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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1. 허니문 (10/12)

1. 허니문

처음에는 좋아서 우는 레인을 달래듯 가볍고 달콤했던 입맞춤이, 울음을 그치자마자 순식간에 평소보다 더 진득하고 농도 깊은 키스로 바뀌었다.

에이든은 부드럽게 애무하듯 레인의 입술을 혀로 핥고 다정하게 물었다가 놓기를 반복하다 차근히 다물린 입술을 벌리고 들어왔다. 아무런 저항 없이 그의 리드를 따라 벌어지는 레인의 입술 사이를 가르고 들어온 혀는 레인의 여린 점막을 혀끝을 세워 문지르더니 목구멍 깊숙한 곳마저 범하듯 거칠게 혀를 얽어 왔다.

예고도 없이 돌변한 태도에도 레인은 놀라지 않고 에이든의 혀를 능숙하게 받아 냈다.

하루 동안 스킨십을 금지당한 탓인지 그저 에이든에게 닿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새하얘질 만큼 좋았다. 게다가 에이든은 이제 자신의 것이었다. 자기 자신을 선물로 준 에이든과의 키스가, 그의 반려로서 하는 첫 번째 키스가 싫을 리가 없었다.

질척하게 얽히기 시작하는― 혀를 타고 흘러들어 오는 어렴풋한 쾌감에 레인은 자연스럽게 에이든의 목에다 팔을 감고서 품 안으로 당겨 안았다. 그러자 에이든이 입술을 꾹 눌러 붙여 오더니 입 안을 유린하듯 혀 놀림이 더욱 거칠어졌다.

처음에는 그럭저럭 에이든의 속도에 맞추어 혀를 얽기도 하고 점막을 자극하기도 했으나 점차 격해지는 혀 놀림을 따라갈 수 없어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마주하고 있는 입술 사이로 타액이 흐르고 숨이 부족해 머리가 몽롱해지기 시작하자 레인은 에이든의 목을 감고 있던 팔을 풀어 바들바들 떠는 손으로 가슴팍을 밀어내려 했지만 에이든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도망가고 싶어도 앞은 에이든이, 뒤로는 커다란 테이블이 가로막고 있어서 옴짝달싹할 수 없는 레인은 호흡을 미처 가다듬을 새도 없이 에이든의 혀 놀림을 따라 옅은 신음만을 흘릴 따름이었다.

“흐읍… 하……. 잠시만,”

“…뭐가 잠시야. 어제부터 하고 싶어 했으면서.”

레인이 에이든의 양어깨를 붙잡고 고개를 비틀어 겨우 입술을 떼기가 무섭게 에이든은 재차 입을 맞춰 왔다. 그러고는 레인의 머리를 고정하고 있는 여러 장식들을 능숙하게 하나둘씩 빼내기 시작했다.

머리 장식이 모두 빠져나가자 높게 틀어 올린 머리칼이 마치 폭포수처럼 자연스럽게 흘러내렸다.

에이든은 상체를 굽혀 레인을 자연스럽게 테이블 위로 눕혔다. 입고 있는 드레스를 걷어 올려 가볍게 허벅지 안쪽을 손바닥으로 쓸자 레인의 허벅지가 파르르 떨리면서 속옷을 입지 않아 훤히 드러난― 마치 무언가를 기대하듯 오물거리는 질구가 에이든의 시야에 들어왔다.

“흐으…….”

“키스하고 허벅지만 가볍게 만졌는데, 미칠 듯이 정기가 달콤해, 지금.”

“…에이든 님.”

“그 목소리도 돌겠고.”

어느샌가 다른 의미로 눈물이 고인 채 저를 올려다보는 레인의 눈가에 가볍게 입을 맞춘 에이든은 자신을 부르는 레인의 목소리에 한쪽 입꼬리를 비틀어 당겨 웃는가 싶더니 이내 무릎을 굽혀 앉아 레인의 허벅지 사이로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의 돌발 행동에 깜짝 놀란 레인이 다급하게 다리를 오므리려 했으나 양 허벅지를 단단히 붙잡고 있는 에이든의 손길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대, 대체 뭐 하시는 거예요, 지금?”

“…내 반려가 된 기념으로 특별 서비스.”

“네?”

레인의 얼굴에 의문의 빛이 미처 가시기도 전에 에이든은 곧장 행동을 개시했다. 제 손으로 벌린 허벅지 사이로 더더욱 깊이 파고들어 가 음란하게 젖어 있는 레인의 입구를 혀로 핥아 올린 것이었다.

