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지켜 온 열병 같은 짝사랑. 그 상대는 흠잡을 데 하나 없이 완벽한 남자, 우태경. 드디어 그와 완벽한 연인이 되었다. 아니,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5년 후, 세연은 자신만 몰랐던 태경의 결혼 소식을 듣게 되는데……. “우리가 언제 날짜 잡자는 얘길 했었나?” “……네?” “아마 안 했던 것 같은데.” 지난밤, 왼손에 끼워 준 반지의 빛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사랑하던 남자의 입에서 되돌아온 답변은 오직 하나뿐. “그리고, 내 결혼이 정세연 씨와 대체 무슨 관계가 있죠?” 자신의 몸과 마음 모두 꼭두각시처럼 조종당했단 것을 깨달은 세연은 뒤늦게 그에게서 떠나려 하지만, 태경은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다. “애새끼라도 가지면, 네 생각이 달라지겠지.” “놔, 이거 놔요!” “왜. 네가 그렇게 원하던 내 몸이잖아.” 그리하여 세연은 도망친다. 자신을 개보다 못하게 대한 남자가, 이제 홀로 남아 개처럼 짖기를 바라면서. 이번엔 네 차례야. 이젠 네가, 개처럼 짖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