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택-왕들의 향연-95화 (95/215)

#95. 누가 대책 없이 움직였다고?

“널 어찌하면 좋단 말이냐.”

형운의 입술이 이레를 향해 나아갔다.

그녀는 늘 첫눈 같았다.

설레고, 아쉽고, 달콤하고, 포근하여 좀처럼 놓아주고 싶지 않았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았고, 때론 여름밤의 꿈인 듯 느껴졌다.

그래서 확인하고 싶었다.

바로 앞에 있는 여인의 존재가 살아 있음을.

함께 숨을 쉬고 체온을 나누고, 끝내 곁자리에 둘 영원한 정인임을.

낙인을 새기듯 형운은 이레의 얼굴에 입술의 족적을 남겼다.

동그란 이마, 가지런한 속눈썹, 크고 순한 눈.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신비한 밤하늘.

오뚝한 콧날과 꽃잎처럼 붉은 입술.

부드러운 턱선과 하얗고 긴 목덜미.

형운은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듯 이레의 곳곳을 세심하고 꼼꼼하게 훑었다.

“은백…….”

형운은 뜨거운 시선과 끊어 오르는 숨결, 그보다 더 격하게 타오르는 입술로 이레를 담고 훑고 새겼다.

소나기처럼 내리붓는 그의 공격에 이레는 차라리 눈을 감았다.

전신을 뒤덮는 뜨거운 열기와 아릿한 전율에 명멸하는 별빛처럼 머릿속이 하얗게 바래졌다.

그의 속삭임이, 그의 숨결이, 그의 입술이 스치고 닿을 때마다 생경한 감각과 감정이 소름처럼 오소소 일어났다.

간지러워.

자꾸만 발끝에 힘이 들어갔다.

가슴 깊은 곳으로 흐르고 고인 그의 마음이 커다란 울림으로 떨어졌다.

감당키 어려운 묵직한 파장이 영혼을 흔들어댔다.

무서워 도망가고 싶었다.

그의 품에 더욱 깊게 파고들고 싶기도 하였다.

절대 어울릴 수 없는 두 감정이 짧은 순간 수없이 교차되었다.

한계까지 차오른 긴장에 이레는 결국 마음을 놓치고 말았다.

순간, 변두리를 서성거리던 형운의 입술이 마침내 원하는 곳을 찾은 듯 이레의 입술을 덮어왔다.

부드럽고 달콤한 열기에 감금된 이레는 저도 모르게 꼴깍 침을 삼켰다.

침 삼키는 소리가 컸다.

들리지 않았을까?

살그머니 눈을 떴다.

가늘게 늘어진 그의 눈꼬리.

형운은 미소 짓고 있었다.

수줍고 부끄러워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 짧은 방심을 그는 놓치지 않았다.

형운의 커다란 오른손이 이레의 양손을 포박했다.

그의 왼손은 어느 결엔가 그녀의 뒷머리를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들고 날 수 있는 조금의 틈새 없이 이레를 끌어안은 채 형운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의 입술이 그녀를 한껏 빨아들였다.

낮게 탄식하는 그녀의 잇새로 날을 세운 숨결을 살며시 밀어 넣는다.

비단처럼 섬세하고 부드러운 그것이 제게 닿을 때마다 이레는 어깨를 움찔거렸다.

아늑하면서도 나른한 기운에 다리가 휘청거렸다.

발아래로 아찔한 환(幻)의 세상이 펼쳐졌다.

바람이 멈추었다.

박제된 시간이 두 사람을 에워쌌다.

***

영원한 순간은 없었다.

이대로 멈추길 바랐던 찰나는 여지없이 흘러갔다.

두 사람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서로 이마를 맞대고 있을 때, 자박자박 조심스러운 발걸음이 다가왔다.

여울네가 흠흠, 낮은 헛기침을 흘렸다.

노골적인 방해에 형운은 마지못해 욕심을 내려놓아야 했다.

그러나 이레를 풀어준 후에도 여전히 그의 시선은 그녀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무슨 일이냐?”

“송구합니다. 아무래도 밖의 소동이 심상치 않으니, 오늘은 그만 돌아가셔야 할 듯합니다.”

“소란?”

형운이 정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레도 빨갛게 익은 귀를 외로 기울였다.

그제야 문밖에서 다투는 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장 물러서라.”

“그럴 수 없습니다.”

“어허, 우리가 뉘인 줄 알고 감히!”

