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92화
영부 후원의 조용한 곁채에서는 기홍과 녹하, 사앵앵, 월규가 백천범을 둘러싸고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몇 년 만에 다시 만난 탓에 다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다. 특히 월규가 그랬다. 그녀는 백천범을 만나자마자 두 눈이 벌게져서는 차마 입도 열지 못했다. 왈칵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였다.
백천범이 놀리며 말했다.
“저런, 왜 이리 억울한 표정일까. 어서 말해 봐, 누가 괴롭혔어?”
“아무도 안 괴롭혔습니다.”
월규가 씁쓸한 마음은 최대한 억누르며 말했다.
“그저 태후 마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꿈까지 꿨습니다. 황상과 두 전하만 혼사를 올리시면 소인도 강남에서 태후 마마의 시중을 들고 싶습니다. 다신 떨어져 지내고 싶지 않아요.”
백천범이 월규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널 이곳에 남긴 건 사실 내 욕심이었어. 네가 아이들을 봐 줘야 마음이 놓이니까. 그간 고생 많았어.”
월규가 한참이나 참고 있던 눈물이 결국 두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가 흐느끼며 말했다.
“고생은요. 황상과 마마께서 잘 지내시고, 청양 전하와 성 전하께서도 가정을 꾸리시니 소인은 더 바랄 게 없을 만큼 기쁩니다.”
백천범이 손을 뻗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며 말했다.
“모두가 고생해 준 덕분에 저와 태상황이 강남에서 편안히 지낼 수 있었어.”
그녀는 말을 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시덕거리는 모습은 여전히 그 시절 꼬마 아가씨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래서 선물을 준비해 왔지.”
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숙여 예를 갖추기까지 했다. 놀란 녹하와 기홍이 서둘러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태후, 이러시면 안 됩니다. 이러다 소인들 단명할지도 모릅니다.”
백천범이 웃으며 말했다.
“다들 절 태후라 불러 주지만, 전 여전히 우리가 자매라고 생각해요. 그간 녹하 언니가 성아의 옷을 만들어 준 거, 기홍 언니가 사나흘에 한 번씩 궁에 간식을 보내 준 것도 다 알고 있어요.
월규는 더 말할 것도 없고요. 린아의 혼사 전까지 궁 안 내무를 전부 월규가 도맡았죠. 앵앵은 사가 상호의 주인장이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성아를 잘 챙겨 주었고요. 전부 다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요. 그 고마움을 이번 생에 다 갚진 못할 테니, 다음 생에도 우리 좋은 자매가 되어요. 그땐 제가 시중을 들어 줄게요…….”
* * *
옆방에서는 묵용감과 묵용린이 서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이성적이고 내향적인 성격이라 자질구레한 일 대신 정무와 국사에 대해 논했다.
묵용린은 겸손한 자세로 아버지에게 치국 책략에 대한 가르침을 청했다.
묵용감은 긴말 대신 간단히 몇 가지만 짚어 주었다. 아들은 다 컸으니 이제 자신만의 방식이 있을 터. 가고자 하는 길이 옳은 방향이라면 어찌 가든 상관없었다. 그는 묵용린에게 굳이 테두리를 그려 좁고 제한된 범위를 정해 주고 싶진 않았다. 묵용린은 그보다 더 대단하니 분명 더 넓은 천하로 비상할 것이다.
두 사람의 대화는 간단명료하여 몇 마디 나누고 나니 금세 침묵이 찾아왔다.
묵용린은 묵용감이 조용히 앉아 있자, 조금 이상했다. 평소 부황과 모후는 한시도 떨어져 있지 못했다. 아주 잠깐만 떨어져도 금방 찾으러 가곤 했는데, 오늘은 어찌 된 일이란 말인가?
그가 물었다.
“부황, 왜 가 보지 않으십니까?”
묵용감이 쓴웃음을 지었다.
“지금 가면 네 모후는 분명 두 눈이 벌겋게 부어 있을 거다. 그런 모습은 보고 싶지 않다.”
“하면 저리 오래 얘기하지 못하게 하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고고들이 모후를 몇 년이나 만나지 못했으니 아마 눈물을 흘릴 겁니다.”
“그냥 내버려 두거라.”
묵용감이 말했다.
