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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전 7화 (70/75)

외전 7화

그녀가 이훤의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그가 그녀의 허리를 안고 고개를 틀어 내려 오뚝 솟은 코끝을 입에 머금었다.

“아이, 참.”

팔 안에 갇힌 사빛이 못마땅해하며 얼굴을 뒤로 빼더니 손등으로 코에 묻은 물기를 훔쳤다.

그녀에게서 흐르는 따뜻한 숨결과 단내가 그에게 촉촉이 스며들었다.

“안 심심했어?”

“네, 킴이랑 있어서 그런지 괜찮았어요.”

“이름 지었어?”

“네, 지킴이요. 그런데 정말 이상하네요. 얘가 낯선 사람을 굉장히 경계한다고 했잖아요. 근데 이훤 씨한테는 안 그러네요.”

이훤이 바라보자 고양이는 또 눈을 피하더니 슬렁거리는 걸음으로 근처 장독대 위에 올라앉았다. 행동을 보니 이곳을 많이 낯설어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이훤이 곧 다시 그녀에게 시선을 내리며 예쁜 얼굴에 집중했다.

너무 바짝 안은 탓에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고개를 기울이고는 한참 보다가 입술과 입술을 맞부딪쳤다.

아까 낮에 주차장에서 하고 싶었던 건데 그녀가 기겁할까 봐 이마에만 했었다. 만약 그의 욕심대로 했다면 체통 없다며 타박이 한참 이어졌을 거였다.

그는 상관없었지만, 그녀가 싫다는 걸 억지로 몰아붙이고 싶진 않았다.

그가 다시 얼굴을 들이밀어 보드라운 윗입술을 쪼옵 소리 나게 빨았다가 놓았다.

그 덕에 늘어났다 제자리로 돌아간 입술이 자두 빛으로 반질거렸다.

“보고 싶었어.”

아랫입술도 물어 당기다가 나직하게 말하자, 그녀가 두 눈망울을 떨며 쳐다본다.

“아까 낮에 봤잖아요.”

“또 보고 싶었어.”

연신 해 대는 나직한 고백에 붉게 물드는 얼굴을 지그시 내려다보았다. 그녀의 눈이 도르륵 CCTV 쪽으로 흘렀다.

무인 경비 시스템 회사의 관제실을 신경 쓰나 본데, 어차피 위험이 감지되기 전까지는 아무도 안 볼 터였다. 그 사실을 사빛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저렇게 늘 신경을 쓰곤 한다.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이러면서.

사실 그는 이 역시 누가 보건 말건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부부끼리 집에서 키스 좀 하는 게 뭐 어떻다고.

무슨 조심성이 저리 많은지 가끔 보면 조선 시대 여자 같기도 하다.

“밥 먹어야죠.”

그녀가 그의 주의를 다른 쪽으로 돌리려 했다. 그 목소리 역시 약간 떨리고 있었다.

이훤은 이제야 그녀의 진짜 두려움을 알 것 같았다. 그들 사이에서 불쑥불쑥 자라는 그의 음욕 때문인가 보았다.

서서히 크기를 키운 그것은 어느새 큼지막한 모습으로 불거져 있었다.

어제 피곤할 거라며 한 번만 하고 자라기에 말을 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다음 날, 혹은 다음다음 날의 그는 훨씬 더 흉포해지곤 했다.

그냥 자기가 제어할 수 있는 만큼 두는 게 낫다는 걸 알면서도 재웠으니 오늘은 각오해야 할 거였다.

이건 그도 어쩔 수 없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하더니, 늦게 배운 섹스도 그러한가 보았다.

“밥보다 다른 게 더 고픈데.”

정말 그랬다. 밴드를 뚫은 물건이 심각한 아우성을 쳐 대고 있었다.

그가 가녀린 목덜미에 입술을 파묻자, 그녀가 흣- 놀란 소리를 냈다.

“하읏, 하.”

너른 안방에 뜨거운 호흡과 함께 살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남다른 크기의 그가 연신 좁은 길을 파헤치자 그녀는 힘들어했다.

