마신 레티샤가 한 컵 더 마셨다.

두 컵이나 연달아 마시자 갈증이 조금 사라졌다.

“머리가 아파….”

목마름은 사라졌지만 두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눈은 그쳤을까….’

지금이 몇 시나 되었는지도 모른다.

창문으로 걸어간 레티샤가 밖을 내다봤다.

눈은 그치기는커녕 더 무섭게 쏟아지고 있었다.

벌써 작은 나무들은 전부 파묻혔다.

어쩌면 레티샤 자신의 허리까지 쌓였을지도 모른다.

‘너무 더워….’

조금 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이 방은 너무 덥다.

벽난로의 불이 너무 거세게 타고 있기 때문일까.

‘창문을 열어놓을까?’

조금 우스웠다.

몇 시간 전만 하더라도 추위에 꽁꽁 얼어서 따뜻한 곳에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또 너무 더워서 창문을 열고 싶어진 것이 우스워 레티샤가 쓴 웃음을 지었다.

힐끗 쳐다본 벽난로의 불꽃은 아직 거셌다.

저 상태라면 아직 더 오래 타들어갈 것이다.

‘이상하다….’

문득 레티샤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벽난로 안에 장작이 저렇게 많았던가?

자신이 조금 밖에 잠들지 않았던 것일까?

꽤 많이 잔 것 같은데 실제로는 벽난로의 장작이 거의 타들어가지 않았을 정도로 조금 밖에 잠들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자신이 잠든 사이에 누가 이 방에 들어와서 벽난로에 장작을 더 넣고 간 것일까?

후자라면 조금 섬뜩하다.

자신이 잠든 사이에 누가 드나들었다는 사실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으응….”

레티샤가 다시 테이블로 걸어갔다.

목이 말랐다.

물병의 물을 컵에 따라 마셨지만 갈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물이….”

그리고 물병에는 더 이상 물이 없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몸은 덥고 목은 말랐다.

“하아… 하아….”

레티샤의 입술에서 거친 숨이 새어나왔다.

속이 울렁거리고 귀와 뒷목에 열이 올랐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무겁다.

자꾸만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이건 틀림없는 열병의 전조다.

병이 나도 이상하지는 않다.

그동안 계속 도망 다니느라 마음을 졸였고 그리고 거의 편하게 있지를 못했다.

차가운 구석에서 쭈그리고 자느라고 몸은 굳었고 언제 경관에게 잡힐지 모른다는 사실에 늘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래서 병이 나버린 걸까.

‘이런 곳에서 아프면….’

만약 자신이 앓아 누우면 이 성의 주인인 그 요한이라는 남자는 어떻게 나올까.

겉으로는 다정한 척 친절을 베풀지만 그 눈매는 차가웠다.

레티샤는 빈민굴에서 일하며 별별 사람들을 다 만나봤다.

그래서 레티샤가 사람을 구분하는 방법은 눈이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한다고 해도 눈을 보면 알 수가 있다.

그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고 있는지 아닌지는 눈만 봐도 어느 정도는 알아차릴 수 있다.

요한이라는 그 남자는 겉으로는 웃지만 그 웃음 뒤에는 싸늘한 뭔가가 있다.

그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이 성에 오래 머물 마음은 없다.

눈이 그치고 길이 뚫리면 당장이라도 이곳을 떠날 것이다.

“아…!”

침대로 돌아가려던 레티샤의 발이 흔들리며 그녀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허물어지듯 주저앉은 레티샤가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옆으로 쓰러졌다.

“하아… 하아….”

뜨거운 숨이 연신 그녀의 입술에서 흘러나왔다.

‘갑갑해….’

옷이 몸을 조이는 것처럼 답답했다.

보이지 않는 밧줄이 몸을 조이고 보이지 않는 손이 저를 꽉 누르는 듯한 압박감에 레티샤가 쓰러진 채로 숨을 헐떡였다.

침대로 돌아갈 수가 없다.

움직이려고 해도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누가 나 좀….’

도움을 청하고 싶어도 이곳에서 그녀를 도와줄 사람은 없다.

요한 그 남자의 방이 어딘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성에 또 누가 살고 있는지 그것도 모른다.

이 넓은 성에 그 남자 한 명만 살고 있을 리는 없다.

남작이라고 했으니 분명히 성의 하인들이 있을 것이다.

기어나가서라도 저 문을 열고 나가서 도움을 청하면 이런 밤이라 해도 누군가 도와주러 오는 걸까.

끼이익-.

그때 문이 열렸다.

뚜걱 거리는 발소리에 레티샤가 가늘게 눈을 떴다.

‘누구…?’

발자국 소리가 그녀의 바로 옆에서 멈췄다.

그리고 옆에 앉더니 차가운 손이 그녀의 이마에 닿았다.

