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이어지는 시간 (1)
2018.06.25.
상제가 염휘를 이끈 곳은 대전이었다.
차를 마시며 환담을 나눌만한 장소가 아니었다.
햇살을 풍요롭게 머금은 대전의 바닥이 차게 빛을 뿌렸다.
“앉으세요.”
이제 허리가 굽은 상제가 모두를 올려다보며 쉰 듯한 목소리로 그들에게 자리를 권했다.
미심쩍기 그지없었으나 염휘께서 자리를 잡고 앉으시니 아수라와 풍천도 그 곁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이제 곧, 차가 나올 것이 잠시만 기다리세요.”
상제는 시종일관 상냥했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 소리도 나지 않던 본궁의 화려한 정원처럼 꺼림칙하기만 했다.
아수라는 손에 들린 접선을 가만히 손가락으로 쓸었다.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손끝이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그의 신경은 대전으로 향하던 그 길에 매어져 있었다.
희미하게 울리다 사라져버린 젊은 남녀의 외침과, 상제의 발아래서 까맣게 타버린 잔디.
아수라의 머릿속은 눈앞의 ‘상제’가 누구인가 하는 것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감이 저것은 결코 그의 기억 속의 상제가 아님을 알려왔다.
청천의 전, 그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아수라는 전대의 기억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쏟아져 들어오는 기억에 머리가 어질했으나, 염휘의 뒤에 시립한 그의 모습은 적어도 서늘한 전장의 사신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나저나.”
상제를 말없이 바라보던 염휘에게서 드디어 본론이 시작되려는지 짙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대전으로 스몄다.
꿀꺽-
누구에게서랄 것도 없이 마른 침을 넘기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지만, 모두의 시선은 한점 흔들림도 없었다.
“차보다도 일전에 금시조를 보내 말씀드렸던 일을 먼저 처리하고 싶습니다.”
염휘는 반듯한 표정으로 자신의 요구를 전달했다.
염휘를 바라보는 상제의 두 눈은 이미 주름이 자글자글한 눈꺼풀 아래 가려 보이지 않았으나 차를 권할 때 같은 여유로움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차부터 드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항시 귀한 차를 내주시는 탓에 중요한 것을 잊을까봐 그럽니다.”
재차 강권하는 상제의 말에도 염휘는 꿋꿋하게 자신의 것을 돌려달라 이야기했다.
“중요하시다구요?”
상제의 말에 염휘는 작게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염휘는 끝까지 ‘소희’라던가 ‘귀문의 별’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이것이 그가 말한 관용이었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의 곁을 지키는 풍천은 답답했다.
태자가 납치해간 별을 돌려주십시오.
몇 번이고 내지르고 싶은 진실을 마른침으로 삼키려니 속에서 불이 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큼.”
주먹을 말아쥐고는 못마땅한 헛기침을 하길 수차례.
“저런, 풍천께서 목이 타는구먼?”
상제가 풍천에게 알은체를 하며 말을 건네자 헛기침을 하며 마음을 추스르던 풍천의 얼굴이 대번에 굳어버렸다.
“아이들이 오늘따라 더디 구는 것이 이러다가 망신을 당할 참이라 걱정입니다.”
한술 더 떠 한가로운 소리까지 하는 모습에 풍천은 제 입이 소리를 지르지 않도록 무진장 애를 써야 했다.
교활한 늙은이.
독사 같은 것.
움켜쥔 손에 핏대가 돋도록 힘을 줘 스스로를 누르는 풍천에게 상제의 진득한 미소가 닿았다.
감히.
풍천은 천연덕스러운 상제의 미소에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풍천이 끝까지 아무 말 없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아수라의 접선이 이따금씩 그의 허벅다리를 가볍게 두드렸기 때문이었다.
상쾌한 천도의 영력을 담은 접선이 검게 물드는 그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다독여 이성을 잃고 날뛰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도왔다.
“……잘하셨어.”
몇 번의 도발에도 풍천에게서 흡족한 반응이 나오지 않자 상제는 이내 고개를 돌려 아수라에게 시선을 던졌다.
아수라는 상제의 시선이 닿자 접선을 펴들어 가볍게 부치며 바람결에 풍천에게 말을 실어 보냈다.
이제 내 차례인가 보군.
태평한 소리를 덧붙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아, 이분이 새로 좌를 받으신 아수라?”
