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 술(術)에 맞선 수(手)
“이리 태평해도 괜찮을까요?”
금정의 걱정 서린 물음이 이레의 목덜미에 달라붙었다.
이른 아침.
이레는 평소와 다름없는 낯빛으로 빈궁전 안마당으로 나왔다.
며칠 전, 장무열에게서 배운 호신의 무예를 연마하기 위함이었다.
사실 장무열은 무에 특별한 비법을 알려준 건 아니었다.
그저 한 시진을 꼼짝하지 않고 제자리에 서 있으라는 말만 했을 뿐이었다.
기마(騎馬)의 자세로.
단박에 상대를 때려눕히고, 제압할 수 있는 엄청난 비법을 기대했던 건 아니었다.
그래도 조금은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 줄 알았건만.
장무열은 예의 무심한 표정으로 한 시진을 버티게 되면 그다음엔 두 시진을 버터 내야 한다는 말만 남기곤 떠나버렸다.
기대감으로 들떴던 궁녀들은 물론이고, 이레 역시 실망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그 단순한 행동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게 되었다.
고작 한 시진이지만, 기마의 자세로 서 있는 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첫날에는 일각도 견디지 못했다.
다음 날엔 겨우 반 시진을 넘겼고, 하루가 더 지났을 땐 가까스로 한 시진을 버텼다.
그렇게 호신법 아닌 호신법을 배우는 일상이 반복되는 사이, 엄청난 사건이 터져 버렸다.
형운이 입궐하는 정후겸을 피습했다는 소문이 궐 안에 가득했다.
우연일까?
사건이 벌어진 그 날부터 존현각에서 열리던 강연조차도 취소되었다.
동궁께서 고뿔에 걸려 미동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존현각 앞을 서성이던 대신들의 숙덕공론이 깊어졌다.
어쩌면 소문이 그저 소문이 아닐지도 모르리라.
지난해부터 임금께선 앉아있는 시간보다 누워 잠든 시간이 더 많았다.
대리청정하는 동궁이 궁궐의 모든 권력을 움켜쥔 상황이니.
죽은 아비의 핏값을 받아내기 위해 동궁이 그간 숨겼던 발톱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공포가 바람을 타고 구름을 따라 도성 곳곳으로 번져 나갔다.
세자 살아생전, 한마디라도 쓴소리를 입에 담았던 자들은 앞날을 궁리하기 위해 은밀한 연통을 주고받았다.
사분오열되었던 붕당과 파벌들이 다시 한데로 모여들었다.
그 중심에 정후겸이 있었다.
상황이 이리 급하게 흘러가고 있건만.
태연자약하게 호신의 법이나 익히고 있다니.
금정은 알다가도 모를 제 주인의 호기로움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 속내를 들여다본 듯 이레는 은근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그리 우왕좌왕할 것 없다.”
“하오나, 마마…….”
“초조해한다고 하여 상황이 달라질 것도 아니고.”
“빈궁마마, 정말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란 말입니다. 옹주전각의 궁녀들이 속닥거리는 걸 들었사옵니다. 밤마다 화완 옹주전으로 대신들의 걸음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고 하옵니다.”
“그래?”
“그뿐일까요. 중궁전에도 부원군과 그들을 따르는 무리가 은밀히 걸음하고 있다 하옵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게다가 동궁 저하께서 갑작스러운 고뿔로 바깥출입마저 끊으시니. 정녕, 정 대감을 다치게 하신 분이 저하가 아닌가 하는 소문이 왕왕하옵니다.”
“…….”
“소문이 사람 잡는 세상이옵니다. 이대로 있다가 또 무슨 변고가 생길지 알 수 없단 말이옵니다.”
동동 발을 구르는 금정을 이레가 응시했다.
“정녕 무슨 변고가 생긴다면…….”
이레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참으로 기다리는 소식이니, 그보다 좋은 일이 어디 또 있겠느냐.”
“네?”
황당한 표정의 금정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이레는 기마의 자세를 취하였다.
아침 햇살이 궁궐 담벼락을 따라 천천히 올라왔다.
어디선가 날아온 까치 한 마리가 전각 지붕에서 시끄럽게 울어댔다.
***
정후겸의 솟을대문 앞은 병문안을 온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거기, 줄 좀 바로 서시오.”
“일이 바빠 그러니, 조금 봐 주시구려.”
“거참, 나는 한가한 줄 아오?”