‘아… 시원해….’

크고 차가운 손이 이마에 닿자 레티샤가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그 차가움이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지금 그녀의 몸이 뜨겁기 때문일 것이다.

“이마가 뜨겁군.”

‘아… 그 남자다….’

요한, 그 남자의 목소리였다.

‘왜 이 시간에….’

이 남자가 왜 이 시간에 이 방에 들어왔는지 그 이유는 모른다.

이 남자는 수상하다.

그런데도 지금 이 상황에서는 이 수상한 남자마저 반갑다.

자신을 도와줄 수 있다면 누구라도 지금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레티샤의 몸이 위로 붕 떠올랐다.

요한이 그녀를 안고 일어선 것이다.

그녀를 안은 요한이 침대로 걸어가 그녀를 눕혔다.

그리고 그녀의 옆에 앉았다.

“마실 거라도 줄까요?”

요한의 말에 레티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머릿속은 열기에 뿌옇게 잠식당해 있었다.

앉아있던 침대에서 일어난 요한이 밖으로 나가더니 잠시 후 돌아왔다.

돌아온 그의 손에는 물 컵이 들려 있었다.

한 손으로 레티샤의 등을 받쳐 조금 일어나게 한 요한이 그녀의 입술에 컵을 가져가댔다.

레티샤가 입술에 닿은 컵에 매달리며 그 안에 든 것을 전부 마셨다.

차가운 것이 목구멍을 넘어가자 그녀의 등줄기가 찌르르 울렸다.

살 것 같았다.

하지만 해갈은 아주 잠시였다.

입안에서 물기가 마르자마자 다시 갈증이 시작되었다.

“좀 어때요?”

그녀를 다시 베개 위로 눕힌 요한이 조용히 속삭여왔다.

차가운 물을 마실 때는 조금 살 것 같았지만 다시 입안이 말라오는 탓에 레티샤가 입술만 달싹거렸다.

그 달싹거리는 입술에 차가운 물을 묻힌 손가락이 닿았다.

요한의 손가락이었다.

“으응….

입술에 닿은 차가운 손가락에 젖어있는 물을 혀로 핥던 레티샤가 그 손가락을 물었다.

차가워서 기분이 좋았고 그 손가락에 묻어있는 물기가 타는 목을 달래주었기 때문이다.

“기분이 좋은가요?”

자신의 손가락을 삼킨 채로 빠는 레티샤를 바라보며 요한이 싱긋 웃었다.

열 때문에 흐릿한 레티샤의 눈동자에는 그 미소가 무척이나 다정하게 비쳤다.

조금 전까지 이 남자를 수상하게 생각하고 경계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의 입술을 차갑게 적셔주는 이 남자가 고마웠다.

이미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냉정함이 사라진 것이다.

레티샤의 상태가 조금만 더 정상이었다면 지금 이 상황 자체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레티샤의 이성은 지금 가라앉은 상태였다.

이상한 것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지금 그녀의 정신은 무뎌진 상태다.

그것이 벽난로에서 타고 있는 아편 때문이라는 것을 레티샤가 알 리가 없다.

그녀가 잠든 사이에 이 방에 몰래 들어온 요한이 벽난로 안에 아편을 던져놓고 나갔던 것이다.

아편이 타들어가며 내는 향에 몽롱하게 취해 지금 자신의 의식이 정상적이 아니라는 것도 모르는 채로 레티샤가 자신의 곁에 앉은 요한을 쳐다봤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더는 총기를 발견할 수가 없었다.

“레티샤 양.”

천천히 내려온 요한의 얼굴이 레티샤의 얼굴 바로 앞에서 멈췄다.

그의 숨결이 레티샤의 얼굴에 닿았다.

방은 이렇게나 더운데 남자의 숨결을 차가웠다.

그 차가운 숨결에 레티샤가 숨이 트였다.

조금만 더 차가우면 더 좋을 것 같았다.

“더우면 옷을 벗겨줄까요?”

‘옷을….’

더웠다.

숨이 막히도록 더운데 옷을 벗으면 조금 낫지 않을까.

이미 머릿속이 아편이 주는 몽롱함과 열기에 점령당해 정상적인 생각이 어려워진 레티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머릿속은 지금 이 뜨거움에서 해방되는 것만 간절히 바랐다.

이 열기와 나른한 간지러움에서 해방될 수만 있다면 옷이든 뭐든 다 벗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사락사락 소리를 내며 제 몸에서 옷이 벗겨지는 것을 레티샤는 그저 느끼고만 있었다.

옷이 한 겹씩 몸에서 벗겨질 때마다 몸이 가벼워졌다.

옷 한 장이 무거운 벽돌처럼 몸을 짓누르고 있는 탓에 그것이 몸에서 떨어져나가자 날아갈 것처럼 몸이 가벼워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원했다.

