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 차악을 고르다 (1)
한국
유행이 지나간 인테리어로 꾸며진 집안은 가족들의 손때가 묻는 가구와 장식으로 가득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마음이 편해지는 안락한 분위기였다.
현관만 들어서도 화목한 가정이라는 것이 물씬 느껴질 정도로 벽에는 가족의 사진들로 채워져 있었다.
가혜의 어머니인, 은선은 가혜의 어릴 적 사진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막 걸음마를 뗐을 때의 사진, 그 사진 옆에는 유치원 소풍을 가서 찍은 사진이 있었다. 노란 모자를 쓰고 원생복을 입은 가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깜찍했다.
“땅 꺼져요. 그만 한숨 쉬어요.”
거실에서 책을 읽던 남편, 효준의 말에 은선이 눈을 찌푸렸다. 어쩜 저렇게 태평할까. 속이 타는 건 나밖에 없지. 으이고.
은선은 식탁 위에 있던 종이를 가지고 효준의 곁으로 다가섰다. 그녀는 탁, 소리가 나게 테이블 위로 종이를 내려두었다. 자잘한 손 글씨가 적힌 종이는 이틀 전, 가혜가 남기고 간 편지였다.
“당신은 걱정도 안 돼요? 가혜가 가출하듯 말도 없이 일본에 갔는데도요?”
“자기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랬겠소.”
“나만 반대했어요? 당신도 반대했잖아요.”
은선은 억울하다는 듯 효준을 보았다.
“그러긴 했지.”
효준은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는 관자놀이를 마사지하듯 눌렀다. 은선은 지쳐 보이는 효준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도 태연한 척 행동하고 있지만, 가혜가 걱정되긴 마찬가지일 터였다.
은선은 마음이 풀린 얼굴로 효준의 옆 소파에 앉았다.
소파에 몸을 묻고서 그녀는 문득 떠올랐다는 듯 효준에게 물었다.
“가혜가 올해 몇 살이죠?”
“스물…… 스물하나인가.”
은선의 물음에 효준은 기억을 더듬었다.
“찬영이가 스물다섯이니 스물하나 맞네요.”
가혜의 오빠인 찬영의 나이는 쉽게 떠올린 은선은 감회가 새롭다는 듯 스물하나, 를 연신 되뇌었다. 때 맞춰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를 간 아들과 달리 학교라고는 초등학교 1학년 반 학기도 채우지 못한 가혜는 언제나 나이가 헷갈렸다.
동안인 데다가 아파서 그런지 항상 또래들보다 서너 살은 적게 보이는 체격도 한몫 하긴 했다.
“언제 이렇게 컸나 싶네요.”
은선의 자조적인 말에 효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가혜도 성인이니까 우리의 울타리에서 벗어날 때도 되었어. 자기도 제 인생을 살아야지 언제까지 우리가 다 해 줄 수는 없잖아.”
“그건 알고 있어요.”
은선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자신이 가혜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보호가 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제는 줄여야지, 가혜에게 맡겨야지 하다가도 막상 어떤 일이 닥쳤을 때는 어김없이 가혜를 제 품 안에만 넣고 있으려고 했다.
“저도 그러고는 싶은데 마음대로 잘 안 되네요. 학교도 그렇고, 남들과 부딪히는 사회생활은 해 본 적이 없는 아이니까. 자꾸만 걱정이 돼서.”
은선은 자신이 가지고 온 가혜의 편지로 시선을 옮겼다.
여덟 살 때 발병한 백혈병으로 가혜는 학교 대신 홈스쿨을 선택해야 했다. 검사 수치가 좋아졌다, 나빠 졌다를 반복하는 편이어서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기본 면역력도 낮아, 가벼운 기침이라도 하면 심한 병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야 하는 투병 생활이었다.
가족 모두가 지쳤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하루가 고되었던 사람은 어리고 아픈 가혜였을 것이다.
“가혜 병원 생활 기억나요?”
“그럼.”
“가혜가 여행에 관한 거라면 사족을 못 썼어요.”