“아흣, 읏.”

가늘게 떨고 있는 뺨에 그가 손바닥을 가져다 댔다. 보드랍게 감싸고는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다른 한 손은 가느다란 허리를 단단히 붙잡은 채였고, 아래의 거침없는 밀어붙임은 계속되는 상태였다.

그의 움직임에 따라 풍만한 두 가슴이 이리저리 출렁거렸다.

그가 깊게 찔러 박은 채 뭉근하게 돌렸다. 그러면서 가슴 한쪽을 쓸어 올려 물고 유두 주위에 물이 흥건해지도록 핥고 빨았다.

둥글둥글 엉덩이를 돌리며 짓뭉개자 그녀가 앓는 소리를 내다가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으읏…….”

이훤이 손가락의 끝으로 그녀의 잔뜩 웅크린 눈썹을 펼치듯이 쓰다듬었다.

땀이 송골송골한 콧날을 따라 내려 생채기 난 채 부어오른 입술에 걸쳤다.

그녀가 어금니를 너무 강하게 물고 있어 입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어 그러지 못하도록 했다. 여차하면 제 손이라도 물으라는 의도였는데 또 그러지는 않는다.

잠시 후 빼내 쓱쓱 엄지로 뺨을 훑어서 달래며 가만히 입술을 포갰다. 혀를 깊숙이 넣어 작은 입 안을 유영하며 나머지 힘도 풀어 주었다.

그러면서도 뭉근하게 짓뭉개는 일은 멈추지 않았다.

앓는 소리와 함께 밑의 물도 줄줄 흘렀다. 웬만큼 흥건해지자 길게 빠져나갔다가 깊숙이 파고들며 또다시 퍽퍽거리는 강렬한 마찰 운동을 시작했다.

물이 사정없이 튀었다.

섞여 들고 싶다. 할 수만 있으면 하나가 되고 싶다. 완벽한 하나가 되어 늘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박아 올리는 힘에 그녀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뼈마디가 하얘진 손가락 안으로 움켜 들어가는 시트의 양이 점점 많아졌다.

자신을 향해 솟아오르는 살덩이가 어여뻤다.

잔뜩 긴장하며 휘었던 허리가 한숨 같은 날숨과 함께 꺼지기를 반복하다 더는 오르지 않자, 이훤이 그녀의 허리 밑으로 손을 넣어 들어 올렸다. 그러고선 다른 접촉 부위로 뿌리까지 부딪치며 쑤석거렸다.

윗몸이 들린 그녀는 그의 힘에 속절없이 흔들리며 떨리는 두 팔을 내밀었다. 매달리도록 몸을 숙여 주곤 아래는 좀 더 빠르게 치대기 시작했다.

“아흑! 아!”

그의 쉬지 않는 강한 허리 짓에 그녀가 땀이 가득한 이마를 그의 가슴 위에 기대듯 붙였다. 그러다 그마저도 힘든지 오른쪽 뺨을 그의 목에 붙이고는 그의 두꺼운 몸을 끌어안았다.

견디기 어려워지면 곧잘 하는 행동이었다.

그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는 물었다.

“많이 힘들어?”

숨만 색색 고르던 그녀는 언제나 그렇듯 고개를 이리저리 가로저었다.

그녀는 지난 1년간 그를 재우려 한 적은 있어도 단 한 번도 그를 거부한 적이 없었다.

재우려 하기에 그가 자 준 것뿐이지, 그가 하자면 거절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힘들어 죽을 것처럼 굴다가 기절하듯 잠드는 일은 잦았지만.

힘들어하니 느릿느릿 찌르듯이 파고들며 속도를 늦췄다. 빠르지 않은 대신 깊게 박혔다 빠져나가는 그의 몸이 그녀가 자지러지는 부위를 툭툭 건드렸다.

“아흥. 거기, 거긴.”

