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해의 연인-52화 (52/110)

제52화. 사랑하면 할수록(3)

흰색

자장가가 끝나고도 혼에게서는 돌아오는 반응이 없었다.

정말 이 짧은 자장가만으로도 그가 잠이 든 것일까? 의문이 들긴 했지만 아무런 미동이 없는 것을 보니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생각에 만족스러웠다.

그가 이 노래만으로 그가 편안히 잠들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단지 내가 바라는 건 그가 아무 걱정거리 없이 편안하게 잠드는 것. 그 것이 내 곁에서 머무는 것이라면 난 그 곁만 내어주면 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어머니가 안 계시다는 것. 그의 어머니인 공빈은 그를 낳고 산후병으로 1년 뒤 돌아가셨다.

내 어머니는 나를 낳은 날 바로 돌아가셨다. 난 그래도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하지만 그는 아니었을 것이다. 선조에게는 공빈만을 그리워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수많은 후궁들이 있었고 그가 성년이 되기도 전에 매년 동생들이 태어났다.

자연히 그와 그의 형인 임해군은 아버지 선조의 관심에서 멀어져갔다. 임해군의 일탈적인 행동들은 어쩌면 선조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른다고 아빠가 말했었다.

그러나 이런 임해군과는 다르게 혼은 달랐다. 그는 완벽할 정도로 모범생이었다. 공부도 열심히 했으며 유독 역사책에 많은 관심을 보였었다고 아빠에게 들었었다.

그리고 나는 그를 직접 만나고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모범생이었던 어린 시절. 왜란시기에 훌륭히 분조를 이끌었던 세자. 왕위의 오르기 전의 그에 대해 단 두 줄로 끝나버린 역사책 너머에는 인간 혼이 있었다.

그도 외로움을 느끼며 성장했을 것이고 그도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매일 같이 고민한다. 그런 그에게는 진지하게 마음을 나누고 의지할 사람이 없었다.

그가 표현한 것처럼 그의 집이나 다름없는 이 행궁은 숨쉬기조차 힘든 새장일 뿐이었으니까. 그런 그가 잠들기 위해 찾아온 곳은 행궁에서도 가장 외딴 곳이 자리한 내 전각이었다.

나는 다짐했다. 그가 왕이 된 뒤에도, 그래서 계축년에 아빠를 만나게 되더라도, 또 내가 아는 역사가 그대로 이루어져서 반정으로 인해 그가 더 이상 왕이 아니게 된다고 하더라도…….

난 언제나 그의 곁에서 그와 함께 할 것이라고. 반드시, 반드시 그럴 것이라고. 나는 잠든 것처럼 보이는 그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네 곁에 있어줄게. 언제나…….”

그러자 그와 눈을 마주친 상태에서 고백한 것처럼 얼굴이 뜨거워진다. 그래도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을 숨길 수는 없다.

그때였다. 잠들었다고 생각한 그가 갑자기 몸을 일으켰다. 놀란 내가 그를 따라 몸을 일으킬 새도 없이 그가 내가 누워있는 쪽으로 몸을 숙였다.

“안 자고 있었…….”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에 포갰다. 갑작스런 입맞춤에 미처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했던 나는 숨을 참았다.

조금 뒤 내게서 입술을 뗀 그를 올려다보며 나는 참았던 숨을 쉬었다. 그런데 나와 달리 그의 호흡은 상당히 거칠어져 있었다.

‘전혀 안 자고 있었던 거야? 그럼 내가 한 말을 모두…….’

그의 두 눈은 스며들어오는 달빛을 받아 흑요석처럼 반짝였다. 반짝이는 두 눈은 내게 무언가를 묻고 있었다. 나는 그 물음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에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방금 전 내가 그에게 했던 말. 그것은 약속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와 함께 할 것이란 약속.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조금 더 네 마음에 용기를 내어 답을 해도 되지 않을까?

나는 두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감싸 쥐고는 내 얼굴 쪽으로 끌어당겨 입을 맞췄다. 이 순간만큼은 모든 시간이 멈춰 버린 듯 그 뜨거움이 내 온몸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갔다.

나 김경민은 이혼을,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

인빈의 지밀나인이 된 후 나는 차를 맡게 되었다. 생과방에서 차구(茶具)를 준비해서 올리면 나는 그것을 가지고 인빈의 처소로 들어간다.