“송구하오나, 주인의 허락 없이는 아무도 들일 수 없습니다.”

형운이 여울네를 돌아보았다.

“어떤 자들인가?”

물어보는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달콤한 시간을 방해받은 것이 못내 못마땅한 기색이었다.

“사헌부의 어사들이옵니다.”

“어사대?”

형운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정문에서 소란을 피우던 두 사람 말이냐?”

여울네가 고개를 저었다.

“그분들은 조금 전 물러가셨습니다. 지금의 소란은 다른 분들입니다.”

서강율과 장무열이 아니란 말이었다.

신분을 철저히 숨겨야 하는 형운과 이레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다.

“마주쳐서 좋을 건 없겠구나. 우선 여기서 나가자.”

형운은 이레의 어깨에 걸쳐진 쓰개치마를 깊숙이 씌어주었다.

자신도 갓을 고쳐맸다.

“이쪽입니다.”

여울네가 두 사람을 인적이 드문 작은 쪽문으로 안내했다.

“아가씨.”

형운을 좇아 문밖으로 나서는 이레를 여울네가 불렀다.

그러나 정작 이레가 돌아보자 말없이 바라보기만 했다.

간절한 표정만으로도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레는 여울네의 손을 잡았다.

“걱정하지 말게나. 분명 무사할 터이니.”

위로를 전한 이레는 서둘러 문을 나섰다.

“서두르자.”

형운의 목소리에서 여유가 느껴지지 않았다.

걸음도 평소보다 빨랐다.

그만큼 상황이 여의치 않으리라.

이레는 그를 따라 뛰듯이 잰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거기 서라!”

등 뒤에서 발길을 붙잡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보이지 않는 덫에 걸리기라도 한 듯 저도 모르게 발을 멈추고 말았다.

형운이 낮게 속삭였다.

“계속 걸어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래서야 도둑이 제 발 저린 꼴이 아닌가.

멈춘 걸음을 다시 옮겼다.

못 들은 척.

자신을 부르는 게 아니라 생각하는 것처럼.

가슴이 터질 듯 두근거렸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럼에도 겉으로는 짐짓 나와 상관없는 일인 것처럼 행동했다.

아쉽게도 이레의 노력은 허사로 돌아갔다.

태연함으로 넘기기엔 상대의 관록이 수월하지 않았다.

“거기 두 사람, 걸음을 멈추라 하였다! 당장 서지 못할까!”

경고의 음성이 한층 엄중해졌다.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형운이 이레의 앞을 가리듯 나섰다.

“우릴 불렀는가?”

정체를 들키면 곤란한 것은 형운 역시 마찬가지인지라, 갓 끝을 아래로 당겨 얼굴을 가렸다.

상대가 먼저 정체를 밝혔다.

“나는 사헌부의 집의 김익현이라 한다.”

이레는 헛바람을 집어삼켰다.

사헌부의 집의 김익현.

사헌부의 실세 중의 실세가 아니던가.

어지간한 어사라면 형운의 권력으로 적당히 둘러댈 수 있겠으나, 상대가 집의라면 사정이 달라졌다.

이레는 머리에 쓴 쓰개치마를 더욱 깊게 눌러썼다.

김상현의 훑는 시선이 느껴졌다.

“이 야심한 밤에 어딜 그리 급하게 가는가?”

“입전에 무얼 하러 왔겠소? 옷을 맞추고 돌아가는 길이오.”

형운의 천연덕스러운 대답에도 김익현은 날카로운 기세를 꺾지 않았다.

“한밤에 젊은 사내와 여인이라. 수상하군. 신분을 확인하라.”

김익현은 혼자가 아니었다.

사헌부의 비방주 허상익과 함께였다.

“네, 집의 영감.”

명을 받은 허상익이 성큼 형운과 이레에게 다가섰다.

‘어찌하지?’

초조함에 이레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적당히 말로 무마할 수 없을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신분을 밝혀야 할 터인데…….

차라리 자신은 어찌어찌 넘어갈 수 있었다.

옷을 바꿔입으며 무수리 금정의 호패도 받아두었으니, 높은 분의 심부름으로 수월에 방문하였다 변명하면 지금의 상황은 모면할 수 있으리라.

문제는 형운이었다.

호패나 신분패를 준비했어도 사헌부의 집의라면 형운을 알아볼지도 모른다.

‘저분께서 어찌 나오시려나.’

기다렸다는 듯이 형운이 나섰다.

