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인간 마리
“내가 인간이 된다고? 내가 어떻게 인간이 될 수가 있어?”
“아악! 벌써 90일을 지났잖아.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
“믿을 수 없어! 내가 이렇게 무능한 마녀였단 말이야?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야!”
“이제는 돌이킬 수 없어. 3차까지 할 시간이 없잖아. 아담을 노예로 만들기도 싫고……. 아담을 노예로 만들지 않으려면 내가 인간이 되는 수밖에 없어. 인간이 되는 건 기정사실이야. 변하지 않는다고! 대신 아담을 얻었잖아. 아담이랑 같이 사는 거라면 성공한 마녀 아닌가? 아담 정도의 외모는 마계에서도 흔하지 않은데……. 나쁘지 않을지도……?”
마녀능력검정시험 99일째.
마리는 부정-초조-분노-해탈의 4단계를 거치어 인간이 될 것임을 받아들였다. 인간이 된다는 건 마리에게 완전한 미지의 영역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시험이 실패할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이면서도 하루에도 몇 번씩 마녀구슬을 꺼내어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고뇌했다.
그러나 기특하게도 –아담의 생각이다-마녀구슬을 이용해 아담을 노예로 만들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마리라면 몇 번쯤 더 쓸데없는 시도를 해 올 것이라고 생각했던 아담은 그 부분에서 무척 감동하였다.
어린 애인에게 푹 빠진 이 남자는 마녀의 심미안을 충족하는 선물을 매일 쏟아부으며 구애했고 마리는 새침한 얼굴로 인간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심란한 건 심란한 거라 마리는 부쩍 섹스에 몰두했다. 인간이 되기 전 아직 마녀일 때 다 해 봐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별별 것들을 요구했다. 아담은 최대한 그녀에게 맞춰 주었다.
마지막 날인 오늘도 아침부터 난리였다.
“나 준비 다 됐어요. 자기야.”
깨끗이 씻고 반투명한 가운만 걸친 마리가 요염한 자세를 취하며 아담에게 손짓했다. 기대심과 흥분으로 뽀얀 뺨이 붉게 익었다. 아직 물기가 조금 남은 머리칼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던 물방울이 톡 떨어지며 예쁜 쇄골 위를 옥구슬처럼 굴렀다.
“아직 아침인데 식사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요?”
“어머. 무슨 소리예요, 아담? 밥보다는 섹스죠. 설마…… 준비 안 한 것은 아니죠?”
그렇다고 한다면 요절을 내겠다며 마리가 입바람을 푸 불었다. 머리카락 몇 가닥이 마녀의 분노를 맞고 하찮게 휘날렸다.
저 철없고 깜찍한 것을 어찌 데리고 살아야 할지. 보석처럼 푸른 눈동자가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았으나 마리는 턱을 꼿꼿이 들고 제가 바라는 걸 요구했다.
애초에 이겨 보려고 맞들지도 않는 아담도 문제적이었다. 오냐오냐 받아줄 줄만 아니 마리가 세상사에 찌들 일이 없었다. 이게 다 복이겠거니 생각하면 받아들이는 수밖에.
“알았어요. 지금 해 줄게요.”
아담은 실리콘 장갑을 꺼내며 픽 웃었다. 탁! 소리를 내며 손아귀에 올라붙는 장갑이 섹시했다. 손가락이 길고 손마디가 두꺼운데도 섬섬옥수가 따로 없었다.
“안경도 써요.”
마리의 말에 아담이 옆에 있던 안경을 꺼내 썼다. 날 때부터 시력이 아주 좋았던 아담에게는 첫 안경이었다. 물론 마리가 사자고 해서 샀다.
마리는 얇은 은테 안경에 뿌연 물을 쏟는 상상을 하며 혀를 내밀어 제 입술을 핥았다. 침대에 나른하게 기대니 가운 속이 벌어지며 허벅지살과 가슴골이 은근히 드러났다. 마리는 가슴을 쭉 내밀며 다가오는 아담을 반겼다.
“따끔해요.”
지익. 탁탁. 이로 포장지를 뜯었다. 주삿바늘에서 맑은 물방울이 톡 떨어졌다.
“네…….”
젖어 든 목소리가 꿀처럼 달았다. 아담은 그대로 가슴을 움켜쥘 것처럼 다가왔다.
“주먹 꼭 쥐어 봐요.”
“주먹……?”
마리는 좀 당황하면서도 시키는 대로 했다. 아담이 씩 웃으며 마리의 팔뚝에 고무로 된 줄을 묶고 능숙하게 정맥주사를 놨다. 물 찬 제비처럼 가볍고 날랬다.
일백 살 주제에 소년처럼 청량미가 넘치는 미소에 홀려 있던 마리는 소처럼 눈을 끔뻑거리며 텅 빈 주사기를 정리하는 아담과 제 팔뚝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 이게 뭐예요?”
“주사잖아요.”
“이익! 젖 나오게 해 달라고 했잖아요!”
얼굴이 빨개진 마리가 분노하며 씩씩댔다. 그렇다. 그녀는 아담에게 모유플을 할 수 있도록 젖이 돌게 해 달라고 부탁했던 것이다.
“곧 나올 거예요.”
“씨이…… 하나도 안 야해. 젖통에 놓는 주사 아니었냐고……!”
분개한 마리는 아담에게 달려들어 웃고만 있는 그의 가슴을 주먹으로 콩콩 때렸다. 있는 힘을 다해도 강화 인간인 아담의 몸에는 깃털처럼 부드럽게만 느껴졌다.
“젖에 놓으면 아야 한다니까. 애기야.”
그는 마리의 허리를 끌어안고 누우며 그녀를 달랬다.
“바보! 그게 좋은 거라고요.”
“여기가 얼마나 예민한데 주사를 놓을 생각을 해요.”
아담이 마리의 가운 속으로 손을 넣어 커다란 손에 차고도 푸지게 흘러내리는 풍만한 가슴을 만졌다.
“아응…….”
“봐. 유륜 조금 굴려 줬다고 엄청나게 느끼잖아요.”
“하지마는…… 젖꼭지에 아프도록 주사를 콱 놔서, 내가 아흐응 하며, 하아…… 느끼는 거 보고 싶지, 흣, 않아요?”
“그건 지금도 볼 수 있는데?”
아담이 가슴을 물고 속삭였다.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며 젖꼭지를 혀로 적셨다. 오른쪽 왼쪽 모두 적신 다음 검지를 세워 유륜 주위를 빙글빙글 덧그렸다. 간지럽고 애타는 자극에 뽀얀 목이 길어지도록 턱이 들렸다.
“으, 아담, 좋아요……, 하읏…….”
“난 언제든 락토필리아(Lactophilia: 모유에 성적 흥분을 느끼는 성도착증)처럼 굴 수 있어요. 내가 얼마나 여기를 사랑하는데. 부어터지도록 물어뜯고 싶은 걸 매 순간 참고 있어요.”
“참지 마아, 흐아! 참지…… 마, 흐…….”
장갑을 낀 손이 축축하게 젖은 질구를 문질렀다.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은실처럼 반짝이며 늘어졌다. 젖은 액을 클리토리스에 바른 아담이 조그만 돌기를 짓이기며 가슴을 빨았다. 깨물 것처럼 이를 세웠다가 뜨거운 혀로 핥았다. 몇 번 만져 줬다고 금방 예민해져서 혓바닥이 까슬까슬하게 느껴졌다. 넓은 혓바닥으로 젖꼭지를 쓸자 가슴 전체가 출렁거렸다. 가운이 아슬아슬하게 흘러내려 두둑한 젖가슴이 바깥으로 끌려 나왔다.
