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해피엔딩 하루 전
2018.07.17.
“왔다!”
“오셨습니까!”
[냐아아아앙! 오셨다냥!]
“어마, 지금?”
백이 도착했다는 연락이 정문에서 전해졌다.
누가 그렇게 하자 하는 것도 아니었는데 응접실에 모여 7시만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벌떡 일어나 우르르 밖으로 나갔다.
사랑채와 안채 사이 정원에서는 넉넉한 식탁이 차려졌다.
적당히 따듯한 바람이 기분 좋은 저녁 시간.
새하얀 식탁 위에 올라간 꽃 장식은 사랑스럽고 주방 식구들이 유달리 공을 들인 음식은 정갈하면서도 맛깔스러웠다.
이 자리에 사람들은 오금도사만 빼고 차림새에 한껏 신경을 썼다.
화려함을 과시하려는 게 아니라 정말 귀한 손님을 맞이하며 기쁜 마음에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느낌이었다.
[백님이다냥! 백님 오신다냥!]
저 멀리 대문에서 걸어 올라오는 백을 본 안드레아가 참지 못하고 쌩 달려가 버렸다. 안드레아는 곱게 빗질을 받고 앙증맞은 보타이까지 한 차림새였다.
[백님! 참말로 오랜만에 뵙습니다!]
이런 날을 구 씨가 놓칠 리 없었다.
어젯밤부터 평창동 집의 안채 대들보에서 자리를 잡고 있던 구 씨는 안드레아를 쫓아 휘익 날개를 펼쳤다.
“아, 새치기야 뭐야. 해피야, 우리도 가자!”
우선순위가 밀릴까 걱정이 되었던지 해연이 해피를 안은 채 냅다 달려갔다.
라현이 혀를 찼다.
“미친 여자 같으니. 저 신발로 달려가다 발목 부러지지.”
해연을 타박하는 듯 걱정을 건네는 것은 이제 라현의 새로운 버릇이 된 모양이었다.
라현이 해연의 뒤를 쫓아갔다.
오늘따라 더 그럴싸한 정장을 갖춘 윤 실장이 엉덩이를 움찔대며 현 여사에게 말을 꺼냈다.
“부회장님, 저희도 맞으러 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저 괘씸한 것들 같으니. 늙은이더러 같이 가자는 소리도 없이. 그래요, 우리도 가도록 해요.”
그렇게 둘도 걷는 듯 달려갔다.
가장 느릿하게 걸어 나오던 오금도사가 혀를 끌끌 찼다.
“에잉, 저놈의 인간들. 영수가 좋은 건 귀신같이 알아가지고는.”
유감스럽지만 하나 있는 제자도 인간이었다.
“죄송합니다, 스승님. 저도 좀 가보겠습니다.”
“뭬야, 이놈아?”
“스승님과 저만 가만있는 것도 모양새가 좀 그렇지 않습니까. 같이 가시지요, 스승님.”
“허, 이런 미련한 제자놈을 봤나. 어디 감히 이 스승을 인간들과 싸잡아 묶는 게냐.”
제자는 이미 몸이 달아 있었다.
“그럼 가만 계십시오. 제자 혼자 가겠습니다.”
주환이 허둥지둥 윤 실장 뒤를 쫓았다.
“허……. 이것 참. 전직 산신령 체면에 모양 빠지게. 저녁 한 끼 얻어먹으러 와서 부산스럽게 움직여야 하나. 에잉, 쯧쯧.”
하지만 마냥 혼자 있기 뻘쭘하다는 핑계로 오금도사 역시 백을 맞으러 가는 일행에 합류했다.
* * *
[백님! 제가 왔어냥!]
안드레아가 풀쩍 백에게 뛰어들었다.
“위험해, 이 녀석!”
안드레아의 저 묵직한 몸과 발톱이 얼마나 위험한지 익히 아는 이현이 말리고 나섰지만 백은 너끈히 안드레아를 안아 들었다.
“안녕, 안드레아. 잘 있었어? 오늘 아주 멋져 보이네.”
안드레아는 백에게 이마를 부비며 고르륵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백님이 오시니 너무 좋다냥. 백님 가시지 마라냥. 여기서 저랑 같이 살자냥.]
어젯밤 내내 깃털을 골라 5년은 더 젊어 보이는 구 씨가 백의 어깨에 앉아 구구구구 노래를 불렀다.
[백님을 뵈는 날은 매일이 영광이올시다. 참말로 잘 오셨습니다.]
한 발 차이로 해연을 앞지른 라현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어서…… 후, 와. 간만에 전력질주 했네. 그것도 집 안에서.”
