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마법 훈련
평화로워야 할 에이든의 정원 한복판은 그다지 평화롭지 못했다.
전쟁이 일어났다거나 레인이 악마의 반려가 되었다는 사실이 외부에 들켜 병력이 출동했다거나 하는 거창한 이유는 전혀 아니었다.
에이든의 반려가 된 레인은 무사히 논문을 제출하여 학과가 없어지기 전에 졸업을 했고, (에이든은 영 탐탁지 않아 했으나) 에밀리에게만 결혼 사실을 몰래 알렸다. 예전에 아카데미에 왔던 그 잘생긴 남자와 결혼하는 거냐고 묻더니 레인이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너무 잘됐다며 레인의 양손을 잡고 붕붕 흔들어 댔다.
결혼식은 언제, 어디서 하냐고 기대가 가득한 목소리로 물어 왔지만 레인은 아마 따로 올리지 않을 것 같다는 말로 완곡하게 거절을 했다. 이미 웨딩드레스를 입고서 대낮부터 초야까지 치러 버렸으며, 입고 있던 드레스가 온통 정액으로 더러워질 때까지 허리를 흔들며 울어 젖혔다는 말을 차마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에이든을 후견인으로 하여 아카데미에 정식으로 입학한 학생이라고 해도 정식 귀족 신분은 아니었고, 또 결혼식을 성대하게 올려 축하를 받을 만큼의 친인척도 없었기에 결혼식은 생략하기로 했다.
결혼식을 생략한다는 말에 에밀리는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지만 한편으로는 주목받기를 꺼려 하는 수줍음 많은 레인의 성격상 어느 정도 예상을 했는지 선물을 주고받는 걸로 합의를 보기로 했다.
졸업한 뒤로는 줄곧 에이든의 저택에 머물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냈다. 그동안 몸은 많이 섞어 왔으니 다른 것― 예를 들면 시내로 나가 상점들을 구경한다거나 새로 유행하는 디저트 가게에 같이 가 본다거나 하는 소소한 데이트 따위를 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에이든의 제안에 시내를 자주 드나들며 추억을 쌓았다.
언제나 제 정기를 탐하는 색기 넘치는 악마였던 모습만 보다 이렇게 제대로 된 데이트를 하면서 보게 된 에이든은 이전처럼 짓궂지만 좀 더 상냥해서 저도 모르는 에이든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레인은 기분이 좋았다.
자신의 정기를 가지고서 하는 거래가 아닌, 이 모든 것이 그의 진심이라고 생각하니 이래서 결혼이 행복하구나, 악마의 반려가 된 삶도 무척 좋구나 생각할 정도였다.
그런 레인이 딱 한 가지 에이든과 부딪히는 순간이 있었는데,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에이든에게서 마법을 배우는 날이었다.
악마의 반려가 된 인간은 악마와 영혼이 하나로 묶여 마력이 없더라도 그의 마력을 빌리는 것이 가능했다. 좀 더 재능이 있다면 악마들만이 쓸 수 있다고 하는 고위 마법을 사용할 수도 있었다.
에이든은 레인의 안위를 무엇보다도 걱정스레 생각했기에 언제든지 그림자에서 자신의 사역마를 불러낼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마법을 가르쳐 주었는데, 여기서 조금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다.
“하아.”
언제나 자신을 못 잡아먹겠어서 안달하듯 내뱉던 한숨에 이번에는 다른 감정이 실렸다.
레인은 말없이 서서 머리가 아파 오는지 이마를 짚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에이든의 눈치를 살폈다.
깨끗하게 잘 손질된 잔디만이 있어야 할 레인의 눈앞에는 사역마를 불러내는 데 실패한 흔적들이 가득했다. 뭔가 덩어리 같은 형체가 보이기는 하지만 구더기에 가까운 크기였고, 제대로 불러낸 것은 마지막으로 소환을 시도한 레인의 손바닥만 한 쥐가 전부였다. 그마저도 마법진이 잘못되었는지 원래 크기가 아닌 엄청나게 축소된 크기로 현현해 버렸다.
레인의 실패작을 바라보던 에이든이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알기론 네 아카데미 전공이 마법이라고 들었는데.”
“그, 그렇죠……?”
“그런데 왜 이렇게 마법이 엉망이야?”
에이든의 타박에 레인은 그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땅바닥에 시선을 떨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레인의 전공이 마법인 건 맞았지만, 솔직히 아카데미를 다니며 느낀 건 자신이 마법에 재능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다는 사실뿐이었다. 마력이 없는 와중에 마법을 배우면서도 소질이 없다고 느꼈는데, 마력이 생겼다고 해서 없던 마법 실력이 늘어날 리는 없을 터였다.