“하으응!”
클리토리스가 아프도록 꼬집혔다. 손가락 틈으로 벌겋게 익은 살이 삐죽 튀어나왔다. 미끄럽게 젖은 장갑에 마찰되는 느낌이 간지럽고 자극적이었다. 마리는 버둥거리며 더 넓게 가랑이를 벌렸다. 작은 몸이 묵직한 거구에 눌려 침대에 푹 파묻혔다. 아담이 낀 안경에 어린 햇빛이 오싹하게 빛났다.
“흐, 아응…… 가, 갈 것 같…… 좆, 박아 줘…… 박혀서, 아흐, 갈래, 흐!”
마리가 두 손으로 가슴을 끌어모아 내밀며 푸짐한 젖살이 줄렁줄렁 떨리도록 흔들었다.
“가슴으로 가 봐요.”
“시, 시러…….”
“토끼처럼 귀여워서 금방 갈걸?”
아담이 양쪽 젖꼭지를 두 손으로 비틀어 위쪽으로 당겼다. 젖이 아프도록 뜯기자 마리가 가슴을 잘게 떨며 경련했다. 아담은 부들부들 떨고 있는 젖꼭지를 혀로 달래 주었다. 아릿한 느낌이 들도록 조여 빨았다. 더운 숨결에 뽀얀 김이 서린 안경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그는 얼굴 전체를 가슴에 파묻고 양쪽을 번갈아 빨았다. 젖을 쭙쭙 빠는 소리와 침에 질척하게 젖어 튕겨 나온 젖꼭지가 음란하게 번들거렸다.
“쑤실 좆도 없으면서 허리는 왜 그렇게 야하게 털어.”
“흐, 아흥…… 가슴으로…… 흣……!”
위로 들썩거리는 엉덩이 아래가 푹 젖어 들었다. 무릎으로 마리의 허벅지를 벌려 액을 질질 흘리는 구멍을 감상하던 아담이 씩 웃으며 경련하는 젖꼭지에 키스했다.
“가, 갔어요, 흣! 아담이 하라는 대로 했…… 으응!”
“잘했어요. 너무 예뻐.”
“칭찬, 해 줘…… 자지로, 아흣…….”
아담이 마리를 끌어안으며 잔열에 떠는 구멍에 자지를 박아 넣었다.
“아흐아……!”
마리는 가슴으로 갈 때보다 더 격렬하게 몸을 들썩였으나 두꺼운 가슴과 침구에 짓눌려 바르작대는 것에 그쳤다.
아침 운동으로 개운하게 싼 마리의 뺨은 생기가 넘쳐흘렀다. 아담은 질 좋은 정기를 먹고 반들반들해진 마녀의 붉은 입술에 바쁘게 먹이를 날랐다. 잘 챙겨 먹어야 하는데 달달한 간식 종류만 먹으려 들어서 큰일이었다. 알약으로 대체할 수도 있지만 가능한 신선한 음식을 먹어 줬으면 해서 아담은 분주했다.
“근데 젖 왜 안 나와요? 젖 나오는 주사라고 했잖아.”
아담이 입에 넣어 준 고기를 씹으며 마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젖이 차야 나오죠. 4시간만 더 기다려요.”
“그런 거예요? 그럼 딸기 우유는 하룻낮 정도밖에 못 먹겠네요.”
“딸기 우유가 먹고 싶어요?”
“아니요. 아담 말이에요.”
마리가 풍만한 가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마녀의 체액이 얼마나 달콤한데요. 참젖은 딸기 우유 같은 것과는 비교도 안 될걸요?”
그에 아담이 무어라고 입을 열려고 할 때였다.
삐이이이이! 삐이이이이!
경고음이 터져 나왔다. 차원문이 열린 것이다. 아담이 마리를 쳐다보며 고민하자 마리가 먼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괜찮으니까 갔다 와요. 여보 쫓겨나면 우리 거지 되는 거잖아요.”
열흘간의 일이 예지몽이라고 믿고 있는 마리는 일을 안 하면 아담도 쫓겨난다고 생각했다. 폐위된 왕은 모름지기 죽은 목숨인데 마리는 이 차원을 떠날 수가 없으니 마리는 아담이 하는 일을 말릴 생각이 없었다.
“먹고 싶은 만큼만 먹되 너무 적게 먹지는 말고요. 체하지 않게 꼭꼭 씹어먹어요.”
“알았어요. 나 애기 아니에요.”
아담은 마리의 손에 포크와 나이프를 쥐게 하고도 안심이 안 됐는지 AR1과 AR2를 불러 마리 옆에 붙여 놓고서야 떠났다.
마리는 식사를 대충 끝내고 누웠다. 게으르게 뒹굴거리는 것 같지만 그녀의 손에는 책이 한 권 들려 있었다.
「세상은 둥글었다」
최근 마리는 브쉬에 대해 공부하고 있었다. 여기서 계속 살아갈 거라면 공부해 둘 필요가 있었다. 오늘 꺼낸 책은 멸망이 오기 전의 브쉬의 역사를 담은 책이었다.
마리는 AR1의 품에 안겨 AR2에게 마사지를 받으며 책을 휘적휘적 넘겼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렸다.
“뭐야?”
아담과 함께 쓰는 침실에 노크 소리가 난 일은 몇 번 없었다. 기껏해야 AR1과 AR2가 두드린 것이 다였다.
마리는 또 아담이 추방 당하는 건 아니겠지 불길한 상상을 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대로 나가려는 마리를 막아선 AR1과 AR2가 마리의 몸에 옷을 착착 껴입혔다.
“마리님. 총사령관님께서 찾으십니다.”
문을 열고 나가자 문 앞에 서 있던 남자가 말했다.
“아담이?”
총사령관이 아담의 직책이라는 걸 기억해 낸 마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말을 하는 걸 보니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사람인데 아담이 침실에 다른 사람을 올려보낸 건 처음이었다.
“이번 차원문 관련한 일로 급하게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마리는 흥미로운 얼굴로 남자를 쳐다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안내해 봐.”
매혹술. 마리의 몸에서 빠져나온 무형의 연기가 남자에게 스며들었다. 순순히 따라나서는 마리를 당황스럽게 바라보던 남자의 눈동자가 힘없이 풀렸다.
“아담이 내게 보내는 걸 얼마나 꼼꼼하게 챙기는지 알아? 이렇게 못생긴 걸 내게 보낼 리는 없단 말이지. 넌 누구니?”
남자는 마리의 명령대로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으로 척척 걸어가면서 멍하니 대답했다.
“저는…… 땅의 주민입니다.”
*
그동안 아담은 마리의 시험에 온 신경을 기울이느라 바빴다. 혹시 마리가 우울해하거나 충동적인 일을 저지르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과하게 곁을 지켰다. 중요한 일도 다 미루어 놓아서 전처럼 차원 전체를 감시할 시간이 없었다.
땅에 사는 주민의 처분도 뒤로 미뤘다. 차원문은 땅에서 주로 발생하여 땅을 감시할 인력이 필요했다. 몸이 튼튼한 종류의 몬스터는 대부분 지능이 낮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마땅치 않았고, 천공성 시민을 보내기에는 시간을 좀 더 들여 골라야 했다.
