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해의 연인-36화 (36/110)

제36화. 첫눈이 내릴 때(1)

흰색

“언니.”

처소 밖에서 미영이의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주자 미영이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왜 불을 끄고 있어요? 벌써 어두워진 지 오래인데.”

기름등에 불을 킨 미영이가 나를 돌아보며 안쓰러움으로 인상을 찌푸린다.

“듣고서도 아니길 바랐는데…….”

“그래서 확인하러 온 거야?”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미영이에게 웃으며 물었다. 그러자 미영이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쉰다.

“확인은요. 우리 같은 나인 신세가 다 그렇죠. 상전의 기분이 나쁘면 온갖 험한 꼴은 다 당해야 하니까요. 그래도 전 언니가 퇴선간에 있으니까, 인빈마마와 마주칠 일은 없겠다 싶었거든요. 저처럼 임해군마마 지밀나인도 아니고.”

“임해군마마는?”

“울다 주무시죠. 뭐.”

“울어?”

“아참! 그게요, 언니 들었어요?”

“뭘?”

“중전마마께서 회임하셨대요!”

미영이의 말에 난 놀라 눈을 치켜떴다. 중전 김 씨가 두 명의 아이를 낳게 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말이다.

“중전마마께서? 오늘 낮에는 그런 말을 못 들었는데?”

“오늘 저녁에 석어당에서 전하와 함께 계실 때 기침을 좀 하셨나 봐요. 그래서 전하께서 염려되신다고 어의를 불러 진맥하게 하셨거든요? 그때 알게 된 거죠, 뭐.”

“그렇구나. 근데 임해군마마가 우셨다니?”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에요. 전하께서 새 중전마마를 맞이하셨을 때는 세자저하도 곧 자리에서 쫓겨날 거라며 연회를 열어야 한다고 그 난동을 피우셨거든요? 그런데 중전마마의 회임 소식을 들으시고는 웃다가 술을 드시다가, 결국 우시는 거예요. 군부인께서 그런 마마를 달래셔서 재우신 거죠, 뭐. 어쩜 같은 형제인데 그렇게 차이가 나는지!”

울었다는 임해군의 속마음을 모두 알 수는 없었지만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았다. 만약 공빈이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면 임해군이 세자가 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또 임해군이 세자가 되었다면, 공빈이 중전이 되었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임해군이 중전의 회임 소식을 들었다면, 혼도 이미 전해 들었을 것이다. 압구정에서의 만남 이후 해질 무렵 혼과 함께 행궁으로 돌아왔다. 나야 그 뒤로 내내 처소에만 머물렀으니,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전혀 몰랐다.

나는 미영이를 통해 뒤늦게나마 소식을 전해들었지만 혼이 머무는 동궁전에는 일찌감치 회임 소식이 전해졌을 것이다. 물론 나는 중전이 공주를 낳는다는 걸 안다.

그러나 이 시대 사람들은 그녀가 대군을 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중전을 밀고 있는 사람들이야 세자가 바뀔 수 있는 기회로 여길 테지만, 세자인 혼을 미는 사람들에게는 그 반대로 들릴 것이다.

다음날 아침 중전의 회임 소식이 행궁 안에 파다하게 퍼졌을 그 시각, 양화당은 조용하기만 했다. 인빈 역시 중전의 회임 사실을 들었을 텐데도 딱히 소란은 없다.

양화당 지밀나인들의 말로는 아침 일찍부터 축하하례를 하러 중궁전에 들린 이후로 두통이 있어 약을 드신 후 잠에 드셨다고 한다. 난 어제의 일 때문이라도 조용히 퇴선간을 지키며 하루를 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중궁전에서 사람이 왔다. 중전이 날 찾는다는 것이다.

“왔구나?”

아니나 다를까, 중전은 중궁전에 도착한 나를 보자 활짝 웃으며 맞았다. 나는 자리에 앉기 전에 짧은 인사부터 건넸다.

“회임을 축하드립니다. 중전마마.”

“네가 아니어도 이미 지겹게 들었다.”

여전히 어색한 나와는 달리 매우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듯 거리낌 없이 말을 건네는 중전.

“뭘 좀 먹겠느냐? 그 다친 입은 어떠하냐?”