“흐앗?!”

순간 전신을 덮쳐 오는 생소한 감각에 레인은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몸을 파르르 떨더니 에이든의 혀가 레인의 입구를 가르고 들어올 때에는 뭍에 올라온 물고기처럼 허덕이기 시작했다.

“그, 흐으, 그만, 안 돼, 요. 하읏! 거긴, 제발……!”

“그런 것치고는 엄청 좋아하는데? 내 혀를 아주 씹어 먹고 있어, 레인.”

“아, 아니, 그런 게, 아앙… 흐응, 읏!”

입가에 묻은 애액을 혀로 한 번 훔쳐 낸 에이든은 레인의 애원을 가볍게 무시하며 다시금 그녀의 음부를 탐했다.

민감한 곳에 에이든의 말캉한 혀의 감촉이 닿자마자 레인은 허리를 튕기며 신음을 흘렸고, 이 생소한 쾌락이 연신 저를 덮쳐 오는 것이 무서워 어떻게든 에이든의 머리를 밀어내고자 애썼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더욱 내부 깊숙한 곳까지 혀를 집어넣어 희롱하기 바빴다.

에이든이 코끝으로는 레인의 클리토리스를 비비고 혀로는 내벽을 헤집으며 핥아 올릴 때마다 허공에 반쯤 떠 있는 레인의 발가락은 저절로 안으로 곱아들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쾌감으로 새하얗게 번지는 듯한 감각에 테이블 위를 손끝으로 긁어 대며 열락에 못내 겨워했다.

레인이 전신을 경련하듯 바르르 떨며 절정에 달하면서 흘린 애액을 모두 깨끗이 하고 나서야 에이든은 레인의 음부에서 입을 떼고는 고개를 들었다.

이미 레인은 절정의 여운에 흠뻑 젖은 채 힘없이 테이블 위에 누워 거친 숨을 고르고 있었다. 테이블을 긁어 대느라 이미 손끝은 새빨간 생채기투성이였다.

에이든은 그새 땀으로 흠뻑 젖은 레인의 머리칼을 차분하게 정돈하며 생채기로 붉어진 레인의 손끝을 입에 넣어 상처를 어루만지듯 제법 다정하게 혀로 핥았다.

“아무리 좋았어도 몸에 상처를 내면 안 되지. 응?”

“…….”

“네 몸에 손댈 수 있는 건 나 하나뿐이니까.”

에이든이 상냥하게 타이르자 레인은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뭐든 다 해도 좋으니 제발 방금 것만큼은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고 싶었지만 기운을 모조리 빨려 부탁할 힘조차 없었다.

고분고분 자신의 손길에 모든 것을 맡기는 레인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에이든의 아랫도리가 팽팽하게 부풀다 못해 뻑적지근해지기 시작했다.

사실 요즘 레인의 몸 상태를 살핀다고 정기를 적게 취했더니 레인의 곁에만 서도 미친 듯이 식욕이 돌아 곤란할 지경이었다. 어젯밤 저를 상대로 대담하게 펼치던 유혹을 어떻게 넘긴 건지도 모를 만큼 에이든은 레인에게 지독히도 굶주려 있었다.

그는 맥없이 테이블 위에 누워 있는 레인에게 입을 맞춘 뒤 미리 준비해 둔 비싼 값을 들여 구한 향유를 집어 들었다.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며 숨을 고르던 레인이 시선을 움직여 에이든을 쳐다보았다. 뭘 하느냐고 묻는 듯한 시선에 에이든은 옅은 웃음을 흘리며 향유의 마개를 땄다.

“오랜만의 식사이기도 하고, 결혼도 했는데 기분을 좀 낼까 해서.”

“……?”

“오늘 이거 다 쓰기 전까지는 안 끝낼 거니까.”

“네? 저 지금도 좀 힘든, 히익!”

레인이 미처 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기다란 유리병의 주둥이가 아래를 파고들어 왔다. 순간 제 아래를 뚫고 들어오는 이물감에 몸을 바르작거렸지만 에이든이 가로막고 있어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제 안으로 밀려들어 오는 액체를 받아 내야만 했다.