주민들은 운이 좋았다. 예전 같았으면 벌써 들켰을 계획이었는데 아담이 마리에게 온 관심을 쏟고 있어 들키지 않았다.
땅의 주민들은 목숨을 잃을 각오를 하고 인식칩을 분리했다.
미친 짓이었으나 더는 이렇게 못 살겠다며 다수가 참여했다. 대부분은 죽었다. 그러나 몇 명은 살아남았고 땅에 내려온 천공성 시민을 죽여 인식칩을 빼앗았다.
땅의 주민이라고 불리는 구인류는 두 번 다시 천공성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그들은 살고 싶으면 땅에 적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갑자기 마리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구인류도 신인류도 아닌 그녀는 아담의 비호를 받아 천공성에 입성했다. 벌레처럼 땅을 기며 살아가던 주민들에게는 눈이 벌겋게 돌아갈 만큼 자극적인 이슈였다.
주민들은 대부분 아담의 존재를 알았다. 차원문은 천공성 내부가 아닌 땅 위에 열렸고 그만큼 아담의 진면목을 아는 이들도 시민보다는 주민이었다.
주민들은 아담이 마리를 아낀다는 점에 주목했다. 어쩌면 마리를 이용해 아담을 설득해 볼 여지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모든 일은 빠르게 돌아갔다. 천공성 시민을 죽여 고유번호를 빼앗은 주민들은 아담이 차원문을 통해 들어온 침입자를 제거하는 동안 마리를 데려오는 것에 성공했다.
아담이 의무감 하나로 지켜 온 일백 년의 난공불락의 요새가 뚫린 것이다. 아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물론 마리는 그 부분을 이렇게 평가했다.
“얼마나 재미없게 살았는지 알겠네.”
칼을 찬 죄인처럼 온몸을 포대기로 가리고 있던 –마리가 꼴 보기 싫다고 가리라고 했다-주민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은 마리가 무슨 말을 해도 긍정하고 동조할 것이다. 마리에게 매혹된 상태였으니 말이다.
“이런 허술한 계획으로 아담을 협박할 생각을 했어? 감히?”
“이번에 침입해 온 괴물에게는 땅을 정화하는 힘이 있습니다. 우리는 총사령관에게 몬스터를 다스릴 방법과 비행정을 부탁하여 새 땅을…….”
“부탁? 협박이겠지!”
마리가 아래를 손끝으로 가리켰다. 모포를 뒤집어쓴 주민들이 머리통이 깨지도록 바닥에 머리를 퍽퍽 찧었다. 마리는 그 꼴을 무심하게 바라보며 곁을 지키고 있는 AR1의 품에 머리를 좀 더 기댔다. 마리는 저런 머저리들과 같은 땅을 밟는 것조차 싫어서 계속 AR1의 품에 안겨 있었다.
“듣자 하니 너희 싹 다 죄지은 놈들이라며?”
죄인의 후손도 있었으나 열악한 환경에 놓인 아이들은 일찍 죽어 여기 있는 대부분은 죄를 짓고 쫓겨난 본인들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죽었어야 할 놈들을 아담이 특별히 살려 주고 써먹어 줬다는데 은혜를 원수로 갚아도 유분수지 말이야. 어?”
마리는 역시 따라와 보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술품처럼 아름답게 서 있던 AR2가 마리의 손끝을 살짝 붙잡았다. 마리가 미리 명령해 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 아담이야?”
AR2가 따로 대답할 필요도 없었다. 전방에서 엄청난 속도로 접근 중인 아담이 포효하듯 외쳤다.
“마리!”
“아담!”
아담의 속도 모르고 마리는 방긋 웃으며 손을 크게 흔들었다. 누가 보면 피크닉이라도 온 줄 알 정도로 해맑은 미소였다.
“마리…….”
마리가 낯선 남자를 따라 사라지는 CCTV를 확인하고 달려온 아담은 매혹술에 걸린 주민들을 보고 이 사건이 ‘납치’가 아닌 ‘가출’임을 깨달았다. 그는 얼굴을 굳히고 눈빛으로 마리를 꾸짖었다.
‘화난 얼굴까지 섹시해…….’
콩깍지가 제대로 낀 마리는 저승 귀신처럼 싸늘한 안광을 보며 얼굴을 수줍게 붉혔다. 사실 마리가 귀찮게 땅까지 내려온 데에는 다른 속셈도 있었다.
마리가 상심했다고 생각한 아담은 요즘 너무 다정했다. 전처럼 좀 빡세게 굴려 줄 때도 있어야 스릴이 넘치는데 말이다.
‘많이 혼내려나?’
마리는 거칠게 몰아세워지는 상상을 했다. 심장이 기대감으로 콩닥거렸다.
아담은 눈치가 귀신같았고 마리의 얼굴은 심각하게 솔직했다. ‘나 침대에서 혼내 주세요!’라고 써놓은 마리의 얼굴을 본 아담은 기가 막혀 헛숨을 들이켰다. 영악한 마녀의 꿍꿍이를 알고 나니 탄식이 저절로 흘렀다.
“마리. 내가 위험한 짓 하지 말라고 했죠.”
차가움이 뚝뚝 떨어졌다.
“고작, 겨우 그따위 이유로 이런 짓을 벌여……?”
어느새 존대도 씹어 치운 말투였다.
마리의 매혹술이 얼마나 강하든 간에 그녀의 몸은 약했다. 그런데 차원문이 열려 뭔지도 모를 침입자가 들어온 땅에서 사고를 쳐?
호위로 안드로이드 둘도 야무지게 챙겨왔으나 아담에게 중요한 건 그딴 게 아니었다. 지금도 땅바닥을 쿵쿵 울리며 몬스터들이 이쪽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특히나 이번 침입자들은 만만치 않았다.
오늘이 마녀시험 마지막 날이라 전투 중에도 마리가 잘 있나 걱정되어 CCTV를 확인해 보지 않았다면 아담은 마리가 몬스터들에게 둘러싸이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아직 어떤 놈들인지 다 파악하지 못한 몬스터들에게 마리가 공격당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아담은 눈앞이 아찔해졌다.
아담의 몸에서 냉기가 폴폴 흘러나왔다. 기대하던 바였으나 생각 이상으로 살벌한 기세에 겁이 덜컥 났다. 마리의 입이 자동으로 열려 자신을 마구 변호했다.
“그, 그게 아니고요, 아담. 나 마녀구슬 있잖아요. 아담도 알죠? 위치퀸이 준 짱짱 센 마녀구슬인데 예지몽에서는 내가 그걸로 아담도 막 노예로 만들고, 완전 날아다녔다니까? 그런데 이깟 일로 설마 위험해지겠어요? 아담과의 약속을 깨트린 게 아니라 그냥 조금…….”
“마리. 이 일이 끝나면 당신 차례니까 서두르지 않아도 돼요.”
적을 지척에 둔 터라 위압감과 살기가 엄청났다. 그런데 왜 저렇게 섹시하지? 마리는 상황도 잊고 눈으로 하트를 뿅뿅 발사했다.
“완전 좋…….”
‘완전 좋아!’는 결코 좋은 대답이 아니었다. 뇌 맑은 마녀라도 그 사실은 알았다.
“뭐?”
아담이 눈을 희번덕 뒤집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기서 더 자극하다니 당신이 지금 제정신이냐는 스산한 시선에 마리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대답했다.
“와, 완전 잘못했다고요. 반성 중이라고요.”