해연이 울컥 목소리를 높였다.
“치사한 인간. 내가 먼저 달리기 시작했는데. 그걸 꼭 이겨 먹어야 했냐.”
“억울하면 빨리 달리든가.”
“두고 봐. 내가 이거 잊어버리나. 꼭 복수할 거야. 백이 씨, 너무 오랜만이에요.”
복수를 다짐하던 해연이 거짓말처럼 눈물을 글썽였다. 연기인지 진심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너무해, 백이 씨. 내가 그렇게 매일매일 문자를 보냈는데 답장도 한 번 안 하고. 이 집에나 와야 볼 수 있다니.”
백이 해연을 향해 생긋 웃었다.
“매일매일 소식 잘 들었어요. 그런데 답신을 보낼 주소를 몰라서요.”
“어마, 내가 보낸 문자 다 봤어요? 그럼 됐…… 아니, 그런데 백이 씨 아직도 전화기 쓰는 법 몰라요?”
“네. 아직 배운 적이 없어서.”
해연이 까르륵 웃으며 즐거워했다.
“잘됐다! 그럼 내가 가르쳐줄게요!”
그사이 달라진 해연의 웃음은 백에게도 몹시 반가웠다.
“해연 씨, 많이 나았어요.”
“아……. 그래요?”
“네. 이제 아픈 기운이 덜 느껴져요.”
선하고 고운 흰 손이 이제는 그저 젊고 예쁘기만 한 손을 잡았다.
“참 잘됐어요. 저도 기뻐요.”
“어마…….”
해연이 백을 쳐다보면서 눈을 깜박대고 있자 라현이 은근슬쩍 해연을 밀었다.
“왜 얼굴은 붉히고 그래? 수상쩍게. 형, 이 여자 조심해. 못 할 짓이 없는 여자야.”
라현이 그런 말을 해도 해연은 별로 화를 내지 않았다. 백과 손을 잡고 있었으니까.
해연은 백의 손을 당겨 제 뺨에 대며 꿈을 꾸듯 작게 중얼댔다.
“백이 씨, 그런데 몇 살? 나보다 어렸으면 좋겠다. 그럼 내가 언니 해줄 텐데.”
그래서 우리 언니가 해준 것처럼 내가 이것저것 보살펴주고 싶은데.
라현이 해연의 어깨를 붙들어 백에게서 떼어놓았다.
“아서라. 백이는 언니가 둘이나 있어.”
“아, 그래요? 그럼 내가 동생 할게요. 아무리 봐도 내 나이가 많은 것 같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람.”
백에 관해서라면 해연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라현은 이미 알고 있었다.
“봤지, 형? 위험한 여자라니까.”
해연이 돌연 아주 살벌하게 표정을 바꾸었다.
“맞아. 나 위험하고 못 할 게 없는 여자야. 그러니까 현이현 씨, 우리 백이 씨 한 번이라도 울리면 내가 죽여버릴 거야.”
해외 영화제 수상 경력을 갖춘 배우의 변신은 놀라웠다.
저 뜬금없는 말이 진짜 협박처럼 다가왔다.
“난 당신 용서 못 해. 절대 안 할 거야. 지금은 백이 씨가 좋아하는 인간이니까 참아주는 거야. 백이 씨가 당신 버리면 그때부터 다시 미워할 거야.”
이현은 해연이 저런 말을 하는 이유를 이해했다.
먼저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것도, 그래서 자신을 망쳐가면서까지 다른 누군가를 죽을힘을 다해 미워하는 것도 바닥은 같았다.
“그래, 그렇게 해.”
어느 쪽의 미움이 더 큰지 재고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대신 나아. 백이가 당신이 낫는 게 기쁘다니까.”
뭐라고 더 할 줄 알았던 해연이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행복이라는 이름의 개가 해연의 손등을 핥아 그녀를 위로했다.
“헥헥…… 다들 나를 빼고…… 무슨 얘기 중인 게야. 손님이 왔으면…… 후…… 어서 안내를…… 하지 않고.”
뒤늦게 당도한 현 여사가 숨을 헐떡이며 끼어들었다.
“쯧쯧. 설마 달려오셨어요? 나이 생각 좀 하시지.”
라현이 빈정과 걱정 어느 사이의 발언을 하는 동안 백이 현 여사의 손을 잡아 손등을 살짝 두들겼다.
“이제 괜찮으세요?”
“후아…… 어머, 거짓말처럼 괜찮네. 고 선생님이 있으면 매번 이렇게 놀랍다니까. 아우, 잘 왔어요. 우리 고 선생님은 그새 더 예뻐지셨네. 이현이 녀석이 잘 하던가요?”
