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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사육법-5화 (5/54)

5화 ? 길들이기 (3)

“따라와.”

가슴을 보일 수밖에 없도록 고정시킨 상태로 겐지는 단 후가 있는 테이블의 앞까지 가혜를 끌고 갔다. 그 뒤를 제이가 기어서 따라왔다. 자리에 멈춰선 겐지는 제이를 가혜의 앞쪽으로 보냈다.

“잘 봐라.”

가혜에게 말을 하고는 겐지는 제이를 바닥에 등을 대고 눕게 만들었다. 그러자 그녀의 음부가 어렴풋이 보였다.

겐지는 차가운 음성으로 제이에게 명령을 내렸다.

“다리 벌려.”

제이는 스스럼없이 다리를 벌렸다. 갈라진 틈으로 그녀의 아래가 드러나자 가혜는 고운 미간을 찡그렸다.

처음 보는 여자의 그곳은 예쁘다는 생각보다 혐오스럽다는 느낌이 강했다. 제이의 음부는 생명을 가진 것처럼 움찔대고 있었다. 타인에게 보이는 것만으로 느꼈는지 아래가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이게 기분이 좋을까?’

제이의 여성을 보던 가혜는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제이가 하고 있던 꼬리! 그 꼬리는 자신의 예상과 달리, 다른 곳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정신이 아찔해졌다.

‘저기까지…….’

가혜는 더는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제 몸에도 꼬리를 달아 놓은 것처럼 그곳이 아픈 기분이었다. 가혜는 앞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는 단 후를 힐끔 보았다. 그는 제이를 안주 삼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

가혜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들이 자신에게 하고자 하는 행위는 이제 명확해졌다. 차 안에서 일어났던 일들이며, 이곳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봤을 때 자신은 분명 저 남자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그 이후의 일들은 어떻게 될지 전혀 확실한 건 없지만. 중요한 건 이 위기를 피할 길이 없다는 거였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거냐고, 따지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다. 운이 좋은가? 라고 따지면 자신은 언제나 운이 없는 쪽이었고. 이번도 같은 상황의 반복이었다.

혼란스럽던 가혜의 눈이 우물처럼 깊어졌다.

생각에 잠겨 있던 그녀에게로 겐지가 다가섰다.

“잘 봤나?”

가혜는 고개를 끄덕였다.

“벌려.”

겐지의 일본어에 가혜의 다리가 서서히 벌어졌다. 순순한 그녀의 태도에 겐지의 눈썹이 올라갔다. 다른 의도가 있는지 살펴보는 듯했다.

단 후 역시 가혜의 허벅지가 벌어지자 입가로 가져가던 술잔을 그대로 멈췄다. 뜻 모를 시선으로 그녀를 지켜보았다. 그는 가혜의 생각을 읽었다는 차게 웃었다.

얌전히 견뎌 내겠다는 거지. 마치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처럼 네 몸뚱이만 이곳에 두고 정신은 꼭꼭 숨겨 버리겠다? 누가 그렇게 둘 줄 알고.

단 후는 술잔을 내려두고 일어났다. 테이블 앞으로 돌아나간 그는 두 손을 주머니에 꽂은 채 제 앞에 누운 제이를 내려다보았다. 제이와 눈이 맞자 단 후는 선심 쓰듯 미소를 지어 주었다.

“나는 네 가슴이 마음에 들어. 밟는 느낌이 좋거든.”

테이블에 걸터앉은 그는 구둣발로 그녀의 가슴을 지그시 눌렀다.

“하앗!”

갑작스러운 자극에 제이가 숨이 넘어갈 듯 신음을 질렀다. 구둣발 아래 눌린 가슴에 피어싱 자국이 진하게 남고 있었다. 제이는 단 후의 발길을 더욱 느끼기 위해 움직이려는 제 몸을 최대한 억눌렀다.

“아하아아아.”

“자위해 봐.”

구둣발이 주는 압력과 유두의 고통에 전신이 오싹했지만 제이는 단 후의 명령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팔을 들어 환하게 벌어진 다리 사이로 움직였다. 그녀의 손가락은 익숙하게 자신이 느끼는 포인트를 만지기 시작했다.

클리토리스를 비비듯 만진 제이는 다른 손으로 자신의 질 입구를 문질렀다.

“으으…… 읏…….”

“내 허락 없이 가면 죽는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이는 제이를 보며 단 후는 싸늘히 일갈했다.

“하아앙…… 네……. 하아.”

신음 섞인 제이의 대답을 들은 후에야 단 후는 그녀의 가슴에서 발을 치워 주었다. 그는 다시 소파로 돌아가는 대신 술병이 올라가 있는 테이블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았다. 그는 무릎에 팔꿈치를 대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턱을 괴었다.