“네가 감히 날 조사하겠단 말이냐?”

날을 세운 대답.

이레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런, 달리 대책을 준비하지 않으셨구나.

하긴 급히 나온 걸음이니.

대책이 있으면 그것이 이상했다.

그러나 다른 대책은 없다 해도 형운의 기세만큼은 통했다.

위엄 가득한 호통.

흑립 너머로도 느껴지는 형형한 눈빛.

형운의 당당한 태도는 허상익을 주눅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무리 어사라 해도 사헌부의 비방주에 불과했던 터라.

입성 범상치 않은 사대부의 사내가 태도마저 당당하니.

허상익은 덜컥 겁을 집어먹고 말았다.

무턱대고 함부로 굴었다가 상대가 대단한 권세가라도 되는 날이면, 창창한 앞날이 꼬일 수도 있었다.

“집의 영감, 이를 어찌해야 할까요?”

허상익은 김익현을 돌아봤다.

‘만만찮은 상대인뎁쇼. 어찌 하올까요?’

묻는 눈빛에 김익현은 쯧쯧 혀를 찼다.

“사람이 죽고 여인이 납치된 끔찍한 사건이다. 의심 가는 것이 있으면 그것이 무엇이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하오나…….”

“거부하면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하라는 어명이다.”

어명이란 단어가 가진 힘은 실로 대단했다.

허상익은 마지 못해 형운을 응시했다.

그러나 이내 그의 서늘한 눈빛에 시선을 바닥으로 내리고 말았다.

보다 못한 듯 김익현이 나섰다.

“제법 말을 번듯하게 하여 기개 있는 줄 알았더니, 쓸모없는 졸부였구나.”

형운을 향해 김익현은 짐짓 엄한 표정을 지었다.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수상한 자는 모두 잡아들이라는 어명이니, 호패부터 내놓아라.”

순순히 끝나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것일까.

답하는 형운의 말투가 거칠어졌다.

“내가 왜 그리해야 하느냐?”

심지어 보란 듯 팔짱까지 끼었다.

“무어라?”

김익현의 얼굴에서 감정이 사라졌다.

“간이 배 밖으로 나왔느냐? 아니면 믿을 만한 뒷배가 있다는 의미인가? 이유가 무언지 몰라도 거만하게 구는 까닭을 알아야겠군.”

김익현이 허상익에게 눈짓했다.

“이 둘을 사헌부로 끌고 가라. 내 직접 엄히 문초할 것이니, 지금 즉시 감찰과 군졸들을 불러라.”

“명 받들겠습니다.”

김익현의 명령에 허상익은 소맷자락에서 작은 뿔피리를 꺼내 들었다.

멀리 떨어진 동료들을 부를 때 쓰는 방법이었다.

그때였다.

“집의 영감.”

누군가 김익현을 불렀다.

“어느 놈이냐?”

그렇지 않아도 언짢았던 터라.

돌아보는 김익현의 목소리에 가시가 돋쳐 있었다.

곧 어둠 속에서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분은…….”

허상익이 먼저 알은체를 했다.

동시에 김익현의 얼굴에는 불쾌한 기색이 떠올랐다.

“장 장령, 여긴 어쩐 일인가?”

김익현의 말대로 어둠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는 장령 장무열이었다.

뚜벅뚜벅 걸어온 장무열의 시선이 형운과 이레에게로 잠시간 닿았다.

특히, 이레에게 머무는 눈길이 범상하지 않았다.

반듯한 얼굴엔 어울리지 않는 주름이 가득했다.

“장 장령, 그대가 이곳엔 무슨 볼일이냐 물었다.”

“지나는 길에 우연히 사건 현장을 보게 되어 살피던 중이었습니다.”

김익현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이번 사건에서 손 떼라 하였다.”

“이미 답하였습니다. 우연히 지나던 길에 사건 현장을 보게 되었다고.”

“설마, 그 말을 믿으리라 생각한 건 아니겠지?”

“집의께서 믿든 아니 믿든 상관없습니다. 다만, 저는 사실을 말했을 뿐입니다.”

“…….”

김익현은 장무열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날 서린 눈빛에도 장무열은 주눅이 들거나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무슨 이유에선지 허상익은 그 모습을 홀린 듯 바라보고 있었다.

김익현의 입술이 뒤틀어졌다.