그러나 레인의 마법 실력이 이렇게 처참할지 미처 예상치 못했다는 듯한 에이든의 반응에 레인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괜히 미안해졌다.
이 싸늘해진 분위기를 어떻게든 풀어 보고자 맞잡고 있던 손가락을 꼬물거리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변명 아닌 변명을 했다.
“그러니까요, 그… 제가 마법이 전공이긴 한데, 전공이라고 다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사실 마법을 쓰는 에이든 님이 멋져 보여서 입학한 거라 제 실력하고는 그다지 상관이…….”
“아무리 그래도 내 권속 하나 제대로 소환 못 하는 게 말이 되나?”
에이든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지 그렇게 중얼거리며 손가락을 튕겨 사역마 소환에 실패한 흔적들을 단숨에 정리했다.
에이든의 심정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었다. 마법을 사용하는 게 익숙한 그로서는 사역마를 불러내는 것조차 못 해내는 자신이 이상해 보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라고 노력을 안 해 본 건 아니었는데 싸늘하게 되돌아온 냉정한 평가에 레인은 시선을 바닥에 떨구고서 정원에 깔린 잔디의 잎사귀 개수를 눈으로 세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한껏 풀이 죽은 얼굴로 가만히 서 있는 레인의 모습이 보기 좋지 않았던 에이든은 옅은 한숨과 함께 레인을 불렀다.
“레인.”
“…….”
“내가 부르잖아, 레인.”
“…죄송해요.”
자신의 부름에도 대답하지 않은 채 입을 꾹 다물던 레인에게서 사과의 말이 돌아왔을 때에는 에이든으로서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래로 내리깐 레인의 황금빛 눈동자에 점차 옅은 물기가 어리는 것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에이든의 표정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 레인은 울컥 올라오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잘해 보려고 했는데, 제 노력이 부족했나 봐요. 앞으로는 연습을 좀 더 열심히 해 볼게요.”
사실 에이든이 레인을 부른 건 그녀를 혼내기 위함이 아니었다. 풀이 죽은 레인을 품에 안고서 등을 토닥이며 달래려고 했을 뿐인데 눈물을 보이니 에이든으로서는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에이든은 반성을 이어 나가는 레인을 나긋한 목소리로 다시금 불렀다.
“레인.”
제 부름에도 고개를 들지 않던 그녀는 그제야 고개를 들고 에이든을 바라보았다. 이미 레인의 황금빛 눈동자는 눈물이 가득 차올라 잔잔한 파도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에이든은 레인에게 다가가 품에 안고서 가만히 등을 토닥여 주었다. 레인은 코를 훌쩍이면서도 에이든의 등에 제 팔을 둘러 꼭 끌어안았다. 제법 귀여운 몸짓에 에이든은 옅은 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왜 이렇게 눈물이 많을까, 레인은.”
“…….”
“저번에는 꽃 선물에 감동해서 울더니.”
“그건……. 누구나 갑작스레 꽃을 선물 받으면 감동하기 마련이라고요. 게다가 에이든 님이 주셨는데… 당연하잖아요.”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시내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 별안간 꽃집에 들린 에이든이 제 품 안에 연분홍빛 리시안셔스를 한가득 안겨 준 적이 있었다. 어쩐지 자신과 닮아서 주고 싶었다던 그의 말에 감동한 레인은 자리에 앉아 펑펑 울어 버렸다.
그날 일을 상기하자 조금 쑥스러웠는지 레인은 에이든의 가슴팍에 얼굴을 부비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에이든은 그렇지, 그렇겠네, 하고 반쯤은 공감을 담아, 반쯤은 장난기가 섞인 목소리로 대답하며 레인을 달랬다. 그러고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
“마법이 영 엉망이긴 한데, 아주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니까.”
“…….”
“내가 연습하는 걸 도와주면 금방 실력이 늘 거야. 그러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무슨 방법이요?”
마법에 소질이 없는 사람도 웬만큼 실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비장의 방법이라도 있는 건가 싶어 호기심에 레인이 그를 올려다보며 물으면, 에이든은 무슨 그런 당연한 걸 묻느냐는 듯 한쪽 입꼬리를 끌어당겨 씨익 웃어 보였다. 그 순간 레인의 허리가 쭈뼛 서면서 전신에 소름이 돋아났다.
“당연히, 몸으로 배우는 거지.”