꿀렁꿀렁 진득한 액체가 안으로 끊임없이 타고 들어오는 감각은 정액이 부어지는 감각과 소름이 끼칠 만큼 비슷해 레인의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은은하게 나는 꽃향기로 봐서는 향유임이 짐작이 되었지만 이렇게 점성이 높은 향유는 처음이라 생소한 느낌에 레인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에이든 님……. 느낌이… 아, 이상해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레인의 아랫입은 기쁜 듯이 꿀떡꿀떡 향유를 잘도 삼켜 가고 있었다. 제 손으로 길을 들여 놓기는 했지만 어지간히도 음란한 몸이었다. 일부러 정액과 비슷한 점도의 향유를 구하느라 애를 쓴 보람이 있었다.

레인의 안에다가 직접 자신의 정액을 부어 주는 편이 제 욕구를 채우는 데 더 좋았겠지만, 지금 느껴지는 기갈을 모두 해소하려 했다가는 또다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기에 향유를 붓는 걸로 대신하기로 했다.

그리고 점차 색욕으로 물들어 가는 레인의 얼굴을 감상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에이든은 레인의 아랫배를 차분히 토닥이며 레인을 다독였다.

“괜찮아, 잘 삼키고 있어. 몸에 나쁜 건 아니니까.”

그렇게 마지막 한 방울의 향유까지 모두 털어 넣었을 때쯤에야 병 입구가 치워졌다.

질구를 막고 있던 단단한 물체가 사라지자 그 빈자리가 허전했는지 레인의 입구가 벌름거리며 방금 부어 넣은 향유를 내뱉었다.

아래에서부터 흐르는 향유는 자연스럽게 레인의 회음부와 엉덩이께를 적셨다. 번들번들해진 레인의 음부를 보자 에이든은 금방 식욕이 돌면서 당장에라도 자신의 것을 박고 싶었지만 애써 참았다. 대신 가차 없이 세 손가락을 레인의 구멍에 박아 넣어 향유가 흐르지 않도록 막았다.

에이든의 애무에 한번 간 덕분인지 아니면 값비싼 향유 덕분인지 레인의 아래는 능숙하게 그의 손가락을 삼키며 조여 댔다. 마치 쑤셔 달라고 조르는 듯한 느낌에 에이든은 기대에 보답하듯 손을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향유로 흠뻑 젖은 손길이 안에서 출렁거리는 향유와 함께 내벽 안쪽을 긁으며 자극했다. 정액을 배에 한껏 가득 담고서 에이든의 것을 받는 듯한 느낌에 레인은 초점이 잔뜩 풀린 눈으로 신음과 함께 허리를 비틀었다.

“흐읏! 아, 안에, 흐읍, 출렁거려요……. 이상, 하으, 해…….”

“후우, 뭐가 이상한데? 네 입으로 말해 봐.”

레인의 말에 낮게 으르렁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에이든이 말했다.

차오르는 흥분에 답답해졌는지 에이든은 레인의 아래를 쑤시면서 다른 한쪽 손으로는 입고 있던 재킷과 조끼의 단추를 벗어젖혔다. 셔츠 단추도 거침없이 풀어 땀으로 번들거리는 가슴팍이 오롯이 드러났다. 그러고는 기다란 소매를 팔뚝까지 걷어붙이고 나자 에이든은 본격적으로 레인의 내벽을 들쑤시며 자극하기 시작했다.

레인은 아래서부터 치받는 쾌감과 이전에 느껴 본 적 없는 기묘한 감각에 허리를 들썩이며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

“못, 하겠어요……. 아흑! 그냥… 이상해요.”

“말을 해야 내가 뭐가 이상한지 알지. 응?”

“아, 안에… 에이든 님의 정액이 가득한 것처럼… 자꾸 출렁거려서, 느낌이 이상해요.”

“하아, 그럼 진짜 내 정액을 담으면 어떻게 되는지 비교해 볼까?”

“아뇨, 괜찮은데, 하읏! 그만, 아흑……!”

멍하니 풀린 눈동자로 저와 시선을 맞추면서 아랫배를 문지르는 모습에 에이든의 이성의 끈이 끊어진 것은 순식간이었다.

향유 말고 자신의 정액으로 아랫배를 가득 채워서는 느낌이 이상하다고 흐느끼는 레인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사정없이 제 등을 긁어내리며 그만해 달라고, 더는 못 받겠다며 울고불고 사정할 때까지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에이든은 그런 자신의 욕망에 충실히 따랐다.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을 허우적거려 가며 거절하는 레인의 의사를 가볍게 무시하고는 아프다고 느껴질 만큼 팽팽하게 부푼 자신의 성기를 꺼낸 뒤 곧장 레인의 질구에 끝까지 밀어 넣었다.

