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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반신은 시간을 건넌다 (5)화 (6/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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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전차는 땅 위를 빠르게 달려 나갔다. 속도를 조금씩 높이던 말은 어느 순간에 이르러 천천히 새하얗고 거대한 날개를 펼쳤다. 불안함에 전차의 옆 벽을 꽉 붙잡고 있던 해인의 시선을 단번에 빼앗을 만큼 아름다운 날개였다. 이내 날개가 완전히 펼쳐지고, 말은 땅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주위의 풍경이 급변했다.

아득하게 펼쳐진 밤하늘 위로 별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땅에서 보았을 때보다 더 화려하게 느껴지는 별들은 마치 검은색 비단 위로 여러 종류의 보석을 흩뿌려 놓은 것 같았다.

그리고 멀리 아래로 시선을 내리면, 방금까지 해인이 서 있던 곳의 바로 앞에 위치한 팀블레 왕궁이 아주 작게 보였다. 점점 작아지다 마침내 그 땅이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는 이미 바다 위를 날고 있었다.

“자, 이제 이야기를 좀 해 보거라.”

능숙하게 전차를 몰며 포세이돈이 입을 열었다. 그는 해인을 힐끗 돌아본 뒤, 자신이 한쪽 어깨 위에 대강 걸치고 있던 히마티온을 건네주었다.

“그 전에 이것부터 입고. 추워 보인다.”

[네…….]

설마 전차가 정말로 하늘을 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해인은 반쯤 넋이 나간 채 대답하며 히마티온을 엉성하게 걸쳤다. 포세이돈부터가 옷을 한쪽 어깨에 얹어 놓기만 했던 탓에, 어떤 식으로 착용하는지를 알 수 없어서 담요처럼 두른 것이었다.

“네 이름은 무엇이고, 네 어미는 누구이며, 너는 어디에 살고 있었지?”

해인은 머뭇거리며 말을 골랐다.

[저는 이해인이고……. 해인이 이름이에요. 이는 성이고요.]

“그게 뭐지?”

시작부터 난관이었다. 눈을 몇 번 깜빡인 해인은 한 박자 늦게 포세이돈이 성이 무엇이냐고 물었음을 깨달았다.

[아, 음. 제 경우에는 어머니의 것인데, 보통 소개할 때 이름 앞에 붙어요.]

해인은 급히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고 보면 성을 이름에 사용하기 시작한 건 역사적으로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최소한 포세이돈이 이렇게 황금 전차를 몰던 시기에는 성이라는 개념이 없었을 터였다.

“호오……. 그리고?”

[그리고 어머니는……. 저, 이게 제가 생각하기에는 조금 복잡한 문제 같아서요.]

“뭐가 말이냐.”

해인은 숨을 한번 내쉬었다. 그녀도 자신이 어딘가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다는 건 잘 알았다.

[그게, 제 어머니는 이 시대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으셨거든요.]

“뭐?”

포세이돈이 해인을 돌아보며 어이없는 낯으로 되물었다.

“그럼 너는 어찌 태어났단 소리냐?”

[말이 안 된다는 것은 저도 알아요. 그렇지만 숲에서 아까 전 그 금색 머리카락의 남자를 만났을 때부터 계속 이상했어요.]

해인은 히마티온을 덮어쓴 채 무릎걸음으로 포세이돈의 다리 가까이에 다가갔다. 포세이돈과 조금 더 가까워진 곳에 웅크려 앉으며 그녀는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제가 살던 때에 비하면 말도 안 될 만큼 과거의 옷차림을 하고 있는데다가, 저는 많은 언어를 아는데 아까 그 사람들이 쓰는 언어는 난생처음 듣는 것이었어요. 또 건물을 지은 자재들 역시 제 기준으로는 먼 과거에나 썼을 법한 것들이었고…….]

해인이 힐끗 포세이돈을 올려다보았다.

[무엇보다 아버지의 전차요. 제가 태어나기도 한참 전부터 시대에 안 맞아서 안 쓴 지가 더 오래됐다고, 저한테 아버지가 직접 말씀해 주셨단 말이에요…….]

미묘한 얼굴로 이야기를 듣던 포세이돈은 급격히 시무룩해지는 딸의 얼굴에 당황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심각하게 한다 싶었는데 본인은 진지했던 모양이다. 앳된 얼굴을 한 연약한 자식이 슬퍼하는 듯하자 그는 답지 않게 허둥지둥하고 말았다.

