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디는 갑작스러운 흐름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부인하기 시작했다.
“저… 저는 진짜 아니에요. 학장님, 절 아시잖아요. 고작 그딴 한심한 짓거리로 성공적인 졸업을 포기할 애가 아니라는 거!”
하임스 학장은 다 안다는 듯 눈썹을 늘어뜨리며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제이디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도대체 누가 선수를 친 거야…. 역시 목욕실에서 만난 그 아이들? 결국 자백 대신 저에게 누명을 씌우는 길을 선택한 모양이다. 녹스도 관련되어 있나?
근신 기간 동안 학장과 경무청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게 확실한데 구체적으로 알 수가 없어 제이디는 무척이나 답답했다.
그래서 이성적이지 못한 판단을 하고 말았다.
“저 봤어요! 기숙사에서 아딜론 중독 증세를 보이는 애들요. 평소보다 유난히 창백하고 울긋불긋해진 아이들, 학장님은 못 보셨어요? 절 보세요, 전 부작용이 없다고요!”
하임스는 제이디의 말을 듣더니 오히려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꼬투리를 잡았다.
“아딜론인 줄도 모르고 채취를 했다는 학생이… 아딜론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그렇게 잘 알지?”
“그, 건… 이번 일 때문에 찾아보다가… 워낙에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다 보니 신문이나 이런저런 인쇄물에서 알게 된,”
“헤이스터 군. 자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궤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미 자네 가방에서 아딜론을 보관한 봉투와 궐련 종이가 나왔어. 그걸 발견한 무고한 학생과 거래까지 했고. 자네가 수석 자리를 내어 주는 조건으로 비밀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들었네. 거기다 증언까지…. 나로서도 이제 자네를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
‘무고’하다니. 왜 녹스가 제 가방을 뒤진 것과 저를 추행한 건 언급하지 않는 거야?
제이디는 점점 조급해졌다.
“학장님… 그러지 마세요. 저한테 그러지 마세요, 네? 제발…. 전 아딜론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단 말이에요…. 그냥… 그냥, 정말 그냥 가지고만 있었던 거예요. 학장님도 아시잖아요…. 제발요.”
그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새로운 약초를 연구해 보고 싶었을 뿐인데. 하지만 그건 자신이 모든 걸 잃어도 결코 말할 수 없는 진실이었다.
하임스는 침묵을 이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최선일 것이다. 제이디는 서서히 절망에 잠식되어 갔다. 그리고 깨달을 수 있었다. 애초부터 패배할 싸움 안에서 발버둥 치고 있었다는 걸.
왜 사건의 당사자인 자신이 아카데미와 경무청이 모든 이야기를 마친 다음 가장 마지막으로 불려왔을까.
처음부터 저에겐 진술의 기회 따위 없었다. 경무청에 근무 중인 녹스 에반의 아버지가 분명 개입했을 것이다. 휘노와 리노 또한, 다행한 일이지만, 가문의 도움으로 죄를 벗었거나 에반가와 합의를 했을 거고.
아딜론 밀반입에 대한 범인을 특정하지 못해 아카데미의 명예를 실추할 바엔 차라리 평민 여자애 하나를 희생해 모든 죄를 몰아주는 게 그네들의 입장에서는 편한 방향이겠지.
게다가… 이곳에서 4년간 숨죽이고 이단 학문을 연구한 걸 생각해 보면, 어차피 저는 본래부터 범법자였다. 그 대가를 이제야 받는 거라고 생각하면 체념되었다.
“자네의 처분은 조만간 결정될 걸세. 자네는… 보호자가 없다 보니… 아카데미 측에서도 좋은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겠어.”
“…….”
“유감일세. 이만 나가 보게.”
무력하게 학장실을 나온 제이디는 얼마 안 가 녹스를 만나 전말을 들을 수 있었다.
“미안해. 내가 그렇게 충동적인 짓만 저지르지 않았어도…. 나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어.”
“됐으니까 설명이나 해 줘. 뭐가 어떻게 된 건지.”
“그게….”
제이디의 예상이 모두 맞았다. 경무청으로 넘긴다던 사건은 실상 하임스 학장과 에반 경무청 차장 사이의 거래를 통해 제이디 헤이스터라는 평민 학생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으로 암묵적으로 종결지어졌다.
하임스는 아카데미의 명예를, 에반은 가문을 이을 아들의 안위를 위해.
