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간택령(1)
흰색
선조의 정비 의인왕후가 승하하고 궁궐은 장례 준비에 들어갔다.
동시에 광해군의 세자 책봉을 허락받으러 명나라로 출발하는 신하들과 선조간의 알력다툼 이야기가 궐 안에 쭉 퍼졌다.
명나라는 왜란 이후로 지난 8년간, 매년 두 차례 이상씩 오는 ‘광해군 세자책봉’을 장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하고 있었다. 그런데 올해도 광해군의 세자책봉을 허락받으러 가는 책봉허락 교서 내용을 살펴보던 선조가 뜬금없이 이런 소리를 신하들에게 한 것이다.
[‘그대들은 세자책봉은 중히 여기면서, 어찌하여 새 중전을 뽑는 일에 대해서는 교서에 언급하지 않은 것인가?’]
이것은 선조가 재혼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며, 더불어 의인왕후의 삼년상이 끝나기도 전에 간택령이 내려지게 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간택?”
“네에! 그렇다니까요.”
종이와 한가로운 낮 시간을 보내는 날 찾아온 미영이의 말이었다.
내가 팔을 다쳐 작은 전각에 머무르는 동안 그곳을 드나들며 종이와도 친해진 미영은 이제 낮에도 종종 종이의 전각을 찾아왔다. 나와 지내며 착해진(?) 종이는 미영이에게도 간식을 나눠주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벌써 세 명으로 좁혀졌대요. 아직 중전마마 안장도 끝나지 않았는데 말이에요.”
종이는 달달하고 아삭한 매작과를 씹어 먹으며, 글짓기에 열심이었다.
덕분에 미영이는 크게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나에게 나름 위험한 말을 하고 있었다.
“임금님도 나이가 있으신데, 왜 많은 왕자님들을 낳으신 빈 마마들을 그대로 두시고 어린 새 중전마마를 맞이하려 하시는 걸까요?”
젊은 새 부인을 공식적으로 들인다는데 싫어할 남자는 없다.
그것이 선조라고 해서 다를까.
“듣자하니, 새 중전마마가 대군아기씨라도 생산하시면, 궁에 피바람이 불 거래요.”
“피바람?”
가만히 글쓰기에 열중하던 종이가 고개를 든다.
나는 미영이에게 눈짓을 주고는 환하게 웃으며 종이에게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종이 다 썼어? 어디 볼까?”
종이가 글짓기한 한지를 내게 자랑스럽게 내밀었다.
[보기 좋은 금색이라 황금인 줄 알았더니, 먹어보니 달달한 것이 황감이었네]
“잘 썼네!”
나는 종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물었다.
“황감 먹고 싶어?”
종이가 고개를 끄덕인다.
“근데 어쩌지? 아직 황감 나올 철이 아닌데……. 몇 달 더 기다려야 해.”
종이가 다시 고개를 끄덕이더니 또다시 글짓기에 열중한다.
나는 그때서야 다시 미영이를 돌아보았다.
“말조심해. 종이는 아직 어리지만 어디 가서 네가 한 말을 흘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네. 언니 말대로 조심해야겠어요. 언니와 아기씨가 너무 가까우시니까, 종종 이런 실수를 한다니까요. 그런데 언니. 어차피 지금 간택령이 내려져도 국혼은 2년 뒤에 하잖아요. 그 뒤에 대군아기씨가 태어나시면, 세자저하는 어찌되시는 건가요?”
광해군은 인목왕후를 폐위시키고, 그녀가 낳은 영창대군을 죽이게 된다. 그것도 방 안에 가둬놓고 불을 때워 소위 ‘쪄’ 죽인다. 영창대군의 존재는 광해군의 왕권에 위협이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지 모르지만, 영창대군은 그때 지금 종이와 비슷한 나이였다.
“글쎄……. 그건 나도 모르겠어.”
아무리 미영이와 친하다고 해도, 그녀에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이야기를 해줄 순 없다.
내 몸이 아파질지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을 내가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해서, 함부로 말하고 다닐 권한이 있는지도 알 수 없으니까…….
“아참, 늦겠네. 그만 가 볼게요.”
급히 일어나는 미영이를 보며, 종이도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
“어디 가?”
“오늘 세자저하께서 효경전으로 떠나시는 날이에요.”
“그게 오늘이었어?”
“네.”
효경전은 돌아가신 의인왕후의 신주를 모시는 사당의 이름이다.
