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화. 마음에 번진 독.
단숨에 은돈을 소파 위로 눕힌 독현이 그녀가 빠져나갈 수 없도록 양손을 뻗곤 시선을 내렸다. 부끄러움에 몸 둘 바 모르는 은돈의 얼굴이 보였다.
이윽고 그가 상체를 수그려 은돈에게 입을 맞췄다.
입술에서 목덜미로, 목덜미에서 쇄골로, 쇄골에서 좀 더 아래로……아래로……독현의 입술이 옮겨 갈 때마다 소파 가죽에 몸이 쓸리며 괜히 야릇한 소리가 났다.
그리고 마침내, 독현의 곧게 뻗은 손이 은돈에게 향하던 순간.
은돈 역시 올게 왔구나 하며 눈을 질끈 감은 바로 그 순간.
꾸르르르르르륵……!
따르릉도 아닌, 뾰로롱도 아닌, 꾸르르륵.
아주 길고, 동시에 아주 우렁찬 소리가 두 사람의 귓전을 후려쳤다.
멈칫한 독현이 망부석처럼 굳어버린 은돈을 지그시 내려다 봤다.
은돈 역시 석고마냥 경직된 얼굴로 독현을 올려다봤다.
“내 배에서 난 소리 맞아요……사실 오늘 점심 먹은 후로 줄곧 속이 안 좋았어서……”
재빨리 그렇게 말한 은돈이 태연한 척 싱긋 웃어보였다.
아아……지금 이 순간……태생적으로 부끄러움의 감정 따윈 느낄 수 없는 나사나 못, 혹은 돌멩이가 되고 싶어라……
“아무것도 못 들었어, 난.”
그때였다. 짤막한 한마디를 뱉은 독현이 다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은돈의 몸에 집요하게 입을 맞췄다. 그녀의 시야에 넓게 벌어진 독현의 어깨가 들어왔다.
다시 자신에게 몰두하는 그를 보며, 그녀가 바짝 긴장해 주먹을 꾹 쥐었고.
꾸르르르르륵! 꾸룩꾸룩꾸룩……! 끼룩끼룩끼룩!
뱃가죽 속에 악마라도 키우는 것일까.
연타로 들려오는 그 소리에……야릇했던 분위기가 와장창 깨지며 은돈이 서둘러 몸을 일으켰다.
“죄송해요……정말……”
빌어먹을 위장이여……그간 온갖 정크 푸드와 레토르트 식품으로 편애한 보람도 없이 이런 중요한 순간에 날 배반하는구나……이 변절자여……
“사장님……제가 진짜 속이 좀 안 좋아서요……뭐가 꼭 얹힌 것처럼……윽!”
말을 잇던 은돈이 갑자기 배를 움켜쥐었다.
아……마치 뱃속에서 천안 삼거리 흥타령 축제라도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휘모리 장단으로 배변의 조짐이 몰아치고 있다고.
젠장. 차라리 날 죽여라 이 빌어먹을 위장, 대장, 십이지장아.
“저기……이런 얘기 정말 하면 안 되는 거 알지만……저 화장실 좀.”
다 끝났어……은돈이 좌절하며 독현을 마주보았다.
그는 다소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차마 그의 입에서 나오는 대답을 들을 용기가 나지 않았던 은돈이 후다닥 소파를 벗어났다.
“……”
화장실을 향해 냅다 달음박질치는 그녀의 뒷모습을, 독현이 한참동안 허탈한 시선으로 응시했다.
***
-뭐? 그래서? 못 했다고?
“하긴 뭘 해? 밤새도록 변기통만 붙잡고 있었는데……”
다원정 직원 휴게실.
은돈이 핸드폰을 귓가에 댄 채 땅이 푹 파이도록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장님……실망했겠지?”
-쯧쯧. 야생마가 되라고 보내놨더니, 변폭녀가 돼버렸네.
“변폭녀……?”
-변기 폭파 녀.
미자에게 쏴붙일 기력도 없는지, 은돈이 털썩 자리에 몸을 앉혔다.
-그래서. 지독현 사마의 반응은? 어때?
“……모르겠어. 오늘 새벽같이 일어나서 먼저 출근했거든.”
-뭐? 그럼 지독현 사마는 이 애저녁까지 출근도 안하고 연락 한 통 없단 말이야?
“어……”
-세상에. 지독현 사마가 너한테 완전히 질려버렸다에 내 실리콘 방댕이 한 쪽을 건다.
“니……니 방댕이 두 쪽 다 줘도 안 가져!”