제이디의 근신이 잠깐 풀리자마자 휘노가 달려왔다. 근신자와는 한방을 써선 안 된다며, 휘노는 이틀간 다른 방에 머물고 있었다.
“제이디, 넌 아무 걱정도 하지 마. 아버지께 제국 최고의 변호사를 선임해 달라고 했어. 물론 리노도 도와주기로 했고.”
하지만 아딜론에 대한 문제는 제국 내에서 워낙에 예민하게 다루는 문제인지라 펠리디오스 후작가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사랑하는 막내딸의 단짝 친구 일이어도, 그가 개입할 수 있는 데엔 한계가 있었다.
자칫 사교계에 소문이라도 잘못 퍼졌다가는 펠리디오스 후작가가 아딜론 소지 혐의가 있는 자를 옹호했다는 말이 돌 수 있었다. 그것은 휘노의 앞길에 먹칠이 될지 몰랐다. 사실 펠리디오스 후작 부부는 못 미더운 뿌리 출신 평민이 막내딸에게서 언제쯤 떨어져 나갈지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지 이런 이유로 제이디는 휘노와 리노의 도움을 완곡하게 거절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귀족가 자제들의 개입은 그들의 앞날을 위해서라도 무슨 수를 써서든 막아야 했다.
그렇게 마음을 먹던 중, 이번에는 로건 교수가 제이디를 찾아와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내가 시킨 일이라고 해.”
“네에?”
“그냥 그렇게 해. 여기서 추방되기에는 네 가능성이 아까워.”
“교수님. 죄송하지만 지금 제정신 아니신 건 아니죠? 교수님께 덮어씌우라니요?”
“어차피 내 인생은 앞으로도 변함없어. 하지만 넌 아니야. 그러니까 내 말 들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교수님은 제 은인이세요. 그리고 저는 아직 어려요. 충분히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
“어떻게 저한테 교수님을 배신하라고 강요하세요…. 그럴 수 없어요. 제가 황성 밖으로 추방되는 한이 있어도 교수님은 안 돼요. 여기 계셔야 해요. 제가 돌아올 곳을 지켜 주셔야죠.”
“…….”
“그러지 마세요. 은사를 버려서까지 여기 남고 싶진 않아요. 제발 저한테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제이디는 펑펑 눈물을 흘리면서 연신 그건 절대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로건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서럽게 우는 제자를 바라보았다. 본인도 어지간히 속이 타는지 줄줄이 담배만 피워 댔다.
로건이 울다 지쳐 축 늘어진 제이디를 부축해 일으켰다. 그와의 이별을 직감한 제이디가 마르지 않는 눈물을 흘렸다. 하루아침에 완전히 너덜너덜, 만신창이가 되었다.
다시 기숙사로 돌아온 제이디는 주변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범행을 시인하고, 퇴학까지 각오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며칠 후, 상황은 뜻밖의 국면에 접어들었다.
* * *
약 1개월 전. 수도 베르딘 경무청.
그날도 아딜론 밀수업자를 대거 잡아들여 취조 중이던 경관 하나가 혁명군의 수장으로부터 전달되어 온 은밀한 서신 한 장을 집어 들었다.
【사람 한 명 좀 추적해 줘요.】
딜레앙 백작가의 문양이 찍힌 서신 안에는 그런 메시지와 함께 찾는 이의 간략한 몽타주가 들어 있었다.
“뜬금없이 웬 아카데미생….”
제국의 상아탑, 미래의 등불만큼은 절대 건드려선 안 된다던 양반이 무슨 일로 저 같은 고급 인력까지 써 가며 학생 하나를 지켜보라는 걸까.
“뭐가 됐든 백작님의 분부는 받잡아야지요.”
아니타 리젤. 대외적으로는 황실 직속 기관인 베르딘 경무청 마법수사과 과장. 물밑으로는 혁명군 정보부 간부이자, 잽싸고 재주 좋은 리안의 작은 새.
“출장이요.”
분홍색 커트 머리 위에 푸른 경관모를 쓰고 제복 매무새를 다듬은 그녀는 그렇게 비밀한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금방이고 알아낸 그 아이의 이름은 ‘제이디 헤이스터’. 열일곱 살의 앳된 소녀였다. 변변한 가문 하나 없는, 완전한 고아 출신의 은색 머리 소녀는 곧 졸업반을 앞둔 모범생이었다.
“대단하네… 4년 연속 수석이라니.”
그리고 엄청나게 똑똑한 모양이었다.
