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젖 먹는 사이
“바라단에서 건강한 출산을 축하한다는 내용과 함께 또 선물을 보냈습니다.”
라울이 선물 리스트를 읽으며 말했다.
“또!”
감사 인사를 서신으로 써 내려가던 안투르는 ‘바라단’이라는 단어에 펜대를 꺾어 놓을 것처럼 부들부들 떨었다.
“무슨 염치로 그런 걸 보내.”
“티에리 경에게는 외손자니까…….”
“항상 말하지만 인연을 끊겠다는 조건으로 가져간 돈은? 아비, 외할아비 행세를 했다간 100%의 이자와 함께 토지의 절반을 내놓게 될 거라는 계약 조항에 도장을 찍은 걸 잊은 것도 아닐 텐데.”
“잊은 모양이죠. 1년을 넘기면 잊었다고 말하면서 찔러 보는 게 특기잖아요.”
티에리 바라단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라는 말을 말버릇처럼 달고 사는 능구렁이였다. 천륜을 돈과 바꾼 비정한 아버지지만 왕가의 피가 흐르는 외손자는 탐이 나는 모양이다.
“록시나도 친정이라면 넌덜머리를 내니까 경고장 하나 붙여서 돌려보내.”
“경고장엔 어떤 내용을 쓸까요?”
“계약 불이행 시, 바라단을 박살 낼 거라고 해. 길거리에 나앉기 싫으면 내 아내와 아들을 볼 생각 하지 말라고.”
“예, 그대로 옮겨 적겠습니다.”
안투르는 펜대를 내려놓은 후 욱신거리는 손가락을 가볍게 털었다. 펜대를 꽉 쥐고 있었더니 뼈마디가 욱신거렸다.
“내 자식한텐 그 더러운 인간들을 만나게 하지 않을 거야.”
아이에겐 외가가 없다는 단점이 생기지만 악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라면 싹을 잘라 버리고 싶었다.
록시나도 안투르의 생각에 동의하는지 친정에 관해선 입도 떼지 않았다. 실망감이나 분노는 안투르보다 더할 테니까.
“선물은 그만 받겠다는 내용으로 공문을 보내. 이러다 1년 12달 내내 선물만 받겠어.”
아이가 태어난 것도 7개월째에 접어들었음에도 출산 축하 선물이 계속 도착했다. 아버지 아달프 국왕이 막내아들 부부의 재결합에 이은 회임, 출산 등의 경사에 크게 기뻐한 게 원인이었다. 이참에 점수를 좀 따겠다는 계산속이었다.
“쌍둥이를 낳았으면 큰일 날 뻔했어.”
“공작 부인께서도 슬슬 부담이 되시나 봅니다.”
“선물 뜯을 시간도 없는 사람에게 그렇게 보내면 기뻐할 줄 알았나?”
안투르는 넌덜머리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진심에서 우러난 선물이면 반가워하겠지만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뭉친 어깨를 돌리며 휴식을 취할 때 세미가 들어왔다. 록시나의 호위를 맡겨 휘네 궁전에 있어야 할 그가 집무실을 찾아 안투르가 눈썹을 구겼다.
“잠시도 떨어지지 말라고 했을 텐데?”
“교대 시간입니다.”
“자네가 짝사랑하는 공작 부인을 호위하는데도 교대 시간을 챙기는군?”
안투르는 조롱하듯 물었다. 세미는 입술을 오므리며 라울의 옆에 앉았다.
“이제 그만 좀 놀리세요. 짝사랑이 아니라 동경으로 바뀌었으니까요. 은인에 대한 동경이요.”
“내 아내에게 청혼하려고 했었지. 은인에게 청혼하려고 하던 마음, 아주 훌륭해.”
“공작님…….”
“내가 속이 좁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군.”
“그땐 이혼하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언제까지 그럴 거예요? 자꾸 그러시면 삐칠 겁니다!”