옷 안에 갇혀있던 열기가 밖으로 빠져나가며 그녀의 살갗에 차가운 공기가 닿았다.

그 기분 좋은 차가움에 몸을 떨며 레티샤가 나른하게 숨을 내쉬었다.

지금 자신이 요한의 눈앞에 벌거벗고 있다는 사실은 인식조차 못했다.

“목이 마르지?”

옷을 다 벗긴 요한이 그녀의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그녀에게로 몸을 숙이며 입술 바로 앞에서 속삭이자 레티샤가 고개를 끄덕였다.

“입을 적셔줄까?”

적셔준다는 말에 또 차가운 물을 줄 거라는 생각으로 레티샤가 입을 벌렸다.

그러나 그녀의 입안으로 들어온 것은 차가운 물이 아니라 젖은 혀였다.

미지근하게 젖은 혀가 그녀의 입안으로 파고 들어와 그녀의 혀를 단숨에 휘감았다.

달콤하게 빨아올리는 혀의 감각에 레티샤의 머리가 멍해졌다.

지금 자신의 입안을 적시는 것이 뭔지 레티샤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왜 눈앞에 남자의 얼굴이 어른거리는지, 왜 혀를 휘감고 빨아올릴 때마다 가슴이 저릿하게 울리는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전에 요한이 마시게 한 차가운 물 안에 음란한 쾌감을 부추기는 약이 섞여 있었다는 것을 레티샤는 모른다.

“으응….”

남자의 혀와 뒤엉킬 때마다 그녀의 입안에 남자의 숨결과 타액이 진득하게 스며들었다.

머릿속이 열기에 녹아내려 레티샤는 자신이 남자의 입술에 매달리는 것도 알지 못했다.

목마른 아이가 물 잔에서 입을 떼지 못하듯이 레티샤가 남자의 입술에 매달렸다.

“으응….”

요한이 입술을 떼며 몸을 일으키자 레티샤가 아쉬움이 잔뜩 남은 입술만 달싹거렸다.

다시 젖은 혀가 제 입안을 휘저어주기 바라며 그녀가 숨을 헐떡였다.

그녀의 아래로 내려간 요한이 그녀의 발목을 쥐었다.

희고 가녀린 발목을 쥐고 그 발꿈치에 입술을 내렸다.

“으응….”

요한의 입술에 발꿈치에 닿자 레티샤의 몸이 움찔거렸다.

그녀의 발꿈치에 입을 맞춘 요한이 천천히 그녀의 발가락을 혀로 핥았다.

“아…!”

발가락 사이를 혀로 핥던 요한이 엄지발가락을 삼키자 레티샤가 허리를 비틀었다.

‘기분이….’

열에 들떠 있으면서도 지금 느끼는 이 생경한 감각이 싫지 않아 레티샤가 숨을 헐떡였다.

간지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발가락을 삼키고 발꿈치를 핥는 젖은 혀와 입술이 주는 감각이 기분 좋은 쾌감으로 그녀의 전신을 휘감았다.

요한의 입술은 그녀의 발꿈치를 지나 종아리와 무릎, 그리고 허벅지 안쪽까지 더듬어 올라왔다.

그리고 허벅지의 안쪽을 살짝 깨문 요한이 상체를 일으켜 그녀의 가슴에 얼굴을 내렸다.

“아, 읏….”

훤히 드러난 젖가슴을 움켜쥐고 유두를 삼킨 채로 빨아올리자 뜨거운 혀가 주는 감각에 레티샤의 몸이 꿈틀거렸다.

“으응… 응, 읏… 하, 읏…!”

제 아래에서 몸을 비틀며 가쁜 숨을 헐떡이는 레티샤의 젖가슴을 주무르며 요한이 그녀의 흰 살결에 붉은 흔적을 새겼다.

“하읏!”

레티샤의 젖가슴에 붉은 잇자국이 물들었다.

꼿꼿하게 달아오른 유두가 타액에 젖은 채로 번들거리며 흔들렸다.

“하윽, 아, 아…!”

요한이 유두를 물고 빠는 사이에 레티샤의 다리 사이가 욱신거렸다.

허벅지 안쪽, 그보다 더 은밀한 곳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끼며 레티샤가 허벅지를 비볐다.

“레티샤.”

그녀의 젖가슴에서 입술을 떼며 요한이 그녀의 허벅지 사이를 손으로 쓰윽 문질렀다.

그리고 젖은 손을 그녀의 눈앞에 내밀었다.

“몸이 많이 좋지 않은 것 같군. 그러니 네 이곳도 이렇게나 흠뻑 땀을 흘리는 거 아닐까?”

땀?

요한의 손바닥에 흥건하게 묻어있는 젖은 것의 정체가 땀이라는 사실에 레티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곳에 땀이 나는 걸까?

