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화
이런 거지 같은 세상 따위, 몽땅 망해 버려라!
하지만 언제나 망하는 건 나였다.
“아가씨, 오늘 몸 상태는 좀 어떠세요?”
시두스 가문의 하녀이자 내 유모였던 티나가 드리워져 있던 커튼을 양 끝으로 젖히며 살갑게 말을 걸었다.
나는 쏟아져 내리는 햇빛을 정통으로 맞으며 힘겹게 미소 지었다.
음, 오늘의 몸 상태 말이지.
“먹은 것도 없는데 게워 내고 싶고, 온몸이 쑤시고, 가슴은 타들어 가는 것 같고.”
“…….”
“……평소랑 똑같아.”
티나가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입술을 꾹 깨물었다. 아무래도 말을 잘못 꺼낸 듯싶었다.
음, 너무 솔직하게 말했나.
지금 수습해 봐야 늦은 것 같지만, 일단 달래기라도 해 볼까.
“나 정말 괜찮아, 티나.”
“보통 사람들은 그 상태를 괜찮다고 하지 않아요, 아가씨.”
급기야 티나는 손가락으로 눈가를 쓱 훑더니, 이내 세숫물을 가져오겠다는 말과 함께 자리를 피했다.
나는 길게 숨을 내쉬고서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분명 다시 태어났을 때만 하더라도 꿀 빠는 인생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나 몰라.”
해는 저렇게 쨍쨍하게 떴는데, 내 인생은 우중충하기 짝이 없네.
밀려 들어오는 햇살을 등지며 또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시두스 백작이 눈에 넣어도 안 아파할 정도로 아끼는 유일한 딸.
동시에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시두스 가문의 시한부 영애.
그게 바로 이번 생의 나, 미에나 시두스였다.
* * *
그러니까,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나는 ‘환생했다’.
당연하게도 빙의가 아닌 환생이니만큼, 이전 생의 나는 확실하게 죽었다.
그래, 죽었었다.
현대 의학으로조차 밝힐 수 없는 원인 불명의 병으로.
‘이건 말이 안 되잖아요! 아이가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데 다 정상이라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