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해의 연인-76화 (76/110)

제76화. 눈비 내리던 날에(2)

흰색

편전에서 나오던 길에 난 월대에 선 대사헌을 발견했다.

대사헌이라면 이이첨이었다. 난 그의 얼굴을 처음 보았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알고 있었다.

이번 진릉군이 연루된 김직재의 옥사를 비롯하여 여러 사건들을 거치며 대북의 영수(領袖, 우두머리)로 자리매김할 인물이었다.

그는 내가 편전에 들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는지, 편전에서 나오는 나를 보고도 놀라는 기색은 없었다. 단지 나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살짝 숙였을 뿐이었다.

후궁과 신하는 서로 말을 주고받아서도, 인사를 나누어서도 안 되는 것이 궐의 법도였다.

이이첨은 내가 운지의 부축을 받으며 월대로 걸어 내려오자 조용히 옆으로 물러섰다.

“대사헌 영감 아니오?”

누군가 월대위로 올라오며 반가운 목소리로 이이첨을 불렀다. 난 고개를 들어 그 사람을 쳐다보았다. 그는 중전의 오빠인 유희분이었다.

“우참찬 대감.”

이이첨이 정중히 그에게 인사를 했다.

“전하를 알현하려 가는 길이오?”

“그렇소. 대감께서는?”

“중궁전으로 가는 길에 대사헌께서 입궐하셨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 싶어 편전으로 온 것이오.”

사이가 퍽이나 좋아 보이는 그들의 대화가 이어지자, 나는 조용히 그들을 지나쳐 월대 아래로 내려가려고 했다.

그런데 유희분과 말을 주고받던 이이첨의 시선이 나를 지나 내 뒤를 따르는 운지를 향했다.

“잠깐. 거기 상궁.”

이이첨이 운지를 불러 세운 것이다. 이이첨의 지적에 운지가 움찔하며 멈춰 섰고, 나 역시 걸음을 멈추고 운지를 돌아보았다.

평소와 다르게 운지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또 자신을 부른 이이첨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 우두커니 서 있을 뿐이었다.

난 그런 운지의 태도가 이상하다 여기고 유심히 보았다. 그녀의 어깨가 미세하지만 떨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

“어디서 본 듯한데……. 고개를 들어 보시겠소?”

이어지는 이이첨의 말에 떨리는 운지의 어깨가 주변에 선 모든 이들이 확연히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심해졌다.

유희분이 의아한 시선으로 운지를 향한 시선을 고정했을 때였다. 멀리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최 내관이 우리에게로 급히 다가왔다.

“대사헌 영감. 운 상궁을 아시옵니까?”

“운 상궁?”

“여기 운 상궁은 교화당 원빈마마를 모시는 지밀상궁이옵니다.”

최 내관의 설명에 운지는 고개를 더욱 숙이며 인사를 올리는 듯 마는 둥 이이첨에게 예를 표하고는 내 뒤로 숨듯이 섰다. 그런 운지를 이이첨이 집요한 시선으로 좇고 있었다.

최 내관은 그런 이이첨의 행동이 궐의 예법과 맞지 않는다고 여긴 것인지, 재빨리 내 앞으로 서서 운지를 향한 이이첨의 시선을 끊어내고는 억지웃음을 크게 지어보였다.

“대사헌 영감. 전하께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최 내관의 부드러운 재촉에 결국 이이첨은 편전 쪽으로 몸을 돌렸다.

“영감, 운 상궁을 아시오?”

이이첨의 뒤를 따르는 유희분이 운지에 대해 묻는 말이 내 귀에 똑똑히 들려왔다.

교화당으로 돌아온 후 나는 운지만 남겨둔 채 주변을 물렸다.

나와 단둘만 남게 되자 운지는 눈물부터 쏟았다. 평소 그녀와 다른 모습에 나는 편전 앞에서 이이첨과 마주친 것 때문이라고 여기고는 물었다.

“대사헌을 아니?”

운지는 울며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그분은 제 정인이셨던 분의 오랜 지기셨어요.”

“정인이라면 네가 낳은 두 아이의 아버지를 얘기하는 거야?”

“예. 하지만 이제 와서 지기였다고 말하기도 우습게 되었지요. 선대왕마마 시절, 서로 당파가 달라지자 가는 길이 다르다며, 지기의 연을 끊으셨어요. 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정에서 그분을 모함하여 귀양을 떠나게 만드셨어요. 결국 제 정인께서는 귀양지에서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셨고요.”