에이든의 두툼한 귀두가 내벽을 거칠게 가르며 들어오는가 싶더니 자궁구 근처까지 단숨에 쳐올리자 레인은 숨이 턱 막히는 감각과 동시에 까무러치기 일보 직전처럼 전신을 파르르 떨었다. 지나친 쾌락에 차마 신음조차 낼 수 없어 불규칙한 호흡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것이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에이든은 레인을 달래듯 힘없이 떨구어지는 고개를 받쳐 들고는 입을 맞추며 아기 새에게 먹이를 넘겨주는 어미 새처럼 숨을 목구멍으로 넘겨주었다. 그러고는 느긋하게 허리를 한차례 뒤로 물렸다가 레인의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왔을 때쯤 다시금 레인의 가장 깊숙한 곳을 있는 힘껏 쳐올렸다.

“아응! 흑! 하읏, 흐……. 죽, 어요……. 흑, 죽을 것 같아.”

“죽으면 안 되지. 날 가졌는데, 벌써 죽으면 어떡해.”

“그건… 그렇지만…….”

에이든의 말에 흐리멍덩한 눈동자를 느릿하게 깜박이며 레인은 고민스럽게 중얼거렸다. 에이든의 말대로 에이든을 드디어 손에 넣었는데, 제 것으로 만들었는데 어이없게 복상사를 해서 행복을 다 누리지 못하는 건 정말로 아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 커다란 것이 자신의 아래를 꿰뚫고 들어와 사납게 움직일 때면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쾌감이 흘러들어 와 미칠 것 같았다.

게다가 어제 하루 동안 금욕해서 그런지 저도 모르게 자그마한 스킨십에도 평소보다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었고, 집채만 한 파도처럼 밀어닥치는 쾌감에 어제 에이든을 넘어뜨려 보겠다면서 도발을 한 것이 후회가 될 정도였다.

그런 레인의 생각을 읽은 것처럼 에이든의 눈초리가 아름답게 휘었다. 이내 레인의 상태를 살피듯 잠시 멈춰있던 허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에이든의 커다란 성기는 쿵쿵 머리가 울려 댈 만큼 레인이 느끼는 지점을 사정없이 찔러 댔다.

에이든의 허릿짓이 이어질 때마다 맞물린 구멍 사이로 향유가 주르륵 새어 나와 회음부와 질구를 적셨다. 매끄러워진 입구 덕분에 에이든의 것은 수월하게 레인의 내벽을 드나들 수 있었다.

미끄러지듯 들어와 거칠게 빠져나갈 때마다 레인은 허리를 튕기며 못 참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다시금 숨이 넘어갈 것처럼 헐떡이는 레인의 뺨에 연신 입을 맞추며 에이든이 말했다.

“그러게, 후으, 진작 내 말, 들었으면 좋았잖아.”

“하읏! 아흑, 그만!”

“아래는 내 걸 물고 안 놔주는 거로 봐선 아주 좋나 보네.”

“흐으, 아닌, 데에…….”

“여전히 위보다는 아래가 더 솔직하고.”

에이든은 레인을 향해 짐짓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 보이면서도 아래로는 자궁구가 울릴 만큼 사정없이 박아 댔다.

사실 에이든도 코끝을 찌를 듯 향취를 더해 가는 레인의 정기에 정신을 놓아 버리기 일보 직전이나 다름없었다. 영혼이 묶여서 그런 것인지 이전보다도 정기가 더욱 예민하게 느껴진 탓도 컸다.

레인은 몸을 일으킬 힘조차 없어 에이든의 팔뚝을 겨우 붙잡고서 살살 해 달라고, 안이 모두 망가질 것 같다며 울었지만 에이든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레인의 느끼는 지점을 무자비하게 쳐올릴 따름이었다.

에이든의 팔뚝에 레인이 손톱으로 새겨 넣은 새빨간 선으로 된 생채기가 수없이 났을 때쯤, 레인은 허리를 파르르 떨며 다시금 절정에 달했다. 그와 동시에 내벽이 수축하면서 에이든의 성기를 조여 오자 곧바로 안에다 사정했다.

향유와 함께 섞여든 탓에 아랫배 안에 꿀렁이는 것이 정액인지 향유인지 알 수 없었으나 액체가 힘차게 내부로 밀려드는 감각에 레인은 기쁜 듯이 입구를 오물거렸다.