더워서 그런 걸까.

허벅지 안쪽의 은밀한 곳이 지금 엄청나게 뜨겁다는 것을 레티샤도 느끼고 있다.

뜨거워서 땀이 흥건하게 묻어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다리를 오므리고 있으면 계속 땀이 날 거다.”

요한이 짓궂게 웃으며 그녀의 허벅지를 열었다.

그리고 춤을 추듯 손가락을 움직이며 그녀의 음부를 천천히 쓸어올렸다.

“아…!”

뜨거운 습기에 휘감긴 음부에 요한의 손가락이 닿아 그 젖은 살점 사이를 가르며 질척거리게 문지르자 레티샤의 벌어진 허벅지가 잘게 떨렸다.

“으응, 아, 앗…!”

요한의 손가락이 젖은 살점 사이에 파묻혀 있던 둥근 돌기를 굴리며 꾹꾹 누를 때마다 레티샤의 허리가 들썩거리며 그녀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질척거리던 소리가 울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요한의 손가락이 그녀의 비부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더운 숨결이 레티샤의 젖은 음부를 뒤덮었다.

“흐, 아…!”

그녀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활짝 벌린 요한이 그 사이로 얼굴을 파묻은 것이다.

질척거리는 음란한 소리와 함께 은밀한 계곡을 혀로 핥는 젖은 감각에 레티샤가 자지러지게 소리를 질렀다.

“아! 아! 아아!”

전신을 휘감는 뜨거운 열기에 더해 음부를 핥고 있는 남자의 젖은 혀가 주는 아찔한 쾌감에 레티샤의 정신이 혼미해졌다.

뾰족하게 세운 혀끝이 그녀의 질척하게 젖은 음부 안으로 찔러 들어와 안쪽에 고인 애액을 젖은 소리를 내며 빨아마셨다.

“흐응! 아, 아, 아아!”

뜨거운 혀가 자신의 계곡 사이를 오가며 질척하게 핥는 동안 레티샤는 엉덩이를 흔들며 교성을 흘렸다.

“하윽! 하읏, 아, 아아!”

격렬하게 빨아대는 입술에 음부가 삼켜지는 감각이 레티샤를 흥분시켰다.

달아오른 몸이 더 뜨거워졌다.

그러나 이 뜨거움은 기분 좋은 뜨거움이다.

창피하다는 생각은 할 수가 없다.

창피하다는 생각보다는 이 기분 좋은 행위를 멈춰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더 간절했다.

세상에 이렇게 뜨거우면서도 황홀한 행위가 있다는 것을 레티샤는 처음 알았다.

음란한 열기에 취한 몸이 저절로 움직이며 다리를 더 활짝 벌렸다.

남자의 혀가 더 안쪽으로 파고 들어와 자신을 먹어주기를 바라며 레티샤가 다리를 벌린 채로 엉덩이를 흔들었다.

“매춘부처럼 허리를 흔드는구나, 레티샤.”

요한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얼굴을 들었다.

“네 어미가 그랬던 것처럼, 마치 음탕한 매춘부처럼 허리를 흔들면서 음란한 물을 줄줄 흘리는 모습이라니.”

요한이 무슨 말을 하는지 레티샤의 머릿속에는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지만 머릿속이 온통 열기로 가득하고 몸이 뜨거운 열기에 들떠 있어 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몸을 일으킨 요한이 옷을 벗기 시작했다.

그가 옷을 벗는 것을 레티샤는 멍한 눈으로 쳐다봤다.

멍하니 바라보는 사이에 옷을 벗은 요한이 그녀를 내려다보며 피식 웃었다.

“매춘부.”

그의 눈매는 차갑게 식어 있었고 그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싸늘했다.

하지만 레티샤는 취한 여자처럼 멍하니 웃으며 그 말을 듣고 있었다.

“더러운 매춘부 같으니라고.”

요한의 목소리는 조금 전과는 사뭇 달랐다.

위장하고 있던 상냥함은 찾아볼 수도 없을 만큼 그 목소리에는 싸늘한 경멸이 실려 있었다.

“제 어미를 닮아서 더러운 갈보년. 부끄러운 것도 모르고 다리를 벌리고 박아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꼴이라니.”

요한이 손으로 제 성기를 가볍게 훑었다.

이미 귀두를 덮고 있던 표피를 젖히고 툭 불거진 그 끝은 미끌거리는 액으로 음란하게 젖어 있었다.

“더러운 년.”

천천히 몸을 숙인 요한이 그녀의 젖어있는 음부를 벌리고 그 위로 미끈하게 젖은 귀두를 문질렀다.

“으으응….”