사당은 곧 의인왕후의 시신이 안장될 경기도 구리의 건원릉(建元陵, 태조 이성계 무덤)에 지어졌다. 광해군은 의인왕후의 양자가 되었기 때문에 상주로서 만 2년간 그곳의 재실에서 머물며 상을 치러야 한다.
“백부님이 오늘 떠나?”
종이가 말을 가려듣고는 내게 묻는다.
하지만 나도 몰랐던 일이라 종이에게 바로 답을 주지 못했다. 결국 답은 미영이가 했다.
“네. 그래서 조금 있다가 임해군마마와 정원군마마께서 행궁 정문으로 배웅을 나가실 거예요.”
“나도 갈래!”
종이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외쳤다.
나는 잠시 고민했다.
왜 정원군이 오늘 배웅 사실을 말하지 않았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종이는 광해군을 잘 따른다. 그가 어디를 가든지 일단 어디론가 떠난다고 하면, 어린 마음에 자기도 배웅 나가고 싶을 것이다. 문제는 보모상궁인 내가 그런 종이와 함께 배웅나간다면 광해군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정원군이 이를 원하지 않는다. 미영이를 포함한 궁궐 사람 다 아는 일을 당일이 되어서야 내가 알게 된 이유가 바로 그것인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를 감추고 있는 정원군에게 화가 나지 않았다.
이 조선 시대에서 살기 시작한 지 반 년.
나는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광해군과 나의 격차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저 적당한 때에 정원군이 그를 만나게 해준다면, 옛일을 추억하는 건 고사하고 정중하게 궁궐 안에서 아빠가 나타날 그때까지 지내게만 해달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내가 광해군에게 용건이 있다면 단지 그것뿐이었다.
“언니?”
미영이야 짝사랑하는 광해군의 얼굴을 멀리서나마 보고 싶어서 가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난 입장이 다르다.
마냥 광해군을 보겠다고 나서는 종이의 손을 잡고 나갈 수가 없는 처지다.
“누나아?”
어느새 방긋 웃으며 내 앞으로 다가온 종이의 볼을 난 살짝 꼬집으며 미소 지었다.
“가자.”
종이만 광해군 앞으로 내보내고 난 뒤에 멀찍이 서서 숨어 있으면 걸리진 않을 테니까.
미영이가 먼저 가 버리고, 나는 재촉하는 종이의 옷을 일부러 천천히 갈아입히고 행궁 정문으로 향했다.
하지만 조금 늦고 말았다. 광해군은 이미 말을 타고 정문을 떠난 뒤였다. 임해군과 정원군 역시 말을 타고 도성 정문까지 광해군을 배웅하기 위해 그와 함께 떠났다.
모두가 떠나고 막 흩어지기 시작한 정문 앞에서 종이는 내 손을 붙잡고 서서는 나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백부님은?”
나에게는 다행이었지만 종이의 두 눈에는 섭섭함이 가득했다. 그때 저마다 하얀 상복을 입어서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나인들 틈에서 미영이가 불쑥 나타났다.
“이제 오셨어요?”
그녀는 주변 나인들의 시선을 의식한 듯, 나와 종이에게 정중하게 물어왔다.
종이는 그런 미영이를 보자마자 울먹이며 그녀에게 말했다.
“미영아, 백부님은? 백부님은?”
“조금 전에 떠나셨어요.”
“히잉…….”
울먹이는 종이가 안타까운지, 미영이 쭈그리고 앉아 어린 종이와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그래도 가깝게 볼 수 있는 곳이 있어요. 가실래요?”
“진짜? 거기서 백부님 볼 수 있어?”
“네에! 세자저하는 물론이고 정원군마마도 보실 수 있어요!”
“갈래! 종이 갈래!”
얌체 같은 종이가 얼른 날 잡은 손을 놓고는 미영이의 손을 잡았다.
“거기가 어딘데?”
“어디긴요, 행궁 서쪽 끝 담벼락에 가서 보면 되죠.”
“말을 타고 가셨다며?”
“상여도 가는데다가 앞서서 걸어가는 나인들도 있어서, 지금 출발하면 담 하나 사이에 두고 뵐 수 있을 거예요.”
“그래?”
“네. 아기씨, 어서 가요.”
“응!”
미영이가 종이의 손을 잡고는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그들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미영이의 말대로 건원릉을 향해 출발하는 행렬은 더뎠다.
종이가 어린아이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종이가 서쪽 끝 담벼락에 도착도 하기 전에 행궁 밖 담을 따라 가고 있는 광해군의 행렬을 따라잡은 것이다.