뭘 좀 먹겠느냐는 말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밖에서 나인이 다과상을 가져온다. 말이 다과이지, 중전이 먹는 다과는 확실히 인빈의 것과 다르다. 온갖 색깔의 궁중다과들이 내 앞에 펼쳐진 것이다. 이는 종이와 살 때도 보지 못한 것들이었다.

내가 다과에 시선을 빼앗긴 것을 본 중전은 킥킥거리며 웃었다.

“어서 들거라. 다과를 싫어하지는 않겠지?”

중전이 먼저 손을 뻗어 다과 하나를 덥석 집으려 하자, 옆에 조용히 앉아있던 변 상궁이 나섰다.

“마마. 손으로 드셔서는 아니 되십니다.”

“알고 있다.”

새침하게 대답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분홍빛 작은 떡 하나를 입에 쏙 넣는 중전. 오히려 내가 그런 그녀의 태도에 당황하며 쳐다보자 중전이 입에 떡을 물고는 웃는다.

변 상궁이라는 상궁도 일단 중전이 일을 벌이고 나자 더 이상 끼어들지는 않았다. 그 상황에서 나도 먹어도 될지, 아니면 가만히 앉아야 할지를 고민했다. 어쨌든 중전과 나 사이에 놓인 다과상은 하나뿐이었으니까.

“왜 안 먹느냐?”

이미 떡을 하나 삼킨 중전이 내게 묻는다.

“먹겠습니다…….”

중전이 손으로 먹은 마당에 나 역시 손으로 먹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나 역시 손으로 떡을 집어 입에 넣었다. 그러자 중전은 그런 날 보며 까르르 웃는다. 그러자 가만있던 변 상궁이 나선다.

“웃음소리가 너무 높으시옵니다.”

“근심하지 마라. 전하께서는 본궁이 웃으면 뱃속 아기씨도 웃는다 하셨다. 그러니 본궁이 웃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겠느냐?”

의외로 큰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부부의 사이는 좋은 듯싶다. 새로운 사실을 되새기며 떡을 열심히 씹는데 중전이 내게 묻는다.

“그래, 어제 정원군은 만났느냐?”

“콜록! 콜록콜록!”

“어머나? 떡이 목에 걸린 것이냐?”

“콜록! 콜록!”

기침을 멈추지 않는 나를 보며 중전이 당황해했다. 그러자 변 상궁이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다과상에 놓여있던 수정과를 내게 주었다. 나는 그것을 마신 뒤에야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어찌 이리 애 같누. 들어본 적은 있느냐? 떡을 잘못 먹다가…… 죽은 사람도 있다는구나.”

아주 심각하고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듯, 목소리를 낮추며 이야기하는 중전. 어딘지 모르게 미영이와 닮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아, 예에…….”

“어서 말해보거라. 어제 정원군을 만났느냐?”

“마마!”

중전의 질긴 요구에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다음 순간 바로 후회하고 입을 다물었다. 일단 중전은 그렇다 치더라도 옆에 앉아있는 변 상궁의 호통이라도 떨어질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내 목소리에 중전은 다시 까르륵 웃고, 변 상궁도 함께 웃는다.

“보아라. 어울리지 않게 얌전을 떨더니, 결국 네 본색이 나오는구나.”

하지만 난 더 이상 중전에게 휘둘릴 마음은 눈곱만치도 없었다.

“중전마마. 저와 정원군마마는 절대 그렇고 그런 사이가 아.니.거.든.요.”

“그렇고 그런 사이가 무엇이냐?”

중전이 눈을 댕그랗게 뜨고는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건요…….”

“서로 마음에 두고 그리는 사이?”

“아니요!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고요!”

“그렇다면 인빈이 왜 널 그리 박대하느냐?”

“인빈마마는 종종 모든 나인에게 그러세요.”

“그럼 정원군의 첩 자리는 왜 거절했고?”

“중전마마! 대체 그 이야기를 어디서 들으신 거예요?”

“벽에게서 들었다 하지 않았느냐.”

퉁명스럽게 말하며 자세를 고쳐 앉는 중전. 이제 와서 하는 소리지만 얄밉다.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요, 정원군마마와 저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물론 첩이 되라고 말씀하신 일은 있었어요. 그렇지만 전 분명히 정원군마마께 거절했다고요.”