아담은 마리를 전혀 믿지 않았으나 더는 마리와 말싸움할 시간이 없었다.
놈들은 눈에 보이는 족족 뭐든 먹어 치웠다. 사람, 나무, 바위, 흙 가리지 않았다. 초록색의 점액질을 띤 슬라임 형태라 생긴 건 오물 더미 같은데 놈들이 지나다니는 자리는 묘하게 깨끗해졌다. 거름을 넉넉히 머금은 땅은 진흙을 벗고 고운 입자로 변했다. ‘정화’보다는 ‘소화’에 가까운 방식으로 땅을 청소하고 있었다.
쓸만해 보여 어떻게든 살려서 잡고 싶었다. 죽이는 것도 까다롭지만 생포하는 건 훨씬 더 했다.
불투명한 몸체인 탓에 그냥 봐서는 핵을 볼 수 없는 놈들의 몸을 헤집어 핵을 가진 몬스터를 찾아내야 했다. 핵을 부수면 그 몬스터에서 파생된 분열체가 모두 함께 죽었다.
그러나 핵을 지닌 몬스터를 제거하지 않으면 벤만큼 또 개체 수가 늘어났다. 핵을 가진 놈을 찾으려고 할 때마다 몬스터의 개체 수가 어마어마하게 불어나고 있었다. 액체라 불에도 안 타고 어딘가에 가두려고 해도 녹이고 나왔다.
아담은 섬멸에 특화되어 있는 P9부대를 지휘하며 몬스터의 반응을 관찰했다. 놀라운 속도로 치고 빠지는 강화 인간에게 대적할 공격력과 반응속도는 모자라지만 끝도 없이 먹어 치우며 계속 몸을 불리는 포식 본능만은 엄청났다.
눈을 가늘게 뜨고 주민들을 먹어 치우는 몬스터를 바라보던 아담은 이내 결정했다.
그는 바쁘게 움직여 핵을 가진 몬스터를 솎아 냈다. 몸부림치는 몬스터의 몸뚱이에 팔을 쑤셔 넣어 미끄덩한 장기를 헤집던 아담이 몬스터의 핵에 세 번째 인식칩을 심으며 명령했다.
“고유번호 M2243-87039, M2243-87040, M2243-87041. 인식칩을 넣은 세 개체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제거한다.”
“총사령관 A-zero님의 명령에 따릅니다.”
P9부대가 턱을 덜덜 떨며 일괄적으로 대답했다. 아담의 명령을 가장 우선하는 군인들은 바쁘게 움직여 몬스터를 사냥했다.
“어? 나머지는 죽일 거예요? 쟤들 꽤 쓸모 있어 보이는데요?”
마리가 아담의 눈치를 살살 보며 다가왔다.
“시간이 지나 키가 더 커지면 천공성까지 먹으려 들 테니 적당히 조절한 겁니다.”
인식칩을 넣었으니 이제 유리관 안에 들어가 몬스터들을 통제하면 되었다. 아담은 조금 피곤한 눈가를 누르며 다시 전투에 끼어들려 했다. 아직 핵을 가진 몬스터를 다 찾아내지 못했다.
“그럼 내가 좀 도와줄까요?”
그때 마리가 나섰다. 어느새 그녀의 손바닥 위에는 동그란 마녀구슬이 나와 있었다. 아담이 말릴 새도 없었다. 마녀구슬은 그가 본 순간 이미 빛나고 있었다.
지이이잉. 마녀들의 왕인 셰바의 힘이 당긴 마녀구슬이 엄청난 힘을 내뿜으며 진동했다. 무형의 힘이었으나 아담의 눈에는 불길한 검보라색의 안개가 순식간에 대지를 뒤덮는 게 보였다.
“대장인 놈은, 허억, 헉……, 소, 손 들고 집합!”
왕의 마녀구슬을 쓰느라 힘에 부쳤다. 마리는 헐떡거리며 콧잔등을 찡그렸다.
핵을 가진 몬스터들이 녹색 점액질을 꿀렁거려 팔 모양을 만들며 마리 앞으로 쪼르르 모여들었다. 그중에는 아담이 인식칩을 박아 둔 몬스터들도 있었다. 아직 아담이 ‘조작’을 사용하지 않아 통제가 완벽하지 않았다.
“너희 세 놈은 아담의 말을 잘 듣도록 하고!”
마리는 그 셋을 잘 골라내어 밖으로 따로 빼 두었다. 마리의 매혹술에 걸려서 당장 ‘조작’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너희들은 핵 내놔.”
몬스터들은 구역질하며 안 그래도 못생긴 얼굴을 꿀렁꿀렁 뒤틀었다. 툭. 툭. 마리는 떨어지는 핵을 극도로 혐오스럽게 바라보았다. 일대를 뒤덮고 있던 몬스터의 70%가 물처럼 녹아 사라졌다.
“웩, 힘들어요…….”
마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아담에게 팔을 뻗었다. 몬스터들이 저러는 건 싫어하면서 조금 전까지 아담이 몬스터의 몸뚱이를 팔로 헤집은 건 괜찮은 모양이었다.
“…….”
아담은 제 팔에 묻은 몬스터의 체액이 마리에게 묻지 않도록 담요를 넓게 둘러 마리를 감쌌다.
마리는 귀찮음과 껄끄러움을 무릅쓰고 아담을 도와줬다.
아담을 사랑하기 때문에.
아담의 뺨이 꿈을 꾸는 소년처럼 싱그럽게 물들었다.
*
대충 일을 정리해 둔 아담은 마리를 욕탕에 먼저 넣어 두고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에 섰다. 맑은 물이 더운 수증기를 내뿜으며 조각상 같은 몸을 타고 흘렀다. 마리는 두툼한 둔근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를 핥아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에 취해 몇 단계는 더 업그레이드된 아담의 미모를 반짝반짝한 눈으로 감상하던 마리는 달뜬 숨을 훅훅 뱉으며 속삭였다.
“아담. 내가 생각해 봤는데요. 나한테는 좆매가 답인 것 같아요.”
“좆…… 뭐요?”
몸을 씻고 다가오던 아담의 얼굴이 어정쩡하게 굳었다. 혼내 달라는 노골적인 사인을 못 알아챌 정도로 그는 어리숙하지 않았다.
오늘 마리의 행동에는 아담도 화가 많이 났었다. 한 번쯤 더 경고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담은 어느새 또 이렇게 말랑말랑해졌던 것이다.
스스로가 한심하고 기막혀 헛웃음을 짓는 아담에게 달려든 마리가 앙탈을 부리며 실한 가슴을 콩콩 때렸다.
“아이참. 아담, 나한테 화냈잖아요. 나 반성한다고요. 그런데 자지 세울 때가 아니면 아담……, 화내도 별로 무섭지도 않고…….”
마리는 눈을 치뜨며 아담을 도발했다.
요것 봐라? 일백 년 묵은 초능력자의 입꼬리가 깊어졌다.
“생각해 보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또 있었네요.”
“과제요?”
아담은 눈앞에서 보란 듯 출렁거리는 젖가슴을 손으로 움켜쥐었다.
“곧 젖 짤 시간이에요, 마리.”
“꺄아!”
맞아! 맞아! 젖도 있었다! 약속의 모유플을 기억해 낸 마리가 기분 좋은 비명을 지르며 아담에게 안겨 들었다.
“지금이라고는 안 했어요. 30분만 더 참아 봐요.”