“누구 앞에서 앙탈인가.”
안투르는 어이가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과거가 어쨌든, 이렇게 다정한 부부로 거듭날 줄 몰랐습니다.”
세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혼을 요구해 놓고 야릇한 관계를 맺고 있을 줄 어느 누가 상상할 수 있었나?
최측근인 라울과 하네스도 안투르와 록시나의 은밀한 밤에 대해서 몰랐을 만큼 두 사람은 엉큼했다. 그런 걸 생각하면 자신만 바보 같은 짓을 한 것 같아 속상했지만 공작이니 들이받을 수 있나.
“동생은 어떻게 지내나?”
안투르가 로지 부부에 대해 물었다.
“잘 살아요. 신혼답게.”
“세미도 결혼해야지.”
“마음에 드는 여성이 생긴다면.”
“때마침 공작 부인께서 티타임을 여신다고 하니까 그중에서 골라 봐.”
라울이 웃음을 지었다. 출산 후 모임을 삼갔던 록시나는 이레 후에 티타임을 열 예정이었다. 선물을 보낸 귀족들에게 감사 인사와 답례품을 지급하고 싶어서 만든 자리였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볼일을 다 마쳤으면 두 사람은 이만 나가 봐.”
혼자 있고 싶었던 안투르는 다시 자리에 앉으며 잠시 놓았던 펜을 집었다. 라울도 제 할 일을 마친 듯 자리를 정리했다.
세미는 라울과 함께 집무실을 나갔다. 이제야 조용한 시간에 집중할 수 있었던 그가 잉크를 찍은 펜을 빠르게 움직일 때 노크 소리가 났다.
“들어와.”
필라프가 들어왔다.
“이게 뭔가?”
안투르는 집사 필라프가 내민 은쟁반 위에 놓인 편지 봉투를 바라보며 물었다.
붉은 입술 모양이 선명하게 찍힌 편지 봉투는 그 안에 무언가 들어 있는 것처럼 툭 불거져 있었다.
빨간색 입술 도장을 찍었다면 어떤 의도의 편지인지 대번에 눈치챌 수 있었지만 확신이 필요했다.
그는 편지 봉투에서 시선을 떼 필라프의 입술을 응시했다.
“공작님께 온 초대장입니다.”
“누가 보냈지?”
“당연히 공작 부인이십니다.”
필라프의 대답에 안투르는 느물거리는 웃음을 떠올렸다. 초대장을 읽던 그가 키득 웃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침묵이 이어지자 눈치 빠른 필라프가 뒷걸음을 치며 말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필요하신 게 있으면 부르십시오.”
안투르는 턱짓을 한 후 하얀 봉투를 집었다. 그리고 편지 봉투를 찢을 때 쓰는 칼로 끝을 조심스레 오린 후 내용물을 확인했다.
안에는 편지와 빨간색 망사 팬티가 들어 있었다. 망사 팬티를 손바닥 위에 펼친 것만으로도 안광이 번쩍거렸다.
“훗.”
안투르는 코웃음을 쳤다. 조금 전에 품었던 의문을 조롱하듯 등장한 빨간 망사 팬티에 입꼬리를 귀까지 올렸다.
이만하면 상상도 못 할 초대장이었다. 고이 접힌 편지지를 펼친 그의 시선이 정갈한 필체를 따라 움직였다. 입가에 부드러운 호선이 그어졌다.
“잔뜩 세워 주세요.”
***
“아앙!”
그녀는 젖을 빨다 말고 고개를 돌려 버리는 아들, 콘라드를 걱정스레 바라봤다. 아이는 건강체였지만 입이 짧아서 배가 찰 때까지 젖을 빠는 법이 없었다.
“더 먹어야 해, 콘라드. 그래야지 무럭무럭 자라지.”
록시나는 풍부한 모유에 비해 입이 짧아 젖몸살을 겪게 하는 아들 때문에 한숨을 쉬었다.