“세상에나!”

갑자기 중전이 놀란 눈을 부릅뜬다.

“정원군이 직접 네게 첩이 되어 달라 했느냐?”

아차하며 후회하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인빈이 너에게 또 그리했고? 그런데 정원군을 보고 직접 거절했느냐?”

“그게 그러니까요…….”

“이리 애석한 일이 있느냐? 그래그래. 본궁도 이해한다. 나인의 신분이란 그러한 것이지. 그나저나 변 상궁.”

중전이 변 상궁을 돌아본다.

“놀랍지 않느냐? 이 행궁에서 ‘중’이라고도 불리는 정원군이 김 나인에게 첩이 되어 달라 했단다. 정원군을 마음에 두었다는 나인들이 이 사실을 알면 꽤나 울겠구나.”

“마마. 진짜 아니에요. 진짜요!”

“정녕 아니란 말이냐?”

내가 강하게 부정하자 중전이 순식간에 안색을 싸늘하게 바꾸며 날 돌아본다.

“본궁이 정원군을 알고 지낸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만, 아무 생각 없이 네게 그런 말을 꺼낼 위인 같지는 않구나. 그래도 본궁은 네가 스스로의 본분을 깨닫고 거절한 줄 알고 갸륵하게 여겼더니만 본궁 앞에서 거짓만 고하다니.”

“중전마마! 그런 말들을 도대체 어디서 들으신 거예요?”

“넌 내명부 소속 나인이 아니냐? 내명부를 주관하는 본궁이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데도 몰라서는 아니 되지 않겠느냐.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어서이다.”

“재미요?”

“그렇다.”

모든 원인이 심심한 중전의 소소한 재미거리라는 것을 깨달은 내 표정이 천천히 굳어가기 시작할 때였다. 중전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넌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야 자유롭게 품을 수 있지 않느냐? 본궁은 이제 그럴 수 없다. 그리해도 그 누구에게도 드러낼 수도 없고, 죽을 때까지 말해서도 아니 된다. 그러나 넌 다르지 않느냐? 듣자하니 너처럼 정원군을 마음에 품은 궁녀들이 많다더라. 어차피 되지 않더라도 그리 마음을 품었다고 나인들끼리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지는 않겠느냐? 그러나 본궁이 마음에 누군가를 품었다고 말한다면……. 천지가 뒤집어지겠지.”

일순간 엄청난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중전이 마음에 품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전하뿐이다. 물론 사람의 마음에 누굴 품든, 다른 이들만 모른다면 전하가 아니어도 상관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조선시대에서, 그 말은 중전의 말대로 천지가 뒤집어지는 일이 되겠지. 중전이 꺼낸 엄청난 말에, 난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변 상궁의 눈치를 살폈다. 이를 본 중전이 웃으며 말한다.

“변 상궁은 본방나인(친정에서 데리고 온 노비)이다. 더욱이 본궁의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지. 심지어 왜란 때도 본궁의 곁을 지킨 이다. 그 공로를 전하께 인정받아 특별히 상궁이 되었지.”

“그렇지만 소인은 양화당 나인인데요?”

언제든지 중전과 나눈 대화가 양화당 인빈의 귀에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내가 짚어주자, 중전이 다시 까르르 웃으며 말한다.

“네가 입을 함부로 놀린다면, 나 역시 전하 앞에서 입을 함부로 놀릴 생각이다.”

“네?”

“너와~ 정원군이~.”

말을 늘리며 여유부리는 중전 앞에서 나는 바짝 엎드렸다.

“절대! 절대 인빈마마는 중궁전에서 소인과 마마가 나눈 모든 말들을 아실 일이 없으실 겁니다!”

“호호. 그래야지.”

왜 나와 동갑인 중전에게 조련당하는 느낌이 드는 걸까?

중전에게 정오를 다 뺏긴 나는 웃으며 배웅하는 중전을 뒤로한 채 기진맥진한 몸을 이끌고 중궁전을 나섰다. 중전과 어울리는 건 정말 힘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무리 동갑이라지만 말을 편하게 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오늘 중전만 즐거웠던 그 대화 속에서 살짝 그녀의 밝은 얼굴에 그늘이 졌을 때를 떠올리면…….