후희를 겸해 에이든이 허리를 뒤로 물렸다가 내벽을 가르기를 두어 번 반복할 때마다 속살이 경련하듯 떨면서 레인은 숨 쉬는 법을 잊은 사람처럼 헐떡였다. 에이든의 팔뚝을 붙잡던 팔도 힘이 모두 빠져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아름다운 신부의 복장을 하고서, 온 사방이 아름다운 장미로 가득한 정원에서 다리를 활짝 벌리고서 아랫입으로 정액과 향유가 뒤섞인 액체를 내뱉는 레인의 모습은 그야말로 아름다워서, 에이든은 땀으로 젖은 레인의 이마에 연신 입을 맞추면서도 자신의 성기가 슬금슬금 다시 일어서는 것을 느꼈다.

테이블 위에 넋을 놓고 누워서 숨을 몰아쉬던 레인은 문득 아래에서 느껴지는 위화감에 저도 모르게 당황스런 눈초리로 에이든을 쳐다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래에서 느껴지는 두툼하고 단단한 살덩이는 에이든의 것이었는데, 분명 방금 사정을 해 힘을 잃었어야 할 그것이 어째서인지 다시금 단단히 서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등 뒤로 스미는 불길한 예감이 제발 틀리기를 바라며 레인은 신음을 내뱉느라 칼칼해진 목소리로 제 얼굴에 연신 입을 맞추느라 바쁜 그를 불렀다.

“저… 에이든 님.”

“왜?”

“그, 있잖아요…….”

“응?”

평소보다도 다정하고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대답하면서도 등골이 쭈뼛해질 만큼 오싹해지는 깊은 그의 욕망에 레인은 입 안에 고인 침을 꼴깍 소리 내어 삼켰다.

방금 사정을 했는데 어쩐지 에이든 님의 것이 서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싶었으나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어 두 눈만 동그랗게 뜬 채 애꿎은 침만 연신 삼켜 댔다.

목울대가 미약하게 움직이는 것을 본 에이든은 낮게 웃었다. 그러고는 눈을 살며시 내리깔며 레인의 얼굴을 찬찬히 훑었다.

에이든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긴장한 듯 살을 파르르 떠는 것이 에이든의 식욕을 자극했다. 크기를 키운 제 아래에 잔뜩 당황해서는 뭐라 말을 꺼내면 좋을지 몰라 입을 달싹이는 모습도 사랑스러워 참을 수 없었다.

급하게 이루어지긴 했으나 레인을 자신의 반려로 맞은 것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모습을 다른 악마들에게 보였다면 제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에이든은 레인의 뺨을 다감하게 쓰다듬으며 물었다.

“왜? 불렀으면 말을 해야지.”

“아. 그, 그게… 그러니까…….”

에이든의 재촉에 레인의 시선이 좌우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솔직한 심정으로 지금 또다시 그의 것을 받았다가는 끝이 보이지 않는 열락 속에서 산산이 부서질 것만 같았다. 향유에 미약이라도 섞은 것인지 에이든의 크기가 규격 외라서 그런 건지 그것도 아니면 어제의 금욕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 너무 느껴서 도리어 무서울 지경이었다.

그래도 한 번 사정을 했으니 잠시나마 쉴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토록 빠르게 다시 커질 줄은 몰랐다. 하지만 그 사실을 입에 담았다가는 곧장 그 커다란 것이 아래에 꽂힐 것 같은 불길한 느낌에 입에 담기가 주저되었다.

마음의 동요가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레인의 모습에 에이든은 속으로 혀를 찼다.

하여간에 악마와 살을 부대끼며 산 지 오랜데도 도통 거짓말이 늘지 않았다. 이렇게 순진해서야 어디 가서 자신의 반려라 말하고 다닌들 믿어 주지 않을 터였다.

‘뭐, 그래서 오히려 좋지만.’

에이든은 조용히 속마음을 삼키고서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척 힘차게 일어선 성기를 느긋하게 입구에 대고 비비며 새초롬하게 물었다.

“왜 그래? 어디 몸이 안 좋아?”

“아, 흣, 그건 아닌데요…….”

“그럼 다행이네. 표정이 안 좋은 게 많이 힘든가 싶어서 잠시 쉴까 했는데, 안 그래도 괜찮을 것 같네.”

“…네?”

“방금 전에는 내가 널 가졌으니까, 이번에는 레인이 날 가져 볼까?”