보드라운 주머니 같은 것을 연신 찌르니 그녀가 비음 섞인 콧소리를 내었다. 몸에 힘을 잔뜩 주고 그에게 붙들린 허리를 이리저리 꺾으며 괴로워하다가 결국은 뜨거운 물을 왈칵 쏟아 냈다.

그녀의 아랫배가 파르르 진동했고, 만족한 그는 또 열심히 허리 짓을 시작했다.

질퍽거리는 소리가 공기를 울렸다. 절정에 오른 뒤 좀 더 야해진 그녀의 신음 소리도 좋았다.

그 역시 사정감이 몰려오자 한껏 속도를 높였다가 쏟아 냈다.

휴지로 닦아 낸 후 두 다리를 밀어 올리고 혀를 넣었다.

넣었다 빼고 넣었다 빼기를 반복하며 그녀의 내밀한 살을 파고들었다.

절정에 올랐던 몸에 그의 혀가 박혀 꿀렁거리자 그녀는 허리를 이리저리 퉁기며 살을 떨었다. 그러면서 벅차도록 좋은 맛을 뚝뚝 흘린다.

다시 올라가 입술을 품고 아래도 집어넣었다.

벌어지며 그를 받아들이는 보드라운 살이 함께 위로 밀려 올라갔다. 그가 뒤로 물러서면 같이 밀려 나왔다가 또다시 밀려 올라갔다.

촉촉한 슬라임 같았다.

그녀의 두 다리를 허리에 단단히 감은 그가 여전히 비좁은 속을 긁으며 묵직하게 치받기 시작했다.

두 번째 사정은 가녀린 두 다리를 들어 올린 상태로 격렬하게 삽입하다가 취한 듯한 기분으로 했다.

세 번째는 그녀가 잠들어 버려 손으로 처리했다.

자주 있는 일이긴 한데, 하다 말고 그녀가 잠들어 버리면 조금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

서운함보다는 약간의 쓸쓸함으로, 어쩔 수 없으니 묵묵히 털어 내고 그녀의 몸을 제 몸에 붙이듯이 끌어안고 이불을 덮는다.

그 상태로 잠시 눈을 끔뻑거리다 보면 어느새 잠이 오고, 깨어 보면 다음 날 아침이었다.

아침엔 또 아침이라는 이유로 곧잘 서곤 한다. 앞으로 건 뒤로 건 끌어안고 잠들기 때문에 의도와 상관없이 그의 몸이 그녀의 몸을 찌르게 된다.

창창한 이물감에 그녀가 눈을 뜨면 그가 묻곤 했다.

“잘 잤어?”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잠이 덜 깬 멍한 입에 입을 맞추고, 배꼽 주변을 손바닥으로 쓱쓱 쓸며 가슴을 움켜쥐고 주물렀다.

그러다 맞닿은 아래가 축축이 젖으면 은근슬쩍 몸을 끼워 넣는다.

“아아…….”

그녀의 한 손과 머리카락에 얽어 든 긴 손가락도, 점막을 휘젓는 뜨끈한 혀도 더없이 부드러웠으나 그의 허리는 아니었다.

두툼한 두 다리로 그녀의 하체 양옆을 단단히 누르고서 밤새 닫힌 부위를 또다시 파헤쳤다.

아지랑이 같은 숨이 그의 목 아래를 간지럽혔다.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옅은 신음이 교성이 되고, 교성이 울음이 되고, 쉬지 않고 몰아치면 짧은 비명과 함께 곧 침묵이 찾아온다. 그녀의 늘어짐과 함께 색색거리는 호흡만이 그의 쇄골을 달궜다.

그 부위가 돋보기로 태양 빛을 모아 쬐는 것처럼 뜨끈했고, 맞붙은 살에서 습한 땀이 배어 나와 미끄덩거렸다.

그는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서기 전 이렇게 꼭 끌어안고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녀가 하루에 쓸 기운을 너무 많이 빼앗지 않으면서 우리가 하나라는 사실을 머릿속에 깊이 새겨 넣을 수 있어서 그랬다.

너무 좋아서 또 하고 싶을 때가 많았지만 참아야 했다. 아침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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