“그런 일이 있었어? 그럼 대사헌은 너에 대해 잘 알고 있니? 네 집안이 역모와 관련이 되었다는 것도?”

“예. 전부요. 제 정인이시던 분의 지기이시던 때부터 대사헌 영감께서는 제가 역모와 얽힌 집안의 여식이라는 이유로 그분에게서 떼어놓으려 하셨으니까요.”

편전 앞에서 운지를 바라보던 이이첨의 눈빛이 떠오른다.

최 내관이 일찍 나서준 덕분에 이이첨은 운지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운지를 알아보지 못했다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만약 이이첨이 운지를 알아보았다면, 그녀는 위험해지는 것일까?

“이만 물러가 있어. 당분간은 교화당을 떠나지 말고.”

“예, 원빈마마.”

운지가 자신의 눈가를 훔치며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였다.

“중전마마 납시옵니다.”

운지와 나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섰다. 닫혀있던 교화당의 문이 열리며 당의 차림의 중전이 모습을 드러냈다.

운지는 나와 함께 서서 중전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올렸다. 다시 고개를 들어 올렸을 때, 난 중전의 시선이 운지를 향해 있는 것을 보았다.

“필요하신 것이라도 있으시옵니까?”

내 물음에 중전이 운지에게서 눈길을 거두고 나를 돌아보았다.

“아니네.”

“어인일로 교화당에 납시셨사옵니까? 미처 소인이 준비도 하지 못하였는데…….”

나는 운지에게 물러가라고 눈길을 주며 중전에게 자리를 안내했다.

중전은 보료 위에 자리를 틀고 앉았다. 그녀와 마주 앉던 나는 조용히 뒷걸음쳐 나가는 운지를 향한 집요한 중전의 시선을 느꼈다.

운지가 완전히 나가고 문이 닫히고 나서야 중전은 다시 나를 돌아보았다.

“원빈.”

낮고 무거워진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중전에게 의아함을 느낀 순간이었다.

“오늘 입궐한 본궁의 오라버니로부터 당혹스런 이야기를 듣게 되었네.”

“어떤……. 이야기이옵니까?”

그러나 나는 중전의 입에서 답이 나오기도 전에 그 답이 무엇인지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편전 앞에서 만났던 이이첨과 유희분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유희분은 이이첨과 운지의 묘한 분위기를 분명 알아챘다. 그 때문에 편전으로 들어서는 이이첨을 뒤따르며 운지에 대해 물은 것이었을 테니까.

그리고 이런 나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대사헌이 말하길, 운 상궁이 역모와 관련 있는 집안의 여식으로 의심된다더군.”

‘대사헌이 눈치를 챈 건가.’

나는 할 말을 잃은 채 중전을 쳐다보았다. 내가 우려한 일이 이렇게 빨리 일어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해서였다.

“본궁이 알아본 바로는 운 상궁을 자네의 곁으로 보내신 이가 다름 아닌 대비이시라지. 허나 정작 운 상궁을 직접 천거한 이가 바로 정원군이더군. 이 사실은 본궁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네만, 크게 마음에 두지는 않았던 일이었네. 헌데 대사헌의 말대로 운 상궁이 역모와 관련된 집안의 여식이라면, 그 역모에 대비께서는 물론이거니와 정원군까지 연루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걱정을 담은 중전의 말에 나는 고개부터 저었다.

“그럴 리가 없사옵니다. 대사헌께서 잘못 보신 것이겠지요.”

“원빈.”

부정하는 나를 중전이 타이르는 목소리로 부른다.

“본궁 역시 그러길 바라네. 허나 전혀 근거 없다 여길 수는 없는 말이었네.”

“예?”

“내명부를 주관하는 중전으로서 정원군이 천거한 운 상궁의 뒤를 알아보지 않을 수가 없었네. 알아보니, 운 상궁은 오래전부터 한성부 관기로 있던 이더군. 관기이기 이전에는 역모와 얽힌 집안의 노비였고 말이야. 대사헌은 운 상궁이 살아남기 위해 노비의 신분인 척 위장을 하였다 말하였네. 그런 의심을 받는 이를 정원군이 기적에서 빼내어 외거노비로 궐 무수리로 들이다니.”

중전은 운지의 이력을 언급하며 매우 특이하다는 듯 말한다. 그러나 난 이미 모든 사실을 들어 알고 있었기에 놀라진 않았다.

“왕자들이 궐의 세작들을 심어두는 것은 조선왕조 이래 종종 일어난 일이었으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니네. 허나 운 상궁이 역모와 얽혀있다면……. 이대로 궐에 놔둘 수는 없는 일이지.”