에이든의 반려가 된 이후 몸을 섞지 않은 것도 아니었고, 침대 위에서의 그의 행동이나 내뱉는 말들이 180도로 바뀌어 적응이 안 될 만큼 자상해진 것도 아니었다. 수치심을 자극하는 음담패설이나 한계를 모르는 듯한 정력 또한 여전했다. 그러나 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잘 해 주지 않던 애무가 많이 늘었고, 몸이 아주 축날 만큼 교육을 받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는 점이었다.
그러니 이렇게 본격적으로 예전에 받았던 교육과 비슷한 것을 받는 건, 반려가 된 이후로 처음인 셈이었다.
“흐읏……!”
마법진을 발동시키려던 레인의 몸이 억눌린 신음과 함께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휘청거리는가 싶더니 이내 다리 사이로 로터 하나가 툭 떨어졌다. 애액으로 푹 절여진 그것은 정원 잔디 위에서 홀로 외롭게 몸을 떨었다.
제법 오랜 시간 동안 로터를 품고 있었는지 레인의 다리는 이미 애액으로 흠뻑 젖어 그 아래에는 자그마한 웅덩이가 고여 있었다.
로터를 뱉어 낸 레인은 얼마 안 있어 다리에 힘이 풀려 마법을 이어 나가지 못한 채 그대로 자리에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내부를 자극하는 로터에 몸은 자꾸만 달아오르고 사고는 둔해졌다. 뒤편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에이든의 시선을 의식할 때마다 반사적으로 구멍을 벌름대는 탓에 로터가 떨어진 게 벌써 여덟 번째였다.
젖꼭지는 이미 빳빳하게 서서 옷감에 스치기만 해도 신음이 흐를 정도였고, 잔디를 뒹구는 로터를 제외하면 레인의 배 속에는 세 개의 로터가 더 들어 있어 배를 움켜쥔 손끝에 옅은 진동이 느껴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배 속에 남아 있는 나머지 로터도 잔디 위로 떨굴 것만 같아 아래를 조이려 했으나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저 생각나는 것은 에이든 밑에 깔려 울면서 허리를 흔들었으면 좋겠다는 원색적인 욕망뿐이었다.
레인의 모습을 가만 지켜보고 있던 에이든은 사역마를 시켜 건네받은― 끝이 넓적하고 부드럽게 휘어지는 승마용 채찍을 들고서 저벅저벅 소리 내어 다가왔다. 그러고는 입고 있는 드레스 자락을 들추며 물을 뚝뚝 흘려 대는 레인의 음부를 채찍 끝으로 꾹꾹 눌러 댔다. 그 자그마한 자극에도 레인을 허리를 비틀며 구멍을 벌름거렸다.
제발 박아 달라 애원이라도 하는 모양새였으나 에이든은 본 척도 하지 않고 다시 로터를 안에 넣고 마법을 재시동할 것을 종용했다.
“잘 삼키고 있어야지, 레인. 칠칠치 못하게 왜 자꾸 뱉어 내고 그래, 응?”
“…흐으, 못, 하겠어요, 하읏, 더 이상은…….”
“사역마를 제대로 불러내기 전엔 안 빼 줄 거라고 말했잖아.”
“흐윽… 하, 읏……!”
“아, 아니면 하루 종일 로터를 품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지. 사역마를 소환하는 데 성공하면 걔네가 보는 앞에서 로터를 뱉어 내는 걸 보여 줘도 좋겠어. 자신들의 안주인이 얼마나 음란한지 두 눈으로 봐 둘 필요가 있으니까.”
“안 돼요, 그것만큼은… 제발……. 하윽, 으, 하응!”
얘기를 나누는 사이에도 계속해서 이어진 끈질긴 로터의 자극에 레인은 에이든에게 애원하다 말고 다시금 절정에 달했다. 벌름대던 구멍이 경련하듯 수축하는가 싶더니 이내 나머지 로터들을 차례로 뱉어 냈다. 레인의 텅 빈 구멍은 빈자리가 허전하다는 듯 오물대며 서서히 닫혀 갔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에이든의 눈빛이 싸늘하게 식었다. 음부를 툭툭 건드리며 희롱하던 승마용 채찍을 휘둘러 새하얀 엉덩이에다 휘둘렀다. 휙, 하는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머리가 새하얘지는 고통이 레인을 엄습해 왔다.
“아악!”
“…누가 로터를 뱉어도 좋다고 했지?”
“흐윽, 죄송, 해요……. 지, 지금 당장 넣을게요.”
에이든의 냉정한 물음에 레인은 고통도 잠시, 양손을 벌벌 떨며 정원 잔디 위를 뒹구는 로터를 손에 쥐고 에이든이 보는 앞에서 차례로 질구 안으로 밀어 넣었다. 하지만 애액에 오랫동안 절여진 탓에 표면이 미끄러워진 로터는 안에 넣자마자 미끄럼을 타듯 다시 구멍 밖으로 빠져나왔다.
