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공작 부인의 음탕한 초대
“이게 뭔가?”
안투르는 집사 필라프가 내민 은쟁반 위에 놓인 편지 봉투를 바라보며 물었다.
붉은 입술 모양이 선명하게 찍힌 편지 봉투는 그 안에 무언가 들어 있는 것처럼 툭 불거져 있었다.
빨간색 입술 도장을 찍었다면 어떤 의도의 편지인지 대번에 눈치챌 수 있었지만 확신이 필요했다.
그는 편지 봉투에서 시선을 떼 필라프의 입술을 응시했다.
“공작님께 온 초대장입니다.”
“누가 보냈지?”
“당연히 공작 부인이십니다.”
필라프의 대답에 안투르는 느물거리는 웃음을 떠올렸다. 초대장을 읽던 그가 키득 웃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침묵이 이어지자 눈치 빠른 필라프가 뒷걸음을 치며 말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필요하신 게 있으면 부르십시오.”
안투르는 턱짓을 한 후 하얀 봉투를 집었다. 그리고 편지 봉투를 찢을 때 쓰는 칼로 끝을 조심스레 오린 후 내용물을 확인했다.
안에는 편지와 빨간색 망사 팬티가 들어 있었다. 망사 팬티를 손바닥 위에 펼친 것만으로도 안광이 번쩍거렸다.
“훗.”
안투르는 코웃음을 쳤다. 조금 전에 품었던 의문을 조롱하듯 등장한 빨간 망사 팬티에 입꼬리를 귀까지 올렸다.
이만하면 상상도 못 할 초대장이었다. 고이 접힌 편지지를 펼친 그의 시선이 정갈한 필체를 따라 움직였다. 입가에 부드러운 호선이 그어졌다.
“잔뜩 세워 주세요.”
이 도발…….
마음에 든다.
상대방을 야릇한 도발과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는 듯한 문장에 아랫도리로 피가 몰렸다.
그는 팬티를 코에 댄 후 숨을 들이켰다. 수컷을 유혹하기 위해 풍기는 암내가 팬티에 잔뜩 묻어 잠들어 있던 좆이 거대하게 부풀었다.
그는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곧게 세워진 페니스를 아플 정도로 세게 잡았다. 그리고 팬티로 얼굴을 덮고 고개를 뒤로 젖혔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코를 찌르는 암내와 입 안 가득 퍼지는 단내에 정신이 아득하게 멀어져 간다.
그는 페니스를 바지 밖으로 빼냈다. 페니스는 한 손으로 잡기 벅찰 정도로 거대했다. 무쇠처럼 강하고 딱딱하며 뜨거웠다.
대륙을 집어삼킬 만한 활화산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용암을 분출하고자 꿀렁거렸다. 그는 선단 끝을 지그시 눌렀다.
묵직한 압박에 말캉말캉하고 부드러운 살결이 진분홍빛으로 달아올랐다. 요도구엔 투명하지만 끈적거리는 쿠퍼액이 이슬처럼 맺혀 있었고 후각을 자극하는 페로몬의 향을 풍겼다.
페니스를 쥔 손가락을 오므리며 힘을 주자 갈라진 계곡을 중심으로 엉덩이 근육이 바위산처럼 단단하게 조였다.
그는 엄지손가락으로 요도구를 문질렀다. 반질반질한 살결과 탄력, 미끄러운 촉감에 신음이 끓어올랐다.
“으…….”
이대로 박고 싶다.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야생마처럼 튼실한 허벅지가 경직됐다. 그가 손을 털듯이 페니스를 흔들기 시작했다.
현기증이 일어날 정도로 숨을 참았더니 목에 핏대가 솟구쳤다.
“읍!”
목에 세운 핏줄이 울뚝불뚝 솟구쳐 여러 마리의 구렁이처럼 뒤엉켰다.
그 구렁이는 강철 같은 페니스를 휘감으며 여린 표피에 독기를 퍼트렸다. 붉고 푸른 핏줄이 제 존재감을 드러내듯 팽팽하게 불거졌다.
“록시나…….”
숨을 헐떡거리던 그가 허스키하게 가라앉은 음성으로 아내의 이름을 속삭였다. 발가벗은 록시나가 눈앞에 그려졌다.
어린아이의 머리보다 큰 젖가슴, 장밋빛으로 물든 유륜과 유두, 잘록한 허리 정중앙에 움푹 팬 배꼽과 한 가닥의 음모도 나지 않아 맨들맨들한 삼각지.
복숭아씨를 품은 음순 아래 좁아터진 작은 질 구멍에 새빨갛게 달아오른 창을 꽂아 넣는 상상까지 이어지자 눈동자에 핏발이 섰다.