“아아…… 앗…… 으……응…….”

창문에 김이 서릴 것 같은 축축한 신음이 방 안을 채웠다.

단 후의 짐작대로 자신의 정신을 몸에서 차츰 끊어 내던 가혜는 적나라한 제이의 행위에 다시 정신을 차렸다. 제 것이 아니라 여기기로 했던 몸은 기어코 그녀를 붙잡아 도망칠 수 없도록 가두고 있었다. 온몸이 아플 정도로 모든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흐응, 응, 아아…….”

제이의 신음이 깊어졌다. 이미 그녀는 자신의 질 안에 세 개나 되는 손가락을 집어넣은 상태였다. 클리토리스를 만지던 손은 유두로 올라가 단 후의 구두 자국이 선명히 남은 가슴을 주물러 댔다.

‘그만. 듣고 싶지 않아. 보고 싶지 않아.’

가혜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녀는 다시 제 몸의 감각에서 멀어질 수 있도록 생각을 가다듬었다.

* * *

막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가혜는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곧바로 시작한 항암 치료는 언제나 고통스러웠고 힘에 부쳤다. 원하는 건 오직 한 가지. 이 아픔을 줄이는 방법이었다.

─이 고통이 네 것이 아니라 여기면 돼.

자신의 아픔을 이해한다는 목소리에는 힘이라고는 묻어나지 않았다. 굳이 따지자면 간신히 내뱉는다는 느낌이라 희미해서 잘못 들었나 싶기도 했다.

가혜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 냈다. 적절한 온도가 유지되는 병원에서 생활하긴 해도 여름은 여름인 모양이었다.

─그러면 견딜 수 있어.

다시 들려오는 목소리에 가혜는 그제야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복도 끝자락에 있는 화장실을 바라보았다. 엄마가 나올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라는 말은 종종 들었지만 사실 이 병원의 암센터에서 ‘낯선 사람’이라는 정의는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병실이 달라도 진료는 3층인 암센터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알음알음 다른 암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눈에 익기 마련이었다.

자신과 조금 떨어진 곳에 앉아 있는 여자도 몇 번 본 적이 있었다. 같은 환자복을 입고 있어도 눈길이 갈 정도로 젊고 아름다운 사람.

하지만 가혜에게 여자는, 두 달 전 이모가 가져다 둔 장미꽃처럼 보였다. 그 장미꽃은 이제 바짝 말라 자신의 병실 한쪽 벽면에 걸려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꽃 안에 있던 수분이 증발했던 것처럼 그녀 안에 있던 생기도 나날이 사라지고 있었다.

가혜는 여자를 살폈다. 경계를 완전히 풀지 못한 눈동자는 흥미로움을 간신히 억누르고 있었다.

참지 못한 어린 인내심이 결국 입을 열었다.

─어떻게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의지만 있다면 모든 병을 이겨 낼 수 있다고들 하잖아. 그 의지로 감각을 버리면 돼. 아주 잠시만. 이건 내 몸이 아니라고 여기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내 몸을 어떻게 아니라고 해요?

─네게는 어려울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마치 타인이 된 것처럼 무덤덤해지면 견딜 만하단다. 병도, 치료도. 모든 것이…… 별것 아니게 돼.

허공으로 시선을 옮긴 여자는 스스로가 한 말대로 제 몸에서 벗어난 것 같았다. 병마와 싸우는 껍데기만 두고 정신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느낌. 만졌다가는 모래처럼 그 자리에서 바스러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해 볼게요. 더는 아프고 싶지 않으니까. 어려워도 그렇게 해 볼게요.

─그래. 넌 할 수 있을 거야.

* * *

─너는 할 수 있을 거야.

‘나는 할 수 있어.’

가혜는 몇 번이고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처음 자기 최면을 걸었을 때로 돌아갔다고 여기면 되었다.

“하앙! 아아…… 갈 것 같아요. 하아…… 하아…… 허락해…… 아악…… 주세요.”

흥분이 최고조에 다다랐는지 제이의 목소리가 한 음이나 더 올라갔다. 허락을 구하는 애원조가 쉴 새 없이 그녀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가고 싶어?”

단 후의 물음에 제이는 몇 번이고 그렇다는 대답을 뱉었다.

가혜는 그들의 대화를 무시하고 자신만의 세상으로 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제이의 헐떡임이 귓가에서 거슬리고 있지만 노력하면 다시 모든 것을 끊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네가 무슨 이유로 이곳에 온지는 알고 있지?”

“하아하아…… 네…… 네…… 교육을…… 돕기…… 위해서.”

제이는 아예 허리까지 움직여가며 자신의 아래를 만지고 있었다. 양손이 엉망으로 자신의 애액으로 젖어 있었다.