“운 상궁을 궐 밖으로 내보내시겠다는 것이옵니까?”

“내보낸다? 그랬다가 궐 밖으로 나간 운 상궁이 일을 더 크게 만들 수도 있지 않겠는가.”

중전이 무언가를 내 앞으로 내밀었다.

작은 주머니였다. 나는 그것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안에 있는 것을 확인하기 위에 손을 뻗었다.

그런데 그 주머니에 내 손이 닿기도 전에 중전이 나를 향해 말했다.

“비상(砒霜)이네.”

나는 주머니에 닿으려던 손을 멈춘 채 놀란 눈으로 중전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비상이 조선시대에 흔히 쓰이던 독이라서가 아니었다. 중전이 이런 물건을 내게 내밀었다는 사실에 놀란 것이다.

“비상을 어찌?”

“운 상궁을 살려두어선 안 되기 때문이네.”

“중전마마!”

나는 절대 그럴 수 없다며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중전의 표정은 무덤덤함에 가까웠다.

평소 내가 알던 그녀의 표정과 다른 얼굴이었다. 그런 얼굴로 중전은 사람을 해치는 독을 내밀며 운지를 살려두어서는 안 된다고 말을 하고 있었다.

언제부터 그녀는 이처럼 무서운 사람이었던 것일까?

“자네의 사람이기에 자네에게 맡기려 하였네. 허나 자네는 하지 못할 것 같군.”

중전이 다시 비상이 든 주머니를 챙겨 들었다. 나는 그런 중전을 향해 말했다.

“중전마마. 운 상궁이 혹여 역모와 연관된 집안의 여식이라 하여도, 과거의 일이고 본인이 역모를 저지른 것도 아니온데 어찌 살려두지 않으시려 하시옵니까?”

“역모에 크고 작음이 어디에 있겠는가마는. 대사헌의 말에 따르면 운 상궁이 얽힌 역모에 중함이 매우 크더군. 설사 운 상궁이 대사헌의 추측과는 달리 역도의 여식이 아니라 하여도, 본궁이 알아본 바에 따르면 역도 집안의 노비 출신인 것만은 분명하네. 그러니 대사헌이 운 상궁의 일을 조정에 거론한다면, 그 여파가 자네에게 운 상궁을 보내신 대비마마는 물론이거나 천거한 정원군. 그리고 자네에게까지도 미칠 것이네. 자네는 정녕 조정에 분란이 오길 바라는가? 더욱이 전하께서 총애하시는 아우인 정원군과 자네가 엮인다면 전하의 고충이 얼마나 크시겠는가?”

나는 대사헌이 말했다던 운지가 얽힌 역모가 궁금해졌다.

만약 대사헌이 운지의 일을 조정에 거론해 옥사라도 일어난다면, 내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대사헌이 말한 운 상궁이 얽힌 역모라는 것이 어떤 역모이옵니까?”

내 물음에 중전은 우리 둘밖에 없는 교화당을 한 번 조심스럽게 둘러보더니, 목소리를 낮추며 중얼거리듯 입을 열었다.

“정여립과 관련된 역모라더군.”

‘정여립?’

나는 정여립이 누구인지를 기억해냈다.

기축옥사(己丑獄事).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조선에서 있었던 이 옥사는 ‘정여립 옥사’라고도 불렸다.

바로 이 옥사의 주모자로 낙인찍힌 정여립. 그가 누구인지 떠올리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조선 왕조 역사상 반란을 일으키고 모반을 꾸민 자들은 수도 없이 많았었다.

그러나 정여립은 그 많은 역도들과는 분명 다른 점이 있었다. 역모의 혐의를 받고도 붙잡히기 전에 스스로 자결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람.

그가 자결하자 조선 왕조는 그에 대한 기록을 모두 없애버렸다. 이 때문에 후대에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료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몇 가지 남은 자료에 따르면 그는 강직하고 직설적인 성격으로 자신의 주장을 임금 앞에서 숨김없이 말하길 주저하지 않았다.

처음 그는 자신을 관직에 등용시킨 스승 율곡 이이와 당파적 성향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서인에서 동인으로 전향했다.

이 일을 두고 선조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그를 배신자라고 손가락질했음에도 그는 늘 당당하게 처신했다. 당연하게도 이런 그의 태도는 선조의 눈 밖에 날 수밖에 없었다.

정여립은 왕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도 보란 듯이 스스로 관직을 내던지고 고향으로 낙향했다.

이 후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모아 대동계를 조직하여 무예를 연마하고 왜구토벌에 앞장섰다.

