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해의 연인-70화 (70/110)

제70화. 가례(1)

흰색

다음해 봄, 대상제를 끝으로 국상이 모두 끝났다. 그 뒤로는 국상기간에 치룰 수 없던 국가 행사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나의 가례도 그중 하나였다. 광해군 2년, 입궐례만 마친 채 미뤄졌던 나의 가례식이 행궁 서청에서 열렸다.

“진사 노수눌의 일녀 노 씨는…….”

가례도감(嘉禮都監, 가례와 관련된 일을 맡는 임시관청)의 일을 맡은 예조의 관원이 교명문(敎命文)을 소리 내어 낭독하는 동안, 혼과 나는 붉은 발을 사이에 두고 마주 서 있었다.

때는 초여름. 덥다고 하기에는 아직 봄의 따스함이 남아 있는 시기였다.

그런데도 겹겹이 입은 비단옷과 그 위에 입은 무거운 홍장삼(紅長衫, 궁중여인의 예복)은 내게 한여름을 떠올리게 할 만큼 상당히 덥고 버거운 예복이었다.

거기에 머리에 얹은 크고 무거운 가체는 덤으로 따라왔다. 게다가 이 가체도 일반 가체가 아니었다.

가례 때는 기존의 가체에 떠구지를 얹었다. 떠구지는 머리칼처럼 보이도록 만든 흑칠한 오동나무를 가리킨다.

말 그대로 기존의 머리 위에 가체를 얹고 그 위에 흑칠한 오동나무 가체인 떠구지까지 올린 것이다. 어림짐작해도 내 머리의 무게는 5kg 이상은 나갈 것 같다.

아침에 가체를 착용하기 전까지만 해도 멀쩡한 듯 보였던 목에 슬슬 통증이 오기 시작한 것도 이쯤. 가체를 착용한 뒤 계속 45도 각도로 숙이고 있었던 것이 이유인 것 같았다.

그렇다고 목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도 없었다. 지밀상궁이자 훈육상궁이기도 한 홍 상궁은 예식이 치러지기 며칠 전부터 내게 수도 없이 주의를 주었다.

예식이 모두 끝날 때까지는 절대 목을 움직여서도, 시선을 땅에서 떼어서도 안 된다고 말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고 긴 가례 교명문을 들으며 나는 문득 아빠를 떠올렸다. 2년 전 ‘시간의 뒤틀림’으로 짧은 시간 동안 만났던 12년 전의 아빠.

그 뒤 아빠를 만나진 못했다. 아마 아빠가 내 가례가 치러지는 이날, 나와 가까운 곳에 계신다고 하더라도 나를 알아보지는 못하실 것이다.

아니, 상상조차 하지 못하실 것이다. 혼의 후궁이 되는 원빈이 나라고는 짐작조차 못 하실 테니까.

나는 더 이상 김경민이 아니었다. 원빈 노 씨. 그것은 십 년이라는 세월을 이 조선에서 보낸 내게 주어진 새로운 신분이었다.

2년 전 ‘시간의 뒤틀림’으로 만났던 아빠가 내게 말해줬던 것처럼, 조선에 온 지 십 년이 되자 거짓말처럼 나에게 새로운 신분이 생겼다.

그것이 시간이 내게 준 것이든,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서 그렇게 되든 난 노 씨 성을 얻어 입궐한 것이다. 이제 아빠를 만나는 건 두 가지뿐이었다.

2년 전처럼 ‘시간의 뒤틀림’이 일어나는 우연을 기대하던지 아니면 원래 내가 이 조선에 왔던 목적대로 인목대비가 서궁에 유폐되는 날 나타날 아빠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내가 만났던 12년 전의 아빠는 지금도 시간 속에서 나를 찾고 계실 것이다.

어린 시절 시간여행으로 사라져버린 나를 찾아 5년이나 헤매셨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난 내 예상보다 더 일찍 아빠와 재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후궁의 작호를 원(元)으로 정하고 합당한 빈의 예로서 맞아들이고자 한다.”

교명문 낭독이 끝나고 멀찍이 떨어져 있던 두 명의 상궁이 내게로 다가와 양팔을 부축한다.

“사배 하시옵소서.”

상궁이 내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붉은 발 뒤에 선 혼을 향해 네 번 절을 올렸다.