입원 생활을 하는 내내 가혜는 여행 프로그램과 여행 책에 관심을 쏟았다. 세계 지리와 각국에 대한 여행 가이드북이 다 닳도록 보고 또 볼 정도로 여행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엄마 나는 건강해지면 꼭 세계 일주를 할 거야.’
독한 항암치료를 받고 온 날이면 침대에서 움직이지 못한 채 몇 시간이고 잠이 들었지만 가혜는 제 꿈을 말할 때만큼은 죽어 가던 눈빛을 반짝였다.
은선은 다시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렇게 여행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그냥 좋은 마음으로 다녀오라 할 것을.
후회는 깊었지만 은선은 또 같은 상황이 닥치면 어찌 행동할지 알았다.
‘사람 마음이란 게 참 간사해.’
그녀는 몇 달전 휴가를 나온 찬영과 가혜, 남편과 찍은 가족사진을 올려다보았다. 가혜가 백혈병 완치간주 판정을 받고 퇴원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빼먹은 적이 없는 일이었다.
사진 속 가족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래도 자기 오빠 제대가 코앞인데, 그때 같이 가도 될 것을 꼭 지금 가겠다고 우길 건 뭐예요.”
“그건 여보가 준비한 선 자리 때문 아닐까?”
“난 가혜 하루 빨리 결혼시키고 싶다고요. 다른 건 안 바라요. 사랑으로 우리 가혜 든든하게 지켜 주고 보살펴 주는 버팀목이 있었으면 해요. 보아하니 연애는 낯가림이 심해서 텄고, 내가 알아봐야지 어떻게 해요?”
“그래도 가혜가 싫다고 하잖아. 난 우리 딸 빨리 시집보내기 싫어.”
“나보고 애 자립심 키우니 마니 했던 사람이 누구예요?”
“자립심 키우는 방법이 결혼밖에 없나. 흠흠.”
“누가 당장 결혼하래요? 1~2년 연애하다가 결혼하라는 거지. 연애하면서 밖에도 좀 다니고 사회 경험도 하면 얼마나 좋아요. 거기다 신 교수네 둘째아들이라는데. 사윗감으로 딱이지.”
신 교수라는 말에 효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 교수라면 인품도 좋고 학식도 있는 사람이지. 둘째 말고 첫째가 내 제자잖소. 얼굴도 훤칠하고 키도 커서 여학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었지. 머리도 똑똑했고.”
“어머 그래요? 잠깐 이야기를 들었지만 첫째보다 둘째가 더 잘생기고 능력도 좋대요. 벌써 자기 회사도 가지고 있다던데. 규모도 꽤 큰가 봐요. 직원들도 백여 명 가까이 되고, 이름이 뭐더라. 들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그런데 어떻게 신 교수네에서 선 자리가 들어온 거야?”
“둘째가 예전에 가혜를 본 적이 있는데 그때 기억에 많이 남았다네요? 신기하죠?”
은선은 있어 보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안방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그녀는 신민현에 대해 자세한 정보가 들어있는 파일을 가지고 다시 나타났다.
“봐 봐요. 인물이 훤칠해요.”
파일을 건네받은 효준은 다시 안경을 고쳐 썼다. 그는 첫 페이지에 담긴 증명사진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선해 보이는 인상이었다. 첫째인 재명보다 인물이 더 낫다는 평을 들을 만했다.
“얼굴 값 하진 않겠지?”
“선도 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인데 너무 앞서가는 거 아니에요?”
“난 우리 딸 눈에서 눈물 흘리는 거 못 봐. 어떻게 키운 아이인데.”
효준은 학생들의 시험을 채점하는 것처럼 매서운 눈으로 파일을 살폈다.
“몇 년 전 잠깐 봤던 걸 지금까지 기억하고, 꼭 집어서 선을 본다면 우리 가혜랑 보고 싶다고 하는 걸 보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네요. 한눈에 반했다거나 그런 거면 어쩌죠? 보는 눈은 있다니까요. 우리 가혜가 몸이 약해서 그렇지 얼마나 예쁘고 야무져요.”