기회를 노리던 윤 실장이 그 틈을 파고들었다.
“본부장님께 서운하신 점이 있으면 언제든 제게 귀띔을 하세요, 고 선생님. 제가 힘닿는 대로 편을 들겠습니다.”
“아, 멀리 갈 게 뭐 있어. 이 몸도 여기 있는데. 냅다 신림동에 전화 한 통 넣으라고. 알겠나?”
모두 반갑고 고마운 말이었다.
“예, 그럴게요. 하지만 현이현 씨는 매일 친절하고 예의 바르세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애인에게 친절하고 예의 바르다는 말을 쓰는 백의 화법에도 오늘 모인 이들은 그저 즐거웠다.
“자자, 어서 들어가요. 멀리서 오느라 시장하겠네.”
“예, 고 선생님. 주방에서 아주 공을 들여 상을 차렸습니다.”
“많이 먹고, 천천히 오래 있어요. 응?”
“예, 감사합니다. 그럴게요.”
다들 열심히 말을 거느라 식탁까지 가는 내내 떠들썩했다.
식사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 * *
[백님, 백님. 저 무릎에 앉아도 되겠어냥?]
다들 식탁에 자리를 잡자마자 안드레아가 와서 얼쩡거렸다. 늘 선뜻 그러라고 했던 백이었으니 이번에도 당연히 백의 무릎은 제자리일 줄 알았다.
“음……. 미안. 안 되겠어, 안드레아.”
그런데 백은 의외로 진지하게 거절했다.
[이럴 수가……. 왜 안 되어냥.]
안드레아가 냐아앙 길게 울었다. 백이 미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가까이 있으면 현이현 씨가 질투하거든. 그래서 안 돼.”
[뭐라고냥!]
안드레아가 꼬리털을 바짝 세우며 질색을 했다.
어이가 없는 것은 다른 인간들도 마찬가지였다.
“뭐야……. 형 그런 인간이었어?”
여기에 관해서 가장 할 말이 많은 사람은 단연코 박 과장이었다.
“그러니 제가 이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제가 본부장님의 지시로 여기 평창동 인근의 모든 카페와 음식점 직원 성별 조사를 했던 건 알고 계십니까?”
“성별 조사요?”
“그렇습니다.”
새삼 그날의 일이 떠올랐던 박 과장이 숟가락을 꽉 쥐고는 울분을 삼켰다.
“남자 직원이 있는 곳을 피하려고 그러셨답니다.”
“우와.”
“세상에.”
“무슨 그런 미친…… 아, 죄송해요. 당사자를 앞에 두고 솔직할 뻔했네.”
간만에 미간 주름까지 잡힌 현 여사가 말했다.
“너 제정신이긴 한 거니?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연애하려고.”
백 대신 현 여사의 무릎 위에 앉은 안드레아와 식탁 옆 동백나무 가지 위의 구 씨가 냥냥 구구 울어댔다.
[나도 걱정된다냥. 큰놈 너 이대로 괜찮은 거냥.]
[구구구구구. 백님, 지금이라도 말씀만 하십시오. 현 씨 인간을 떼어놓고 싶으시다면 제가 어떻게든 해코지를 해보겠습니다.]
이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고마워. 생각해줘서.”
이 말은 그의 정신 건강을 염려하는 이들을 더욱 경악하게 만들었는데, 이게 백을 향해 한 말이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계속 그렇게 신경 써주면 좋겠어.”
참다못한 라현이 벌떡 일어섰다.
“형! 들은 체라도 해! 다들 걱정하잖아! 형 지금 좀 맛이 간 거 같다고! 형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몰라? 자각이 없어? 형은 고양이까지 질투하고 있다니까!”
이현은 아주 태연한 얼굴로 맞받아쳤다.
“질투할 만해서 하는데 왜.”
“뭐?”
“미리 주의해서 나쁠 건 없어.”
“워, 무슨…….”
라현이 할 말을 잃었다.
속사정을 모르는 인간들이야 다들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그 사주가 괜히 나온 게 아니었어.”
오금도사가 수염을 쓸며 인간들은 알아듣기 힘든 소리를 했다.
“저 지경은 돼야 대모산에 철썩 들러붙어 있을 수 있다는 게지. 쯧쯧. 다른 인간이라면 언감생심 어림도 못 냈겠어.”
해연이 아주 걱정스러운 얼굴로 백에게만 들릴 수 있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백이 씨. 집착은 아주 무서운 병이에요. 그건 알죠?’