“아니, 왜 그러느냐. 울지 말거라.”

[……안 울었는데요.]

“그래. 계속 울지 말고……. 그럼 네 말은 네가 이 시대보다 더 이후의, 이른바 미래에 살던 존재란 뜻이냐?”

[네……. 그것보다 더 맞는 상황이 떠오르지 않는걸요.]

포세이돈은 침음하며 생각했다. 본인이 저렇게까지 진지한데, 마냥 헛소리 취급하며 넘길 수는 없었다.

아까 전 그는 해인에게 날이 밝으면 집으로 갈 수 있게 해 주겠다고 말했고, 자식과의 약속이었으니 어지간하면 지키고 싶었다. 하지만 해인의 말이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사실이라면, 이 일은 조금 복잡해진다.

“……좋다. 네 그리 확신하니…….”

[네?]

“아버지가 자식의 말을 믿지 않으면 누가 믿어 주겠느냐. 잠시 고민을 좀 해 보마.”

포세이돈은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그의 발치에 웅크려 앉아 있던 해인은 멍한 얼굴로 포세이돈을 올려다봤다.

이 존재가 어쨌거나 아버지인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전차 한편에 기대 놓은 삼지창부터 시작해, 얼굴의 반을 덮은 수염, 자연스레 드러내는 위압감 같은 것들이 다소 낯선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방금 전 그의 말은 현대의 포세이돈이 할 법한 말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그는 이 낯선 곳에서도 해인에게 있어서는 틀림없는 아군인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덮고 있던 히마티온 자락을 꽉 쥐었다. 줄곧 느끼던 불안감이 조금 가라앉는 듯했다.

“그래, 떠오르는 이가 하나 있군. 크로노스에게 연락해 보면 되겠구나.”

[크로……?]

포세이돈이 침묵을 깨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계속 그를 올려다보고 있던 해인은 반사적으로 그 이름을 따라 읊다가 멈칫했다.

크로노스는 포세이돈과 그의 남매들 모두의 아버지다. 그러나 부모자식간의 사이가 좋지는 않았다. 크로노스는 권력을 잃을 것을 두려워해 자식들을 강압적으로 억누르려다 실패하고, 결국 그 두려움대로 자식들에 의해 타르타로스로 쫓겨나, 영원히 그곳에 갇힌 제우스 이전의 하늘신이었다.

‘그분에게 연락을 왜…….’

해인이 의아한 얼굴을 하자, 포세이돈은 가볍게 웃음을 터트렸다.

“얼굴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구나. 타르타로스에 있을 그 자가 아니다. 인간들은 그를 잘 모르고, 또한 이름이 비슷하니 착각할 수 있기는 하지. 내가 말한 크로노스는 아난케와 함께 태어난 시간의 신이란다.”

[시간의 신…….]

“그래, 이 아버지가 바다와 물을 다스리듯이 그는 시간과 관련된 모든 것을 총괄하지. 그러니 네 일도 그에게 물어보면 무엇이든 답이 나오지 않겠느냐?”

“아…….”

해인은 짧게 감탄했다.

사실 그녀는 반신이면서도 정작 신화에 대해서는 그리 자세히 알지 못했다. 그리스 신화는 상당히 선정적인 편인데, 현대의 포세이돈이 그 선정적인 이야기 속에 자신의 비중이 적지 않음을 딸에게 절대로 알려주고 싶지 않아 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냥 숨기기만 하면 오히려 호기심을 자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현대의 포세이돈은 몹시 갈등하다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그는 어린 해인에게 신들의 계보와 크로노스를 실각시킨 티타노마키아에 대해서만 적당히 이야기해 준 후, 그 뒤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전부 없던 일인 척 함구하기를 시도했다.

물론 이십일 세기는 다양한 디지털 매체가 존재하는 만큼 원한다면 얼마든지 그 이상을 알아볼 수 있었고, 덕분에 해인도 몇 년쯤 흐른 뒤 포세이돈의 거짓말을 알아차리기는 했었다.

‘그래서 어지간한 이야기들은 전부 훑어보긴 했지만, 아버지 외의 신이나 인간들의 이야기는 별로 안 궁금했으니까……. 아버지가 그렇게 싫어하는데 굳이 더 자세히 파 볼 만큼 재밌지도 않았고.’