젖은 귀두가 음부를 문지르자 레티샤가 허리를 흔들었다.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그녀의 몸은 이제 요한의 몸이 닿기만 해도 뜨거운 열꽃이 터지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발갛게 물든 얼굴로, 열기 가득한 눈을 한 레티샤가 요한을 바라보며 숨을 헐떡였다.

그런 그녀의 아래로 허리를 꾹 누르며 요한이 단단한 분신으로 밀어 넣었다.

“아아아아!”

뜨겁고 단단한 것이 밀고 들어오는 쾌감에 레티샤가 허리를 흔들며 소리를 질렀다.

몸 안으로 파고 들어온 것이 그녀의 안에서 격렬하게 꿈틀거렸다.

그녀의 좁은 비부가 단단한 침입자를 질척한 내벽으로 감싸고 음란하게 젖은 소리를 냈다.

“흐아! 아! 아아!”

질퍽질퍽 젖은 소리를 내며 몸속을 드나드는 단단한 기둥에 그녀의 점막이 휘감겼다.

얼굴을 젖힌 채로 레티샤가 정신없이 소리를 질렀다.

요한의 분신은 그녀의 가장 깊은 곳까지 거침없이 박혔다가 그녀의 안을 휘젓고 빠져나가 다시 치고 들어왔다.

그의 분신이 꿰뚫고 들어올 때마다 레티샤의 몸에서 불꽃이 튀었다.

“하윽! 아! 아아아!”

레티샤가 지르는 교성을 들으며 요한이 그녀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고 허리를 쳐올렸다.

붕 뜬 허리를 들썩거리는 레티샤의 다리가 허공에서 흔들렸다.

두 다리를 벌린 채로 요한의 분신에 박히며 레티샤가 격렬한 쾌감에 사로잡혔다.

이미 그녀의 엉덩이 아래쪽은 흥건하게 젖어 질척거렸다.

요한의 분신이 드나들 때마다 그녀의 음부가 젖은 것을 흘렸다.

요한의 허리짓이 거칠면 거칠수록 그의 아래에서 레티샤가 격렬한 흥분에 사로잡혔다.

레티샤의 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귀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의 감각은 요한과 이어져 있는 음부에 집중된 채로 오로지 쾌락만을 느낄 뿐이었다.

* * *

“으응….”

벌거벗은 레티샤가 침대 위에서 꿈틀거렸다.

벽난로에서는 여전히 아편을 태우는 향기가 방 안에 진동을 했다.

그 향에 취한 레티샤가 침대 위에서 나신을 꿈틀거리며 가늘게 숨을 내쉬었다.

지금 그녀는 방에 혼자 있지만 아직 몽롱하게 취해 있었다.

창문 너머로는 아직도 눈이 멈추지 않고 쏟아지는 중이다.

이미 날은 밝았다.

레티샤는 새벽까지 요한의 아래에서 흔들렸다.

덕분에 그녀의 허벅지와 엉덩이는 요한의 정액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침대의 시트를 갈지 않은 탓에 정액이 묻은 시트는 얼룩져 있었고 레티샤는 그 위에서 달뜬 숨을 헐떡이며 몸을 움찔거렸다.

그녀의 다리가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몸 안에 채워진 정액이 흘러나왔다.

“안녕, 레티샤.”

요한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스프가 담긴 접시가 들려 있었다.

“식사 시간이야, 레티샤.”

움찔거리는 그녀의 곁에 앉은 요한이 스푼으로 스프를 떠 그녀의 입술 안으로 흘려보냈다.

입안에 넣어주는 스프를 받아 마시며 레티샤가 멍하니 남자를 쳐다봤다.

그녀의 눈은 반쯤 열기에 취해 그녀 자신이 보고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구분하지 못했다.

“자, 레티샤. 식사를 한 후에 또 놀아야지?”

요한이 싸늘하게 웃으며 그녀의 입안에 스프를 떠 넣어주었다.

어제 그녀에게 마시게 한 물에 섞었던 약은 효과가 약한 편에 속하는 것이다.

잠시 후 그녀에게 먹일 약은 그보다 훨씬 더 강한 것이다.

요한의 목적은 분명했다.

약으로 취하게 만든 상태에 육체를 길들여 나중에는 약이 없어도 스스로 다리를 버리는 몸으로 만들어버릴 생각이다.

그렇게 만들어버린 후에 매음굴에 버리면 아주 좋은 꼴을 볼 수 있을 것이 틀림없다.

지금은 아편과 약에 취해서 머릿속까지 녹아버린 상태가 되어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겠지만 나중에 약과 아편을 끊으면 바로 제정신이 돌아올 것이다.

정신은 멀쩡하게 돌아왔는데 몸은 그 정신을 배신하고 음란한 쾌락을 갈구하다 못해 매음굴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인간들에게 짐승처럼 범해지면서도 만족을 모르고 더 애타게 그 몸을 먹어 치워줄 남자를 구하게 된다면, 스스로도 절제가 되지 않는 음란한 육체에 아마 끔찍하게 절망하게 될 것이다.