“록시나…… 조여…… 으…… 하……하아, 하.”
복숭아처럼 둥그런 엉덩이를 반으로 가른다. 두 개의 구멍 중 붉은 빛이 돌고 투명한 애액을 질질 싸는 질 구멍에 대고 용두질을 하는 것처럼 허리를 들썩거렸다.
불어 터지기 시작하는 페니스를 흔들며 앉은 채 반동했더니 숨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격렬했다.
“하…… 하아…… 하.”
엄지손가락으로 주름이 자글자글한 항문을 누르며 괄약근을 자극하는 애무를 쉬지 않자, 마치 엄지손가락에 록시나의 살결이 닿는 기분이었다.
“더 깊이 넣어 줘…… 너무 좋아…….”
록시나의 흐느낌이 귓가를 간질이는 것 같다.
록시나…….
뻑뻑하게 조이기 시작한 안쪽 살의 여운을 토해 내듯이 기억을 떠올린 그가 눈꺼풀을 파르르 떨었다.
가슴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르고 현기증이 돌 만큼 짜릿한 기운이 전신을 휘감았다.
그는 바지를 허벅지까지 내리며 손에 힘을 줬다. 무거운 무기를 쥔 것처럼 핏대와 힘줄이 튀어나온 손등은 우악스러웠다.
“아, 아하, 아!”
밑으로 내린 바지처럼 드레스 셔츠를 가슴까지 올린 탓에 귀두가 단단한 복근을 두드렸다.
탁탁, 탁탁.
처음에는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와 비슷했다. 손을 흔드는 세기가 빨라지고 강해질수록 소리 또한 날카롭게 변했다.
탈탈탈탈탈, 탈탈탈탈.
들쩍지근하게 달라붙은 무언가를 털어 낼 때 나는 소리가 안투르의 사타구니에서 흘러나왔다. 위풍당당한 존재감을 소리로 확인시키듯이 넓은 집무실의 적막감을 신음과 함께 밀어냈다.
“하아, 록시나…… 조여…… 더…….”
안투르는 교성을 터트리는 록시나를 상상했다. 페니스를 꽉 문 그녀가 자궁 쪽으로 빨아들이길 원하며 엉덩이를 높이 쳐들 때 전신의 체모가 쭈뼛 서고 부르르 떨렸다.
날카롭고 예리한 감각이 번개처럼 날아들어 허리가 우지끈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솟구친 절정으로 인해 굳게 닫혀 있던 포문이 열렸다.
물총을 쏘듯 쭉 뻗어 나온 정액이 가슴에 들러붙었던 것도 잠시, 주르륵 흘러 하복부로 미끄러졌다. 우윳빛이 도는 점액질이 가슴과 배에 번졌다.
“하아, 하…….”
얼굴을 록시나의 팬티로 덮어 쓰고 있던 그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흐읍, 흐읍, 흐읍!”
격렬하게 들이마시는 숨소리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자신이 생각해도 변태 성욕자 같았지만 록시나의 도발에 피가 들끓었다. 지금 당장 해소하지 못 하면 욕구불만으로 인해 미쳐 버릴지도 몰랐다.
“후웁, 하…….”
바싹 말라 있던 망사가 그가 내뿜은 열기와 숨결 등에 축축하게 젖었다. 그는 감았던 눈을 떴다. 천장이 뱅글뱅글 돌고 구름 위에 누워 있는 것처럼 몽롱했지만 좋았다.
“록시나의 구멍…… 너덜너덜하게 벌려 놓고 싶다.”
록시나의 가랑이를 벌리고 자신의 페니스를 넣고 비비거나 공알을 뽑아 버릴 기세로 쪽쪽거리며 빨아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정액을 그녀에게 가득 부어 주고 싶어 손발가락이 근질거렸다. 저릿저릿한 몸을 축 늘어트린 그의 시선이 배꼽 아래로 향했다. 분신 또한 녹초가 돼 고꾸라져 있었다.
“기다려, 곧 록시나를 묻혀 줄 테니까.”
풀죽은 페니스를 위로하듯 중얼거린 그는 씩 웃었다. 색정광의 눈빛이 떠올랐다.
안투르는 록시나의 팬티로 배에 묻은 정액을 닦은 후 다시 봉투 안에 넣었다. 짓궂은 미소로 혈색이 한층 밝아졌다. 도발엔 도발로 맞서는 법.
“이건 주인에게 되돌려 보내야겠지.”
안투르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는 봉투 끝에 침을 발라 자신의 냄새를 흠뻑 묻혔다. 그러고 한껏 고조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음탕한 아내의 초대에 응한다는 뜻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