약간의 장난기와 약간의 순진함과 약간의 천연덕스러움을 가장한 에이든의 목소리가 떨어지자마자, 레인이 그 문장을 미처 이해하기도 전에 레인과 에이든의 위치가 서로 뒤바뀌었다.

에이든은 좀 전까지만 해도 레인이 누워 있던 테이블 위에 몸을 눕히고 있었고, 레인은 그의 몸 위에 올라탄 자세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레인의 음부 바로 밑에는 기운차게 껄떡이고 있는 에이든의 것이 자리 잡고 있었다. 아마 여기서 허리를 좀 더 움직인다면 곧장 꿰뚫릴 것이 분명한 절묘한 위치였다.

레인이 어찌할 바를 모른 채 탄탄하게 잘 짜인 에이든의 복근에 손을 얹고 가만 앉아 있자, 에이든은 레인을 리드하듯 그 손을 잡아 단추란 단추는 모조리 풀어 젖혀 가슴팍이 모두 드러난 상의가 있는 곳으로 이끌었다.

“먼저 옷부터 벗기고 시작해야지.”

“아, 아뇨,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그리고 아래로는 내 걸 삼키고.”

부끄러운지 온몸이 새빨갛게 달아오른 레인의 질구에 귀두 끝을 맞추었다. 살짝 들려 있는 레인의 허리가 내려앉으면 곧장 꿰뚫리는 위치였다.

그걸 눈치챈 레인이 다급하게 허리를 비틀어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어느새 자신의 골반을 붙잡고 있는 에이든의 단단한 손길에 수포로 돌아갔다. 그러고는 골반을 내리누르는 그의 손길을 따라 단숨에 그의 성기를 집어삼켰다.

“흐앗!”

한계까지 벌어진 레인의 입구 사이로 향유와 정액이 섞인 액체가 미세하게 흘렀다. 자궁구까지 단숨에 꿰뚫린 탓에 레인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번지기 시작하면서 고개를 뒤로 크게 젖히며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허용치를 넘어선 쾌감에 떨리는 손은 에이든의 셔츠 자락을 동아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애처롭게 붙잡고 있었다.

“흐으, 흣, 아, 안 돼…….”

눈물로 흐려져 가는 시야 속에서 레인은 자신이 느끼는 지점을 쿡쿡 찌르는 에이든의 성기에서 벗어나고자 허리를 이리저리 비틀어 봤지만 그의 양손이 골반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통에 빠져나가기는커녕 도리어 내벽을 문지르는 꼴이 되었다.

한계까지 벌어진 구멍의 틈새로 울컥 애액인지 향유인지 모를 액체가 흐르면서 에이든의 바지 앞섶을 흠뻑 적셨다. 그러자 에이든은 웃으면서 자신의 것을 삼킨 채 자리에 주저앉아 있는 레인에게 어서 자신을 잡아먹으라며 다독였다.

“자, 이제 허리를 움직여야지, 레인.”

“하으, 못, 해요……. 이상해져…….”

“그럼 내가 도와줄까? 내 사랑스런 반려를 위해서라면 못 할 것도 없는데.”

“아니, 안 그래도 되는, 흑, 윽! 아, 하읏, 그, 그만!”

에이든은 도저히 못 하겠다며 우는 얼굴로 손사래를 치는 레인의 골반을 붙잡아 반강제로 일으켜 세우며 동시에 허리를 뒤로 살며시 물렸다.

안을 가득 메우고 있던 성기가 내벽을 모조리 긁으면서 느릿하게 빠져나가자 레인의 가는 허리가 잘게 떨리며 신음했다. 힘에 부쳐 하는 레인과 달리 아랫입은 성기를 다시 받아먹고 싶어 안달이 난 듯 뻐끔거리며 향유를 주르륵 내뱉었다.

지독히도 음탕한 광경에 에이든은 뱀처럼 혀를 내어 요사스럽게 입술을 핥았다. 그러고는 주저 없이 레인의 골반을 잡아 당겨 자신의 것에 주저앉혔다. 그와 동시에 잠시 뒤로 물렸던 허리를 쳐올려 레인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범했다.

체위 탓인지 평소보다도 깊이 안쪽으로 파고드는 듯한 감각에 레인은 흐느끼며 에이든의 손길을 따라 강제로 허리를 움직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너무 격렬한 움직임에 쾌감이 치받아 오를 때마다 에이든의 가슴팍에 손을 얹어 몸을 지탱하려고 했으나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탓에 번번이 미끄러져 내려 간신히 셔츠 자락을 쥐는 것이 고작이었다.