“뭐예요! 잔뜩 기대시켜 놓고서는!”
“걱정하지 말아요. 30분 동안에는 더 재미있는 놀이를 할 거니까요.”
아담은 두 눈을 새파랗게 빛내며 철없는 망아지의 몸뚱이를 꽉 끌어안았다. 커다란 손이 복부를 문질러 훑으며 깊은 안쪽으로 기어갔다. 가장 긴 중지가 클리토리스를 톡 건드렸다.
“응…….”
물속에서 예민한 음핵이 굴려지는 느낌은 간지럽고 야릇했다. 아주 미끄럽지는 않지만 물이 듬뿍 고여 부르튼 것처럼 말캉말캉하고 감각이 극도로 예민했다. 비벼 주는 손길에 흥분한 구멍이 뻐끔 문을 열 때마다 더운물이 흘러들었다. 수면 아래에서 벌름대며 투명한 물을 들이켰다가 토해 내는 구멍은 상당히 음란했다.
“이상해, 흐……, 이, 이거…… 읏!”
마리는 새끼 강아지처럼 끙끙거리며 둔부를 들썩거렸다. 토실토실한 엉덩이가 곧추선 성기를 살살 누르며 자극했다.
“사랑해요. 마리.”
침이 한가득 고이도록 다디단 목소리였다. 듣기도 좋고 먹기도 좋았다. 마리는 즐거운 기분으로 손을 뻗어 자지 기둥을 움켜쥐었다. 그대로 안에 넣으려는데…….
퉁. 장난치는 것처럼 성기는 구멍을 비껴갔다. 마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시 삽입하려 했다. 퉁. 퉁.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질구를 간지럽게 긁기만 하고 들어오지는 않았다.
“아담……?”
“토끼라 귀엽긴 한데 조금 참을 줄도 알아야죠.”
“그건, 아담이…… 너무 좋으니까…….”
“내 탓이라면 더 안 되겠네요. 이번 기회에 버릇을 고쳐 놓아야지.”
소름 끼치도록 낮은 울림이 귓바퀴를 간지럽게 지분거리며 퍼부어졌다. 풀린 얼굴로 좋아하는 목소리를 듣고 있는 마리는 아직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여길 봐요, 마리.”
하지만 아담은 귀여운 연인에게 언제나 다정했다. 그는 자지를 넣으려고 안달 내는 마리의 턱을 쥐어 모래가 떨어지기 시작한 모래시계를 보여 주었다.
“이 모래시계의 모래가 다 떨어질 때까지…… 자지는 없어요.”
“……뭐가, 없다고요?”
“자지 없다고. 삽입 안 한다고요.”
단호한 말에 가뜩이나 동그란 마리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다래졌다. 분노와 배신감, 약간의 공포까지 담고 있는 보랏빛 눈동자는 폭풍에 부닥친 배처럼 덜덜 떨렸다.
아담의 분노는 실로 무서운 것이었다. 여느 때처럼 무섭게 자지질을 하며 엉덩이를 찰싹찰싹 때릴 것을 기대했던 마리는 상상도 못할 잔혹한 방식의 벌이었다.
‘앞으로 또 사고 치면 그날은 자지 없어……? 고추 안 준다고?’
마녀에게 정기를 안 주는 벌 만큼 잔인한 게 또 어디 있을까. 열흘 굶은 거지에게 남은 빵 한 조각을 빼앗아도 이것보다는 선하리라! 마리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고작 30분이에요. 쉽겠죠?”
아니! 전혀!
마리는 청순한 눈망울을 한껏 표독스럽게 뜨고 고개를 휘휘 저었다. 아담은 못 알아들은 것처럼 아름다운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통로가 빠듯한 모래시계는 모래 한 알 한 알 아주 느릿하게 떨어트렸다.
“하, 으응…… 시러…….”
아담은 클리토리스만 집요하게 애무했다. 기분 좋게 살살 문지르다가 빠르게 손을 털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꼬집어 빙글빙글 돌렸다. 보지 구멍이 길게 늘어날 정도로 클리토리스를 잡아 뜯고 압을 주었다 풀었다 하여 뭉개었다. 손톱을 세워 그 끝을 콕콕 쑤실 때면 개미가 작은 이빨로 그 예민한 살갗을 깨무는 것처럼 오싹하고 자극적이었다.
구멍이 맑은 물에 애액을 울컥 싸지르고 허벅지 안쪽이 경련을 일으켰다. 손으로 조금만 비벼 주어도 절정에 이를 만큼 마리의 몸은 달아올라 있었다.
“흐, 으응…… 아……!”
“참아요.”
하지만 그쯤 되면 아담은 시치미를 떼고 집착적으로 괴롭히던 클리토리스를 휙 떨쳐 내었다. 손가락 대신 클리토리스를 감싸는 적당한 온수가 펄펄 끓는 용암처럼 느껴졌다. 마리는 비명을 지르며 몸을 떨다가 넓은 욕조 난간을 기어 올라갔다.
“아직 시간 안 됐는데.”
“괴롭히지 마아…… 시, 시러엇, 아흐…….”
뭍으로 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버둥거리는 마리를 가볍게 누른 아담이 크림처럼 부드러운 엉덩이를 움켜쥐어 벌렸다. 미끈미끈하게 젖은 구멍에서 물과 액이 뚝뚝 떨어졌다. 물에 퉁퉁 익어 진홍빛으로 부르튼 구멍에 뜨끈한 혀가 처박혔다.
“흐으읏!”
물에 젖은 몸이 화살을 맞은 새처럼 퍼드득 떨렸다. 금방이라도 도망가려 울음을 터트리던 마리였지만 두툼한 살덩이가 질구를 뜨겁게 지지자 뺨이 발그레해졌다.
단전이 부글부글 끓어 자궁 바로 위에 자리 잡은 마력회로가 펑 터질 것 같았다. 불개미한테 온몸을 씹어 뜯기는 듯 간지러워 미칠 것 같았다. 땀방울이 뚝뚝 떨어져서 젖은 몸이라도 춥지 않았다. 마리는 제발 어떻게 좀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눈치를 보며 꼼짝없이 굳어 있었지만 차츰 허리를 뒤틀고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두꺼운 혓바닥이 질구를 넓게 핥으며 파고들었다.
“더, 응…… 가, 으, 하으윽!”
“참아.”
쫘악! 커다란 손바닥이 채찍처럼 둔부를 갈겼다. 새하얀 발가락이 힘껏 곱아들었다가 열 개 다 쫙 펴졌다.
“흐, 아……!”
침이 흐를 만큼 짜릿한 자극에 동공이 풀린 마리가 부들부들 떨고 있을 때였다.
“싸지 말고 참으라고요.”
발기한 귀두로 액을 질질 싸 뱉는 질구를 쿡 찌른 아담이 다시 엉덩이를 후려쳤다. 쫘악! 쫙! 양쪽 엉덩이를 발갛게 물들인 마리가 귀두를 삼킬 것처럼 구멍을 우물우물 조이며 턱을 치켜들었다.
“으응, 하읏!”
마리가 그토록 원하던 것이었으나 조금 달랐다. 마리는 보지에 좆치기 당하며 엉덩이를 맞고 싶었던 것이지 절정을 방해받고 싶던 게 아니었다.