“하아……. 이젠 로터 하나도 제대로 못 넣나?”
“잘못했어요. 어서… 넣을게요.”
한심하다는 듯 내뱉는 에이든의 말에 레인은 반쯤 우는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로터를 깊숙한 곳까지 밀어 넣었다. 방금 한차례 절정에 달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내벽에 로터의 진동이 닿자 다리 사이는 금세 물로 흥건해졌다.
마침내 레인이 네 개의 로터를 모두 넣었음을 확인시키듯 에이든에게 다리를 벌려 보였다. 에이든은 로터를 게걸스레 삼키고 있는 레인의 구멍을 예의 승마용 채찍으로 슬슬 훑어가며 살폈다.
허벅지 사이로 애액이 흐른 자리가 선명하긴 했으나 레인은 훌륭하게 로터를 모두 삼킨 채 구멍을 조이고 있었다. 음핵 주변을 채찍 끝으로 슬슬 건드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로터의 동그란 앞머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사라졌다.
아무래도 좀 더 확실히 삼키게 할 필요가 있을 듯했다. 에이든은 채찍으로 레인의 음란한 음부가 퉁퉁 부어오를 때까지 매질을 시작했다.
엉덩이에 가해졌을 때에도 머릿속이 새하얘지던 고통이 이번엔 여린 살로 향하자 머리칼이 거꾸로 서는 듯한 고통이 엄습해 왔다. 겨우 한 대를 맞았을 뿐인데도 즉각 눈물이 터지면서 저절로 용서를 빌게 되었다.
“흑! 아흑! 흐…읏! 아, 아파요, 잘못했어요, 악!”
“솔직하게 말해야지, 레인. 맞을 때마다 이렇게 물을 뚝뚝 흘려 대며 구멍을 벌름대는데, 응?”
“흐읍, 정말로, 흑, 아픈데…….”
레인은 음부에 내리쳐지는 채찍의 고통에 허벅지가 달달 떨릴 만큼 고통스러웠으나 고통을 쾌감으로 받아들이는 데에 능숙했던 탓에 맞으면 맞을수록 레인의 아랫입은 기쁜 듯이 애액을 흘려 댔다.
억울한 면이 없잖아 있었으나 에이든이 자신의 구멍을 혼낼 때마다 아랫배가 찌르르 울리는 감각과 함께 열기가 치받아 오르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하여간에 음란하기 짝이 없는 구멍이었다.
그렇게 몇 차례의 매질 끝에 에이든의 채찍이 거두어졌다. 그동안 레인은 얼마나 울어 댔는지 뺨이 온통 눈물 자국으로 가득했다. 그 와중에도 저를 바라보는 물기 어린 황금빛 눈동자에는 참을 수 없는 색욕이 어려 있어 혀로 핥아 올리고 싶을 만큼 아름답고 또 음란했다.
에이든은 당장이라도 레인의 위에 올라타 범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서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 이제 다시 일어나서 사역마를 소환해야지.”
“흐읍, 흐, 네에…….”
“성공하면 이딴 장난감이 아니라 내 걸로, 레인이 원하는 만큼 박아 줄 테니까.”
그렇게 속삭이는 에이든의 목소리에 레인은 양 뺨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벌벌 떠는 손으로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 다시 로터를 떨어트리지 않도록 아래를 있는 힘껏 꽉 조이고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사역마를 소환하는 마법의 연습을 이어 나갔다.
레인이 사역마를 소환하는 데에 성공한 것은 한밤이 되어 모든 사물이 하나의 그림자처럼 어둠에 녹아들 무렵이었다.
자신의 그림자에서 무르핀이 소환된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자마자 레인은 곧장 자리에 쓰러졌다. 놀란 에이든과 무르핀이 거의 동시에 레인에게 다가갔다. 한발 빠르게 레인의 몸을 안아 든 건 무르핀이었다.
안전히 레인의 등과 허리를 받쳐 품에 안아 든 무르핀은 곧장 레인의 상태를 살폈다. 열이 오른 듯 붉어진 얼굴과 거칠고 고르지 못한 호흡, 입술 사이로 흐르는 옅은 신음. 아무래도 소환에 성공한 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차곡차곡 쌓여 있던 쾌감을 몸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한 듯했다.
무르핀은 뒤이어 다가온 에이든에게 레인을 넘겨주었다.
에이든이 레인을 품에 안고서 물었다.
“상태는 어때?”
“아무래도 오늘 교육이 힘드셨나 봅니다. 열이 조금 있고 호흡이 일정치 않으십니다.”