당기고 밀치는 사람들의 모습에 울컥울컥 짜증이 깃들어 있었다.
병문안을 왔다기보단, 무언가 억지 의무를 이행하는 듯한 기색이 역력했다.
“권세가 좋긴 좋구나.”
팔랑팔랑, 쥘부채를 쥔 채 사람들을 지켜보던 사내가 자연스레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뉘시오?”
입구에 서서 들어오는 사람들의 명부를 기록하던 청지기가 미간을 찡그렸다.
싱글싱글, 웃는 낯으로 대문 턱을 넘는 사내가 탁 쥘부채를 접었다.
“날세.”
부채로 자신을 가리키며 알은체를 하는 사내를 보며 청지기는 고개를 갸웃했다.
“뉘……신지요?”
당당한 사내의 모습에 청지기의 자세가 낮아졌다.
“어허, 이 사람. 그새 건망증이 심해졌군. 정녕, 날 기억 못 하겠는가?”
“모르…….”
“이거이거, 섭섭하구먼.”
청지기는 사내의 입성을 찬찬히 살폈다.
얼핏 유약하게 보일 만큼 미태가 고운 사내였다.
입성 역시 비싸고 귀한 건 아니지만, 단정하고 고아한 솜씨로 지은 것을 입고 걸쳤다.
게다가 조금의 거리낌 없이 정후겸 대감의 문턱을 넘어서는 걸 보니.
보통 집안의 자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훑고 살펴도 사내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았다.
저리 헌칠한 사내를 자신이 기억 못 할 리 없었다. 게다가 어울리지 않은 흉터를 얼굴에 지닌 사내라면 더더욱 기억에 선명해야 했다.
“그럴 수 있지. 주인의 병중 위급한 중이니, 나를 기억하고 못 하고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 마음 내 알고도 남음이야.”
툭툭, 위로하듯 청지기의 어깨를 토닥거리던 사내가 다시 대문 안으로 발을 디뎠다.
“송구하오나, 아무리 생각해도 소인이 기억에 없습니다. 그러니 저기, 줄 끝으로 가서 대기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은근슬쩍, 구렁이 담 넘어가듯 안으로 들어서려는 사내를 청지기가 막았다.
아무리 남의집살이하는 신분이라지만, 자신이 뉘던가.
천하를 호령하는 정후겸 대감의 심복이 아니던가.
이렇게 눙치는 자들의 어쭙잖은 소행은 한눈에 가려낼 수 있었다.
청지기는 곁을 지키는 젊은 하인에게 눈짓을 보냈다.
귀찮으니, 어서 끌어내라는 뜻이었다.
찰나.
“이보게!”
팔을 잡아채는 하인의 손아귀에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간 사내가 불현듯 반가운 낯빛을 얼굴 가득 띄웠다.
“어허, 어딜 가시는 겝니까?”
청지기의 부름에도 불구하고 사내는 폴짝, 가벼운 몸짓으로 대문 턱을 넘어섰다.
그러곤 집 안에서 나오던 키가 큰 무관에게로 달려갔다.
“여기 있었군.”
사내를 보는 순간, 무관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사헌부의 집의, 장무열은 자신의 곁으로 다가오는 기대를 외면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기대는 먼 타향에서 동향의 사람을 만난 듯 장무열의 손을 반갑게 맞잡았다.
“무슨 짓이냐?”
장무열은 기대의 손을 휙, 뿌리쳤다.
기어코 그 손을 다시 잡은 기대가 자신을 잡으러 오는 청지기와 젊은 하인을 돌아보았다.
“여기 내 일행이 있구먼.”
청지기는 서둘러 허리를 접었다.
정후겸의 피습 사건을 조사하러 사헌부에서 나온 집의와 일행이라니.
“송구합니다. 귀하신 분과 일행인 줄도 모르고.”
놀란 얼굴을 황급히 바닥으로 내리는 청지기에게 기대가 말했다.
“괜찮으이.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이내 기대는 장무열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여기 오면 온다고 말하지 그랬는가.”
“시시콜콜, 네놈에게 말할 이유 없다.”
“그래, 이 집 주인의 부상은 어떻던가? 죽을 정도던가?”
“…….”
“자네 표정을 보아하니, 그 정도는 아니구먼. 쯧, 아쉽게 되었군.”
턱을 만지며 진실로 아쉬워하는 기대의 표정에 청지기는 잠시간 멍해지고 말았다.
귀찮은 하루살이 보듯 기대를 지켜보던 장무열이 물었다.