순간 울컥한 은돈이 그렇게 외치곤 통화종료 버튼을 짓눌렀다.
‘스님이나 고자가 아니고서야 하늘 아래 남잔 다 똑같아. 잠자리 없는 12세 관람가 연애질은 조만간 지독현 사마를 지치게 할 거라고.’
미자에게 들었던 한마디가 머릿속에 박혀 떠나질 않았다.
그래.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이젠.
은돈이 자신에게 키스를 퍼붓던 독현의 눈빛을 떠올렸다.
집착과 사랑으로 얼룩진 관능적인 그 눈빛.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이것만 있으면……”
은돈이 미자로부터 하사받은 혼미주를 집어 들었다. 평범녀를 색기 충만한 야생마로 만들어준다는 이 술……그래. 이 술만 있으면.
그녀가 충동적으로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들어 어디론가 연락을 취했다.
“여보세요? ##호텔이죠? 거기……오늘 밤 예약 좀 할 수 있을까요?”
***
대성명가가 후원하는 자선 모금 디너 파티.
연회장을 가득 채운 사람들 사이로 세련된 수트 차림의 독현이 보였다.
그는 아직도 간밤의 일로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다.
자신은 은돈에게 기분 나쁜 티를 내야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번에도 그저 쿨하게 넘어가야 하는 것일까.
“……”
아마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은돈을 대하겠지만. 뭘까. 묘하게 약이 올랐다.
“도련님, 아니. 사장님……기분이 안 좋아 보이십니다.”
그즈음, 윤비서가 독현의 곁으로 다가서며 와인 잔을 건넸다.
잠자코 받아든 독현이 시크한 한마디를 읊조렸다.
“예고도 없이 이런 자리에 억지로 끌려오면, 누구나 이런 표정을 짓게 돼.”
“그건 나 들으라고 하는 말이냐?”
그때 지회장이 소라를 대동한 채 곁으로 다가 왔다.
독현이 평소와는 달리 단정한 소라의 복장을 메마른 시선으로 내리훑었다.
“이런 자리에서 보는 건 꽤 오랜만이지. 너랑 나.”
소라가 그를 향해 매력적인 미소를 머금었다.
잠시 후. 원탁 테이블에 둘러앉은 지회장과 소라, 독현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의 앞으로 푸아그라와 랍스타 접시가 차례로 놓였고, 독현이 시니컬한 시선으로 접시를 내려다봤다.
“이제 자유로이 먹을 수 있게 됐다면서?”
지회장의 물음에 독현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소식이 아주 빠르시네요.”
“내가 하나뿐인 손주 놈에 대해 모르는 게 있을 것 같냐? 이제 그 전담 요리사인지 뭔지 하는 아이를 굳이 네 옆에 두지 않아도 되겠구나.”
독현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가슴이 답답한 듯 그가 목을 죄는 셔츠를 느슨하게 잡아 당겼다.
소라가 와인 잔을 입에 가져가며 독현의 얼어붙은 얼굴을 힐끔 응시했다.
“……황소형이라는 아이 말이다.”
일순. 자신의 친조부 입에서 나온 익숙한 이름에 독현이 시선을 곧추세웠다.
“지금 뭐라고 하셨죠?”
기가 막히다는 듯 물어오는 독현을 보며, 지회장이 여유롭게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그 아이. 약식기소로 금방 풀려날 거다. 당분간 고향에 내려가 지내겠다더군.”
독현이 시선을 비틀어 소라를 바라봤다.
“왜 그런 눈으로 봐? 설마 예상 못한 거니? 애초에 황소형. 그 여잘 네 레스토랑에 심어둔 게 나일 거라고 정말 생각 못 한 거야?”
소라의 말에, 독현이 그제야 냉랭한 시선을 끌어내렸다. 그랬군.
차은돈을 노린 황소형의 폭주는 결국 지회장과 소라가 빚어낸 합작품이었다.
독현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친조부를 향해 낮은 어조로 말했다.
“왜 굳이 이런 애들 장난 같은 짓까지 벌이시는 겁니까.”
아니. 그가 질문을 정정했다.
“대체 나한테 원하는 게 뭡니까.”
“내가 원하는 것?”
탁-! 지회장이 나이프와 포크를 내려놓았다. 그리곤 냅킨으로 입을 닦은 후 운을 뗐다.
오싹하리만치 차분한 어조로.
“내가 원하는 건 네 행복이다. 여자에 미쳐서 어이없이 저세상 간 니 애비. 애비의 전철을 밟게 하지 않으려고 이러는 게야. 정말 몰라서 묻는 거냐?”