“저기에요! 저기 세자저하도, 정원군마마도 계시네요!”
미영이는 광해군을 보아서 좋았고, 종이는 그의 백부님은 물론이고 아버님까지 보이니 덩달아 신난 모양이었다.
하지만 담 가까이 다가 갈수록 어린 종이에게는 볼 수 있는 시아가 좁아졌다. 결국 미영이 행렬보다 조금 앞서가더니, 전각 위 돌담으로 종이를 올려주었다.
그때 눈치 없는 종이가 담 밖을 향해 소리쳤다.
“백부님! 아버님!”
어린아이의 소리가 아주 잘 들릴 정도로 담 하나를 사이에 둔 행렬과 종이의 거리는 가까웠다. 종이가 광해군을 부르자마자, 천천히 말을 몰고 가던 광해군이 고개를 돌려 종이를 발견했다.
그것은 함께 가던 임해군도, 정원군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돌담 위로 올라간 종이와 미영이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서 있었기 때문에 왕자들의 시선은 받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담벼락에 바짝 붙어서 그들 행렬이 날 보지 못하는 곳으로 숨었다. 그러나 내 귀에는 담 밖에서 왕자들이 주고받는 대화가 똑똑히 들려왔다.
“종이인가.”
임해군의 목소리.
“송구스럽습니다, 형님. 저 아이가 왜 이곳에 있는 것인지…….”
조금 당황한 기색이 실린 이 목소리는 정원군의 목소리.
“종이에게 내가 가는 것을 알리지 않았느냐?”
이 목소리는…….
‘광해군.’
담을 하나 사이에 두었을 뿐, 조선에 온 뒤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난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목소리까지 달라졌다. 무게감 있고. 그리고 중후하게.
내게는 고작 1년 전의 일이었지만, 그에게는 8년이라는 시간이었다. 그에게는 가장 중요했을 그 8년이라는 시간. 그 시간동안 변한 그의 모습들을 하나씩 알아차리게 될 때마다, 난 그와 나 사이의 거리감을 느낀다.
“종이야.”
갑자기 더 가깝게 들리는 광해군의 목소리에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가 말을 끌고 내가 몸을 숨기고 있는 담벼락 앞까지 온 모양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전각 돌담 위에 올라선 종이를 부르고 있었다.
“백부님!”
“내가 없는 동안, 학문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네!”
“그만 네 처소로 돌아가거라.”
멀지 않은 곳에서 이어지는 정원군의 꾸지람.
종이는 순식간에 시무룩해져서는 미영이의 손을 잡고 전각의 돌담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광해군이 탄 말도 돌담에서 멀어지는 소리가 막 들리던 그 순간이었다.
“누나! 경민이 누나!”
돌담에서 채 내려오기도 전에, 종이가 담벼락 아래 숨어 있듯 몸을 웅크리고 있는 날 향해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동시에 급히 말고삐를 잡아끄는 소리가 들렸다.
“워워…….”
이제 돌담 아래로 완전히 내려온 종이는 날 향해 두 팔을 벌린 채 뛰어왔다.
“경민?”
그리고 담벼락 바로 너머에서 들려오는 내 이름.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의 주인은 분명 광해군이 확실했다.
“헤헤.”
아무것도 모르는 종이는 백부인 광해군은 물론이고 아버지와도 ‘특별하게’ 인사했다는 사실에 신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나에게 뛰어온 종이를 안아주는 순간에 담 너머에서 들려온 내 이름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마치 그와 마주서서 대면한 듯한 기분을 안은 채.
그가 내 이름을 중얼거린 건 단지 종이의 말을 듣고 따라한 것일까? 아니면 날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까. 그에게는 나를 만난 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말이다.
“저하.”
정원군의 목소리.
“돈의문에서 삼정승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두르셔야 합니다.”
“알았다.”
광해군이 탄 말소리가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다.
“왜 그러십니까, 세자저하. 그리 사색이 된 얼굴로 말입니다.”
비아냥거리는 듯한 임해군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닙니다. 형님.”
광해군은 세자임에도 불구하고 깍듯하게 임해군에게 대답했다.
***
광해군이 건원릉으로 떠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가을이 찾아왔다.
아직 행궁의 나인들은 상복을 다 벗지 않았는데도 간택령에 뽑혔다는 세 명의 아가씨가 입궐했다. 소문에 의하면 이번 간택은 모든 조선의 처자들이 기피를 했다고 한다.