때문에 시간의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미처 몰랐던 것이다.

새롭게 접하게 된 정보로부터 비로소 활로가 생겨난 듯해 해인은 진정 기분이 나아졌다. 포세이돈은 밝아진 자식의 얼굴을 보며 뿌듯해했다.

최근 들어서는 내내 아카이아 연합과 트로이의 전쟁을 지켜보느라 바빴지만, 때로는 이렇게 자식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게 느껴졌다. 포세이돈은 손을 아래로 뻗어 해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자식은 익숙한 듯 머리를 기울여 그의 손에 기대 왔다.

그 동작에 포세이돈은 미래의 자신이 해인을 꽤 예뻐했던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해인이 그에게 직접 말을 전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음을 알고 있으니 의외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괴물 모습을 한 자식들은 핍박받는 게 안타까워 챙기게 된다면, 이렇듯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약하게 태어난 여자아이는 그 자체로도 애잔하게 여겨지기 마련이다.

한편 포세이돈에게 기댄 채 히마티온 자락을 여미던 해인은 문득 떠오른 생각에 입을 열었다.

[아버지, 뭐 하나 여쭤 봐도 될까요?]

“해 보렴.”

돌아온 허락에 해인은 곧바로 말하는 대신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가 질문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지금이 대략적으로나마 어느 때인가’ 에 대한 정보였다. 그러려면 제대로 된 기준이 있어야 했다.

다만 그렇기에 문제였다.

‘갇혀 있을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태연하게 하는 것도 그렇고, 아버지가 내내 여유로운 걸 보면 신들끼리 붙었던 전쟁은 이미 지난 지 오래인 것 같은데. 그러면…….’

해인이 아는 한, 남아 있는 큰 사건은 인간들의 이야기인 트로이 전쟁뿐이다.

해인으로서는 곤란한 일이었다. 애초에 해인이 포세이돈의 거짓말을 깨달은 후 굳이 나서서 따로 신화에 대한 것들을 더 찾아본 건, 아버지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그러니 신들보다 인간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는 부분은 신화 중에서도 특히 흥미가 덜할 수밖에 없었고, 머릿속에 남은 정보도 확연히 적었다.

심지어 그 부족한 정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구분할 수 없는 것이다.

포세이돈이 직접 말해주었던 신들의 계보와 티타노마키아에 대한 이야기와 달리, 해인이 따로 비밀스럽게 찾아보았던 이야기들은 사실상 전부 여러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구전을 엮어낸 것이다. 사실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과장이 크게 섞여 거짓에 가까워질 수도 있는 게 구전이었다. 실제로 같은 사건도 세부적인 내용을 다르게 서술하는 경우가 잦았다.

한참의 고민 끝에 해인은 아무래도 진실일 가능성이 높은데다, 시기도 특정할 수 있는 질문 하나를 겨우 떠올렸다.

[……트로이는 멸망했나요?]

“뭐?”

조용한 물음에 포세이돈은 깜짝 놀라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해인은 그의 격한 반응에 당황하며 눈을 크게 떴다.

[왜 그러세요?]

말뜻을 확실히 이해한 순간, 포세이돈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트로이가 결국은 멸망하는 모양이지?”

[네? 네, 저는 그렇게 아는데…….]

“하, 하하하!”

답을 듣자마자 포세이돈이 웃음을 터트렸다. 해인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살아오며 이렇게까지 신나하는 아버지를 본 적이 없어서였다. 이 반응을 보니 그가 트로이 전쟁 중 그리스의 편을 들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인 모양이었다.

“역시, 그런 놈들이 오래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지. 지휘관 하나가 뛰어나 봤자 나머지들이 전부 쭉정이인 트로이에 비해, 아카이아 연합은 뛰어난 녀석들이 많으니 말이다!”

포세이돈은 아주 즐겁게 말을 이었다.

“네 말에 답해 주자면, 아직 멸망하지는 않았단다. 다만 전쟁이 올해로 십 년째 이어지고 있는 만큼 상당히 궁지에 몰려 있지. 아마도 곧 끝을 맞이하지 않을까 싶은데.”

[아…….]