그 학생의 일과는 그다지 별 볼 일 없었다. 많은 시간 그녀는 어딘가에 틀어박혀 공부만 했다. 작은 사교 모임조차 전혀 참석하지 않는 부분이 무척 내향적인 성향으로 보였다. 간혹 펠리디오스 후작 영애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놀러 나가거나 하는 것을 빼면, 그야말로 이름난 은둔자 그 자체.
다만 밤마다 뜬금없는 쥐 사냥을 하거나 ‘로건 리베르’라는 교수의 연구실로 향하는 부분이 다소 수상쩍었다. 사제지간의 부적절한 염문이라기에는 전혀 그런 낌새가 없었고, 당연히 잠입도 시도했으나 내밀한 공간이라도 있는지 연구실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아니타 리젤 경관은 그렇게 약 1개월간 제이디 헤이스터의 행적을 추적하며 정기 보고를 올렸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카데미 소속 변호사로 보이는 누군가가 수도 경무청을 방문했다. 에반 차장이 버선발로 나와 환대하는 모습이 보였다. 큰아들이 아카데미에 다닌다 하였으니, 아들 관련 일인가 했다.
하지만 그치들의 입에서 나오는 대화를 들은 리젤 경관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의 작당 모의에 낀 무고한 평민 학생이 바로, 그녀가 추적 감시 중인 제이디 헤이스터였기 때문이다.
이를 보고한 뒤 딜레앙 백작의 회신을 받기도 전에, 사건은 곧 들불 번지듯 커져 갔다.
【제국의 상아탑을 위협하는 악마의 초】
【범인은 17세 평민 수석생 …】
【모든 범행을 시인한 학생을 향해 황성민들이 강력히 규탄을 요구하고 있으며 …】
【제국의 등불을 위협하는 범죄 사각지대 대책 마련 촉구 …】
온 종류의 소식지가 그 아이를 겨냥하며 공격하고 있었다. 아이의 처분은 아직 결정된 바 없었지만 불리한 여론이 형성되어 퇴학을 면할 방도가 없어 보였다.
아니, 퇴학 정도면 양호한 수준이었다. 아딜론 관련 건이기에 형사 처벌을 받게 될지도 몰랐다. 물론 하임스 학장과 에반 차장이 거기까지 의도하지는 않았을지 모르지만, 들끓는 여론이 문제였다. 부도덕한 소녀를 향한 황성민의 공분은 쉽사리 꺼지지 않을 듯했다.
모리스 딜레앙 백작의 회신이 도착한 건 한창 그 아이가 뭇매를 맞고 있을 시기였다.
으슥한 펍에 등장한 백작은, 대서특필된 제이디 헤이스터의 이야기로 떠들썩한 신문들을 훑더니 가장 먼저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그걸 연구해 보겠다고 갖고 있었단 말이야?”
‘그것’이란 어쩌다 아카데미에 반입된 아딜론을 뜻하는 것일 테다. 그 한마디에 리젤은 단박에 학생의 비밀을 알 수 있었다. 밤마다 로건 리베르와 뭘 하고 있는지도 말이다. 로건의 숨겨진 과거 행적 중 ‘이단 학문 연구 혐의로 재판 및 이혼’이 있었기에 충분히 유추 가능했다.
“무모한 데다 담력도 있고. 대단하잖아.”
“…혁명군에 영입할 생각이세요?”
그녀는 무감한 얼굴로 온더록스 잔을 홀짝이며 딜레앙 백작의 의중을 떠보았다. 위스키 한 잔을 머금은 채 향을 음미하던 그가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록펠라 외곽 마을의 아이들이 부르고 다니는 노래, 들어 본 적 있어요?”
“피로 물든 록펠라 광장에 천사가 내려왔다네, 빵 없는 영혼들을 가엾이 여긴 신의 사자가 왔다네, 하는 노래요?”
“응.”
“그저 신성 제국을 찬양하는 노래로 알고 있습니다만.”
딜레앙 백작은 빙그레 웃으며 품 안에서 두 번 접힌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이게 원래 가사예요. 검열되기 전, 최초의 노래.”
♪ 피로 물든 록펠라 광장에
천사가 내려왔다네
빵 없는 영혼들을 가엾이 여긴
신의 사자가 왔다네
멜빵바지 소년공 콧수염 신사
요술을 부렸다네 요술을 부렸다네
슥삭슥삭 슥삭슥삭─
팔을 잘라라! 팔을 잘라라!