은선은 가혜의 선에 시큰둥하던 효준이 관심을 가져 주자 신나서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꺼냈다.
“신 교수도 소문난 애처가잖아요. 아버지를 보면 안다고. 민현 군도 잘할 거에요.”
“뭐, 만나 보는 것 정도라면…….”
선에 대해서는 가혜의 편을 들어 주던 효준은 슬그머니 은선의 말에 동의했다. 직접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민현이 괜찮게 느껴졌다.
머릿속에서 가혜와 민현이 나란히 서 있는 장면을 떠올린 효준은 흐뭇하게 입가를 끌어 올렸다. 잘 어울리는 한 쌍이 되겠어.
“그러면 선 자리 진행할까요?”
“그렇게 해요.”
효준의 허락에 드디어 은선의 얼굴이 활짝 피었다. 가혜가 언제 일본에서 온다고 했더라. 그녀의 마음이 한층 더 조급해졌다.
* * *
침대에 누운 가혜는 목걸이를 제외하고 몸을 묶고 있던 구속구를 벗은 상태였다. 쉽게 멍이 드는 피부라 가혜의 몸 곳곳은 울긋불긋하게 물들어 있었다. 줄이 사라졌음에도 다리에 남아 있는 붉은 자국은 어딘지 모르게 야했다.
단 후는 가혜의 골반에서부터 발끝까지 손으로 쓸어내렸다. 그는 로프 자국이 남은 가혜의 허벅지와 종아리를 혀로 핥았다.
“으읏!”
묶였던 곳은 혀의 부드러운 자극에도 아리고 쓰라렸다. 가혜는 단 후가 혀로 애무를 하는 동안 내내 앓는 듯한 신음을 흘렸다.
“처음부터 들었던 생각이지만. 너 이쪽으로 상당히 소질이 있어.”
단 후는 본격적으로 가혜의 몸을 베어 물었다. 허벅지의 연한 살을 빨자 가혜는 허리를 들썩이며 소리를 질렀다.
“아, 아파요!”
“아프기만?”
그럴 리 없다는 목소리는 높낮이조차 없는 저음이라 마치 최면을 거는 듯했다.
가혜는 한쪽 다리를 단 후의 어깨에 걸친 채 두려운 눈으로 그를 보았다. 오만한 그의 표정에 몸 안이 움찔 떨렸다.
단 후는 자신이 깨물었던 허벅지 부분을 다시 혀로 핥았다. 그러자 가혜가 죽을 듯이 신음을 뱉었다.
“킥. 진성 M이라니까.”
위에서 떨어지는 말에 가혜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이상해지고 있었다. ‘아프기만?’ 하고 물었던 그의 질문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가혜의 턱 끝이 자잘하게 떨렸다.
분명 아팠는데.
“하아앙, 하앗…….”
지금은 자지러지게 좋았다.
“이게, 이게 뭐…….”
가혜의 두 눈이 커졌다.
“흐읏!, 아앙.”
“보통은 이렇게 못 느낀다고.”
가혜의 다리를 단단히 붙잡아 벌린 채 단 후는 가혜의 중심부로 다가갔다. 그러자 제이의 애무를 기억하고 있는 육체가 단 후의 숨결에 기쁜 듯이 떨어 댔다.
“으응, 하아…… 하아…….”
그는 거친 손길로 가혜의 질 입구를 문질렀다. 그녀의 속살이 그의 손가락 아래에서 꿈틀댔다. 착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는 모습에 단 후의 입술이 비틀렸다.
“처녀가 이따위로 벌렁거리다니. 걸레가 따로 없잖아. 내가 본 어떤 창녀보다 네가 더 음탕해.”
단 후는 손가락을 치우고 골반으로 입술을 가져갔다. 바로 아래 뼈가 느껴지는 연약한 살가죽 위로 그는 가차 없이 입을 벌렸다. 콱, 크게 베어 물자 죽어나는 소리가 아래에서 들렸다.
