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손 틈 사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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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손 틈 사이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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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손 틈 사이의 진실
달이 구름에 가려진 깊은 밤. 한 청년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헉헉…….”
청년은 일어나자마자 얼굴을 거칠게 쓸어내렸다. 땀이 흥건한 이마로 다닥다닥 달라붙은 하늘색 머리칼을 떼어 낸다. 고개를 들자 짙은 녹색 눈동자가 드러났다.
‘대체 이게 뭐란 말인가…….’
아모르가 숨을 짧게 내쉬었다. 거친 숨소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지금 그는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눈앞으로 지나가는 기억은 분명 조금 전 꾸었던 꿈의 내용이었다.
<믿을 수 없겠지만, 그거 마시면 오라버니 죽어요.>
지금보다 훨씬 앳된 모습의 아실리가 있었다. 부부의 연을 맺은 신관 사이에 종종 있는 일이었다. 서로의 신력이 영향을 미치는 것. 그들은 혼인을 하지 않았으나 혼인한 신관이 하듯 신력을 공유했다. 만약, 아실리가 신관이었다면 그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이리라.
그러나 그가 보게 된 것은 충격적인 풍경이었다.
<이 차를 마신 제가 죽는다면, 제 말이 옳은 거예요. 그렇죠?>
<무슨 짓이야! 빨리 뱉어! 뱉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