나의 절이 끝나자, 붉은 발 뒤에 선 혼이 두 번 읍배했다. 혼의 읍배가 끝나자, 상궁들이 혼과 나를 분주히 오가며 금잔에 담긴 합환주를 날랐다.

합환주를 나눠 마시는 의식을 끝으로 모든 절차상의 가례가 끝나자, 이제 상궁들은 붉은 발을 말아 위로 올렸다.

예식 내내 혼과 나의 사이를 가르던 붉은 발이 거둬지자 구장복(九章服, 왕의 대례복) 차림의 혼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나는 자유롭게 시선을 들어 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홍 상궁의 주의가 떠올라 포기한 것이다. 결국 예식이 끝나고 서청을 나올 때까지도 혼의 얼굴을 단 한 번도 마주보지 못했다.

“잘 참으시었습니다.”

홍 상궁도 뿌듯한지 서청을 나오자마자 내게 칭찬의 말부터 건넨다. 그녀도 내가 입은 옷차림과 가체의 부담을 잘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다음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양화당으로 가셔서 의복을 갈아입으신 후, 중궁전으로 가시옵소서. 중전마마께 납폐례(納幣禮)를 올리셔야 하옵니다.”

“중궁전으로 갈 때도 이 머리를 하고 가야 하는 건가요?”

목이 부러질 듯 무거운 가체만큼은 더 이상 하고 있을 자신이 없었던 나는 애처로운 눈동자를 가체 쪽으로 향했다. 그때 홍 상궁이 내 뒤로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급히 고개를 숙였다.

“정원군마마.”

홍 상궁의 말에 정원군이 내 뒤에 나타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는 고개를 돌리려다가 그만 머리에 한 가체가 흔들렸다.

당황한 내가 서둘러 가체를 고정하려 한 손을 들었을 때였다. 그런 내 손 위로 누군가의 손이 닿았다. 정원군이었다.

그의 등장에 주변에 선 상궁과 나인들이 모두 고개를 숙여서인지, 내 손에 닿은 그의 손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이 사실에 안도하는 나와는 달리, 정원군은 태연스럽게 내 가체를 잡아주고서야 내 손에서 자신의 손을 거뒀다.

“실례하였사옵니다. 원빈마마.”

차가운 목소리로 정원군이 내게 정중히 사과를 올린다. 정원군은 오늘 종친 자격으로 가례에 참석했는지, 붉은색의 조복(朝服, 종친의 예복)에 금량관(金梁冠, 조복에 쓰는 금관)을 쓰고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보모상궁도 양화당의 나인도 아니었다. 정 1품, 빈의 자리에 오른 나는 종친인 그에게 인사를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그는 그것이 싫은 걸까? 아니면 어색한 걸까? 그가 나와 시선을 맞추지 않으려는 인상을 받았다. 그는 사과를 끝으로 내게서 돌아섰다.

난 등을 보이며 걸어가는 정원군의 뒷모습이 왠지 모르게 쓸쓸하게 느껴졌다. 나는 그 이유가 그에겐 붉은색의 조복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어서 가시지요. 중전마마께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홍 상궁의 말에 나는 가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하며 걸음을 옮겼다.

***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난 납폐례를 마치고 중궁전에서 양화당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양화당에서 나를 맞이하는 나인들 중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그녀는 상궁의 당의를 입고 있었는데, 나는 단번에 그녀를 알아보았다.

“운지?”

반가워하며 운지의 이름을 부르는 나와 달리 운지는 당황한 눈치다. 나는 주변에 있는 양화당 나인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그녀를 데리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야? 그 당의 차림은 뭐고?”

단둘만 있게 되었는데도 운지는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러운 기색이었다. 하지만 운지도 나를 다시 만난 것이 매우 반가운지 활짝 웃고 있었다.

“정원군마마께서 도와주셨어요.”

“어떻게?”

“저를 항아님의 사가에서 데려온 본방나인이라 하시며, 상궁이 되어 곁에서 뫼실 수 있도록 대비마마께 청을 올리셨어요.”

“정원군마마가?”