“여긴 뭐하러 왔느냐?”
“뭐하러 오긴.”
당연히 병문안 왔지…… 라는 대답이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싱글싱글,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얼굴 가득 지은 기대의 대답은 전혀 엉뚱한 것이었다.
“서찰 전하러 왔다네.”
“서찰?”
뜬금없이 무슨 서찰?
장무열의 물음에 답하는 대신, 기대는 청지기에게 시선을 돌렸다.
“여기 객방이 어딘가?”
“네?”
“병문안 온 손님들 머무는 곳이 있을 게 아닌가. 어서 앞장서게나.”
기대는 뒷짐을 진 채 청지기를 재촉했다.
반쯤 얼이 나간 청지기와 함께 사라지는 기대를 보며 장무열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런데 가만…….
김기대, 저 녀석이 서찰을 전하러 정후겸의 집을 찾아왔다?
게다가 정작 집주인을 찾지 않고 객방을 찾는 연유는 무엇일까?
대체 누구의 서찰을 누구에게 전하려는 것일까?
정작 정후겸의 피습 사건을 조사하러 나왔건만.
사헌부 집의, 장무열의 궁금증은 전혀 다른 곳으로 향했다.
***
-은백, 괜찮으십니까?
온종일 밤만 기다렸다.
남들 앞에서는 태연한 척하였으나, 이레는 누구보다 형운이 걱정되고, 또한 불안하였다.
달빛이 스며들기 무섭게 그녀는 서탁 앞에 앉았다.
그녀의 붓끝에서 떨어진 먹물이 안개처럼 서탁 위로 흩어졌다.
금세 답이 돌아올 줄 알았건만.
침묵이 오래 이어졌다.
-은백.
마음을 꾹꾹 억누른 부름이 다시 서탁을 수놓았다.
-은백…….
여전한 침묵에 숨통이 조금씩 조여왔다.
행여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니시려나.
-무슨 일이십니까?
성마른 질문이 서탁에 떨어졌다.
툭, 마지막 먹물에 경련이 일었다.
잔잔한 호수에 떨어진 동심원처럼 그녀의 글씨는 서탁을 둥글게 둥글게 에워쌌다.
마침내 서탁의 결을 따라 글씨가 완전히 사라졌다.
그럼에도 형운의 대답은 없었다.
이레는 치맛자락을 질끈 손아귀에 움켜쥐었다.
열을 셀 동안 대답이 돌아오지 않으면 직접 동궁전으로 가보리라.
결심했다.
“하나, 둘, 셋…….”
수를 세는 목소리가 떨렸다.
무슨 일일까?
왜 대답하지 않으시는 걸까?
동창을 열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엔 달빛이 유난히 밝았다.
이런 날엔 형운과 서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서탁 위에 쓴 글씨가 사라진 것을 보니, 그가 읽은 것이 분명했다.
그럼에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건…….
“일곱…… 여덟…….”
불안함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아홉…….”
내뱉고 들이쉬는 숨통이 이제는 바늘구멍처럼 작아진 듯 느껴졌다.
“열……!”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이레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난번에도 갑작스레 빈궁전을 뛰어 나갔더랬다.
그 일로 별궁삼파에게 얼마나 많은 지청구를 들었던가.
다시는 법도를 어기지 않겠노라 약조했다.
내명부의 예법을 지키고 그 누구보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내 연인의 안위가 걱정되어 숨이 막힐 땐 어찌하란 말인가.
이렇게 심장이 타들어 갈 땐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잠시 망설이던 이레가 막 걸음을 옮기려 할 때였다.
-은랑.
기다리고 기다리는 글씨가 서탁 위에 떠올랐다.
-은백!
반가운 마음에 이레는 은백이라는 두 글자로 서탁을 가득 채웠다.
-이리 반기는 걸 보니, 오래 기다렸던 모양이오. 걱정했소?
-안 했습니다.
-그거 아시오? 날이 갈수록 은랑의 거짓말이 늘고 있다는 거.
-거짓말 아닙니다.
-그럼 나를 그리 애타게 부른 연유가 무엇이오?
-보고 계셨습니까?
-보고 있었소.
-그런데 왜 대답을 않으셨습니까?
-조금은 애를 태워보고 싶어서…….
-네?
-늘 그립고, 안타까운 게 나인 거 같아서…….
-그런 말씀이 어딨습니까.
-오늘도 태연하였다지?