“좋다. 지금은 달리 신경 쓸 자들이 있으니, 그대가 한 말의 진의 여부는 나중에 따져 묻도록 하지. 단언컨대, 이번에도 내 명을 어기고 무단으로 끼어든 것이라면 지난번처럼 가볍게 넘어갈 수는 없을 걸세.”

김익현이 다시 허상익에게 명령을 내렸다.

“무얼 하느냐? 저들을 잡지 않고.”

“네? 아, 네.”

허상익이 허둥지둥 뿔피리를 꺼냈다.

다시 장무열이 끼어들었다.

“집의 영감, 저들은 아닙니다.”

“무슨 말이냐?”

“내가 아는 자들입니다. 그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다.”

“아는 자들이라?”

김익현의 눈이 가늘게 여며졌다.

“자네가 그리 말하니 더욱 호기심이 생기는군. 내 기필코 저들을 잡아 조사해야겠다.”

“꼭 그리해야겠습니까?”

“반드시 그리해야겠다. 허 비방주, 어사들은 불렀느냐?”

“지금 막 부르려…….”

허상익이 뿔피리를 입가에 가져갔다.

긴박한 상황.

이레는 입술이 바싹바싹 타들어 갔다.

이 순간을 모면할 방도가 좀처럼 떠오르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저놈 잡아라!”

느닷없는 외침이 들려왔다.

사람들의 시선이 외침이 들려온 곳으로 일제히 돌아갔다.

수월의 지붕 위.

검은 복면을 쓴 수상한 자가 날듯이 달리고 있었다.

***

“수상한 자다.”

“저곳이다.”

“잡아라!”

“이쪽이다. 이곳에 있다.

사람들의 고함과 동료를 부르는 뿔피리 소리가 사방에서 울렸다.

허상익이 급박한 표정으로 김익현을 보았다.

“집의 영감.”

그의 부름에도 김익현은 장무열을 노려보고만 있었다.

“집의 영감. 서두르셔야 합니다.”

허상익이 두 번이나 더 부른 후에야 비로소 김익현은 발길을 돌렸다.

“이 일은 나중에 분명히 따져 묻겠다.”

가면서도 그는 껄끄러운 앙금을 남기는 걸 잊지 않았다.

김익현과 허상익이 사라지자 이레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조마조마한 순간이었다.

장무열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수상한 자의 출현이 조금만 늦었어도 심각한 상황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한 생각을 한 이는 이레만이 아니었다.

장무열이 형운에게 물었다.

“어찌할 생각이었소?”

“…….”

“자칫하였으면 저분께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었을 수도 있었소. 어찌 아무런 대책도 없이 행동할 수 있단 말이오?”

형운은 대답 대신 하얗게 웃었다.

그 말 없는 웃음이.

조용한 미소가 섬뜩한 느낌마저 일게 했다.

그의 눈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내가 내 여인을 위험하게 둘 것 같으냐?’

가만 그의 표정을 살피던 이레가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설마, 조금 전의 그 외침은…….”

형운의 미소가 짙어졌다.

이레의 눈이 커졌다.

“수월의 지붕 위를 뛰던 사람도 은백의 수완이었습니까?”

“그 사람은 아니오.”

장무열이 고개를 저었다.

이레가 그에게 물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그 사람은 바로 은협이오, 은랑.”

“……!”

이레는 복면인이 은협이라는 사실보다 장무열이 자신을 알아보았다는 사실에 더 놀랐다.

“……제가 누구인지 알고 계셨군요.”

“물론이오.”

어찌 모를 수 있을까.

먼 곳에서 보아도.

그림자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사람인 것을.

이레가 장무열에게 물었다.

“조금 전의 복면인이 은협이라 하셨습니까?”

“그렇게 말했소.”

“하면 저분은 누구입니까?”

장무열이 미간을 찌푸리며 이레가 가리킨 곳을 보았다.

“여기 다들 모여 있었군.”

한 사내가 부채를 부치며 설렁설렁 걸어오고 있었다.

은협, 서강율이었다.

장무열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대가 어찌 이곳에. 그렇다면 조금 전에 그 복면인은 대체 누구란 말인가?”

“내가 자네와의 약조대로 지붕 위를 올라가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누군가가 벌써 그 위에서 펄쩍펄쩍 뛰고 있지 않은가? 괜히 힘 뺄 필요 없다 생각되어 이곳으로 왔다네.”

“그렇다면 그자는…….”

장무열이 형운을 돌아보았다.

형운의 입꼬리가 스윽 올라갔다.

“어디 다시 말해봐라. 누가 대책 없이 움직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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