지회장이 잠시 숨을 추스르며 앞에 놓인 물 잔을 집어 들었다.
“두말 할 거 없다. 소라랑 날부터 잡아. 두 사람, 우선 결혼 발표부터 해.”
“?!”
소라가 고개를 들어 지회장을 바라봤다.
“회장님……”
“너희 둘. 그렇게 끝없는 줄다리기 하는 거. 이젠 못 봐주겠어. 십 년이 넘도록 너만 바라본 아이다. 계속 이렇게 맘고생 시켜서야 되겠냐? 결혼해.”
슥- 지회장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독현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만에 하나, 내가 그 여자랑 헤어진다 하더라도, 문소라를 선택하는 없을 겁니다.”
독현의 입에서 한껏 가라앉은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결혼을 동정심만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지회장에서 소라로 타깃을 바꾼 독현이 그렇게 뇌까렸다.
“그래. 니 말이 맞아. 결혼을 동정심만으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하지만……”
소라가 가차 없이 돌아서는 독현의 등에 대고 말했다.
“사랑만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지독현. 넌 결국 그 여잘 버리게 될 거야.”
내가? 독현이 걸음을 떼며 시선을 굳혔다.
그럴 일은 없었다. 차은돈이 먼저 자신의 손을 놓지 않는 한.
"Rrrr-!"
그때, 메시지 도착 알림 음과 함께 독현이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사장님. 두 시간 후에 ##호텔 707호에서 봐요. 어제 다 하지 못한 그……몸의 대화를 해보죠. 당신의 야생마로부터-
“……야생마?”
이제껏 딱딱하게 경직돼 있던 독현의 표정이 얼핏 풀어지는 듯싶더니, 그가 곧 허무한 미소를 지었다.
매번 이런 식이다. 늘 자신을 웃게 만드는 건 차은돈 뿐이다.
어느 때보다 은돈이 보고 싶었다. 만나서 어떤 방식으로든 그녀의 사랑을 확인해야만 직성이 풀릴 것 같았다.
독현이 자신을 보며 내심 얼굴을 붉히는 여성들을 지나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
퇴근 한 시간 전.
in 재료창고.
밑 재료 작업이 끝난 홍합을 냉장고에 넣어두며, 은돈이 계속해서 손목시계를 힐끔댔다.
“삼 초, 이 초, 일 초……땡.”
그녀가 비장하게 옆에 둔 혼미주를 집어 들었다.
러브 러브 모드에 돌입하기 한 시간 전에 먹어야 효험이 있다고 했으니까……바로 지금이야.
“어……근데 얼마나 마셔야 하지?”
혼미주를 병째 들이키려던 은돈이 멈칫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같은 시각, 소파위에서 남자 친구와 부둥켜안고 영화를 보던 미자가 헛. 하고 고개를 쳐들었다.
“왜 그래 자기?”
“아니……그러고 보니까 은돈이한테 말을 안 해줬네. 혼미주 그거……딱 반잔이 마지노선인데. 그 이상 마시면 진짜로 엄마, 아빠, 애인 얼굴도 몰라보거든……”
“너 설마 니 친구한테 그 술 줬냐? 얘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너 그거 마시고 지나가던 행인을 나로 착각해서 딥 키스 퍼부었던 거 생각 안 나? 그때 너 경찰에 연행될 뻔 했던 거!”
“그게 괜히 혼미주겠어!? 애시 당초 사람을 분간 못 할 정도로 취하니까 혼미주지! 에이, 몰라! 알아서 하겠지.”
뚜껑만 열어도 코가 쨍할 정도로 독한 술인데.
웬만한 여자들은 반잔은커녕 반의 반잔도 못 넘긴다고.
“도니도니가 바보도 아니고. 알아서 하겠지.”
미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애인의 품을 파고들었다.
한편 그 무렵.
다원정 레스토랑 지하에 위치한 재료 창고 내부.
“에이. 설마 뭐 먹고 죽겠어? 오늘은 기필코 사장님과 뜨거운 밤을 보내야만 해.”
잠시 망설이던 은돈이 곧 결심한 듯 혼미주 병을 입가로 가져갔다.
그리곤 고민할 틈도 없이 술을 무한으로 들이키기 시작했다.
벌컥, 벌컥 ,벌컥……
약 몇 초간. 숨도 안 쉬고 그 죽음의 액체를 흡입하던 은돈이 곧 푸하! 하면서 병을 내동댕이쳤다.
지금……지금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가슴 깊은 곳에서 부터 뜨거운 용암이 치솟는 기분이랄까.