접합부 사이로 흐르는 액체가 살갗에 비벼지면서 정원 한가득 찔꺽찔꺽한 음란한 소리가 잔뜩 울려 퍼졌다. 더 이상은 안 된다며, 안이 망가질 것 같다며 우는 레인과 달리 그녀의 속살은 박으면 박을수록 기쁜 듯이 욕심껏 에이든의 성기를 조이며 집어삼켰다.

에이든은 한 손으로는 레인의 골반을 붙잡아 움직이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새하얀 엉덩이를 세게 내리쳤다. 짝, 하는 날카로운 마찰음이 레인의 비명과 함께 들려왔다. 순간 레인의 속살이 에이든의 것을 콰득콰득 물었다. 절정에 달하기 직전인지 성기에 달라붙은 내벽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흐악!”

에이든은 치솟는 사정 욕구를 깊은 한숨으로 눌러 참으며 다시 한번 레인의 엉덩이를 때렸다. 척추를 타고 흐르는 짜릿한 고통에 레인의 몸이 다른 의미로 떨리기 시작했다.

이미 전신을 한차례 덮친 열락에 레인은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이 고통인지 쾌락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두 가지의 상반된 감각이 농밀하게 뒤엉켜 성감을 끝없이 고조시키고 있었다.

결국 레인은 뒤이어 수차례 이어진 매질에 허리를 흔들며 전신을 경련하듯이 떨며 절정에 이르렀고, 동시에 에이든 또한 자궁 가득히 정액을 퍼부었다.

에이든은 기력을 다해 맥없이 제 가슴팍 위로 허물어진 레인의 몸을 다정하게 안아 들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여전히 레인의 음부는 그의 것을 삼킨 상태라 그가 앉자마자 귀두가 내벽을 긁으며 깊숙이 파고든 탓에 몸을 바르작거리면서도 반응할 힘이 없는지 거칠어진 숨을 내뱉는 것에 그쳤다.

그에게 붙잡힌 양쪽 골반은 시뻘건 손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지만 레인은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그저 연신 저를 덮쳐 온 쾌락에 늪에서 빠져나와 호흡을 고르는 데에 급급했다.

에이든은 힘없이 제 가슴팍에 기대어 색색 숨을 몰아쉬는 레인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이마에 잔뜩 달라붙은 머리칼을 친절한 손길로 정리해 주었다.

질펀한 정사를 벌이는 내내 레인이 입고 있던 드레스는 정액과 애액과 향유로 더럽혀져 본래의 빛을 잃었지만 그마저도 지독히 아름다워서 식욕인지 정욕인지 사랑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자꾸 머리를 쳐들었다.

레인은 그런 에이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귓가에 들려오는 에이든의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가만히 그의 손길을 받았다. 그의 손길이 얼굴에 닿을 때마다 가슴 밑바닥이 간질간질해지는 것이 기분이 제법 좋았다.

온몸 구석구석까지 들이찬 쾌감이 한차례 물러나자 레인은 정말로, 에이든이 제 것이 되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실감이 났다. 에이든이 저를 주겠다며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 주었던 반지도 얌전히 제자리에 끼워져 있었다.

물론 아래에 묵직하게 들어찬 에이든의 것 또한 여전히 그대로였다.

방금 전까지는 쾌락에 정신이 없어서 자각할 틈이 없었고, 또 몸이 아픈 동안에는 저택에서 딜도를 착용하지 않고 지내서인지 뭉근하게 아래를 자극하는 것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조심스레 자세를 바꿔 봐도 크기 탓인지 이물감이 커서 그만 빼 달라고 말하려던 찰나였다.

레인과 에이든의 두 시선이 마치 짠 것처럼 허공에서 맞물렸다. 온몸의 털이 쭈뼛 설 만큼 강렬한 감정이 시선을 타고 흘러들어 왔다.

한참이나 진득하게 시선을 얽던 에이든이 깊어 가는 정적 속에서 먼저 입을 열었다.

“날 가진 기분이 어때, 레인?”

나지막이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레인의 귓가를 위태롭게 간질였다. 순간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얼굴이 새빨갛게 불타올랐다. 에이든을 손에 넣었다는 짜릿한 감각도 있었지만, 좀 전에 에이든의 위에서 허리를 흔들며 가 버린 자신의 모습이 뒤늦게 떠오른 탓이 컸다.