그런 게 바로 산 지옥이다.

스스로 목숨도 끊지 못하고, 그렇다고 이미 길들여진 육체의 욕망을 억누르지도 못하고, 머리로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몸은 모르는 사내에게 다리를 벌리는 삶이야말로 진짜 지옥의 삶이 아닐까.

이 여자는 그래도 싸다.

벤야민은 틀렸다.

이 여자에게는 죄가 없다는 벤야민의 말은 틀렸다.

그 추악한 괴물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여자 역시 괴물이고 죄인이다.

그날 이후 요한은 단 한 순간도 안식을 누린 적이 없다.

그날, 13년 전 그날. 자신은 모든 것을 빼앗겼다.

그리고 그날부터 지옥이 시작되었다.

13년 동안 지옥 속에서 살아왔다.

13년을 고통 받은 자신에게는 이 여자를 벌할 자격이 충분이 있다.

이 여자를 지옥의 아랫구덩이로 떨어뜨리고 목숨이 붙어있을 동안 괴로움에 몸부림치게 만들 충분한 자격을 자신은 가지고 있다.

이 여자에게 어떤 짓을 한다 하더라도 누구도 자신을 손가락질 할 수 없을 것이다.

열일곱 살이 되던 해부터 지금까지 7년 동안 이 여자와 이 여자의 어미를 찾아 헤맸다.

오래 전에 행적이 끊어진 여자를 찾아서 전국을 수소문했다.

비슷한 여자를 봤다는 곳이면 망설이지 않고 달려갔고 빈민굴과 매음굴까지 샅샅이 뒤졌다.

외국으로 도망쳤다 하더라도, 거기가 어디라 할지라도 지옥 끝까지 쫓아갈 각오는 되어 있었다.

이 여자와 그 어미에 대한 첫 번째 흔적을 찾은 것은 2년 전이었다.

영영 찾지 못할 줄 알았는데 2년 전 첫 흔적을 발견했다.

어느 도시의 빈민가 매음굴에서 일어난 살인에 대해 전해 듣던 중 남자를 죽인 소녀와 그 어미에 대해 들었다.

이마에 오래된 반달 모양의 흉터가 있다는 소녀.

몇 년 전 그 빈민가로 흘러들어왔다는 모녀와 사람을 죽였다는 그 딸의 인상착의를 듣는 순간 그들일지 모른다고 직감하고 곧장 찾아갔지만 살인자 딸은 달아난 후였고 그 어미 역시 다른 도시로 떠난 후였다.

각각 흩어진 그 어미와 딸을 뒤쫓아서 2년 정도를 정처 없이 떠돌아다녔다.

소녀의 흔적은 발견하면 사라지고, 발견하면 사라졌다.

그 사이에 소녀는 사람을 몇 명이나 죽였고 그 어미는 완전히 종적을 감췄다.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이제 영영 찾지 못할 거라고 단념하고 있을 때 어제 기적처럼 레티샤를 만났다.

이마의 반달 모양의 흉터, 그리고 무엇보다 목에 걸고 있는 은제 펜던트.

그 펜던트를 준 것은 다름 아닌 자신과 벤야민이다.

펜던트의 뒷면에는 [사랑하는 레티샤에게. J.B]라고 새겨놓았다.

J는 요한 자신의 이름이고 B는 벤야민의 이름이다.

그 펜던트를 알아보지 못할 리가 없다.

그 레티샤다.

이 성과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긴 하지만 그때의 레티샤는 어렸고 또 마차 사고가 나며 기억이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때 마차 사고로 그 모녀와 함께 도망치던 마부 남자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그리고 핏자국이 마차 밖으로 이어진 것이 전부였다.

여자와 아이는 사라졌다.

마차 안에는 그들이 훔쳐 달아나려던 금은보화가 그대로 남겨진 채였다.

그러나 금은보화는 돌아왔어도 잃어버린 것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를테면 그 불길 속에서 쌍둥이 동생을 구하기 위해 제 몸으로 동생을 덮어 전신에 화상을 입은 쌍둥이 형의 잃어버린 얼굴과 피부라던가, 워낙 거센 불길 탓에 성의 하인들 누구도 뛰어들지 못하는 그 상황에서 어린 아들들을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가 아들들을 끌어내고 자신은 연기에 질식해 쓰러져 불길과 함께 타버린 아버지라던가, 남편을 잃고 아들 한 명이 불길에 녹아 괴물처럼 변해버린 모습 앞에서 결국 쓰러져 그대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어머니라던가.

그런 것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 후 이 성은 무덤이 되었다.

최소한의 인원만 빼고 나머지 하인들을 전부 내보내고 괴물처럼 외모가 변한 쌍둥이 형과 함께 요한은 이 성에서 13년을 살아왔다.