세자가 광해군으로 정해진 지 한두 해도 아니고 곧 십 년이었다. 이런 마당에 언제 죽을지 모르는 임금의 새 왕비가 된다는 건 자녀를 낳아도 피바람을 겪을 것이고, 안 낳고 살아도 반평생 이상 수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당연히 고위 관리들은 딸을 내놓지 않았고, 그러지 않는 경우도 혹시나 딸이 왕비로 간택이 되면 관직이 조금 올라갈까 기대한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훗날의 인목대비 김 씨가 이 세 명 중의 하나로 뽑혔다는 것이 어지간한 집안에서는 딸을 내놓기 싫어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원래 김(金) 씨는 왕비가 될 수 없잖아요.”
임해군이 왕족들을 이끌고 사냥을 나간 사이에 놀러온 미영이의 말.
“김 씨가 왕비가 될 수 없다니?”
“어머? 모르세요. 국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요. 뭐라더라, 어디서 주워 담기로는 김(金) 씨가 이(李) 씨에게 해롭대요. 그래서 김 씨는 왕비가 될 수 없대요. 그래서 인빈마마가 중전마마가 되지 못하신 이유도 그거래요.”
앞뒤가 잘 맞지 않는 미영이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나는 오래전에 지나가는 식으로 아빠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조선 왕실의 이(李) 씨 안에는 나무 목(木)자가 들어있다. 주역의 음양오행에 따르면 쇠 금(金)이기도 한 김(金) 씨는 나무 목(木)이 들어가 있는 이(李) 씨에게 해롭다.
이 때문에 조선 건국 후부터 인목대비 김 씨가 왕비가 되기 전까지 조선 역사에 김(金) 씨 왕비는 없었다. 후에 학자들은 인목대비 김 씨가 그런 역사적 전통을 깨고서 조선의 왕비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임진왜란 이후 사람들이 미신 같은 주역을 신뢰하지 않게 되면서부터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목왕후 이후로 조선 왕비는 대부분 안동 김(金) 씨의 차지가 되었고, 김 씨의 세도정치 시대가 열렸다. 흥선대원군이 이를 개혁하려고 노력했음에도 조선은 멸망의 길로 서서히 들어섰으니……. 그럼 틀린 말은 아닌 셈인가?
덧붙이자면 인빈이 왕비가 되지 못했던 것은 그녀가 가진 신분의 한계 때문이었다. 결코 그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러고 보니 정원군의 모친인 인빈 김 씨도, 광해군의 모친인 공빈 김 씨도, 둘 다 김 씨잖아? 혹시 그래서 신하들이 인빈을 왕비로 세우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그렇게 보면 선조가 마음에 들었던 여자들은 김 씨가 많았다. 그건 그렇고 인목왕후 김 씨는 김 씨인데도 어떻게 중전으로 뽑힌 걸까?
“한번 보러 가실래요?”
“어딜?”
이번에도 눈치 빠른 종이가 나선다.
종이 이 녀석……. 글 읽는 척하면서 만날 우리 이야기를 엿듣고 있는 게 아닌가 모르겠네.
“간택이 끝나고 나오는 처자들이요. 언니, 우리 내기해요. 누가 될지.”
그 내기라면 보지 않고도 나의 승리였다. 난 인목대비 김 씨를 정확하게 집어낼 테니까.
잔뜩 기대하고 있는 미영이의 얼굴을 보자니 웃음부터 나오려는 걸 참았다. 절대 그녀가 이길 수 없는 내기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절대 ‘김 씨’인 처자는 찍지 않을 테니까.
“언니이~ 가요? 네? 아기씨도 가고 싶어 하시잖아요.”
미영이의 말에 종이를 쳐다보니, 이 어린 녀석. 벌써부터 미영이와 마찬가지로 두 눈이 반짝거린다. 의외로 이 둘이 죽이 잘 맞는 것 같다. 가운데 낀 나만 빼고 말이다.
“그럼……. 가볼까?”
내 말이 떨어지자마자 미영이가 환호하며 박수를 쳤고 종이도 이를 따라했다.
유오디아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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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의인왕후의 혼전인 효경전은 계림군의 집에 마련되었습니다. 계림군의 집은 현재 덕수궁에 포함되는 장소입니다. 다.시.말.해 건원릉에 효경전이 있다는 건 개뻥...;; 마지막까지 광해군을 경민이와 떨어뜨리기 위한 유오디의 사악한 간계;; 아니면 숨길 수 없는 정원군 편애 모드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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