“생각이 없으신가 봐요.”
젖을 물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키에라가 말했다. 그러자 유모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입이 원체 짧으시니…… 억지로 먹일 수도 없고.”
“걱정이야.”
“식성이 그런 거죠.”
록시나가 걱정하자 유모가 콘라드를 제 품에 안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렇게 어려도 자기 살 방법은 다 알고 있으니까요. 배부르게 먹지 않는 건 7개월 동안 터득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거예요.”
“소화가 안 되는 걸까? 따지고 보면 물인데 소화시킬 게 있나?”
“물배도 차면 꽤 힘들잖아요.”
유모는 싱긋 웃고는 눈을 말똥말똥 뜬 콘라드를 바라봤다. 아이는 부모의 좋은 점만 빼닮아 잘생기고 예뻤다.
“공작 부인.”
하녀가 침실에 들어섰다.
“공작님으로부터 답신이 왔어요.”
“유모, 오늘도 콘라드를 잘 부탁해. 키에라는 유모를 도와서 콘라드를 살펴 줘.”
“예.”
키에라가 대답하는 사이 록시나는 하녀에게서 답장을 받았다. 그녀가 보냈던 초대장이 그대로 돌아왔다. 뭐지? 라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린 그녀는 혼자 남게 됐을 때야 봉투를 열었다. 자신이 보낸 망사 팬티가 그대로 나왔다.
“뭐지…….”
답장이 없어 의아했던 록시나가 심각한 표정을 지을 때 무언가가 시선을 끌었다. 망사 팬티에 하얀 점액질이 잔뜩 묻어 있었다.
“풉!”
록시나는 웃음을 터트렸다. 하얀 점액질이 무엇인지 눈치챈 그녀는 못말리겠다며 중얼거렸다.
“음란마귀라니까.”
록시나는 팬티를 고이 접어 봉투에 넣었다. 이건 손수 빨아야 할 것 같아 옆으로 치워 놓는데 문 밖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익숙하고 가슴 설레게 하는 기운에 뺨이 익었다.
잠시 후 그녀가 예상한 대로 안투르가 들어왔다. 그는 침실 문을 닫은 후 등을 기대고 선 채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잡아먹을 기세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의 모습에 감탄하는 것 같았다.
모유 수유 중인 탓에 한쪽 어깨를 완전히 드러낸 모습이 꽤 유혹적이었다.
얇고 부드러운 린넨 원피스에 비치는 젖꼭지와 성난 듯 부푼 유방의 모양까지 침샘을 자극하지 않는 게 없었다.
“왜 그렇게 서 있어요?”
록시나가 차분한 음성으로 물었다.
“오랜만에 받은 초대장이라서…… 아직도 여기가 뛰어.”
안투르는 왼쪽 가슴을 지그시 눌렀다. 록시나는 푸시시 웃으며 가볍게 손짓해 그를 제 쪽으로 불렀다.
“그 정도예요?”
“요즘…… 안 좋아했잖아.”
“미안해요, 아이를 낳고 나니까 내 몸 같지 않아서…….”
“지금은 돌아온 것 같아? 도발한 걸 보니…….”
“응.”
록시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수줍음이 핀 얼굴은 홍조를 머금어 붉었다. 그는 쿡, 하고 웃었다.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워 기운을 빼고 왔음에도 아랫도리가 꿈틀거렸다.
“당신, 아름다워.”
안투르는 록시나에게 다가가 마주 앉았다. 그러자 그녀가 욕망 짙은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입술을 벌렸다.
“콘라드가 입이 짧아서 큰일이에요.”
“그 자식은 날 닮지 않았어.”
“왜 그렇게 생각해요? 얼굴은 판박인데.”
“미식가가 아닌 게지.”
“미식가요?”
“맛있는 게 뭔지 몰라.”
안투르는 장난기가 다분한 음성으로 속삭이고는 제 입술을 벌린 손가락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살짝 깨물었다.