“…그래.”
이마에 달라붙은 땀으로 젖은 하늘빛 머리칼을 정리해 주며 에이든이 말을 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있거든 오늘처럼 무엇보다 레인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여기도록.”
“네. 알겠습니다.”
“이만 들어가 봐.”
에이든의 축객령에 무르핀은 그를 향해 묵례를 올린 뒤 그대로 그림자 속에 녹아 모습을 감추었다.
쓰러진 레인의 몸을 안아 든 에이든은 마법으로 로터의 진동을 모두 끈 후 레인의 입술에 살포시 입을 맞추었다. 쾌감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고르지 못한 호흡을 고르게 만들어 숨을 제대로 쉬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에이든의 리드를 따라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기를 반복한 지 몇 분, 어느 순간 레인의 호흡이 순식간에 골라지더니 딱딱하게 굳어 있던 얼굴이 한결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에이든이 살며시 입술을 떼자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인이 눈을 떴다. 눈물에 흠뻑 젖은 하늘빛 속눈썹이 팔락팔락 우아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깊은 어둠 속에서도 선명히 눈에 들어왔다.
한참을 멍하니 에이든의 얼굴을 바라보던 레인은 이내 갈라진 목소리로 에이든을 불렀다.
“…에이든 님.”
“그래, 레인.”
“저… 성공했어요, 소환. 보셨어요?”
“그래, 봤어. 잘했어, 레인.”
에이든은 레인의 눈가에 어린 물기를 손끝으로 훔쳐 내며 칭찬이라도 하듯 레인의 뺨에 연신 입을 맞추었다. 아무래도 오랜만에, 갑작스레 교육을 받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들었을 레인을 달래기 위함이었다.
가볍게 에이든의 입술이 살결 위에 닿았다 떨어질 때마다 레인은 흠칫 몸을 떨었다. 점심 무렵부터 시작해 새까만 밤이 될 때까지 외투 한 장 걸치지 못한 채 정원에서 마법 연습을 하느라 추워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만약 그랬더라면 치명적으로 단 향취가 에이든의 코끝을 찌르는 일은 없었을 테니.
“너…….”
레인이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눈치챈 에이든은 미처 말을 잇지 못 했다. 어느새 레인은 에이든의 품 안으로 파고들어 차마 보이기 부끄럽다는 듯 자신의 얼굴을 숨겼다. 그러고는 그의 단단한 가슴팍 위에다 손을 그러쥐고는 기어들어 가듯 자그마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상…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지금 주세요.”
“…….”
“자꾸 음란하게 물을 흘려 대는 제 구멍을 혼내 주세요, 에이든 님.”
“하.”
헛웃음인지 조롱인지 모를 그 한마디를 내뱉은 에이든은 곧장 레인이 입고 있는 드레스를 갈가리 찢었다. 차가운 밤공기에 맨살이 닿자 그제야 추위가 느껴졌는지 레인은 몸을 떨었다.
그러나 이미 눈이 돌아 버린 에이든은 레인이 추위에 떨든 말든 신경 쓸 겨를이 조금도 없었다. 그저 반나절 내내 억눌러 참았던 욕망을 풀 생각뿐이었다.
에이든은 나체가 된 레인의 허벅지를 벌려 구멍에 손가락을 삽입했다. 입구는 이미 흠뻑 젖어 있어 애무를 따로 해 줄 필요도 없이 매끄럽게 들어갔다. 매를 맞아 퉁퉁 부어오른 음부를 가르고 들어온 이물감에 레인은 신음과 함께 허리를 파르르 떨었다. 레인의 내부에는 진동을 멈춘 네 개의 로터가 사이좋게 자리 잡고 있었다.
“아주, 음란해져서 미치겠어.”
“하으… 흐읏, 아…….”
“몇 달 동안 내내 사역마 하나 소환해 내지 못하더니 아랫입에 로터 하나 물었다고 바로 성공해 버리질 않나.”
“아, 그, 그건……. 흐, 으응, 하읏!”
“이렇게 질질 흘려 대면서 상으로 혼내 달라고 애원을 하질 않나. 사람 돌아 버리게. 응?”
아무리 곱씹어 봐도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안 나온다는 듯 에이든은 레인의 내부를 손가락으로 휘저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에이든의 손가락이 자신의 내부를 희롱할 때마다 로터들이 움직이며 속살을 자극하는 바람에 레인은 에이든의 손바닥이 흥건해질 만큼 물을 쏟아 내고 있었다.
그의 손가락이 거칠게 속살을 헤집으면 헤집을수록 로터나 손가락이 아닌 그의 성기를 받고 싶어서 미칠 것만 같았다.