역시나 상제는 기대한 대로의 반응이었다.
너무 속보이는 말에 아수라는 웃음을 지으며 접선을 한량스럽게 부쳤다.
접선에서 풍기는 천도의 상쾌한 향을 즐기며 가볍게 묵례를 하는 아수라는 너무도 여유로워 염휘마저 굳었던 표정을 풀고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청천의 전에 인사를 드렸지만, 기억이 나지 않으신가 봅니다. 소장 염라의 세 번째 불. 아수라입니다.”
심지어 알은체하는 상제에게 한술 더 떠 과거지사를 들먹거리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 그랬나요? 한참 힘을 물려주고 있는 터라 기억이 예전만 못합니다.”
아수라의 말에 상제가 석연찮은 핑계를 대며 한발 무르는 것으로 상제의 도발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그러고 보니 기억이 나는 것도 같습니다. 가는 선이 몹시 인상적이어서, 아아…… 이제 확실히 기억납니다. 아수라. 전대의 아수라는 꽤나 사내답게 생겼더랬죠.”
오히려 상제는 느물거리며 전대의 기억을 태연히 꺼내 들기까지 했다.
“하.”
그러나 아수라는 헛숨을 터트리는 풍천을 가볍게 두드려 진정시키며, 시종일관 느긋하게 상제와 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이건 염휘가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
아수라는 몇 마디인가를 더 주고받다가 부채 뒤로 얼굴을 숨기며 말을 흘렸다.
“소장, 지존들께오서 말씀 나누시는 중에 무람없이 끼어들었사옵니다. 말씀 나누십시오.”
저 늙은이가 굳이 염라의 불들에게 말을 걸며 심사를 긁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니 괜히 걸려들 필요는 없었다.
그들의 목적은 몹시 뚜렷했다.
그리고 염휘께서 두 번의 관용을 베푼다 하셨으니 아수라와 풍천은 함부로 날뛰지 않을 것이었다.
아무리 상제가 도발을 한다 해도.
상제는 시간 낭비를 하고 있었다.
이런 식으로 어영부영 시간을 끌어서 될 일이 아니었다.
염휘께서는 귀문의 별을 되찾으려고 오신바, ‘그의 것’을 어서 돌려주는 것이 가장 합당하고 올바른 대처였다.
심사를 긁고 시간을 끄는 것은 현명하지 못했다.
“……그렇습니까?”
상제의 말에는 아무도 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염휘가 벌어진 도포를 매만져 슬쩍 드러난 갑주를 가렸을 뿐이다.
상제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고, 염휘의 시선이 차분하게 깔린 것은 동시에 일어난 일이었다.
“오지 않을 차를 기다리느니 저는 이만 제 것을 돌려받고 인사를 드리고 돌아가고자 합니다.”
염휘에게서 고저 없는 목소리가 낮게 흘러나왔다.
“…….”
기묘한 침묵이 깔렸다.
상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그저 입을 한일자로 만들어 꾹 다물고 있었다.
희끗희끗하던 귀밑머리는 이미 백발이 되었다.
눈에 뜨이게 쇠락해가는 육신이 시간을 얼마나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상제는 염휘의 짐작보다 빨리 좌를 물려줄 것이었다.
몇 달은 무슨.
며칠도 간신히, 아니 지금 당장 좌가 넘어간다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모양새였건만,
저 간교한 것은 좌에서 내려오기 직전까지 마지막 몸부림을 칠 셈인 것 같았다.
‘더러운 늙은이.’
아수라가 분노로 달뜬 마음을 식히려 가만히 부채질을 할 때였다.
먼 곳에서 미미하게 느껴지는 영력이 있었다.
반갑고 그리운.
그러나 너무도 희미해 수시로 그의 감각을 벗어났다.
그리고 그것은 아수라만이 느낀 것이 아닌지 염휘와 상제의 표정이 동시에 굳었다.
“이것이!”
상제는 쉰 목소리로 왈칵 화를 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염휘에게선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살짝 굳은 표정을 한 채 팔걸이를 가만히 움켜쥐었을 뿐이었다.
길고 쭉 뻗은 손가락이 팔걸이에서 위태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염휘의 가슴이 두어 번 크게 오르락내리락 한 후.
“이런, 실례를 하였습니다.”
힘이 몰려 희게 질린 손을 거둬 가만히 무릎 위에 얹은 염휘는 뜻밖에 상제에게 사과를 했다.