“흡!”
예상치 못한 공격에 가혜는 숨을 멈췄다.
“쾌락도, 아픔도 잘 느끼는 몸.”
단 후는 진심으로 즐겁다는 듯 혀를 움직였다. 골반에서 끌듯이 내려온 혀는 있지도 않은 팬티의 윤곽선을 그리듯 아랫배 부분 삼각지로 쭉 내려왔다. 남겨진 타액이 공기에 닿아 순식간에 차게 식었다. 그 느낌이 야릇해 가혜는 제 몸을 움츠렸다.
단 후는 가혜의 중심부를 교묘하게 피해 자극했다. 곧장 안타까운 듯한 신음이 터졌다.
“하아,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뱉던 가혜는 스스로 자신의 하반신을 단 후의 솟아오른 페니스에 가져다 댔다.
“흐윽, 아아…… 흑….”
가르쳐 주지 않아도 본능이 이끄는 행위였다. 가혜는 자신의 의지를 벗어난 몸의 반응에 울먹이기 시작했다. 도저히 제 자신을 멈출 수가 없었다. 이 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건 이 남자뿐이었다.
“보채지 마. 밤은 길어.”
단 후는 비웃듯 웃음을 흘리며 가혜의 위로 올라왔다. 그는 젖가슴을 주무르더니 가혜의 입안에 곧장 자신의 혀를 밀어 넣었다.
“으응…… 읍…… 으읏….”
“혀, 가져와.”
가혜가 머뭇거리자 단 후는 젖가슴을 비틀었다. 탄력 있던 가슴이 뭉개졌다.
“흐윽, 아!”
“개처럼 내밀라고.”
얌전해진 가혜의 태도에 조금은 풀렸던 공기가 다시 얼어붙고 있었다. 다시 무서워진 단 후의 표정에 가혜 역시 바짝 굳었다. 다물고 있던 입을 벌려 혀를 내밀었다.
단 후는 가혜의 부드러운 혀를 약탈하듯이 집어 삼켰다. 츕츕, 다물지 못한 그녀의 입에서 침이 흘렀다.
“하아, 으윽.”
원하는 대로 가혜의 혀와 입안을 즐긴 단 후가 입을 떼고는 자신이 쥐었던 가슴을 차가운 시선으로 보았다.
“조만간 가슴도 묶어 주지.”
단 후는 가혜의 몸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줄을 묶고 있는 모습도 아래가 뻐근할 정도로 구미가 당겼지만, 줄 자국을 문신처럼 남기고 있는 가혜는 색기가 넘쳤다.
“씨발.”
거칠게 욕설을 하며 단 후는 가혜의 위로 올라왔다.
가혜는 눈을 천천히 깜박였다. 몇 시간 사이에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현실 감각이 철저하게 떨어진 것 같았다. 손을 들어 그를 밀어낼 힘도 없었다.
지금 이 남자와 내가 하고 있는 게 섹스일까? 섹스라면 원래 이렇게 힘이 드는 걸까.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순간 단 후가 가혜의 턱을 잡았다.
“아…….”
“아직 할 만하지? 딴 생각할 여유도 있고.”
가혜는 두려운 눈으로 제 위에 드리운 그림자를 마주했다. 홀린 듯 단 후의 눈을 보았다.
‘서늘해.’
책 읽는 걸 좋아하는 그녀는, 병실에 있는 동안 활자가 있는 것이라면 지루한 백과사전도 가리지 않고 읽어 내렸다. 문득 백과사전에 나왔던 파충류의 사진이 떠올랐다. 낮고 서늘한 체온을 가진 생명체. 그리고 그것과 너무나 닮은 눈동자.
감정이 읽히지 않는 눈은 파충류의 것처럼 보였다.
가혜는 어깨를 떨었다. 아름다운 건 위험하다. 자연의 법칙은 언제나 그랬다. 보석처럼 보이던 파충류 눈에서 알 수 없는 오싹함을 느끼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그녀의 두려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단 후는 더욱 으슥한 목소리로 가혜에게 속삭였다.