“젖이 나올 때 먹어 두지 않으면 없는데 말이야.”
“아주 없는 건 아닐 거예요. 엄마가 주지 않아도 다른 방법으로 먹을 수 있잖아요.”
지금의 안투르처럼.
록시나는 베시시 웃으며 안투르의 머리카락 속에 손가락은 넣었다. 두피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사랑스러운 눈길을 보내자 그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장가를 가면 모를까…….”
“콘라드가 욕심을 부리면 당신이 먹을 양이 사라져요.”
“입이 짧은 아들에게 감사해야겠군.”
안투르는 느물거리며 록시나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그러자 그녀는 인상을 찌푸리며 고통스러워했다. 모유를 충분히 빼지 않았던 탓에 젖몸살을 달고 사는 록시나로선 이렇게 감싸는 것도 욱신거렸다.
“어때, 아파?”
“어제보단 좀 나아요.”
눈살을 찌푸린 록시나가 숨을 참아 가며 대답했다. 매일매일 아침저녁, 혹은 이렇게 불쑥 나타나 젖을 마사지해 주고 있었지만 통증이 쉬이 가시지 않았다.
“아…….”
“아파?”
“좀.”
“참아, 곧 괜찮아질 거야.”
안투르는 그녀의 옷을 벗겼다. 탱탱하게 부푼 젖무덤에 그는 침부터 삼켰다. 손가락 끝에 힘을 줘 살짝 누르자 유두에 난 작은 구멍에서 모유가 주르륵 흘렀다.
“아…….”
꽉 누르지도 않았는데 모유가 쭉 흘렀다. 제법 많은 양이었다. 제때 빼주지 않으면 등을 펴지 못할 고통을 겪어야 했던 그녀로선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안투르가 양손으로 젖을 쥐었다. 우악스럽게 잡았다간 통증만 유발할 수 있어 부드럽게 주무르며 젖을 빼자, 록시나가 거친 숨을 터트렸다.
처음엔 욱신거리던 감각이 사라졌다. 그녀는 두 눈을 지그시 감으며 신음을 흘렸다. 매일매일 아들과 남편에게 빨리면서도 자극을 받을 때마다 수줍어 입술이 마른다.
이상하게 아들에게 물렸을 땐 아무렇지 않은 게 왜 남편이 물고 빨 땐 아랫배가 조일 만큼 야릇해지는 걸까?
“흣!”
안투르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입술을 오므렸다. 유륜에 잇자국이 생길 만큼 세게 문 그가 쪽쪽 소리를 내며 모유를 빨아 마셨다. 그러면서 방치된 것처럼 불쑥 나와 있던 유방을 감쌌다.
손가락 사이에 낀 유두를 비틀며 꽉 쥐었다가 펴는 걸 반복하자 따뜻하고 부드러운 젖이 울컥거렸다. 꽤 많은 양이었다.
“아, 아…….”
록시나가 무릎을 세웠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달뜬 숨을 토해 내자 안투르가 그녀를 꼭 끌어안아 제 허벅지 위에 앉혔다. 젖가슴에 얼굴을 묻은 그는 젖향에 취한 듯 풀린 눈을 들어 사랑스러운 아내를 흘끗거렸다.
고통스러워하지만 않는다면 365일 내내 젖을 물고 싶을 정도로 입에 꼭 맞았다. 아들의 젖을 빼앗아 먹는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록시나의 젖몸살로 인해 죄책감이 사라졌다.
아내의 고통을 줄일 수만 있다면 배가 터지도록 뽑아 마실 수 있었다. 그는 혀로 유두를 희롱하다가 손가락을 아래로 내렸다. 그녀가 무릎을 오므리며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팬티 안으로 손을 넣은 그가 빙그레 웃었다. 속살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아들을 출산한 후 애액이 나오지 않아 관계를 맺을 때마다 불편했던 걸 생각하면 반갑고 고맙다. 손끝에 닿아 미끄덩거리는 애액을 문지르며 질 구멍에 손가락을 넣었다.
