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앙, 흐응……!”
간드러지는 신음이 울려 퍼졌다. 쿠퍼액이 질척거릴 정도로 흥분이 고조에 다다랐다. 착, 착, 서로의 살갗이 맞닿는 음란한 소리가 점점 빠르게 울려 퍼졌다. 그 리듬에 맞춰 희민의 신음소리가 더욱 강하게 젖어 들었다. 소년미가 남아있는 말갛고 청량한 그의 얼굴이 아랫배를 뻐근하게 만들었다.
"흐, 흐읏, 그, 그만……!”
씨발, 어쩜 이렇게 꼴리게 생겼지.
연분홍색의 젖꼭판이 빨고 싶도록 예쁘다. 손에 닿는 작은 유두의 촉감이 착 달라붙듯 나긋했다. 엄지와 검지로 솟아오른 유두를 비비듯 꼬집자 희민의 눈에 그렁하게 눈물이 차올랐다. 장난치듯 잡아당기자 다급하게 고개를 내젓는 희민의 눈꼬리가 처진 채 붉게 물들었다.
"아, 아파요…….”
절레절레 고개를 젓는 바람에 그렁한 눈물이 툭 뺨을 타고 떨어졌다. 나보다 나이도 다섯 살이나 많으면서 존댓말을 해대는 것도 꼴린다.
후, 한숨을 내쉬며 입술로 유두를 다급하게 물었다. 쏙 잠기듯 입 안에 들어온 유두를 혀로 차올리듯 감싸며 빨자 내 어깨를 감싼 희민의 손톱이 상흔이라도 남길 듯 날카롭게 박혔다.
순전히 희민의 우는 모습이 예뻐서 시작한 일이었다.
평소 희민의 얼굴은 가을바람을 품은 갈대 무리를 닮았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면 뉘엿거리며 쓸쓸한 물결을 일어내는 갈대 무리. 우수에 찬 표정은 애처로워서 묘한 보호본능을 자아낸다.
그런데 어떻게 생겨먹은 게 희민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순간, 같은 남자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꼴리냔 말이다.
그러니까 지금 내 꼴이 이렇게 된 것엔 희민의 책임도 다소 있다는 뜻이다.
"하윽, 그, 그만……!”
희민의 엉덩이 사이는 언제나 부드럽고 착 감기듯 나긋하다. 자지를 갖다 대기만 해도 파정에 이를 것 같은 자극이다. 거기다 가녀린 그의 신음까지 더해져서 지금 몹시도 싸고 싶다. 입술을 깨물며 간신히 절정을 참아냈다.
후, 벌써 가면 안 돼.
퍽, 그의 구멍을 향해 거칠게 허리를 쳐올리자 희민의 입에서 비명 같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왜 그의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꼴리는 건지. 온몸이 야한 것으로 가득 들어찬 것만 같았다.
희민의 끝이 조금 쳐진 눈꼬리에 눈물이 그렁하게 차올랐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적재적소에 맞춰 원하는 만큼 눈물을 흘릴 수 있는 희민이 신기하다. 타고난 능력이 출중하여 시도 때도 없이 날 꼴리게 한다.
"제발, 하읏……!”
나긋하게 애원하는 희민의 목소리에 그의 허리를 바싹 끌어안았다. 한 줌밖에 되지 않는 가녀린 허리가 더없이 가냘팠다. 허리 아래에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지는 엉덩이 라인과, 하얀 허벅지가 내 성욕을 다시 자극했다. 퍽, 퍽, 소리를 내며 허리를 강하게 쳐올리기 시작했다.
"아흐응……!”
희민이 고개를 젖히며 신음을 흘렸다. 외설스러운 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그에게서 달콤한 체향이 피어올랐다. 인위적인 향수의 향이 아닌, 한 번도 맡아보지 못했던 캐러멜 향과 바닐라 향이 부드럽게 섞인 향. 또는 소소한 들꽃 무더기를 엮은 듯한 가지런한 꽃향기가 풍겼다.
그의 목 깊숙이 고개를 파묻은 채 그 체향을 정신없이 들이마셨다. 연한 그의 목을 깨물며 빨아들이자 희민의 가녀린 허벅지가 내 허리를 감싸왔다.
순간 당혹스러운 내 눈빛과 희민의 나른한 눈빛이 서로 마주 닿았다.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내 흔들리는 눈동자를 빤히 바라보며 희민이 허벅지에 힘을 주어 내 허리를 바싹 끌어당겼다. 맞닿는 그의 고간이 팽팽하게 부풀어 있어서,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희민의 붉어지는 눈가와 살짝 벌어지는 입술을 바라보다, 참지 못하고 다급하게 입술을 덮쳐 눌렀다. 놀라서 커지는 희민의 눈동자를 무시한 채 양손으로 그의 뺨을 감싸며 혀를 깊게 밀어 넣는 순간.
"컷, 컷!”
양 감독의 다급한 고함 소리와 함께 희민이 날 확 밀쳐냈다. 그 바람에 그의 엉덩이 사이에 문지르고 있던 좆과 함께 뒤로 넘어졌다. 날 쏘아보는 희민의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양 감독은 내게 저벅저벅 걸어와 말아쥔 대본으로 정수리를 뻑, 갈겼다.
"거기서 네가 왜 키스를 하고 지랄이세요? 희민이 얼굴 클로즈업하는데, 씨발놈아.”
상대 배우에게 키스하면 안 된다는 조항도 없는데 좀 물고 빨면 안 되나. 어차피 포르노 촬영인데. 안 그래도 넣지도 못한 채 박는 시늉만 하느라 미칠 것 같은데. 날 싸늘한 눈빛으로 쏘아보는 희민의 얼굴이 이 와중에도 예뻤다.
"얼굴 반반하고 좆 크다고 해서 섭외했더니 이거 완전 또라이네. 한 번만 더 이 지랄하면 배우 교체한다.”
양 감독의 멱따는 듯한 목청에 다시 희민의 몸을 올라탔다. 가녀린 몸과 맞닿자 내 성기가 미친 듯이 꺼떡거리며 맑은 액을 질질 뱉어냈다. 희민은 잔뜩 짜증이 난 듯 내 얼굴을 쳐다도 보지 않은 채 고개를 돌렸다.
"레디, 큐.”
레디 큐는 대체 언제 적 레디 큐인지 모르겠다. 양 감독의 모든 디렉션은 촌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러니까, 내가 이 촬영에 가담하는 유일한 이유는 오직 희민이라는 것이다.
옆얼굴에 그늘진 그의 날렵한 턱선과 길게 뻗은 콧날이 더없이 섹시했다. 큐 사인이 떨어지자 언제 나를 쏘아봤냐는 듯 희민의 눈빛은 다시 나른해졌다.
그의 하얀 허벅지를 벌리며 희민을 내려다보았다. 희민은 연인을 보는 듯 상냥한 눈빛으로 날 응시했다. 그의 새카만 눈동자에 떠오른 다정한 빛을 보는데 왜 눈물이 날 것 같은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