나는 오늘 내 가체를 잡아주고 홀연히 사라진 정원군의 뒷모습을 떠올렸다. 이제 정식으로 혼의 후궁이 된 내게 차가운 예를 표하는 그를 보면서 앞으로 그와의 인연은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내가 볼 수 없고 알 수 없는 곳에서 나를 신경써주고 있었다. 제주에서 함께 한 5년. 그는 나를 친구로 여기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는 나에게 오래전부터 친구와도 같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가 그에게 바라는 건 단 한 가지. 그 역시 나와 같은 마음이 되어 있기를 바랐다. 어쩌면 운지를 내게 보내준 그의 배려는 그러한 마음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예, 항아님. 아니지, 이제 원빈마마이신데.”

“아니야. 우리 둘만 있을 때는 나를 예전처럼 항아님이라고 불러도 돼.”

나는 활짝 웃으며 운지에게 말했다. 그러나 운지는 기겁하듯 손사래를 쳤다.

“그건 절대 안 됩니다! 안 그래도 정원군마마께서 신신당부하셨어요. 혹시라도 나인이셨던 마마님을 기억하는 이들에게서 말이 나올지도 모르니 조심하라고요.”

“무슨 말?”

“원빈마마와 나인 김 씨가 닮았다는 말이요.”

“아무리 그래도 내 얼굴을 가리고 살 수도 없잖아? 혹시 그런 말이 나오더라도 먼 친척이라고 둘러대면 되지.”

“마마님. 그래도 조심하셔야 해요.”

천진난만하게 상황을 넘기려는 나와는 달리 운지는 계속 진지한 태도였다. 나는 그것이 못내 아쉬웠다. 나에게 운지는 무수리이기 전에 언니와도 같은 사람이었다.

비록 조선시대에서 신분제에 묶여 편하게 말을 놓지는 못하더라도 말이다. 운지도 이런 내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뒤늦게 슬쩍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혹여 닮았다는 소문이 나더라도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요.”

“어떻게?”

“아주 참하시고 아주 얌전하신 마마님이 되시는 거예요. 그 누구도 천방지축 같으시던 김 나인과 같은 사람이라는 걸 전혀 눈치채지 못하도록요.”

“뭐? 천방지축? 운지, 너!”

예전처럼 놀리는 운지에게 간지럼으로 되갚아 주려던 나는 멈칫했다. 이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 웃고 장난쳐야 했을 한 사람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운지도 내 얼굴에 슬픔이 어리자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미영 항아님도 함께 계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요.”

나는 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속마음을 운지에게 털어놓았다.

“미영이는 내가 전하의 후궁이 된 걸 알았어도 기뻐해줬을까?”

“마마님.”

미영이는 혼을 좋아했다. 혼이 세자였을 시절 추위도 잊은 채 그를 멀리서 지켜보던 아이였다.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그것으로 만족하고 행복해하던 아이였다.

난 그런 미영이의 마음을 알고 혼을 사랑하게 된 사실을 이야기하지 못했다. 언젠가는 사실을 말해줄 거라고 결심했지만, 난 제주로 유배를 떠나고 말았다.

다시 돌아와서는 미영을 지켜주지 못했다. 그녀는 그렇게 혼을 좋아하는 마음을 품은 채 하늘나라로 떠나버렸다.

만약 미영이 죽지 않고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했더라면? 혼의 후궁이 된 나를 보고 진심으로 기뻐해주었을까?

이런 걱정을 담은 내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운지가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연하지요. 미영 항아님이 얼마나 좋으신 분인데요. 마음도 마마님보다 훨씬 넓으시고요. 그러니 진심으로 기뻐하셨을 거예요.”

“그래주었을까?”

운지가 내 두 손을 힘껏 잡았다.

“물론이지요. 그러니 마마님. 미영 항아님 몫까지 행복하셔야 해요. 주상전하와 꼭 백년해로하시고요. 아시겠지요?”

“응. 그럴게.”

나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더욱 활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운지야, 우리 오늘 밤새도록 수다 떨자. 이제 너도 내 지밀상궁이니까, 밤새 나와 놀아도 되잖아?”

내 말에 운지가 놀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오늘은 안 돼요.”

“왜? 일 있니?”

“마마님. 오늘이 무슨 날인지 잊으셨어요?”

“무슨 날이긴……. 내 가례 날이잖아.”

설마 오늘이 무슨 날인지 잊었을까, 활짝 웃으며 자랑스럽게 말하는 나를 보더니 운지가 당황한 얼굴로 대답한다.

“전하께서 오늘 밤 양화당에 납시잖아요.”

“아……. 맞다.”