“빨아.”
허리까지 들썩이며 쾌감에 흐느끼는 레인의 모습에 에이든은 아래를 들쑤시던 손가락을 빼내 레인의 입에 물렸다. 레인은 허겁지겁 그의 손가락을 입에 담아 혀로 핥아 올렸다. 시큼하고 이상한 맛이 혀끝에 감돌았으나 알 바 아니었다. 레인에게 중요한 건 그저 몇 시간을 내도록 쌓여 있던 욕구와 쾌감을 완벽하게 해소하는 것뿐이었다.
레인이 손가락뿐만 아니라 손바닥에 묻은 애액까지 정신없이 핥는 동안 에이든은 레인이 눈치채지 못하게 자리를 이동하여 정원 한가운데에 있는 티타임용 테이블 위에 레인을 눕혔다.
등 뒤에 닿는 딱딱한 감촉에 에이든의 손을 핥는 데에 열중하던 레인이 시선을 들어 에이든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에이든은 슬며시 입꼬리를 끌어 올려 웃어 보인 뒤, 레인에게서 손을 거두고는 레인의 아랫배를 톡톡 두들겼다.
“상을 받기 전에 먼저 로터부터 빼야지. 이대로 넣었다간 망가지잖아.”
“…네.”
틀린 말은 아니었기에 레인이 흥분으로 열감이 잔뜩 오른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렸다. 자신의 손을 넣어 빼거나 아니면 에이든이 빼 주기를 기다리며 은근슬쩍 다리를 벌렸으나 돌아온 대답은 레인의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자, 그럼 뱉자.”
“…네?”
“넣어 달라며? 그럼 로터를 뱉어야지.”
“…뱉으라고요?”
예상치도 못한 에이든의 말에 순간 레인은 안색이 새파랗게 질려 다시금 되물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입가에 만연한― 다분히 즐거워 보이는 미소와 긍정의 대답뿐이었다. 그 순간, 좀 전까지만 해도 전신에 들어찼던 흥분이 말끔하게 사라졌다.
뱉으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레인은 잘 알았다. 손을 쓰지 말고 로터를 바깥으로 빼라는 말이었다. 손을 쓰지 않고 빼기 위해서는 아랫배와 구멍에 힘을 잔뜩 주어 밀어내야만 했다. 게다가 자신의 배 속에 든 로터의 개수는 총 네 개였다.
벌써부터 눈앞이 까마득해져 오는 개수였다.
레인에게서 망설임을 읽어 낸 에이든이 레인의 아랫배를 어루만지며 마력을 이용해 꺼두었던 로터의 진동을 켰다. 푹 젖어 움찔거리는 레인의 내벽을 다시금 자극하는 진동에 교성과 함께 레인의 허리가 뭍 위의 물고기처럼 튀어 올랐다.
서서히 진동의 세기를 높이는 에이든의 손길에 레인은 수치도 모른 채 에이든 앞에서 허리를 흔들며 절정에 달했다. 마치 분수가 터지듯 맑고 투명한 액체가 에이든의 앞섶과 테이블 위를 온통 적셨다.
그러나 레인의 욕구가 사그라지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애가 탈 따름이었다.
어서 에이든이 자신을 박아 줬으면, 하고.
“흐읏, 으응, 에. 이든 님……. 제발……, 하응!”
“로터가 어지간히도 좋았나 본데? 분수를 터트릴 만큼 갔으면서 로터가 하나도 안 빠져나온 거 보면 내 거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아.”
“그, 그렇지 않아요, 하윽, 흑, 흐으…….”
“그럼 로터를 뱉어.”
“흐읍…, 네, 할게요. 할 테니까 제발 진동만이라도 꺼 주세요.”
“좋아.”
드디어 결심이 선 듯 레인의 눈빛에서 망설임이 사라지자 에이든은 로터의 진동을 끈 뒤 테이블 의자에 앉아 레인이 로터를 뱉어 내는 광경을 감상했다.
레인은 수치심에 몸을 떨면서도 에이든에게 자신의 구멍이 잘 보이도록 다리를 양옆으로 벌렸다. 그러고는 아랫배에 힘을 주어 로터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움찔거리던 구멍이 점차 벌어지면서 내부의 압력에 밀려 나온 로터의 둥그런 머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속살을 얼마나 괴롭혀 댔는지 로터는 레인이 흘린 애액으로 흠뻑 젖어 맨들맨들 광택이 어려 있었다.