슥삭슥삭 슥삭슥삭─
팔을 잘라라! 팔을 잘라라!
팔이 있어 불행했던 사내는
두 눈을 떴다네
팔이 없어 행복해진 사내가
하하하 웃었다네 호호호 웃었다네
은발의 천사님 은발의 천사님
록펠라 광장의 은발의 천사님
검은 머리 악마의 목도
잘라 주세요 잘라 주세요 ♪
리젤은 딜레앙이 왜 이 쪽지를 제게 내밀었는지, 가사 속 ‘은발’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단박에 알아차렸다.
“얼마 전 이단 사건, 로건 리베르와 제이디 헤이스터가 저지른 일이군요.”
근래 경무청에 이단 신고 하나가 접수됐었다. 웬 수상한 이들이 불법적인 시술로 사람 팔을 생으로 잘라 거리를 피바다로 만들었다는. 관할 구역이 아니라 담당하지 않았었는데, 설마 그 사건에 제이디 헤이스터가 연관되어 있었을 줄이야.
리젤의 머릿속에 스치듯 읽어 내린 수사록 하나가 떠올랐다.
【일시: 828년 11월 셋째 주 토요일
장소: 록펠라 광장 외곽 시장가
참고인: 행상인, 노숙자 등
참극도 그런 참극이 없었죠! 세상에나, 어떻게 그런 끔찍한 발상을 할 수 있는 건지!
인상착의는요?
이발사처럼 보이는 콧수염 사내랑 꼬질한 소년공이었답니다. 그런데 소년공 쪽은 뭐랄까, 목소리가 아주 고아한 게… 사내아이라고 하기에는 왜소하고 예쁘장했지요.
팔이 잘렸다는 이는 어디 있습니까? 사망했나요?
그게 말이죠? 들어 보세요, 경관님. 글쎄, 암만 봐도 더러운 칼 갖다가 슥삭슥삭… 그렇게 팔을 잘랐는데, 아니 글쎄, 그 팔이 잘린 양반이 말이에요. 며칠 사경을 헤매는 듯하다가, 벌떡! 어느 날엔가, 벌떡! 병상에서 일어났다지 뭐예요?
장사도 다시 시작했어.
맞아, 맞아. 나도 봤어. 금방이라도 골로 가 버릴 것 같던 사람이, 얼굴에 윤기가 좔좔 흐르더라고. 다시 태어난 사람마냥 말야.
그치들 더러운 자들이 아니야…. 내가 봤어…. 뒷골목에 있었는데… 모자를 벗으니, 눈이 부시게 빛나는… 긴 은발 머리가 촤르르… 내려왔다구….
아이구? 노파가 또 헛소리한다. 오락가락하는 어르신이에요. 보나 마나 헛것을 본 걸 테지.
천사들이우…. 하늘에서… 천사들을 보내 주신 게야….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말이야…. 신도… 어찌나 가여웠으면… 쯧쯧쯧.】
달그락, 얼음 부딪치는 소리에 회상에서 깨어난 리젤이 딜레앙 백작을 응시했다. 그가 조금은 무겁게 입을 열었다.
“그 아이는 의술에 진심입니다. 대가 없이, 위험을 감수하고도 신념을 펼치고 있어요. ‘우리’들처럼.”
“…죄송합니다. 미처 알아내지 못했어요.”
“이제 경관이 할 일은 그 아이를 보호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가 술잔을 내려놓으며, 당장에 수사록을 빼돌릴 계획을 세우고 있는 리젤과 눈을 마주쳤다. 선명한 녹색 눈동자가 진하게 빛났다.
“아딜론 검시법을 풀 때가 됐어요.”
“네?”
되묻는 법이 없는 리젤이 놀라 반문했다.
딜레앙 백작은 제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아딜론의 중독 검시법을 애당초 개발해 둔 상태였다. 혁명군 물색에 혈안인 황실의 정신을 빼놓기 위해 여태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고작 평민 여자애 하나 살리겠다고 그걸 푼다고? 그 여파는 결코 작지 않을 터였다.
“그래요. 황실의 개들이 기뻐 날뛰겠지. 이제 살았다며 말이야.”
“시기는요?”
“서둘러야겠죠. 그 애가 영영 떠나기 전에.”
딜레앙 백작은 역시 제 안목은 빗나가지 않는다며 뿌듯해하더니 먼저 자리를 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쇼 타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