그녀는 입궁 전에 누군가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걸까?

만약 그렇다면 어느 정도 말이 되긴 한다. 조선시대의 다른 여인들처럼 아무것도 모를 십대 초반의 나이에 시집을 온 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왜란 때문에 혼사를 못하고 있다가 중전으로 간택된 후, 의인왕후 3년 상이 끝나고야 가례를 올렸다.

누군가는 꽃다운 열아홉 살이라고 말하는 나이. 담 너머로 우연히 잘생긴 남자 한 명 지나가는 걸 보아도 설레는 마음을 품을 나이다. 그녀와 같은 나이인 나 역시 혼을 좋아한다. 더욱이 왕비가 되었다 하더라도 51살의 남편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그래서 그녀는 나와 정원군을 엮어서 위안을 삼으려는 걸까?

자신에게는 불가능하지만 남은 가능하기를 바라며 응원하는 마음 같은 것으로 말이다. 그렇게 본다면 중전도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중전을 향한 남모를 동정심이 생겨나는 걸 느꼈을 때였다. 후원으로 들어서는 길에 혼이 급히 걸어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반가운 마음에 소리라도 쳐서 부르고 싶지만, 여기서는 그럴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혼의 옆에 오로지 최 내관만 동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기회로 보았다. 재빨리 후원 쪽으로 발을 옮기자, 후원 깊숙이 들어가는 좁은 길 앞에 최 내관이 서서 망을 본다. 혼이 그 안에 있다는 건 이제 확실한 사실이 되었다.

“최 내관 나리.”

반갑게 최 내관에게 인사하며 다가갔는데, 최 내관의 표정이 어둡다.

“아, 항아님이신가.”

“저하께서 지금 저기에 계세요?”

“그러네만…….”

“저 잠시만 저하를 뵈어도 될까요?”

혼과 나의 사이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최 내관. 그에게라면 이런 부탁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내 부탁을 들은 최 내관이 망설인다. 혹시 혼이 지금 혼자 있고 싶다고 말했던 걸까? 중전의 회임도 있고 마음이 뒤숭숭해서 후원을 찾았다면 말이다.

그렇다면 그를 더더욱 만나고 싶다. 그의 마음도 위로해주고, 중전이 나에게 말장난치는 것도 말해줘야지. 그러나 그 말장난 중 하나인 정원군의 이야기까지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것이 지금은 좀 어렵네만…….”

“걱정 마세요. 저하께서 저를 보신다고 절대 최 내관 나리께 화내실 일은 없을 거예요.”

무슨 자신감인지, 최 내관의 허락이 떨어지기도 전에 나는 후원으로 들어섰다. 막상 후원으로 들어서니 혼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에 내 발걸음도 빨라졌다.

마치 날아갈 듯이 가벼운 걸음으로 후원 깊숙이 걸어 들어가던 그때,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대나무 숲 사이에 그가 서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가 혼자가 아니었다. 붉은 관복을 입은 한 남자와 함께 서 있었다.

둘은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최 내관의 내가 후원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

사실 혼과 서 있는 그 남자가 누군지는 크게 궁금하지 않았다. 그것보다도 후원에서 최 내관에게 망을 보게 하고 나누는 이야기가 궁금했을 뿐. 다행이 내가 멈춰선 자리에서는 어느 정도 그들의 대화가 들렸다.

“그게 사실인가?”

혼의 목소리.

“예. 저하의 말씀대로 신이 회령으로 직접 가서 확인하였습니다. 지금 변 상궁이라고 하는 그 여인이 피난길을 잘못 들어 회령에서 중전과 머물렀다 합니다. 저하께서 임해군마마가 포로가 되신 일로 회령에 계셨던 바로 그즈음입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그때 그 아이가…….”

혼의 표정이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때, 혼이와 대화를 나누던 남자가 나를 발견하고는 소리쳤다.

“누구냐?!”

유오디아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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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전하, 아뢸 말씀이 있사옵니다. 중전마마와~ 광해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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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나라 (jjan****) 2013-08-11 22:47 |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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