“걱정 마. 곧 머릿속이 텅 비게 만들어 줄게.”
단 후는 가혜의 입술에 진하게 키스를 하고는 재빨리 자신의 옷을 벗었다.
옷에 가려져 있던 그의 나신은 흉터와 문신으로 채워져 있었다. 돌처럼 단단한 근육은 그가 움직일 때마다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대고 있었다.
가혜의 눈이 필연적으로 아래를 향했다. 바지 아래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던 단 후의 페니스는 그녀의 상상을 벗어난 크기였다.
“아파서 죽을 것 같아도 이 악물고 견뎌.”
가혜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은 단 후는 으르렁대듯 경고했다.
“기절하면 깨워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거야.”
단 후는 가혜의 허리를 잡고 자신의 것을 클리토리스와 갈라진 틈으로 밀어 넣었다.
“흐……읏……!”
애액을 페니스에 바르듯 밖에서 여러 번 제 것을 문지르던 그가 가혜의 입구를 벌렸다. 그러자 음부의 도톰한 살들이 페니스의 겉 부분을 부드럽게 감쌌다.
“후.”
단 후는 짧은 숨을 뱉었다.
아주 조금 페니스가 질 안에 닿았을 뿐인데도 욕이 튀어 나올 뻔했다. 안쪽의 살들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조이고 있었다. 손가락을 넣었을 때처럼 여전히 뜨거운 속살에 단 후는 가벼운 절정감마저 느꼈다.
“하긴 너처럼 밝히는 년들 치고 맛이 없는 년들이 없었지.”
단 후는 이를 사리물고 자신의 페니스를 깊게 들이밀었다.
“아악!”
가혜는 자신도 모르게 침대보를 잡았다. 각오는 했었지만!
“헉! 하악! 아아!”
“윽, 힘 빼. 최가혜.”
고작해야 귀두 부분이 들어갔을 뿐인데도 가혜는 죽겠다고 비명을 지르며 눈물을 떨궜다.
“아학, 아파요, 아파요. 으윽. 제발.”
가혜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몸이 반으로 갈라지는 고통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몸이 제어가 되지 않았다.
“씨발. 최가혜 힘 빼라고.”
손가락으로 아래를 풀어준 후였지만 가혜의 안은 자신이 들어가기에 여전히 좁았다. 단 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렇게 어중간하게 있는 건 두 사람 모두에게 최악이었다. 그는 손을 뻗어 가혜의 어깨를 잡았다.
아픔에 도망가려는 가혜를 붙잡고 단 후는 그대로 자신의 뿌리 끝까지 넣었다.
“아아아!”
가혜는 쇳소리가 날 정도로 소리를 질렀다. 젖은 눈망울이 원망을 담은 채 단 후를 올려다보았다.
“흐윽…… 아파요……. 빼 줘요.”
아래의 감각이 몽땅 사라져 버린 기분이었다. 가혜는 단 후의 것을 제 몸에서 뽑아내듯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었다.
“내 몸에서 나가……!”
“후. 최가혜, 가만히 있는 게 좋아.”
단 후는 첫 경험인 가혜를 위해 잠시 기다려 줄 작정이었다. 질 안의 형태가 자신의 페니스 모양으로 변해 아픔이 줄어들 때까지 어느 정도는 배려해 주려고 했다. 그는 자신의 가슴에 닿은 가혜의 손에 피식 입꼬리를 말았다. 힘도 들어가지 않는 손으로 제게 반항하는 것까지는 넘어갈 수 있었다.
“나가요……. 아아…… 흑.”
그러나 차츰 그의 미간이 찌푸려지기 시작했다.
“아아, 제발요. 빼 줘요.”
가만히 있는 단 후의 행동에 못 견디겠는지 가혜는 상체를 들고 허리를 튕겼다. 어떻게든 그에게서 벗어나려는 모양새였다.
순간, 단 후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너는 내일 못 걷겠다. 응? 최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