-네?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하루를 보냈다던데.
-그래서 이런 유치한 장난을 하신 겁니까?
-본디 연모에 빠진 사내들은 유치한 법이라오.
-궐 밖에선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리 유치하고 싶으십니까?
-저희끼리 북치고, 장구 치는 걸 구경만 하자니 심심도 하고.
-그 일은 어찌 되었습니까?
-알지 않소. 내 팽례가 제법 일을 잘하는 편이라오. 내가 보낸 서신들을 벌써 다 전했다고 하오.
-다행이군요.
-은랑은 어떻소?
형운의 물음에 이레는 잠시 밖을 응시했다.
문풍지 위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이 상궁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아직인가?
-쉽지 않은 일이오.
그녀의 마음을 들여다본 듯.
서탁 위로 떠오른 형운의 글씨가 그녀를 도닥였다.
-듣자하니 저들의 경계가 삼엄하다 하오. 평소보다 곱절은 많은 사람이 주위를 살피고 있으니. 쉽게 일을 도모하기 어려울 것이오. 그러니 너무 초조해하지 마오.
-하지만…….
시간을 너무 끌어선 안 되는 일이었다.
지켜보는 눈이 많은 건 사실이었지만, 이렇게 지체하였다간 저들이 놓은 덫에 꼼짝없이 잡힐 수도 있었다.
지금쯤이면 기별이 와야 할 터인데…….
***
종일 북적였던 정후겸의 집에도 고요가 찾아왔다.
밤이 깊어질수록 집 안팎을 지키는 경계는 더욱 삼엄했다.
경계가 엄한 곳은 비단 그의 집만이 아니었다.
정후겸, 그와 연관된 곳이라면 개미 새끼 한 마리 드나드는 것조차 엄격한 감시 아래 통제되고 있었다.
그가 걸음 했던 시전 곳곳은 물론이고 십학사의 안가와 사슴의 기루, 그리고 만사여의가 운영하는 수월까지.
겉으론 보호의 명목이었으나, 진실한 속내는 철저한 감시였다.
자신의 손바닥 위에서만 모든 것이 움직일 수 있도록…….
정후겸의 입가에 모처럼 흡족한 미소가 차올랐다.
집안의 객방에는 그의 병문안을 위한 객으로 그득했다.
임금께서 친히 보낸 내의원이 그를 치료했고, 최상의 약재로 만든 탕약이 올려졌다.
눈엣가시 같았던 동궁도 요즘은 고뿔을 핑계 삼아 꼼짝을 않고 있다 하였다.
당황하였겠지.
작금의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수를 찾느라 허둥대고 있을 터.
그 모양새를 떠올리자니,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저도 모르게 큭, 실소를 흘리고 말았다.
상처 부위에서 통증이 밀려들었다.
그러나 이깟 고통쯤은 기꺼이 참아줄 만큼 유쾌한 상황이었다.
한동안 돌아가는 모양새를 지켜보다 철저한 피해자의 모습으로 입궁하리라.
워낙에 마음 약한 주상이신지라.
자신의 이런 모습을 보면 어떤 눈빛을 하실지, 기대되었다.
버럭 역정을 내시려나?
그게 아니면 가여운 손주의 모습에 눈물을 흘리시려나?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동궁에게 기울었던 임금의 마음이 자신에게로 돌아서는 것이 중요했다.
즐거운 상상을 하며 정후겸은 눈을 감았다.
곤두섰던 신경이 느슨해지고 마음이 편안하였다.
나른한 잠의 나락에 그는 한쪽 발을 디뎠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반갑지 않은 웅성거림이 그를 방해했다.
고요하던 사랑채에 발소리가 우르르 몰려들었다.
정후겸의 반듯한 미간이 한데로 모였다.
그는 가늘게 실눈을 뜨고 횃불이 일렁이는 문풍지를 응시했다.
선뜻 문을 열지 못한 청지기의 그림자가 보였다.
“무슨 일이냐?”
나직한 그의 물음이 허공을 뚫고 날아갔다.
이윽고 문이 열렸다.
“대감마님!”
후다닥 뛰어들어온 청지기가 목청을 돋웠다.
“수월에…… 수월에 큰불이 났습니다.”
“……!”
정후겸은 자리에서 퉁겨지듯 벌떡 일어섰다.
이건 분명 그의 술(術)에 맞선 수(手)였다.
쿵!
무언가 둔탁한 것에 정수리를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어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