그 뒤 마녀 인빈의 무시무시한 눈빛을 받으며 차를 끓이고 적당히 식혀서 그녀에게 계속해서 올리는 것. 그것이 나의 일이었다.

어떻게 보면 별일 아닌 이 일이 내게는 상당히 고역이었다. 인빈은 평소에도 수라보다는 생과방에서 올리는 다과와 차를 주로 즐긴다.

특히 차를 얼마나 자주 마시는지, 몇몇 나인들은 그녀의 피부가 나이에 비해 아직까지 좋은 건 차를 즐겨 마셔서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그러다보니 나는 거의 하루 종일을 인빈의 곁에 붙어 있어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차를 담당한 이후로 인빈의 변덕이 줄었다는 것이다.

비록 나를 매서운 눈빛으로 쳐다볼 때가 많았지만 그녀는 내게 말을 걸지도 않았다.

난 사실 그녀의 변덕을 걱정했다. 내가 차를 끓일 때 그녀가 변덕을 부려 나에게 뜨거운 찻물이라도 부어버리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다행이 인빈은 그러지 않았다. 아마도 그것은 그녀가 주로 마시는 차는 선조가 직접 하사한 귀한 차라서 그런 듯싶었다.

선조는 인빈이 평소 차를 즐긴다는 말에 종종 귀한 차가 들어오면 인빈에게 제일 먼저 하사해주었고, 인빈은 그럴 때마다 아주 기뻐하며 차를 마셨다.

또 인빈의 가장 큰 즐거움 중의 하나가 선조가 하사해준 차를 다른 빈들과 나눠 마시며 자랑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내가 인빈의 지밀나인이 된 이후에 알게 된 그녀의 새로운 특징 중 하나였다.

중전 김 씨가 새로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인빈의 처소를 찾는 후궁들은 많았다. 대표적으로 정빈 민 씨와 온빈 한 씨가 대표적이었다.

그들은 정말로 불필요한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정빈은 인빈보다 12살이나 어렸으며 온빈은 정원군보다도 한 살이 더 어렸다.

그들은 후궁의 품계는 같았으면서도 인빈이 나이가 많아서인지 늘 경어를 사용했다.

“용정차가 아닙니까?”

내가 끓인 물에 찻잎을 넣자 그 찻잎의 향이 인빈의 처소를 가득 채웠다. 향을 맡은 온빈이 말을 꺼내자 인빈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오랜만에 맡으면서도 그 향은 어찌 기억하고 있나?”

“귀한 것이니 더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지요. 더욱이 인빈마마께서 이리 자리를 마련해 주시지 않으시면 소첩이 어찌 마셔볼 기회가 있겠사옵니까?”

“호호, 내 앞으로 자주 불러줌세.”

그러자 정빈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섰다.

“듣자하니 중전께서도 세자빈께서도 갖지 못한 아이를 마마께서 데리고 계시다지요?”

-탁.

주전자 뚜껑을 열던 나는 정빈의 말에 들어 올리던 뚜껑을 놓치고 말았다. 뚜껑은 원래 닫혀 있었던 그 자리에 도로 놓였다.

인빈은 물론이고 온빈과 정빈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잠시 뒤 인빈이 기침소리를 내며 후궁들의 시선을 자신 쪽으로 돌리게 만들었다.

“소문이 벌써 그곳까지 갔는가?”

“소문 정도가 아니옵니다. 영이도 아옵니다.”

영이는 정빈의 차남. 이제 겨우 다섯 살이다. 다시 말해 어린애까지 알 정도로 모르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었다.

“영이가 안다고? 고 어린 게? 신통방통하구나.”

인빈이 시치미를 떼며 웃는다. 그러자 눈치를 살피던 온빈도 인빈을 따라 웃으며 묻는다.

“그 아이는 마마의 퇴선간 나인이라고 들었사옵니다. 그런데 어찌 그 아이를 중전께서도 세자빈께서도 아시는 것이옵니까? 미색이라도 뛰어난지요?”

“미색이 뛰어나다니?”

인빈이 내 쪽을 힐끔 쳐다보며 온빈에게 되묻는다.

“소첩이 추측하기로는 그리 생각되옵니다.”

“어찌해서 말인가?”