에이든과 계약을 하고 나서 별의별 입에 담을 수 없는 수많은 정사를 해 왔다고 나름 자부했는데, 직접 그의 몸 위에 올라타 허리를 흔드는 것만큼은 도저히 익숙해질 것 같지 않았다. 차라리 다리를 벌려 박아 달라 조르는 쪽이 덜 창피할 것 같았다.

레인은 붉게 달아오른 뺨에 손등을 가져다 대어 연신 열을 식히며 대답했다.

“아, 그게, 좋은데… 조금 창피해요.”

“뭐가?”

“제가… 에이든 님의 정기를 빼먹으러 온 서큐버스가 된 것 같아서요.”

부끄러운 듯 커다란 두 눈을 데굴데굴 굴리며 그렇게 내뱉은 레인은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지 못했다. 최대한 솔직하게 표현하려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제 입으로 서큐버스 같다는 말을 내뱉는 것이 영 쑥스러워 참을 수 없었다. 게다가 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에이든이었다.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것도 아니고, 진짜 악마 앞에서 몽마 얘기를 꺼내려니 낯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에이든은 한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레인의 얼굴을 가만 바라보는가 싶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흐음. 레인이 서큐버스라면 원하는 대로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내 정기쯤.”

“네?”

“다른 놈에게 못 가도록 가장 달콤한 정기를 안겨 줬을 텐데, 조금 아쉽네.”

장난기 섞인 웃음소리와 함께 귓가에 불어넣어지는 유혹적인 말들에 깜짝 놀라 동그래졌던 레인의 눈동자가 당황스러움에 곧장 아래로 향했다. 좀 전까지만 해도 힘들어서 쉬고 싶었는데 갑자기 음부 안쪽이 간질거리더니 에이든의 성기를 품고 있는 속살이 제멋대로 꿈틀대기 시작했다.

흥분한 것이었다.

덕분에 안 그래도 거의 한계까지 벌어져 있던 질구가 금방이라도 찢어질 것처럼 한계 이상으로 벌어졌다. 좀 전 것도 담고 있기에 벅찼는데 여기에서 더 크기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지경이었다.

레인은 다급하게 에이든의 옷자락을 붙들었다. 그러고는 구멍이 찢어질 것 같은 두려움에 입구를 연신 움찔거렸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좀 전처럼 눈이 돌아갈 만큼 몸을 섞고 싶었다.

진심으로 에이든을 원했다.

레인이 그의 이름을 입에 담았다. 에이든이 아닌, 진짜 그의 이름을.

“세에레 님.”

“…….”

“저… 첫날밤을 더 보내고 싶어요…….”

있는 용기 없는 용기 모두 쥐어짜 내 그렇게 내뱉은 레인은 고개를 들어 에이든과 시선을 맞춘 뒤, 에이든의 손을 잡아 끌어 아랫배에다 가져다 대며 말을 이었다.

“여기, 정액으로 가득 채우면 어떨지 알려 주신다고 하셨잖아요. 네?”

“…아주 예쁜 말만 골라서 하지.”

음산하리만큼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듯 내뱉은 에이든은 레인을 품에 안은 채 곧장 텔레포트를 이용해 침대 위에 거칠게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레인이 바라던 대로 거칠게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퍽퍽 자궁구를 얻어맞는 것처럼 사납게 몰아붙이는 에이든이 간지러웠던 내벽을 긁어 줄 때면 레인은 도를 넘은 쾌감에 반쯤 자지러져서 울며 키스를 해 달라고 칭얼거렸다.

“흐읍, 흑, 아흐, 키스, 읏, 해 주세요…….”

첫날밤인데 신부가 이렇게 음탕해서 어떻게 쓰냐며 타박하는 투로 말하면서도 에이든의 입가에는 만족스런 미소가 걸려 있었다. 더 해 달라, 키스해 달라 매달리며 보채는 레인이 지나치게 사랑스러운 탓이었다.

에이든은 레인이 입고 있는 드레스를 벗기며 저를 향해 간절하게 매달리는 레인에게 숨을 불어 넣듯 진득하게 입을 맞추었다. 타액과 호흡과 신음이 한데 섞여 서로의 입 안에서 뭉개졌다. 그러고는 레인의 양손을 마주 잡아 깍지를 꼈다.

어느새 서로의 왼손 약지에 끼워진 같은 디자인의 반지가 창가를 타고 들어오는 싱그러운 오후의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였다.

마침내 서로가 서로의 소유가 된 두 사람의 첫날밤이 음란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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