이런 그의 행적인 역모를 꾸미고 있다는 모함을 받았고, 마침 그를 싫어하던 선조는 그 역모혐의를 사실로 받아들였다.

순식간에 역모자가 된 정여립에게 수배가 내려지고 그의 가족과 친척들은 붙잡혀 모진 고문 끝에 처형당했다.

살아남아 진안 죽도로 도망친 정여립은 그곳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죽음으로도 모든 건 끝나지 못했다.

옥사로까지 번진 이 사건으로 천여 명이 넘는 동인들이 억울한 죽음을 맞았다. 또 이 옥사로 인해 서인과 동인은 완전히 갈라서게 되었다.

“대사헌께서 정여립의 옥사와 운 상궁이 연관되었다 말하셨사옵니까?”

“단지 연관만 있는 것이 아니네. 대사헌은 운 상궁이 정여립의 여식, 정운영일 것이라고 말했다더군.”

‘운지가 정여립의 딸이었다고?’

난 고개를 들어 중전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기축옥사는 23년 전에 일어난 옥사일 뿐이지만, 정여립이라는 이름 세 글자는 여전히 조선에서는 이름조차 거론되는 것이 위험한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였다.

난 오래전 운지가 들려주었던 이야기의 내용과 정여립의 옥사를 연관시켜 떠올렸다.

[ ‘소인은 사실 전주 고을의 한 반가의 고명딸로 태어났어요. 덕분에 부모님과 오라버니들의 많은 애정을 받았지요. 그런데 집안이 역모에 휘말리게 되면서 멸문지화를 당하게 되었는데, 다행히 유모의 딸로 위장하여 살아남아 사노비가 되었지요.’ ]

정여립의 고향은 전주였다. 그렇다면 정말로 운지가 정여립의 딸인 것일까?

‘천하에는 정해진 주인이 따로 없다’고 주장한 정여립.

‘그 누구라도 어진 이를 임금으로 섬길 수 있다’고 주장한 그의 이론은 시대를 앞서간 대신 조선왕조가 멸망할 때까지 그 이름을 거론하는 것조차 역모로 치부되었다.

이런 정여립을 역도로 만든 건 다름 아닌 혼의 부친인 선조였다.

내가 왔던 미래에서도 정여립은 남은 자료가 거의 없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정말 정여립이 역모를 꾸몄든 아니든 간에 혼은 자신의 아버지가 내린 판결을 뒤집어엎을 수는 없을 것이다. 후대의 평가도 아직 하지 못한 그 일을 말이다.

‘그러니 운지가 정여립의 딸이 맞는다면, 절대 살아남을 수가 없을 거야.’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역사에서 광해군 시대에 정여립의 딸이 나타났다는 일은 없었다.

정여립의 딸 정도가 살아있었다면, 옥사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더라도 분명 실록에 남을 정도로 유명한 사건이 되었을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운지가 나타나더라도 여자이기에 큰일이 되지 않고 조용히 마무리된 것일까?

“원빈.”

중전이 다시 나를 불렀다.

“운 상궁이 정여립의 여식 정운영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네. 단지 그녀의 존재가 궐에 파란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한 것일세. 그리고 그 일에 자네는 물론이고 억울하게 엮이게 될 이들이 많아질 것 또한 문제인 것이네.”

절개를 지키고자 도움을 구했던 운지를 순수한 마음으로 도왔던 정원군에게 화살이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 찾아왔다.

혼의 말대로라면 지금 진릉군을 감싼 일로 역모의 혐의를 받고 있는 정원군이다. 여기에 과거에 많은 이들의 목숨을 빼앗았던 정여립의 옥사까지 더해진다면? 또 대비까지 연관된다.

몇 년 뒤 일어난 계축옥사가 혹시 운지와 관련된 것일까? 그런 내용은 내가 아는 역사에서는 전혀 없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어찌하겠는가? 자네가 이 일을 처리하기는 벅찰 듯하니, 본궁에게 운 상궁을 보내어도 되네. 본궁이 처리하지.”

지금 중전이 말하는 ‘처리’는 분명 운지를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이는 것일 것이다. 난 절대 운지가 목숨을 잃게 만들 수는 없었다.

“그럴 수는 없사옵니다! 절대 운 상궁을 죽게 할 순 없사옵니다. 운 상궁은 소인의 사람이옵니다. 그러니 소인이 책임지겠사옵니다. 운 상궁을……. 살려주시옵소서. 중전마마.”

유오디아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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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립은 또 누구야? (머리 아파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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