가만히 제이의 대답을 듣던 단 후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드디어 테이블에서 일어난 그는 서랍 안에서 끈을 꺼냈다. 밧줄처럼 꼬여 있는 끈이었다. 단 후는 겐지를 향해 끈을 던졌다.

“겐지, 다리를 벌리게 만들 거면 제대로 해. 내가 제대로 안까지 볼 수 있도록.”

“죄송합니다.”

겐지는 송구스럽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는 가혜의 허벅지와 종아리 사이를 끈으로 묶었다.

갑작스럽게 들린 다리에 가혜는 깜짝 놀랐다. 최면에 집중하던 정신이 유리처럼 깨어졌다.

“무…… 무슨……?”

다급한 와중에도 일본어가 튀어나왔다는 데에 가혜는 안도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녀는 무릎이 접힌 채로 다리가 묶이자 한쪽 다리로만 중심을 잡고 서 있는 모습이 되었다. 차가운 공기가 아래에 닿았다.

고개를 들자 겐지의 뒤로 단 후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한쪽 입꼬리를 천천히 끌어 올렸다. 약자를 짓밟는 잔인한 미소에 가혜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으읏!”

겐지의 손이 제게 닿을 때마다 가혜는 옅은 신음을 뱉었다. 그는 그녀의 사정을 봐주지 않았다. 손목을 천장에 걸었던 것처럼, 묶은 다리를 천장에 있는 다른 고리와 연결해 줄을 묶었다. 다른 한쪽마저 똑같이 묶이고 나자 마치 제이가 처음에 보여 줬던 ‘앉아’ 자세를 공중에 매달려 하고 있는 꼴이 되었다.

끈에 몸을 의지한 채 공중에 떠 있는 것도 미치도록 두려웠지만 그보다 더 곤혹스러운 건 한껏 벌어진 자신의 몸이었다.

더는 숨길 곳이 없을 정도로 가혜의 모든 것이 낱낱이 드러났다.

단 후는 가혜의 유두 색과 같은 핑크색 속살이 마음에 드는 듯 한참을 지켜보았다.

“다시 봐도 색은 타고 났다니까.”

가혜는 자신을 찌르는 듯한 단 후의 시선을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얼른 네 안에 들어가 휘젓고 싶은데, 기다릴수록 보람이 있는 것들이 몇 가지 있어서.”

단 후는 사악하게 웃으며 가혜에게만 알려 주듯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 그녀가 전혀 알아듣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하는 행동이었다. 사람은 제가 모르는 언어에 본능적으로 거부감과 공포를 느꼈고. 자신은 가혜가 그렇게 되길 바랐으니까.

“남자는 참으면 참을수록 쾌감이 배가 되거든.”

입맛을 다신 단 후는 아쉽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걸음을 옮긴 그는 제이 쪽으로 향했다.

단 후는 바닥에 떨어진 제이의 목줄을 집어 들었다. 가볍게 위로 줄을 당기자 제이가 순순히 일어났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도 제 아래에 손을 넣은 상태였다.

자위를 하라는 명령만 있었지, 멈추라는 말은 없었다.

“하악…… 아앙…… 하앙……. 제발…… 가고…… 싶어요.”

안을 파고든 손이 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제이는 미치도록 느꼈다. 그녀는 단 후에게 매달려 애원했다. 이대로 있다가는 정말 죽을 것만 같았다. 조금만 더 자극이 주어지면 갈 것 같은데 번번이 바로 앞에서 막히는 기분은 괴로움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가고 싶으면 네 할 일을 해야지.”

단 후는 차갑게 대답하며 눈짓으로 가혜를 가리켰다. 그의 의도를 파악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였지만 그의 허락만 받을 수 있다면! 더한 짓도 할 수 있었다.

“아아…… 네…… 하악…… 아아…….”

“안 돼. 안 돼!”

가쁜 숨을 뱉으며 제이가 다가오고 있었지만 가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허리를 뒤트는 것뿐이었다.

단 후는 즐겁다는 듯 겐지에게 명령을 내렸다.

“잡아.”

그는 가혜의 필사적인 행동에도 가차 없었다.

겐지는 가혜의 뒤로 돌아가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세게 움켜잡은 손길에 가혜는 얼굴을 흐렸다. 순순히 저 남자가 원하는 대로 해야 하는 거야? 어떻게든 달아날 수가 없었다.

다가오는 단 후의 눈빛이 장난이 아니었다.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어째서 내가 도망을 가려고만 하면 귀신같이 알아차리는 거야.’

화선지에 먹물이 빠르게 스미는 것처럼 불안함이 그녀를 좀먹기 시작했다.