“예, 알고 있어요.”
‘나한테 꼭 전화 쓰는 법 배워요. 위험한 상황이 오면 어디든 전화할 수 있어야 해요. 경찰서든 정신병원이든.’
백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뭐가 위험할까요?”
‘집착은 시작일 가능성이 높아요. 거기서 더 진행되면……,’
라현의 목소리가 해연의 걱정을 중간에 끊었다.
“형, 그 정도면 더 심각해지기 전에 그냥 결혼해버려. 아무래도 그게 낫겠어. 그래야 두 사람 다 무사할 것 같아.”
결혼이라는 말에 해연이 제꺽 반응했다.
“뭐? 결혼은 무슨! 백만 년은 빨라! 나는 아직 준비가 안 됐어!”
“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이 왜 준비를 하고 말고 해? 아무도 당신더러 결혼하라고 안 했어.”
“백이 씨 결혼이면 내 결혼이나 마찬가지지 뭘 그래? 내 동생이나 다름없다고.”
“엥? 이 처자는 나이가 어떻게 되는데 그런 말을 하나?”
오금도사가 눈을 끔벅이며 끼어들었다. 이제서 하는 말이지만 인간은 참 재미있는 존재였다.
“아우, 마음이 그렇다는데 나이가 뭐 중요해요. 그렇죠, 백이 씨? 결혼은 안 돼요. 나 정말 준비가 안 됐어요.”
라현이 혀를 찼다.
“당신이 말린다고 될 일도 아니지만 그래도 분위기는 좀 읽자. 저러다 진짜 큰일 나면 어떡해?”
현 여사는 결혼이라는 얘기가 몹시 마음에 들었다.
“빠른 듯하지만 고 선생이라면 나도 말릴 생각은 없다. 얘, 이현아. 너 고 선생 댁에 매일 드나든다며. 그 댁에서는 뭐래시니? 너 괜찮다 하시던?”
그건 윤 실장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본부장님이 동연령대 인구 중에 아주 빠지는 조건은 아니지 않습니까. 반대는 안 하실 겁니다. 그런데 설마 그간 빈손으로 가신 건 아니지요, 본부장님? 자고로 선물 인심은 넉넉할수록 좋다 했습니다. 내일이라도 제가 나서서 고 선생님 댁에 뭘 좀 보낼까요?”
“그게 좋겠어요, 윤 실장. 생각해보니 내가 그간 너무 가만히 있었네. 이제 와 인사한다고 서운해하시는 게 아닌가 몰라.”
“미리 생각을 못 한 제 실책입니다, 부회장님. 서둘러야겠습니다.”
“그래요, 윤 실장.”
한마디 물꼬가 트이면 이어지는 말들은 끝이 없었다.
“아, 잠깐만. 다들 좀 조용히 있어 봐. 그래서, 형. 결혼하기로 했어? 할 거야?”
방금 전까지 결혼하는 게 어때 수준이었던 게 지금은 언제 날짜를 잡느냐 하는 문제로 가게 생겼다.
“데이트 하는 사이도 이제 겨우 됐어.”
이현은 알 듯 모를 듯한 얼굴로 볼만 살짝 붉히고 있는 백을 쳐다보며 그렇게 말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도 험난했다. 돌이켜보면 몇 번씩 목숨을 걸어야 했다.
“천천히 갈게. 그 다음은.”
서두르고 싶은 마음만 놓고 따지면 이현이 더했지만 그러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들은 아직도 많은 것을 해결해야 했고 많은 것을 배워가야 했다.
“고 선생님 너무 애태우지 마라.”
사정을 다 모르는 인간들만 애가 탈 뿐이었다.
“맞습니다, 본부장님. 그거 아주 나쁜 남자들이 하는 짓입니다.”
“뭐, 나야 천천히 하면 좋지만…… 에이, 그래도 미련 남기 전에 빨리 해버려.”
“아니야, 아니야. 결혼은 신중해야 해요. 결혼해서 인생 망친 사람 한둘이 아니야, 백이 씨.”
“축하드립니다, 본부장님. 신혼여행에도 물론 제가 동행해야겠지요? 쇼핑은 어디서든 하셔야 하니 말입니다.”
“스승님. 제자는 마치 전래동화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입니다.”
“뭐, 한 번쯤은 그런 일이 있어도 되는 게지. 그래야 이다음 대의 인간들에게도 전해질 얘기가 있지 않겠느냐.”
그런 얘기들이 끊이지 않고 오간 저녁 식사는 아주 늦도록 이어졌다.
달이 휘영청 떠오르는 밤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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