그런데 마찰열로 퉁퉁 부은 둔부가 묘하게 찌릿했다. 조금 아픈데 아릿한 고통이 싫지 않았다. 방금 느낀 게 절정인지 고통인지 오락가락했다. 헷갈렸던 구멍이 절정을 맞았을 때처럼 개폐하며 벌건 살을 열어젖혔다. 뻐끔대는 질구가 어서 자지를 넣어 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았다.
촤아악! 아담이 일어서며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보지 구멍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마리는 더 열성적으로 몸을 떨었다.
“침대로 가요. 감기 걸리면 안 되니까 잘 말려야죠.”
그는 욕조 난간에 늘어진 마리를 커다란 수건으로 감싸 안았다.
“제발, 응…….”
뭐라 말하려는 마리에게 키스를 퍼부으면서도 그는 요령 좋게 침대로 걸어갔다. 포근한 수건에 감겨 아무런 자극도 받지 못한 몸이 조금씩 식었다. 절정이 멀어지고 쾌락의 잔열만 남아 몸을 으슬으슬 떨게 했다.
아담은 마리의 몸을 잘 닦고 머리카락을 말려 준 뒤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30분 지, 지났…….”
“못 버텼으니까 다시 해요.”
그는 마리의 몸에 얇은 이불을 덮어 주고 다 떨어진 모래시계를 가져와 다시 뒤집었다. 지독하게 좁은 통로로 모래알이 한 알 한 알 떨어졌다. 마리는 한참 남은 모래를 바라보며 울컥했다.
“아, 으으……!”
이불 속으로 쑥 들어온 아담은 겉만 조금 마른 질구를 살뜰히 빨아올렸다. 그동안 심하게 물고 빨아 부드럽고 축축한 입술도 자극적으로 느껴졌다. 마리는 까무러치며 안에 고여 있던 액을 뱉어 냈다.
질금질금 배설한 액을 쭙쭙 빨아먹는 압력이 느껴졌다. 질구를 빨아당긴 입술이 위쪽으로 조금씩 올라와 클리토리스를 한입에 삼켰다. 뜨끈한 입 안으로 빨려 든 음핵이 혀 위를 구르고 혓바닥에 넓게 비벼졌다.
“더, 응…… 아니, 그만, 잘못, 제발…… 아응, 싫, 시러어……!”
갈 것 같은데 아담이 또 그만둘 것 같으니까 마리는 이성을 잃고 중얼거렸다. 몸부림치며 도망갔다가 어쩔 줄 몰라 하며 아담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가, 시러, 하으!”
마리는 아담의 머리칼을 억세게 쥐고 그의 머리통을 잡아당겼다. 입술이 질구에 다 파묻히도록 엉덩이를 내리고 흔드는 몸짓이 음탕했다. 아담은 마리가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당겨도 벌벌 떠는 질구를 부드럽게 빨아 주기만 했다. 그러나 마리가 절정에 허리를 뒤틀려 하자 단호히 그녀를 쳐냈다.
“흐윽……!”
시원하게 도달하지 못하고 입구가 꽉 묶였다. 바들바들 떠는 마리의 온몸에서 구멍이 열렸다. 눈 코 입은 물론이고 아랫구멍과 젖으로도 액이 흐르고 있었다. 가슴 위를 찰박찰박 적시는 희뿌연 모유를 본 아담의 눈동자가 이채를 머금었다.
“참으라고 했는데……, 그 잠깐을 못 참고 또 갔어요?”
“아냐, 아니야. 흐응…… 모, 못 갔어…….”
“그럼 이건 뭐예요?”
아담이 젖물을 손으로 쓸었다. 아담의 손을 적신 몇 방울이 마리의 얼굴로 뚝뚝 떨어졌다. 젖이 흐른다는 걸 인식하자 묵직한 가슴이 느껴졌다. 젖이 가득 차 안 그래도 큰 유방이 더욱 부풀어 있었다.
“젖…… 하응, 싸, 쌌어요.”
“내가 싸지 말라고 했을 텐데…….”
음산한 말투에 겁을 집어먹으면서도 마리의 눈동자는 기쁨으로 떨렸다. 그녀는 엉거주춤 일어나 다리를 잔뜩 벌리고 가슴을 낮추어 엎드렸다. 교미 당하는 암캐처럼 엉덩이만 치켜든 마리가 구멍을 움찔움찔 벌리며 졸랐다.
“말 잘 들을게요. 아담……. 이번, 한 번만…….”
침대에 납작하게 눌린 젖꼭지가 유즙을 찔끔 흘렸다. 마리는 뾰족하게 서서 칠칠치 못하게 흘리는 젖꼭지를 시트에 비비적댔다.
“그래요. 예뻐해 주기로 했었죠…….”
마침 모래시계의 모래도 거의 다 떨어졌고 더 두었다가는 젖이 뭉칠 것 같았다. 아담은 몸을 일으켜 대뜸 구멍부터 들이대는 마리의 몸을 뒤집어 바르게 눕혔다.
“얼른, 아담…….”
아담이 이만 봐주기로 했다는 걸 깨달은 마리가 눈을 반짝거리며 그를 불렀다.
그러나 아담이 작은 상자에서 콘돔을 꺼내자 얼굴이 굳었다.
“그, 그, 고무장갑은 뭐예요?”
“콘돔이에요.”
“나도 그건 알아요! 그걸 왜 지금, 거기에, 꺄아! 내 자지에 그딴 거 끼우지 마!”
마리는 벌떡 일어나 귀두에 콘돔을 씌워 미끄러트리는 아담의 손을 붙잡았다.
“용서해 주기로 했잖아요!”
“내가 언제……, 하아, 마리. 이건 다른 문제예요.”
“다른 문제요?”
“이제 피임해야죠.”
마녀의 자궁은 정액을 흡수하여 정기를 만들었다. 난자도 없었다. 그래서 정자의 생존 기간이나 운동성 따위는 계산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당장 몇 시간 뒤에 마리는 인간이 될 것이다. 길게는 열흘까지도 체내에서 살아남는 강화 인간의 정자를 생각하면 콘돔만큼 좋은 피임법이 없었다.
마리의 몸이 어떻게 변할지는 마리도 몰랐다. 마계에 살던 시절의 마리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었다. 마리가 모르면 아담도 알 수 없었다.
단순히 마녀의 힘만을 잃는 것이라면 지금과 같은 방법으로 생식 기능을 할지도 모른다. 난자는 없고 임신을 원할 때만 난자가 생성되는 식이라고 예상해 볼 수 있었다.
정자가 없으면 마녀가 흡수할 수 있는 정기의 양이 줄어드는 걸 봐서는 섣불리 정관수술을 할 수도 없었다. 이후 마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마리에게 직접 쓰는 피임법도 좋지 않았다. 가장 간단한 콘돔을 두고 돌아갈 이유도 없었다.
이런 사정을 설명하는 아담의 목소리는 마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싫어! 그런 건 싫어요!”
인간이 된다는 건 받아들였지만 평생 마녀로 살아온 마리의 자아는 인간의 피임법을 거부했다. 자궁에 정액을 받지 않으면 무슨 낙으로 성교를 한단 말인가!
아담은 잔뜩 심통이 나서 부푸는 볼따구니를 귀엽게 바라봤다. 지금은 마리를 달랠 때였다. 당장 몇 시간 뒤 바뀔 마리의 몸보다 중요한 일은 없었다. 1시간 내내 괴롭혔으니 마리도 느끼는 바가 있…… 있겠지?
“나 급한데…….”