나에게 익숙한 현대식 결혼식이 아니다보니, 나는 가례를 늘 멀리서만 보던 궁중행사의 하나쯤으로 여겼던 것 같다.

그렇다. 오늘이 내 가례식이니 다시 말해 내 결혼식이기도 하다. 그렇게 보자면 오늘은 나의 첫날밤이고. 신랑이기도 한 혼이 내가 있는 양화당으로 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마마님께서 중궁전에서 돌아오시기 전에 대전 내관이 다녀갔어요. 전하께서는 이미 준비를 마치셨대요.”

까다로운 납폐례를 중궁전에서 치르는 동안 난 혼을 잊고 있었다. 그는 서청에서의 예식이 끝난 후 그곳에서 열린 연회에 참석하면서 내가 납폐례를 마치고 양화당으로 돌아오기만 기다렸을 것이다.

“어서요. 어서 준비하셔야지죠.”

운지가 알듯 모를 듯 묘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말했다.

오늘만큼은 예외적으로 붉은 홍공단 금침이 양화당 온돌에 깔아졌다. 금침의 머리맡으로는 홍촉(紅燭, 붉은 초)이 촛대 위에서 불을 밝히고 있었다.

붉은 금침에 반사된 홍촉의 빛이 양화당 안을 붉게 만들이고 있었다. 이 좋은 분위기에서 주안상을 끼고 앉은 나는 울먹이며 운지를 불렀다.

“운지야, 나 더 이상 못 버티겠어.”

“조금만 더 참으세요.”

하지만 사람에겐 한계라는 게 있다. 오늘 서청에서 식을 치를 때와 중궁전에서 납폐례를 할 때까지는 떠구지를 사용했었다.

그것도 어느 정도 움직임이 필요한 예식이었기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단 움직임이 필요 없는 마지막 의례, 왕을 기다리는 이 순간만큼은 떠구지를 사용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므로 떠구지는 내 머리를 떠나고, 배 이상 무게가 나가는 진짜 가체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나는 이제 목이 부러지기 직전까지 왔다.

궐의 법도가 무엇이고 가례가 무엇인지는 이제 내겐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혼이 도착하기도 전에 난 내 머리에 얹은 가체를 벗어 바닥으로 내던지고 싶은 생각뿐이었으니.

“원빈마마. 주상전하께서 납시셨사옵니다.”

구세주의 등장을 알리는 소리에 운지가 내 가체를 받치던 손을 거뒀다. 나는 휘청하려는 것을 참기 위해 두 손을 들어 내 가체를 붙잡았다.

“원빈마마. 소인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

운지가 정중히 인사를 올리며 밖으로 나갔다. 운지의 손이 떠난 가체는 내 두 손으로 버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더군다나 내가 입고 있는 장삼의 무게로 가체를 받치기 위해 들어 올린 양팔이 욱신거리기까지 했다. 한계에 다다른 내가 당장 눈물을 쏟으려는 찰나, 혼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가체를 두 손으로 간신히 떠받든 채,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하고 있는 나와 마주하자 놀란 얼굴로 우뚝 멈춰 섰다.

“혼아!”

그의 놀란 얼굴은 내게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난 애절한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부를 뿐이었다.

그런데 이런 내 애절한 목소리를 들은 그가 내게서 고개를 돌린다. 그러더니 큭큭거리며 웃는 게 아닌가? 곧 그의 웃음은 박장대소처럼 커지며 양화당을 울렸다.

내겐 목이 부러질 것 같은 통증을 참는 모습이 그에게는 웃음거리였던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달은 나는 터져 나올 것 같은 화를 참으며 그에게 씩씩거렸다.

“계속 구경만 할 거야?!”

혼이 웃음을 그치고 내 앞으로 다가와 앉는다.

“미안하구나. 허나 그리 월자(月子, 가체)를 붙든 여인은 내 난생 처음으로 보았느니라.”

“빨리, 빨리 풀어줘.”

“알았느니라.”

조급한 내 마음과는 다르게 그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내 머리에서 비녀 몇 개를 뽑아주었다. 그렇게 첫 번째 가체가 내 머리에서 떨어져 나갔다.

나는 두 번째 가체는 두 손으로 직접 떼어냈다. 그 뒤에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돌리며 목을 좌우로 한 번씩 돌렸다. 우두둑 뼛소리까지 났다.

유오디아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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