“성격이 급한지라 상제께서 준비하여 오시는 것을 미처 기다리지 못했나 봅니다.”
“……그런가요.”
떨떠름한 대꾸가 마지못해 뒤따랐다.
귀왕께서 이미 자신의 것을 느꼈음을 말하셨으니 아니라고 둘러대려나 했건만.
상제는 고개를 작게 끄덕이기까지 했다.
“굳이 돌려받으시겠다니.”
“…….”
“돌려드려야겠지요.”
고개를 끄덕이던 상제의 시선이 대전의 열린 문 너머 화원 끝 어딘가를 더듬고 있었다.
소희의 영력이 잡히는 방향이었다.
“무어라? 귀왕께서 오셨다고?”
날카로운 음성이 공기를 찢듯이 울렸다.
하루가 다르게 광휘를 잃고 쇠약해져 머리가 희끗하게 센 휘가 휘장을 걷고 침상 밖으로 앙상한 두 다리를 내밀었다.
기다리고 있던 아이가 보드라운 비단신을 신기고 내미는 손을 부축해 휘를 모셨다.
휘는 제 앞에 머리를 조아린 아이에게 사나운 시선을 쏟았다.
“귀왕이 확실하시냐. 아니. 그이가 왜 오셨다니?”
“가시는 길을 배웅하심이라 하였사옵니다.”
“그이가? 배웅을?”
하.
기가 막힌다는 듯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한 휘는 초조한 기색을 띠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안절부절못하던 휘가 돌연 미소를 지었다.
마치 봄눈 녹듯이 풀어지는 표정이 무서울 정도로 따사로워, 그 간극이 대단해 시립해 있던 아이들의 표정이 얼어버렸다.
휘가 저런 표정을 지을 때면 반드시 누군가가 호되게 값을 치르곤 했었던 것이다.
“아아, 혹시 그 일이런가?”
휘는 노부인이 내는 소리라고는 믿기지 않을 달콤한 목소리를 내며 해사한 미소를 빼물었다.
“하기사, 이정도면 빚갚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알쏭달쏭한 혼잣말을 해도 아이들에게선 숨소리 하나 새어나오지 않았다.
본디 지존의 일이라, 아이들이 감히 함부로 말을 할 수 없기도 했거니와 휘께서 어떤 심사이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쯤이면 아이 몇을 데려다 본보기로 뺨을 올려붙이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모르실 테지만. 난 빚을 갚았지.”
입꼬리에 걸린 미소를 지우자 주름진 눈꼬리가 표독스럽기도 했다.
“히익-.”
시립해 있던 아이들이 드디어 매질이 시작되는 것이라 생각해 앓는 소리를 삼켰다.
그러나 겁먹은 아이들에게 휘의 손찌검이 날아오는 일은 끝까지 벌어지지 않았다.
“이만하면 되었지 무어. 충분하고 넘쳐.”
그저, 긍정을 바라며 중얼거리던 말끝에 안 그러느냐고 물었을 뿐.
화를 피한 아이에게서는 그렇습니다 하는 대답이 나왔다.
달리 할 말도, 덧붙일 소리도, 더한 담력도 없으니 최대한의 대꾸였다.
휘는 귀왕이 방문할 때마다 무척이나 날카롭게 행동했다.
조그만 일에도 아이들을 호되게 벌했으며, 없는 태자를 욕하는 것도 다반사였다.
그러나 오늘 이렇게 수월하게 끝났다.
그것이 태자가 돌아와서인지, 이제 그녀에게 남은 시간이 닷새가 채 안 되기 때문인지, 이도 저도 아니면 이십 년째 이어져 내려오던 괜한 심술이 이제야 끝이 난 건지.
이유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아이들은 안심해서 마음을 놓았다.
“명이는?”
그래서 휘가 태자를 찾았을 때 아이들은 솔직한 대답을 올렸던 것이다.
곧 즉위하실 태자의 구명을 부탁하려는 갸륵한 마음도 얼마간 그들의 등을 떠밀었을지도 모른다.
즉위를 앞둔 젊은 상제를 가둬 벌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 휘를 빼고 소식을 들은 모든 상천의 선인들이 술렁이고 있었다.
하지만 태자가 포승줄에 묶였다는 믿지 못할 사실에 아무도 나서서 말을 꺼내지 못하고 있었다.