“소첩도 귀가 있어 듣자하니, 그 나인이 총명하여 중전께서는 공주마마의 보모상궁으로 삼고 싶다 하시고 세자빈께서는 그저 총명하니 곁에 두고 싶다하시며 달라고 하셨다지요. 소첩의 말이 맞사옵니까?”

“들은 그대로네.”

인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자 온빈이 말을 이어갔다.

“여인이 여인을 총명하다하는 것을 보셨사옵니까? 다 다른 뜻이 있으셔서 그리 달라 하신 것이겠지요.”

“다른 뜻이라니?”

인빈은 재미있다는 얼굴이다.

“혹여 그 나인이 전하의 눈에 띄어 승은이라도 입게 되면 다 인빈마마의 공으로 돌아갈 것이 아니옵니까? 그러니 사전에 이 일을 막고자 달라고들 하신 것이겠지요. 그렇게 보면 그 나인의 미색이 꽤나 반반한 것이 아니겠사옵니까?”

인빈이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한참 뒤 웃음을 그친 인빈이 나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온빈과 정빈은 그저 차가 다 되었다 싶어서 차를 달이는 나인인 나를 쳐다본다고 생각했는지 날 보지는 않았다.

인빈은 계속해서 내 얼굴 이곳저곳을 쳐다보며 그녀들에게 말했다.

“옛말에 가선(加線, 쌍꺼풀)이 있으면 무자상(無子相, 아이를 못 낳는)이라지? 사내들도 무자상인 계집을 품고 싶어 할까?”

“호호호. 사내들이 옛말을 듣고 계집을 품는 것을 보셨사옵니까? 다 마음에 들면 가지려들 달려드는 것이지요.”

“맞아. 그래. 사내라면 마음에 드는 계집을 가지려고 달려드는 것이 인지상정이지. 그런데 그 사내가 마음에 품은 계집을 가지려 들지 않는다면?”

“이미 정혼한 여인이 아닌 이상에야 감히 손댈 수 없는 분의 여인인가 보지요.”

“손댈 수 없는…….”

말끝을 흐리던 인빈이 갑자기 자신의 앞에 놓인 상을 손바닥으로 살짝 치더니 허리를 곧추세웠다.

온빈과 정빈은 그러한 인빈의 태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 눈만 굴려댔다. 인빈은 갑작스런 자신의 행동에 그녀들이 당황한 것을 보고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차가 다 된 것 같네. 마시세.”

인빈의 말에 나는 달인 찻물을 찻잔에 담아 그녀들에게 올리고는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온빈은 순진한 얼굴로 차가 마음에 들었는지 계속 싱글벙글이었다.

정빈은 그런 온빈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어찌되었든 이 일로 중전께서 꽤나 배앓이를 하시겠사옵니다.”

“어디 배앓이만 하시겠습니까? 아무리 중전이시라도 해도 양화당의 나인은 함부로 데려가실 수 없다는 걸 이번 일로 아셨겠지요.”

온빈이 정빈의 말을 받았다. 인빈은 그런 온빈의 말이 퍽이나 마음에 든 모양이다. 그녀가 말만 꺼내면 내내 입가에 웃음이 그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말입니다. 인빈마마.”

정빈이 인빈에게 말을 꺼냈다.

“세자빈께서도 마마의 나인을 원하지 않으셨사옵니까? 조금 이상하옵니다.”

“이상하다니?”

“세자빈께서는 궐의 그 어떤 일에도 나서지 않고 몸을 사리시는 분이시지요. 더군다나 동궁전과 양화당은 오래전부터 왕래가 없었사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양화당 나인을, 그것도 퇴선간 나인을 달라 하시다니요? 무언가…… 이상하지 않사옵니까?”

“그렇게 보자면 중전께서 달라고 하신 것이 더 이상한 일이지 않겠는가? 하물며 세자빈이야…….”

인빈은 세자빈이 날 달라고 한 사실에는 별 관심이 없는 투로 답했다. 그러자 차 한 잔을 말끔히 비워낸 온빈이 말했다.

“정빈. 내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그 나인의 미색이 반반한가 보지요. 그러니 동궁전에서 그 나인을 데려와 지난번 개똥이처럼 전하께 보내 환심을 사려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개똥이? 하! 하룻밤 승은을 입고 버려진 그 동궁전 나인 말인가?”