구멍 사이로 로터가 반쯤 모습을 드러내자 어딘가에 걸린 것처럼 아랫배에 아무리 힘을 주어도 빠져나오지 않았다. 서 있을 때에는 제발 나오지 말라고 힘을 주어도 쑥쑥 잘만 나오던 것이 자세가 바뀌었다고 도통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랫배에 경련이 올 만큼 잔뜩 힘을 주고 나서야 레인은 로터 하나를 겨우 뱉어 낼 수 있었다. 애액으로 완전히 절여진 로터가 정원 바닥에 소리 없이 떨어졌다.
에이든은 로터가 빠져나간 자리가 허전한 듯 붉은 입구를 오물거리는 레인의 음부를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당장이라도 빳빳하게 선 자신의 성기를 박아 넣고서 잔뜩 예뻐하며 상을 주고 싶었지만 뱉어 놓은 말이 있어 로터를 다 뱉기 전에는 상을 줄 수 없었고, 레인의 괴로워하는 얼굴과 음란한 몸을 좀 더 감상하고 싶기도 했기에 단전에서부터 치미는 욕구를 억눌러 참았다.
“이제 하나 뱉었네, 레인.”
“…흐으.”
“이대로 가다간 새벽 동이 다 터서야 이 음란한 구멍을 혼내 줄 수 있겠어. 나더러 혼내 달라고 해 놓고서 사실 로터랑 노는 게 더 좋은 건가, 레인은?”
“아니에요……. 어서, 어서 할게요.”
에이든의 재촉에 레인은 나머지 두 개의 로터를 차례대로 뱉어 냈다. 처음에 할 때가 좀 어려웠지 요령을 알고 나자 조금 더 수월하게 해낼 수 있었다.
이제 레인의 아랫배에는 로터 하나만이 남아 있었다. 이것만 뱉으면 그토록 바라던 에이든의 것을 받을 수 있었다.
앞서 세 개의 로터를 밀어내느라 온 내벽이 다 수축하며 경련하는 느낌에 진이 빠졌으나 레인은 남아 있는 힘을 모두 쥐어짜 로터를 구멍 밖으로 뱉어 내려 애썼다. 그러나 깊숙이 박혀 있는 탓에 입구까지 밀어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고, 표면 또한 애액에 젖어 있어 구멍 밖으로 머리를 들이밀었다가 그대로 미끄러져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다섯 번쯤 반복했을까, 레인은 별안간 도리질을 치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사이 레인의 아랫입은 이미 홍수라도 난 것처럼 애액으로 흠뻑 젖어 바닥에 떨어진 로터와 별반 상태가 다르지 않았다.
“못 하겠어요, 흐읍, 더 이상 안 나와요, 에이든 님.”
“흐음…….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에이든은 이런 난감한 상황이 제법 고민스럽다는 듯 중얼거리며 레인에게 다가가 방울져 흐르는 눈물을 손끝으로 훔쳤다.
레인은 자신의 뺨을 감싸고 있는 에이든의 손바닥에 얼굴을 부비며 애교를 부렸다. 오늘은 이쯤 하고 조금만 봐 달라는 제스처였다.
오랜만의 교육이기도 했고, 이미 교육의 목표는 달성했으며 에이든의 아랫도리도 아플 만큼 빳빳하게 서 있었다. 게다가 레인 또한 자신의 것을 절실하게 원하고 있었다.
교육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명목으로 자신의 것을 기대하는 레인의 벌름대는 구멍에다 곧장 삽입을 하고서 반쯤 기절할 때까지 거칠게 허릿짓을 하여 벌을 주는 방법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에이든은 레인을 사랑하는 만큼 괴롭히고 싶어 하는 가학심을 지닌 악마였다. 제 밑에서 펑펑 울면서 허리를 흔드는 레인만큼 아름다운 건 이 세상에 없었으며,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울리고 괴롭혀 자신이 아니면 반응하지 않는, 오롯이 자신에게만 반응하는 그런 음탕한 몸으로 만들고 싶었다.
제게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도록, 머리부터 발끝까지 철저하게.
그리고 그것은 때때로 레인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보다 앞서기도 했다.
레인의 배 속에서 잠잠했던 로터가 갑자기 진동하기 시작했다. 느닷없는 진동에 반나절 내내 잔뜩 쾌감이 쌓여 있던 내벽이 자극 당하자 레인이 허리를 비틀며 신음하기 시작했다. 사타구니 사이로는 울컥 애액을 내뱉으며 경련이라도 하듯 구멍이 파르르 떨렸다.
레인은 에이든의 옷자락을 붙잡으며 애원했다.
“흐응! 흣, 흐읏! 하응, 으… 안 돼요… 그, 만!”
“이렇게 하면 로터를 더 잘 뱉을 수 있을 거야. 자, 어서 해야지.”