무덤 속의 죽은 자처럼 괴로워하며, 증오하며 13년을 살아왔다.

자신을 구한 쌍둥이 형 벤야민은 얼굴이 완전히 녹아내려 사람의 형상이 아니다.

그러나 얼굴만 그런 것이 아니라 등과 팔다리의 피부도 전부 그 불길에 타버린 탓에 지금도 숨을 쉴 때마다 쌕쌕 소리가 나고, 외부의 환경을 쉽게 이기지 못해 외출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성 안에서 걸을 때면 지팡이를, 성의 뜰을 산책할 때는 휠체어를 타야만 한다.

굽은 등과 절룩거리는 다리, 쇳소리가 흘러나오는 목소리, 뭉개진 입술, 피부가 녹아 들러붙은 손가락.

자신의 쌍둥이 형을 그렇게 만든 것은 한나 그 여자다.

그 여자를 용서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여자의 딸인 레티샤도 용서할 수가 없다.

일 년에 일 년이 더해질수록 증오는 더 깊어졌다.

그것이 13년이 되었다.

증오의 횟수다.

독기가 쌓여가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제 기회가 찾아왔다.

용서할 생각은 없다.

만약 몇 년 전이었다면 모를까, 지금은 용서의 씨앗도 가슴에 남지 않았다.

그때 불에 타서 녹아내린 것은 벤야민의 얼굴이지만, 그때 벤야민의 얼굴과 함께 녹아내린 것은 요한 자신의 마음이다.

마음도, 영혼도, 인간미도, 긍휼과 용서도 전부 녹아내렸다.

그리고 그 녹아내린 자리에 악의 씨가 꽃을 피웠다.

괴물처럼 변한 것은 벤야민의 얼굴이지만 진짜 괴물이 된 것은 요한 자신이다.

알고 있지만 바꿀 마음은 없다.

차라리 이대로, 함께 지옥으로 떨어지기를 바랐다.

“스프가 입에 잘 맞지?”

거의 다 비운 스프 접시를 들고 테이블로 걸어간 요한이 접시와 스푼을 내려놓고 다시 레티샤의 곁으로 돌아왔다.

“식사를 끝냈으니 다시 놀이를 해볼까?”

품 안에서 작은 약병을 꺼낸 요한이 흐느적거리는 레티샤의 무릎을 세우고 다리를 벌리게 만들었다.

그리고 정액이 말라붙어 있는 그녀의 음부를 손가락으로 벌린 다음 약병을 기울여 그 벌어진 음부 위로 말간 기름 같은 약을 주르륵 쏟아 부었다.

엉덩이 골을 타고 흘러내린 약을 손가락으로 닦아 올려 그녀의 음부에 펴 바르며 약이 묻은 손가락을 그녀의 점막 안으로 밀어 넣고 휘저었다.

“으응….”

손가락이 안쪽을 휘젓자 레티샤가 몸을 꿈틀거렸다.

약을 묻힌 손가락이 점막 안쪽으로 깊숙하게 파고 들어가며 찌걱찌걱 소리를 울렸다.

그때마다 레티샤가 눈을 흐릿하게 뜬 채로 숨을 헐떡였다.

“입으로 먹은 약은 열기를 안에서 일으켜서 흥분을 부추기고 점막에 바르는 이 약은 당장 뭐라도 넣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작열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지. 어렵게 구한 거야.”

물론 이 흥분제와 약의 목적은 사람에게 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성에서 키우고 있는 사냥개의 발정용이다.

아무리 크고 사나운 사냥개도 이 약이면 발정 상태가 하루 이상은 지속이 된다.

사람에게 사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지금 눈앞의 이 여자는 사람이 아니다.

그저 나락으로 떨어져야 마땅한 죄의 씨일 뿐이다.

“레티샤.”

레티샤의 음부에서 손가락을 빼낸 요한이 약으로 질척하게 젖은 그녀의 음모를 쓸어 올렸다.

“레티샤. 부르는 소리에 대답은 해야지? 귀까지 먹은 건 아니잖아?”

젖은 둔덕을 손바닥으로 문지르던 요한이 두 손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넓게 벌렸다.

허벅지가 한껏 벌어진 채로 누운 레티샤가 달뜬 숨을 헐떡였다.

허벅지와 함께 벌어진 그녀의 계곡이 움찔움찔 속살을 떨며 애액을 흘렸다.

“하읏… 아, 앗….”

애액을 흘리는 점막을 요한의 손가락이 위아래로 긁었다.

손가락이 아래에서 위로 긁어 올라갈 때마다 그녀의 음부가 찌걱찌걱 울음소리를 냈다.

요한의 손가락이 그녀의 입구를 원을 그리듯 어루만졌다.