아담은 마리를 옆으로 끌어안고 누워 그녀의 다리를 벌렸다. 심하게 괴롭혀 잔뜩 부은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며 성기로 음부를 압박했다. 표독스럽던 마리의 눈매가 느슨해졌다.
“그만할까요, 아니면 오늘만 착하게 참아 볼래요?”
“너무해……. 흐응, 아담을 도와주느라 나 피곤한데…… 좆물도, 으응, 안 줄 거면서 계속 괴롭히고…….”
“미안해요. 내가 나빴어요.”
아담은 그렇게 말하며 슬쩍 뒤로 물러났다. 뜨끈한 자지 기둥에 아래를 비비고 있던 마리가 화들짝 놀라며 손으로 두꺼운 성기를 붙들었다.
“넣, 하으, 넣어 줄, 거죠……?”
“마리가 넣어 봐요.”
아담은 재빨리 콘돔을 끼우고 마리를 끌어안았다. 옆으로 누운 채 다리를 벌린 마리가 뒤에 누운 아담의 성기를 붙잡아 천천히 질 안으로 넣었다.
“느낌 이상해, 하으으…… 이거 싫단 말이야…….”
미끄러운 콘돔의 촉감이 낯설고 싫었던 마리가 칭얼거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자지 싫어요? 넣지 마?”
“넣어, 아니이……. 자지는 좋은데…… 이거 싫, 흐아!”
아담은 빠듯하게 조이는 내벽을 부드럽게 넓히며 마리를 자신의 배 위에 눕혔다. 마른 등이 가슴에 밀착되도록 끌어안았다. 삽입이 깊어졌다. 마리가 미처 방비하지 못한 낯선 방향으로 성기가 찔러 들어갔다.
“하응, 으……. 다, 다 넣었어……?”
흘긋. 절반쯤밖에 못 넣은 아래를 보고 마리가 울상을 지었다.
“괜찮아요. 다 안 넣어도 돼.”
아담이 마리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쥐었다. 질 안에 자지를 욱여넣을 때부터 유즙을 줄줄 흘리던 가슴은 조금 움켜쥐는 것만으로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아흐읏! 우유, 흐…… 많아…….”
“젖 짜면서 쑤셔 볼까?”
“으응……. 좋아…….”
“마리가 천천히 움직여 봐요. 할 수 있죠?”
“으응, 흐, 응…….”
대답인지 신음인지 알 수 없게 앙앙거리며 마리가 다리를 넓게 벌렸다. 마리만 떼어 놓고 본다면 숲속의 잠자는 공주처럼 바르게 누운 아담의 위에서 마리가 엉덩이를 흔들었다. 새하얀 발바닥이 발가락을 활짝 열며 시트를 마구 긁었다.
“하읏! 흣……!”
몸부림치는 마리의 젖꼭지가 안쓰러울 정도로 바짝 서 있었다. 벌겋게 익어 희끄무레한 젖을 쏘아 대는 젖꼭지가 꼬집혀 당겨졌다.
“히읏, 하…… 아으흐읏!”
마리는 아담의 위에서 자지러지며 젖을 분사했다. 줄줄 터진 젖이 열락에 들뜬 마리의 입가에도 묻었다. 마리는 혀를 할짝거려 입술을 핥으며 떨었다. 바들거리며 자지를 깨무는 질구가 욱신거렸다. 오래도록 참았던 절정은 길었다. 철썩이는 쾌락의 파도에 뇌가 다 녹아 물크러졌는데 허리가 계속 들썩였다.
“가, 하응, 방그음…… 아으응…….”
살이 오동통한 허벅다리를 움켜쥔 손이 마리를 마구 꿰어 흔들었다. 젖가슴이 출렁출렁 들썩이며 밑 가슴을 받친 아담의 손을 쳐댔다. 그는 손끝을 세워 뾰족하게 선 젖꼭지를 함몰시켰다. 손가락에 꾹 눌러져 억지로 갇힌 젖꼭지는 금방 발딱발딱 튀어나왔다. 젖에 젖은 젖꼭지가 차가운 공기를 만날 때마다 끝이 아렸다. 마리는 고개를 흔들며 엉덩이를 아래로 내렸다.
“하아, 잘하네. 애기야…….”
“애기, 하흣, 잘 조여요……? 응, 아…… 마, 맛있어? 애기 젖 빨아 줘, 하으, 가득 찼어요…….”
“하, 씨발. 어떤 애기가 그렇게 말해…….”
애기한테 자지를 쑤시며 느끼는 아담이 가장 변태였다. 아담은 환멸과 흥분을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몸이 가볍게 들려 자지가 뽑힌 마리가 바르게 눕혀져 울음을 터트렸다.
“흐으으, 시러……. 응, 좆…….”
“뚝. 사탕 여기 있어요, 애기야.”
우는 아이에게 사탕을 물리듯 보지 구멍을 벌려 박았다. 마리가 반쯤 겨우 삼켰던 자지가 단번에 치받아 자궁을 뚫어 버렸다.
“하아으……!”
커다란 부피감에 숨이 꺽꺽 막혔다. 아담이 숨을 크게 헐떡이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따라 미친 것처럼 흥분한 그가 내벽을 푹푹 꿰뚫었다. 애액을 첨벙거리며 다 물크러진 살이 두툼하고 단단한 기둥에 쓸려 자지 모양대로 망가졌다. 더부룩해진 배가 불룩불룩 솟고 그가 움켜쥔 양쪽 가슴에서 젖이 줄줄 흘러나왔다.
아담은 달콤하게 익은 과실을 베어 물듯 젖을 삼켰다. 예쁜 입술이 빨판처럼 아릿하게 젖꼭지를 깨물었다. 엄청난 흡입력에 예민한 젖꼭지가 심장을 단 것처럼 두근거렸다. 젖이 쭉쭉 빨려 그의 입 안 가득 차올랐다.
꿀꺽, 하며 젖을 삼키는 소리에 마리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환락으로 뿌연 머리에 좆이 퍽퍽 처박히는 것 같았다. 조금만 신경을 덜 써도 젖으로 칠갑하는 젖꼭지 양쪽을 부지런하게 빨며 아담은 허리를 마구 털었다.
“저, 젖, 빨리면서…… 아흐, 가, 으응…….”
예쁜 보랏빛 눈동자가 흰자위를 내보이며 뒤집혔다. 아담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마리의 가슴을 빨았다. 마녀의 애액에는 약간의 최음 성분이 있었는데 젖도 마찬가지였다. 과하게 흥분한 아담이 마리의 몸을 반쯤 접었다. 절정으로 경련을 일으킨 하얀 종아리가 아담의 어깨에 걸쳐졌다.
“하아, 왜 이렇게 달아요? 온몸이 크림 같아…….”
아담은 나지막하게 으르렁대며 입으로 젖을 짰다. 마녀의 젖꼭지는 클리토리스만큼 예민했다. 극도로 느끼는 성감대는 거칠게 빨리고 쭉쭉 짜였다. 아담은 젖을 삼키며 젖통을 짜부라트릴 기세로 뭉개었다. 살이 위로 험상하게 올라붙으며 안에 가득 찬 젖을 내뱉었다.
두툼한 몽둥이가 안을 질펀하게 난도질했다. 쾌락점이 뭉뚝하게 할퀴었다. 주먹질을 당하듯 배가 불룩불룩 솟았다. 난자당한 벌건 구멍이 좆 기둥에 쓸려 질벽을 질질 내뱉었다. 애액을 흘리는 안이 너무 미끄러워서 아담은 콘돔을 갈아 끼우고 마리의 아래에 고개를 처박았다.