불금을 맞이한 몸 안의 오장육부들이 손에 손잡고 댄스 파티를 벌인 기분이랄까.
“으……으어어어어어억!”
바닥에 고꾸라진 그녀가 타오르는 가슴을 부여잡은 채 처절한 비명을 내질렀다.
***
모두가 퇴근한 밤.
마지막으로 옷을 갈아입고 홀을 지나던 지세가 문득 주방 쪽에서 새어나오는 희미한 불빛에 걸음을 멈췄다.
잠시 후. 주방 안으로 들어선 그가 의아한 듯 텅 빈 내부를 둘러봤고, 곧 손을 뻗어 불을 끄려는 찰나.
“흑……흐흐흑……”
흡사 귀신 소리와도 같은 을씨년스러운 ‘무엇’이 들려왔다.
자리에 우뚝 선 지세가 울음소리의 근원을 찾기 위해 다시금 내부를 둘러봤고, 그때……
그의 시야에 잡힌 건 주방 쉐프 테이블 밑에 웅크리고 들어가 있는 은돈이었다.
그래, 고주망태 차은돈.
“……누나?”
지세가 은돈에게 다가갔다. 그녀와 가까워질 수록 코를 찌르는 강한 알콜 냄새.
은돈이 눈물범벅이 된 얼굴을 치켜들어 지세를 올려다봤다.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요? 퇴근 안했어요? 혹시……술 먹었어요?”
“네……쪼꼼요……”
은돈이 그의 앞에 텅텅 빈 혼미주 병을 내보였다.
가만히 병을 받아든 지세가 곧 그녀와 눈높이를 맞추어 자리에 쭈그렸다.
“왜 울고 그래요……가요. 일어날 수 있겠어요?”
“안가. 난 여기가 좋단 말이에요. 난 이 주방에 뼈를 묻을 테니까 갈 거면 사장님이나 가요!”
……사장님?
멈칫한 지세가 헤롱헤롱 별이 날아다니는 은돈의 눈을 마주보았다.
이윽고 그녀의 입에서 의미 불명의 한마디가 튕겨 나왔다.
“사장님, 근데 눈매 교정했어요? 인상이 왜 이렇게 부드러워졌지? 원래는 여기가 이렇게, 이렇게 올라가 있어야 하는데……”
은돈이 지세의 눈썹을 쭈우욱 위로 끌어올렸다. 그리곤 머잖아 픽, 힘없이 손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누나 많이 취했어요. 일어나요.”
지세가 은돈을 부축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
다음순간. 좌우로 왔다 갔다, 몸을 흔들던 은돈이 그의 품안으로 폭 떨어졌다.
“으음……사장니임……”
“……”
지세가 말없이 자신의 품에 머리를 부비작대는 은돈을 내려다봤다.
“누나,”
“사장님 기억나요? 이 주방. 이 쉐프 테이블. 우리가 키스했던 곳이잖아요……”
“……”
그녀의 말에 지세의 눈빛이 위태롭게 일렁였다.
그 눈빛을 사랑스럽게 올려다보며, 은돈이 베시시 웃어보였다.
“또 해줄래요?”
“……”
“나 지금 사장님 유혹하는 거예요……”
은돈이 지세의 얼굴을 향해 자신의 얼굴을 끌어올렸다.
“어젯밤엔 미안했어요……일부러 거절한 건 아니에요……알죠?”
“……”
“나……지난번에 사장님한테 들었던 말. 그대로 돌려 줄게요……”
“……”
“……사랑해요, 사장님……”
사랑한다구. 사장님을.
지세가 지그시 시선을 끌어올렸다. 곧이어 그의 입에서 냉기어린 한마디가 떨어졌다.
“나도 사랑해요. 누날.”
“알아요 헤헤……”
“……사랑한다구.”
“안다니까.”
지세가 연신 방글거리는 제 품안의 은돈을 다시 내려다봤다.
그리곤 눈물이 말라붙은 그녀의 눈가를 손끝으로 조심스레 닦아주었다.
“사장님……키스해 줘요……”
자신을 독현으로 오해하는 은돈……문득 그녀를 보며 머릿속에 위험한 생각이 스쳤다.
오해라도 괜찮아. 이렇게라도 날 봐준다면.
진심이었다. 자신을 독현의 대신으로 치부해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애써 누르고 있던 차은돈에 대한 감정들이 마침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그가 왼 손으로 은돈의 턱을 치켜들었다.
그리곤 그대로 고개를 수그리며 그녀에게 깊이 입을 맞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