“아!”
록시나가 바르르 떨었다. 안투르가 빨고 있던 젖가슴에서 입술을 뗐다. 그가 깨물어 놓은 유두가 팥알처럼 검붉게 변했다.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유두를 문지르며 다른 쪽 유방을 깨물었다.
“하읍!”
록시나가 숨을 들이마시며 허리를 뒤로 젖혔다. 질 구멍에 박혀 내벽을 문지르는 손가락의 감촉과 유두에 매달린 입술이 오물거릴 때마다 숨이 차올랐다.
“아, 아…….”
록시나는 발가락을 세웠다. 머리가 핑 돌았다. 현기증이 날 것 같아 눈을 끔뻑거리며 안투르의 어깨에 손톱을 박았다. 그가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참을성을 잃은 건 자신만이 아닌 듯 그가 바지를 밑으로 쑥 내렸다.
역시 잔뜩 성난 페니스가 뜨거운 열기를 흩뿌리며 솟구쳐 있었다.
“넣어요.”
록시나가 달뜬 음성으로 속삭였다.
“얼마든지.”
안투르가 손가락을 뺐다. 넓게 벌려 놓은 질 구멍에 귀두가 쑥 들어오더니 힘 있게 내리꽂혔다.
“아!”
록시나는 엉덩이에 힘을 줘 페니스를 꽉 물었다. 그러자 그가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빼앗았다. 모유 맛이 확 풍겨 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그녀는 맞닿은 혀를 문지르거나 휘감아 꼬아 대며 안투르의 셔츠를 벗겼다.
매끈한 살결과 단단한 근육에 숨이 막혔다. 그녀는 그의 엉덩이를 꽉 잡았다. 갈라진 계곡 틈에 손가락을 넣어 부드럽게 쓸어내리자 그가 안광을 번뜩거렸다.
머리통을 날려 버릴 만한 충격이었는지 크게 키운 눈동자를 굴리는 모습이 꽤 귀여웠다. 록시나는 장난기가 다분한 눈웃음으로 화답하며 다시 한번 엉덩이를 유린했다.
“읏!”
안투르가 몸 속에서 팽팽하게 달아올랐다. 맞붙였던 입술이 떨어져 나갔다. 그가 상체를 일으킨 후 그녀의 가슴을 양손으로 부드럽게 오므렸다.
모유가 흘러 가슴골을 적시거나 고였다. 그가 피스톤을 했다. 출렁거리는 여체를 적시기 시작한 모유가 달큼했다. 용두질을 하던 그가 고개를 숙여 가슴골에 고인 모유를 혀로 핥았다.
“아…….”
록시나는 목구멍까지 조이는 애무에 혼이 나간 듯 흐느꼈다. 신음과 흐느낌이 뒤엉켜 끈적거렸다. 안투르는 그녀의 다리를 들어 자신의 허벅지를 감아 놓은 후 맹렬하게 파고들었다.
침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록시나는 가슴을 들썩거리며 남다른 정력을 과시하는 남편과 하나가 되어 리듬을 탔다. 실내 공기가 젖 향과 땀 냄새, 안투르가 흩뿌리는 페로몬으로 끈적거렸다. 간간이 쏟아지는 신음이 교성으로 바뀌었지만 두 사람은 그 무엇도 개의치 않았다.
지금이 해가 중천인 대낮이라는 것도, 침실 밖에 키에라와 유모가 있다는 것도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랑을 불태우기 시작한 부부에겐 그 무엇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 입은 짧지만 일용할 양식인 모유를 아버지에게 빼앗긴 걸 눈치챈 아들이 울음을 터트렸다.
“으아앙!”
마치, 내 밥 다 먹지 마!
이렇게 외치는 것 같았지만 정열적인 부부는 도중에 멈추지 일 없이 서로를 탐닉했다.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