“아읏… 아….”

허리를 들어올리며 고개를 젖히자 그녀의 젖가슴이 흔들렸다.

연분홍빛 유두의 색이 선명해지며 뾰족해졌다.

요한의 손놀림에 허리를 흔들며 레티샤가 음란한 신음소리를 흘렸다.

요한의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그녀의 음부가 벌름거리며 입을 오물거렸다.

“하아, 읏, 흐읏….”

하체가 불에 타는 듯한 쾌감에 휩싸인 레티샤가 연신 허리와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기분이 좋아 참을 수가 없었다.

잘게 떨리는 허벅지의 안쪽은 빨리 박히고 싶다며 비명을 질러댔다.

“으응… 제발… 빨리… 빨리….”

레티샤가 달아오른 눈으로 요한에게 애원했다.

그녀의 몸 안에서 뜨거운 열이 휘몰아쳤다.

빠져나갈 곳을 찾고 있는 몸 안의 열기를 감당하지 못한 레티샤가 애꿎게 허리만 들썩거렸다.

“그 어미에 그 딸이라고, 매춘부의 딸은 매춘부일 뿐이지. 네 어미가 얼마나 많은 놈들에게 다리를 벌리고 그 구멍을 벌렸는지 당연히 알고 있겠지? 이제 머잖아 너도 그렇게 될 거야. 더럽고 냄새나는 놈들에게 다리를 벌리고 박아달라고 질질 싸며 애원하게 될 거야. 밤새도록 아편굴에서 아편쟁이들에게 박히며 정액 투성이가 된 채로 냄새나는 소굴로 돌아가 잠이 들라치면 또 다른 놈들이 네 가랑이를 벌리겠지. 그게 네 미래야. 더럽고 추악하고 냄새나는 미래.”

요한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레티샤의 귀에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목소리는 들리지만 엉망으로 녹아내린 머리는 그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단어와 단어는 알아듣지만 문장을 알아듣지 못하는 그런 것과 비슷했다.

다리. 벌린다. 애원. 매춘부. 정액. 이것들이 티샤가 알아들은 것 전부였다.

그리고 그때 그녀의 젖은 음부에 단단하고 뜨거운 것이 닿았다.

“박아줄까?”

속삭여오는 목소리에 레티샤가 요한의 목을 끌어안고 허리를 흔들었다.

“제발… 제발 빨리….”

“음란한 년.”

제 목에 매달린 레티샤의 허리를 잡은 요한이 그녀의 음부 안으로 제 분신을 거칠게 쑤셔 넣었다.

“하윽!”

몸 안 깊숙하게 파고드는 기둥이 안쪽의 점막을 휘저으며 거칠게 박히자 레티샤가 그에게 매달린 채로 소리를 질렀다.

하체가 완전히 밀착되며 요한의 기둥이 뿌리 끝까지 그녀의 안을 가득 채웠다.

“하윽! 흑! 흐윽!”

요한이 허리를 흔들자 그 움직임에 맞춰 레티샤의 몸이 흔들렸다.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지? 박히면서 좋아 죽겠지?”

그녀의 안을 제 분신으로 범하며 요한이 그녀의 귓불을 잘근거리며 씹었다.

남자가 찌를 때마다 그에게 매달린 레티샤가 고개를 젖히며 울었다.

그런 그녀의 안쪽을 거칠게 찌른 요한이 분신을 빼더니 다시 퍽, 하고 찔러 넣었다.

“하윽!”

레티샤의 울음소리가 점점 더 높아졌다.

“흐앗, 아, 앗, 앗, 아!”

요한의 분신을 다리 사이에 삼킨 채로 레티샤가 음란하게 허리를 흔들었다.

그런 그녀의 안쪽으로 뜨거운 정액이 쏟아져 들어왔다.

몸 안 구석구석 퍼지는 정액의 느낌에 레티샤가 몸을 바르르 떨었다.

남자의 절정을 받아들이며 전신을 떠는 그녀의 몸이 뒤집혔다.

그리고 엎드린 그녀의 엉덩이를 벌리자 그 아래에서 하얀 정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자신이 쏟아낸 정액이 흐르는 입구를 벌린 요한이 아직 시들지 않은 분신을 그녀의 안으로 푹 찔러 넣었다.

“하윽!”

엎드린 채로 시트에 얼굴을 처박은 그녀의 뒤에서 요한이 허리를 쳐댔다.

두 손으로 시트를 꽉 쥔 채로 레티샤가 남자의 몸에 떠밀려 몸을 흔들었다.

그녀의 젖가슴이 시트에 뭉개진 채로 짓눌렸다.

정신없이 박히며 레티샤가 강렬한 쾌감에 사로잡혀갔다.

몇 번째인지 알 수 없는 절정이 그녀를 잔뜩 뒤덮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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