인빈이 개시의 이야기를 받으며 코웃음 치자 온빈과 정빈도 따라 웃었다.

“아니면 이 행궁에서 몸을 사리느라 바쁘신 세자의 마음이라도 잡은 것일지도 모르지요.”

웃던 정빈이 온빈의 말을 받았던 바로 그때였다. 나는 정곡을 찔린 듯 움찔했고 인빈도 이를 본 것인지 일순간 웃음을 그쳤다.

“그 아이가 세자의…….”

인빈은 고민하는 얼굴이었고 그녀의 시선 끝에는 바로 내가 있었다. 나는 그녀의 시선을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인빈의 두 눈은 집요하게 내 두 눈을 쫓고 있었다.

온빈이 웃음을 터트렸다.

“정빈. 세자와 세자빈의 사이는 좋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정빈은 인빈이 자신이 가볍게 던진 말을 심각한 얼굴로 받자 더욱 기세등등하게 대답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사람 속은 모른다고 했습니다. 세자도 사내입니다. 사내가 어디 한 계집만 가지고 만족하는 것을 보았습니까?”

정빈은 말을 마친 후 입을 굳게 다물었다. 자신의 말에 인빈이 온빈의 말을 듣고 웃은 것처럼 즐겁길 바랐던 모양인데 인빈은 전혀 웃지 않았던 것이다.

“마마?”

인빈의 침묵이 길어지자 정빈이 조심스럽게 인빈을 불렀다. 그러자 인빈이 한 손을 들며 차를 권했다.

다시 분위기는 좋아졌지만 인빈은 더 이상 소리 내어 웃지 않은 채 입가에 미소만 띠었다.

정빈과 온빈이 돌아간 후 나는 차구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생과방에서 보내온 작은 반상에 차구들을 올려놓고 일어서려는 순간, 가만히 내 행동을 지켜보고만 있던 인빈이 나를 불러 세웠다.

“앉아라.”

눈치 빠른 정 상궁이 나를 대신해서 반상을 들고 나가고 나는 인빈과 단둘이 그녀의 처소에 남게 되었다.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최대한 그녀의 시선을 피하려고 노력했다.

그녀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하면 궁궐 생활에 잔뼈가 굵은 그녀에게 내가 숨기고 있는 모든 사실들이 드러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내 아들만 생각하느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있었다.”

인빈이 말을 시작했다.

“부아가 널 마음에 들어 하면서도 왜 네가 나인 명부에 이름을 올리는 것을 막으려 하지 않았는지……. 네가 마마로 죽어간다는 사실에 창덕궁까지 달려가 그 사단을 벌여놓고도 내게 널 달란 소리조차 하지 않았는지……. 난 지금껏 그 연유를 궁금해하지 않았다.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부아가 널 잊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내가 널 부아의 전각나인으로 보내 첩으로 삼게 하면 되었을 테니까. 그래서 부아가 달라고 할 때까지 내 곁에 둘 생각이었다.”

인빈이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부아는 그러지 않았지. 분명 네게 마음이 있는 건 확실한데도 말이다. 내 아들이지만 참으로 답답하다 여겼다. 그런데 그 연유가 분명 있었구나.”

난 무거운 침을 삼켰다.

“고개를 들어라.”

인빈의 말에 난 천천히 고개를 들어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인빈은 한쪽 눈썹을 치켜 올린 채 내게 물었다.

“세자냐?”

내가 놀란 얼굴로 인빈을 바라보자, 인빈의 얼굴에 미소가 점점 번지기 시작했다

“세자빈이 나서서 널 동궁전으로 데려가려고 할 정도라면……. 하하! 나 인빈이 여태껏 그것을 몰랐다니! 내 아들만 생각한다고 널 보고 다른 생각만 했었구나.”

인빈이 알아차렸다.

“그러고 보니 널 벌줄 때도 세자가 제일 먼저 달려왔었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인빈은 그런 나를 앞에 두고 자신만의 퍼즐을 하나씩 맞춰나가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웃음을 터트렸다.

“세자빈이 나서서 널 동궁전으로 데려다놓으려 할 정도로 세자가 널 어지간히 마음에 들어 하다니, 앞으로 네 이용가치가 무엇인지 차차 생각해 보아야겠구나. 그만 물러가거라.”

유오디아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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