“아아아…… 싫어……! 싫어……!”

가혜는 목이 쉬도록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곧 목을 조르듯 손을 뻗은 단 후에 의해서 막혔다. 그는 가혜의 목줄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고개가 당겨지자 숨쉬기가 어려웠다. 기도가 목 안에서 붙어 버린 느낌이었다.

“으윽.”

“너도 그렇게 도망치게 놔둘 줄 알아?”

지독하게 시린 음성이었다. 가혜는 저를 파고드는 한기에 몸을 떨었다. 마주친 눈에서 광기가 읽혔다.

“나는 네 몸과 정신까지 고스란히 내 손에 쥘 거다.”

“으읍…….”

그는 가혜를 제외하고는 누구에게도 알려 주고 싶지 않다는 듯 빠르고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죽어서도 넌 내 거야.”

단 후는 가혜의 입술에 제 입술을 가져다 댔다. 조심스러운 움직임은 차츰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혀로 입안을 헤집고 그녀의 혀 아래서 샘솟는 타액을 모조리 삼켰다. 그 난폭한 행동에도 단 후는 만족할 줄을 몰랐다.

츄릅, 춥춥. 츄릅. 입술이 맞붙었다 떨어지는 소리가 음란하게 울려 퍼졌다.

“으읏!”

잠깐 입술을 뗀 단 후는 가혜의 입가에 흘러내린 침을 손가락에 묻혀 그녀의 클리토리스에 가져다 댔다.

“아아아아.”

“좋아 죽네.”

순식간에 가혜의 눈물샘이 터졌다. 유두에 남아 있던 미약이 클리토리스에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가혜는 단 후가 손으로 만질 때마다 덜컹대며 천장에 매달린 채 울부짖었다. 그녀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곳은 눈물과 침 범벅이 된 얼굴이 전부였다.

“히이익!”

갓 잡아 올린 생선처럼 가혜의 몸이 허공에서 튀었다. 조명에 젖은 그녀의 얼굴이 반사되자 단 후는 인상을 찌푸렸다.

“남자 홀리는 데는 타고났어. 완전. 어? 거울이라도 보여 줘? 네 얼굴이 어떤지?”

“아아…… 제발…… 그만…….”

“응? 그만? 이게 그만하고 싶다는 표정이야? 내가 보기에 전혀 아닌데.”

“하악…… 악…… 앙…….”

단 후는 가혜가 쏟아 낼 눈물도 남지 않을 정도로 몰아세웠다. 하반신이 날아갈 듯한 자극에 기절할 듯 가혜가 눈을 뒤집자 단 후는 조금의 가책도 없이 클리토리스에 손톱을 세웠다.

“끼아아악!”

“누가 멋대로 정신 놓으래.”

가혜는 그곳에 수천 개의 바늘이 박히는 기분을 맛봐야 했다. 야릇한 느낌에 저절로 떨리던 허벅지는 이제 아래가 찢어지는 듯한 고통에 떨리고 있었다.

“으으윽…… 흑…… 아파…….”

가혜는 눈물만 뚝뚝 흘리며 울기 시작했다. 너무 아픈데. 어떻게든 해 줬으면 좋겠는데.

단 후는 혀를 내밀어 가혜의 눈물을 핥았다. 짐짓 다정한 목소리로 그가 가혜의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 주었다.

“아파? 안 아프게 해 줄까?”

악마의 속삭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가혜는 그의 제안을 거부할 수 없었다. 파들파들 떨리는 입술로 그녀는 한숨처럼 대답을 했다.

“네.”

“킥. 네가 원한 거다. 제이! 핥아.”

손가락을 까닥이며 뒤에 서 있던 제이를 불렀다. 그는 제 입가를 손등으로 닦아 내고는 자신의 자리를 제이에게 내어주었다.

“잘 핥아 줘. 구석구석 남김없이. 제대로 하면 가게 해 줄게.”

“흐응, 알겠어요.”

제이는 열기가 깃든 단 후의 섹시한 음성에 탄성을 흘렸다. 그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면. 이 여자의 어디라도 핥을 수 있었다.

제이는 입안의 침을 모아 혀를 축축하게 적셨다. 어쩌면 자신의 기술에 넘어가는 여자를 보고, 단 후가 그의 페니스를 빠는 것을 허락해 줄지도 몰랐다. 핥고 빠는 건 자신 있었다.

제이는 무릎을 꿇고서 쭉 허리를 세웠다. 최대한 앉은키를 높인 그녀가 가혜의 양 허벅지에 두 손을 올렸다. 그리고 제이는 자신의 머리를 가혜의 음부를 향해 숙였다. 새빨간 혀가 가혜의 클리토리스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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