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슬픔에 피어나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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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슬픔에 피어나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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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슬픔에 피어나는 꽃
나는 찬물에 빠진 것처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소리가 웅웅 울렸다. 닿지 않는 말은 소음이 되어 내내 귀를 맴돌았다.
반란이라니. 누가? 플뢰온이? 왜?
정신 차렸을 때, 나는 공터에 서 있었다. 언제 온 것인지 모를 폰투스와 아벨이 보였다. 그리고 데인과 레이 경까지 보이는 순간 여기가 어딘지 깨달았다.
나는 눈을 가려 버렸다.
“황녀님!”
정신을 차린 걸 가장 먼저 알아챈 사람은 폰투스였다. 성큼 다가온 그가 내게 상황을 설명했다.
“들으셨겠지만,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지금 바로 떠나셔야 합니다.”
나는 파르르 떠는 눈꺼풀을 지그시 감았다가 뜬다. 진짜, 진짜였구나.
“황제가…… 황녀님을 찾고 있습니다.”
이어 눈을 뜨고 내가 본 것은 폰투스가 아니었다. 폰투스의 어깨 너머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던 데인이었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가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미소를 지었다.
<플뢰온한테 편지라고? 네 건 무슨 내용인데?>
<별거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