“흐읏, 으응… 흐, 더 이상은… 안 되는데……. 하앙!”
에이든은 레인의 애원을 가볍게 무시한 채 레인의 양 허벅지를 활짝 벌리고는 아랫배를 손바닥으로 꾹꾹 눌렀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인의 안쪽에 깊숙이 박혀 있던 로터가 모습을 드러내는가 싶더니 이내 다른 로터들과 함께 정원 바닥에 떨어졌다.
내벽을 자극하는 것들이 모두 사라지자 힘이 풀린 레인은 그대로 테이블 위로 쓰러졌다. 에이든이 곧장 레인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받쳐 머리가 부딪히는 일은 없었으나 레인은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조금도 없었다. 그저 깊고 진한 쾌락과 흥분이 섞인 숨을 정신없이 내뱉을 따름이었다.
몸이 달구어진 지는 오래였고, 에이든의 성기를 받고 싶다는 욕망이 레인의 전신을 지배하고 있었다. 머릿속이 온통 색욕으로 새하얗게 지워져 있었다.
레인은 새하얀 나체를 애처롭게 떨며 쥐고 있던 에이든의 옷자락을 힘없이 당겼다. 그 자그마한 손짓에 에이든이 순순히 레인에게 몸을 붙여 왔다. 그러고는 저를 부르는 레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에이든 님.”
“…….”
“이제 상… 주세요. 제발… 부탁드려요.”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옷자락을 당기는 손길도 미약하지 그지없으면서도, 그 와중에도 자신의 것을 갈구하는 레인의 모습에 가까스로 붙잡고 있던 에이든의 이성이 뚝 끊겼다.
에이든은 레인이 바라고 또 바라던 상을 주었다.
입고 있던 바지 버클을 끄르고서 핏줄이 불거져 나온 성기를 꺼내 곧장 레인의 구멍에 박아 넣고는 난폭하게 허릿짓을 시작했다. 오랜 시간 동안 쾌감에 젖어 눅진해진 레인의 내벽이 그의 단단한 살덩이를 기쁜 듯이 빨아들이며 쫀득하게 달라 붙어왔다.
하도 괴롭혀서인지 넣자마자 그대로 사정할 뻔했으나 에이든은 이를 악물고 눌러 참으며 귀두 끝으로 레인의 자궁구를 쳐올렸다. 퍽퍽 레인의 속살을 가르며 살갗이 맞부딪히는 소리는 레인의 교성과 함께 금세 물기에 젖어 들어갔다.
몸에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도 않으면서 필사적으로 제 목에 팔을 감고 앙앙 울어 대는 레인의 귓가에 대고 에이든이 속삭였다.
“하아……. 상 받으니까 좋아, 레인?”
“흑, 으응, 좋, 하, 아요…….”
“많이 좋은 것 같네. 아랫입이 내 걸 물고 놓아주질 않는 거 보니까. 윽!”
에이든이 귓가에 대고 음담패설을 늘어놓을 때마다 레인은 그야말로 몸도 마음도 쾌락에 지배되어 내벽을 거칠게 가르고 들어오는 에이든의 성기를 기쁘게 조여 댔다. 제 자궁 안에다 정액을 가득 부어 주지 않으면 멈추지 않을 기세였다.
“아주… 하, 음탕해져서는……. 내 정액이 그렇게 고팠어?”
레인의 자궁구를 한 번 쳐올릴 때마다 끊기는 에이든의 문장에 레인은 대답 대신 그저 울면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이미 몇 시간을 내도록 로터를 품은 덕에 풀어지다 못해 아주 눅진해진 레인의 속살은 에이든의 두툼한 살덩이가 내벽을 가르며 성감대를 쓸고 지나갔을 뿐인데도 한도를 넘어선 쾌락에 경련하듯 떨어 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절정을 맞았다. 에이든 또한 레인의 정기를 먹고 싶을 걸 꾸역꾸역 참고 있었기에 레인의 절정과 거의 동시에 파정했다.
온몸이 예민하게 달아올라 있어 자궁 안으로 쏟아지는 진득한 액체가 꿀렁이며 밀려드는 그 자그마한 자극에도 레인은 허리를 비틀어 댔다.
두 사람의 몸이 마주 붙고, 서로가 서로를 안은 채 거친 숨을 몰아쉬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러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금 입을 맞추고, 레인은 에이든의 허리에 다리를 감았으며 에이든은 레인의 가장 깊은 곳을 뭉툭한 귀두 끝으로 뭉개듯 추삽질을 시작했다.
악마와 그의 반려의 밤은 지금부터가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