“흐, 아흐, 아응……!”
너무 느껴서 움찔움찔 떨기만 하는 질구를 사납게 파헤친 혓바닥이 내벽에 고인 액을 싹싹 핥아먹었다. 액을 먹어 치워 삽입을 수월하게 하려는 것에 불과했지만 음란한 몸뚱이는 청소 행위에 느끼며 기껏 깨끗하게 먹어 치운 액을 다시 뱉어 냈다. 그뿐이 아니었다. 분수가 터져 물이 줄줄 나왔다.
“하흣, 흐…… 안 멈, 멈춰……. 응, 계속 흘러…….”
“괜찮아요.”
아담은 울먹거리는 마리를 다정히 어르며 그녀를 제 위에 앉혔다. 침대머리에 기대어 반쯤 누운 아담이 마리의 허리를 쥐고 흔들며 가슴을 다시 빨았다. 겨우 멈췄던 액이 졸졸 흘러나왔다.
“우윽! 흡……!”
젖을 입 안 가득 빨아낸 아담이 입을 맞추었다. 뿌연 젖액이 두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턱을 덜덜 떠느라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마리의 혀를 짓누른 그가 목구멍에 쑤셔 박듯 젖을 흘려 넣었다.
“흘려도 괜찮아요. 다시 넣어 줄게요.”
달콤하게 속삭인 그가 마리의 허리를 쥐어 올렸다. 삽입할 때마다 더욱 음란한 빛깔을 띠게 된 짙은 색의 자지가 주르륵 빠져나왔다가 퍽 처박혔다.
마리는 신음을 헐떡이며 지금보다 확연히 옅었던 아담의 숫자지를 멍하니 추억했다. 체액으로 첨벙거리는 하체에 엉덩이를 찧으며 찾아든 환락에 몸을 떨었다. 아까부터 줄줄 새고 있는 구멍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마리는 꽉 껴안고 흔드는 아담의 품에 몸을 맡겼다. 쾌락이 온몸을 헤집으며 격렬하게 번쩍거렸다.
마리의 몸에 변화가 생긴 건 그녀가 소원하던 대로 후배위를 할 때였다.
침대 위에 마리의 상체만 엎어 놓고 엉덩이를 벌려 구멍을 다 열어젖힌 채로 아담은 자지를 처박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다 쓴 콘돔 안의 좆물이 침대를 따라 출렁거렸다. 비릿한 밤꽃향을 얼굴 가득 칠갑한 마리의 몸에 마계의 육망성이 떠올랐다.
“마리……?”
마리의 몸에서 검보랏빛의 연기가 빠져나가고 셰바의 마녀구슬이 톡 튀어나와 침대에 떨어졌다. 이변은 그것뿐이었다. 마리의 내벽은 마녀일 적처럼 음란하게 꿈틀거리며 자지를 조르고 있었다.
“흐아, 안에, 흑, 싸, 싸 줘, 하읏……, 좆물, 응…….”
이것 참. 아담은 몇 번이나 콘돔을 써야 하는 이유를 다정히 설명해 줬지만 마리는 오늘 내내 끔찍이 괴로워하며 정액을 조르고 있었다. 너무 힘들어해서 입 안에 몇 번이나 싸 줬지만 모자란 것 같았다.
“임신한다니까요. 마리가 아기는 30년 뒤에 가지고 싶다고 했잖아요.”
“아냐, 흐…… 아기, 아응, 주세요, 흐아……!”
“아직은 안 돼요.”
아담은 야릇하게 웃으며 허리를 크게 움직여 마리의 자궁경부를 잔혹하게 뚫었다. 문이 열리며 마른 배가 불쑥 솟구쳤다.
“흐, 아흣, 하악! 앗! 앗!”
보통의 인간이라면 괴로움을 느낄 법한데 마리는 까무러치며 기뻐할 뿐이었다. 자궁이 뚫린 걸로 단숨에 절정에 이른 몸이 자지를 콱콱 물어뜯어 정액을 뽑아내려 했다.
“몸이 바뀌는 건 아닌가 보네…….”
아담은 연구원다운 태도로 마리의 몸을 관찰하며 안을 탐험했다. 자지 방향을 비틀어 다른 곳을 쑤셔도 전처럼 잘 느꼈다. 성감대는 여전했고 감도도 떨어지지 않았다. 살펴보기 위해 일부러 심하게 처박았다. 정액에 젖은 입가가 쾌감으로 부들대며 일그러졌다.
“헤, 읏…….”
제정신을 잃고서도 힘껏 자지를 조르는 몸을 충분히 만족시켜 준 후 아담은 몸을 일으켰다. 온몸의 구멍으로 액을 줄줄 뱉고 있는 마리의 입 안으로 정액이 툭툭 떨어졌다.
“하읏, 마리, 인간이 된 거예요? 기분 어때요?”
마녀의 힘이 다 빠져나갔기 때문일까? 뭐라고 뻐끔거리며 대답하려던 마리는 어느 순간 축 늘어져 기절했다.
허리를 잘게 떨며 사정을 끝낸 아담은 조금 흐른 정액을 자지로 쓸어 헤벌려진 입 안에 넣어 주며 마리를 끌어안았다.
“진짜 아기가 됐네. 제대로 삼키지도 못하고.”
깜찍하고 청순한 얼굴이 백치처럼 뭉개져 있었다.
설마 마녀의 힘을 잃어서 백치가 된 건 아니겠지, 싶을 정도로 이목구비가 풀렸다. 아담은 그런 마리를 꼭 껴안고 젖내가 남아 있는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가 완전히 기절했다는 확신이 들고 나서야 나른한 한숨이 새어 나왔다.
“마리……. 이제 어디로도 못 가겠네요?”
입술을 찢으며 웃음이 비죽 튀어나왔다. 더 연약해진 마리가 아담의 손에 완전히 떨어졌다.
힘을 잃고 퇴출당한 마리는 더 이상 마녀가 아니었다. 마녀들은 잔혹하여 마리를 아는 누군가가 인간이 된 그녀를 도우러 찾아올 일은 없을 것이다.
마리에게 남은 건 온전히 아담 하나였다.
그는 천사를 닮은 결벽한 얼굴로 악마와 같이 웃었다.
“기뻐요, 마리……. 내 곁에 남아 줘서 고마워요.”
마지막까지 힘껏 발버둥 치기는커녕 품 안에서 얌전히 기절한 마리가 얼마나 사랑스러웠던지 아담의 뺨은 첫사랑을 느낀 소년처럼 발그레했다.
결국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뻤다. 미친놈처럼 함성이라도 지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담은 그렇게 해서 마리를 깨우는 대신 입을 다물고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그가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었다. 미숙한 마녀보다 그가 더 교활하고 냉정했다.
“마리, 푹 자고 있어요.”
그는 달콤한 젖물이 묻은 마리의 머리칼을 헤집고 목덜미에 입술을 묻었다. 입술을 꾹 눌러 압박하니 경동맥이 두근거리는 게 느껴졌다.
“안전하게……. 몇 가지만 실험해 볼게요.”
한숨 같은 속삭임이 경동맥을 타고 뜨겁게 흘러내렸다.
아담은 인간이 된 마리가 자신의 곁에서 행복하게 지내기를 바랐다. 마리를 가장 행복한 인간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
행복의 수치는 정확히 환산할 수 없으니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해야 할 일이 아주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