처음 보는 아버지의 얼굴에 넋을 놓고 있던 해인은 십 년이라는 단어에 정신을 차렸다. 머릿속에 남은 정보가 적기는 하지만, 트로이 전쟁이 십 년 동안 이어졌다는 글을 보았던 건 기억났다. 트로이가 궁지에 밀리고 있으며 곧 전쟁의 끝을 맞이할 것 같다는 포세이돈의 이야기로 미루어 봤을 때, 그 십 년이라는 기간 역시 사실인 듯했다.

‘하긴, 그건 거의 모든 책에서도 공통적으로 나오는 내용이었지. 지금이 트로이 멸망 직전이구나.’

그 확신과 함께 시작된 건 어쩔 수 없는 후회였다.

‘구전으로 이어진 이야기라도 정보량 자체가 워낙 많아서 그런가, 정말 실제랑 아주 다르지는 않네. 이럴 거면 좀 더 자세히 알아볼 걸…….’

지나고 나서 안타까워해 봤자 소용없다는 것은 알지만,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다. 최대한 유의미한 무언가를 더 기억해 내려 애써 보아도 각각의 신들이 어느 쪽을 편들었는지에 대한 것과, 눈에 띄게 많이 나오던 이름 정도만이 추가적으로 떠오를 뿐이었다.

‘아킬레우스, 헥토르, 오디세우스, 헬레네……. 파리스……?’

그나마 생각이라도 나는 이름 몇 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해인은 도저히 지금의 상황에서 쓸모 있다고 여겨지는 정보가 떠오르지 않아 이내 포기했다. 그녀는 전차의 옆 벽에 등을 기댔다.

미약한 진동을 느끼며 해인은 즐거움을 감추지 않는 포세이돈을 구경했다. 밤하늘 아래 불어닥치는 바람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웃는 젊은 아버지는 생기와 활력이 넘쳤다.

생긴 것은 미래와 똑같으니 오히려 수염을 기르고 있는 눈앞의 포세이돈이 더 나이 들어 보여야 정상일 텐데, 신기하게도 그 반대였다. 겉모습이 늙지 않아도 영혼이 나이를 먹는 것은 감출 수 없는 모양이었다.

“아, 그렇지. 그래서 이 질문은 왜 했던 것이냐?”

포세이돈이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해인은 물끄러미 그를 올려다본 채로 대답했다.

[지금이 제가 있던 때로부터 얼마나 옛날인지 알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알 것 같으냐?”

해인은 눈을 내리뜨며 생각했다. 트로이 멸망 직전이라고 해 봤자, 사실 그 시기가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른다. 다만 신화의 끝은 곧 청동기의 끝 무렵쯤이라는 것은 기억이 났다.

[자세하지는 않지만, 제 생각이 맞으면 아마도 삼천 년 정도…….]

“긴 시간이로구나. 아주 멀리서 온 셈이군.”

포세이돈이 웃는 얼굴로 대꾸했다. 누가 봐도 기분이 좋아 보이는 낯이었다.

그 대화를 끝으로 잠깐의 침묵이 있었다. 불편하지 않은 고요함이었다. 해인은 입을 다문 채 전차의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여러 가지 소음에 집중했다. 바람 소리, 그리고 저 아래의 바다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자연스레 섞여 들었다.

꽤 한참을 그러고 있을 때였다. 불현듯 포세이돈의 목소리가 내려앉았다.

“해인, 밖을 한번 보거라.”

과거의 포세이돈에게서는 처음 들어 보는 이름이었다. 해인은 순순히 시키는 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을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니 전차는 어느 사이 조금씩 고도를 낮추고 있었다. 뒤이어 보인 것은 아마도 전차가 멈춰 설 목적지로 보이는 절벽 위였다. 그곳에는 벽돌과 나무로 지어진 건물 한 채가 서 있었다.

“지금의 내 신전이란다. 네가 살던 때에는 아마 다른 모습이겠지.”

그 말에 해인이 무심코 떠올린 현대의 신전은 아테네의 수니온 곶에 위치한 포세이돈 신전이었다. 현대에 이르러 유명한 관광지가 된 그 신전의 모습은 지금의 포세이돈이 예상하는 미래의 신전과 얼마나 다를지,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의문과 함께 전차는 마침내 절벽 위로 내려앉았다.

“자, 도착했다.”

먼저 전차에서 내린 포세이돈이, 자신만을 위해 지어진 그의 신전을 등지고 선 채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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