현 상제의 치세이래 포승줄이 나온 것은 처음이었다.
태자가 어떤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인지.
아무도 이 무거운 분위기 속에 입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태자의 심복인 삼관대제가 뒤늦게 태자의 소식을 듣고 태양전 앞에서 모두 석고대죄하고 있다 소리가 돌았을 뿐이었다.
그러니 이제 선인들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휘’ 뿐이기도 했다.
태자에게 평생을 냉정하게 대하셨다고는 하나밖에 없는 아이였으니 모정에 기대 읍소해보려는 선인들의 다정한 마음이었다.
엎드린 아이가 마른 침을 꿀꺽 삼켜 목청을 돋웠다.
“태자께선 어제 상제께서 가두시었다 합니다.”
“무어라?”
“어제 태자께서 태양길을 내셨다가 돌아오셨는데 함부로 외인을 품어오셔서 포승줄로……! 꺄아아아!”
조금 전까지 부축을 받던 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르고 폭력적인 몸놀림이었다.
조아린 채 말을 올리는 아이의 머리채를 잡아 그대로 들어 올린 휘의 눈에선 금방이라도 불이 떨어질 것 같았다.
“잘 생각하고 대답하거라.”
짓씹듯이 나오는 목소리가 얼마나 스산했는지 아이들이 어깨를 파드득 떨었다.
분위기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 아슬아슬해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
“명이 지금 계집을 품어 왔다 말한 것이냐?”
이갈 듯 중얼거리는 소리에 아이가 벌벌 떨며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사이 눈물이 범벅이 된 아이는 겁을 잔뜩 집어먹어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더러 후회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바들바들 떨리는 까만 눈동자에 가득 담긴 것은 표독스러운 표정의 휘였다.
노부인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살벌한 표정은 귀기 어려 있었다.
“…….”
휘의 주름진 손이 쥐고 있던 아이의 머리타래를 놓아주자, 마치 줄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에 쓰러져 벌벌 떨었다.
“그것을 또다시 데려왔단 말이지…….”
불안한 걸음걸이로 휘청이며 침전을 걷던 휘가 돌연 아이들에게 치장을 하라 일렀다.
한껏 치장해 성장한 휘의 모습은 스러져가는 육신을 붙들고 있는 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화려했다.
“단단히 붙들 거라, 상제께 가야겠다. 어디 계시느냐?”
“대전에 계시다 합니다.”
엉망이 된 머리를 조아리며 공손히 말을 올리는 아이에게 휘의 시선이 잠시 닿아다 떨어졌다.
“명이 포승줄에 묶였다고?”
“……네.”
“포승줄이 확실하느냐.”
“……네.”
휘는 답지 않게 아이에게 재차 확인까지 했다.
“……겨우 닷새인데.”
끝까지.
그 말을 끝으로 휘는 그녀를 부축한 아이들을 데리고는 그대로 태양궁으로 향했다.
대전, 사흘 전부터 기력이 달려 방문할 엄두도 내지 않았던 곳이었다.
휘는 힘없는 두 다리에 온 신경을 쏟아 최대한 꼿꼿하고 흔들림 없는 걸음을 해서는 기나긴 회랑을 걸어 나갔다.
한마디 말도 없이 회랑을 건너온 휘가 대전 앞에 다다라서야 걸음을 멈추고 밭은 숨을 내쉬었다.
몰아쉬는 숨 끝에 진득이 배어난 땀을 훔친 휘가 다시 한번 옷차림을 매만지라 시켰다.
주름 하나 진 곳 없이 정성들여 정리를 한 휘는 허리띠 속에서 작은 주머니를 꺼내 들었다.
주머니 속에 든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나 휘는 앙상하게 마른 손으로 그것을 끌러내려 무척 애를 썼다.
걸어오느라 힘을 다 쓴 탓인지 몇 번의 헛손질 끝에 주머니 매듭을 푼 그녀는 그것을 그대로 손바닥 위에 부었다.
꿀을 머금은 듯한 진한 황금빛이 휘의 주름진 손에 나풀나풀 쏟아져 내렸다.
“아!”
휘의 기세에 눌려 숨 한 번 크게 쉬지 못하던 아이들에게서 억눌린 탄성이 터져 나왔다.
“저건……!”
누군가 휘의 손끝에서 낭창하게 늘어진 가느다란 금빛을 알아보고 작게 부르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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