“네 모후도 저들이 많이 보고 싶었을 거다. 여인들이 다 그렇지 않으냐. 한바탕 울었다가 웃었다가, 그러고 나면 또 괜찮아지지. 네 모후는 부군과 아이들만 바라보는 여인이 아니다. 벗을 좋아하고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지. 한번 사귀면 평생의 벗이 되지 않느냐.”
그가 감개무량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모후는 말이다, 그 누구보다 진실되고 마음 또한 넓으며 똑똑한 사람이다.”
묵용린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모후께서 혹 제게…….”
남원 여제를 억압하다 죽음으로 내몬 뒤, 그는 백천범을 만난 적 없었다. 이 일이 그에겐 마음의 병이 되어 버렸다. 이번 만남을 통해 그는 마음속 응어리를 풀고 싶었지만, 모후가 막상 옆방에 있다고 하니 쉽게 용기가 나지 않았다.
묵용감이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걱정하지 말거라. 이따가 네 모후와 잘 얘기해 보거라. 솔직히 터놓고 얘기하면 네 모후도 다 이해해 줄 거다.”
묵용린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들 한창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장공주 전하의 꽃가마가 저택 입구에 도착했다. 소식을 접한 이들은 앞뜰로 향했다. 복도에 서 있던 묵용린은 백천범이 밖으로 나오자, 앞으로 한 발짝 걸어갔다.
“모후.”
다들 묵용린을 발견하고는 예를 갖췄다. 그가 백천범에게 할 말이 있어 보였기 때문에 더는 방해하지 않고 서둘러 앞뜰로 향했다.
“린아.”
백천범이 빙긋 웃으며 그를 훑었다.
“키가 더 큰 것 같구나.”
그녀가 묵용린 옆에 서서 손짓으로 키를 비교했다.
“예전엔 이 모후의 키가 여기에 닿았었는데, 지금은 여기에 닿는구나.”
묵용린은 어여쁜 백천범을 바라보고 있으니 순간 씁쓸한 감정이 밀려왔다. 어릴 땐 모후가 그를 지켜 주었는데, 그는 장성한 지금도 모후의 사랑에 보답하긴커녕 도리어 상처만 주었다.
그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모후, 소자가 잘못했습니다…….”
백천범이 손을 뻗어 그의 입을 가볍게 막았다.
“아무 말 말거라. 모든 건 운명일 뿐이야. 지나간 일은 지나가게 내버려 두고, 우린 앞만 보자꾸나.”
묵용린이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녀가 웃으며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간 네가 아주 잘해 주었더구나. 동월을 훌륭하게 다스렸어. 네 부황께서도 높게 평가하셨지. 이 모후는 네가 분명 천추만대의 좋은 황제가 될 거라고 믿는다. 이제 너도 혼인을 하고 네 가정이 생겼잖느냐.
모후가 배운 건 없지만, 그래도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건 안다. 너와 봉봉이 잘 지내서 만백성의 모범이 되면, 백성들도 너희를 본받아 평안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낼 게다. 집마다 모두 행복하면 우리 동월 전체가 태평해질 거고.”
묵용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간단한 말이었지만 그 뜻은 매우 심오했다. 모후는 역시 똑똑하고 마음이 넓은 사람이었다. 그에 비해 자신은…….
그는 오랜 시간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커다란 돌을 마침내 내려놓았다.
묵용감은 문 앞에 한참을 서 있다가 천천히 다가왔다. 이내 습관적으로 백천범을 품에 끌어안고는 아들을 바라보았다.
“린아, 이번엔 청양과 성아의 혼사 때문에 나와 네 모후가 너희를 보러 돌아왔지만, 이젠 너희도 다 컸고 각자의 가정도 꾸렸으니 아마 다시는 돌아올 기회가 없을 거다. 앞으로의 길은 너 자신을 믿고 가거라. 아우와 누이도 잘 지켜야 하고 강산과 사직도 잘 지켜야 하니, 네 어깨가 매우 무거울 거다.”
“부황, 모후, 마음 놓으십시오.”
묵용린이 그들에게 허리를 숙이며 답했다.
“소자, 아우와 누이, 강산과 사직을 반드시 잘 지키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러다 두 분이 보고 싶으면 어머니 아버지를 뵈러 강남으로 찾아가겠습니다.”
그가 마지막에 어머니와 아버지라는 호칭을 쓰자, 백천범과 묵용감은 위안을 얻은 듯 미소를 지었다. 그간 두 사람은 묵용린이 겉과 속 모두 냉철한 사람이 될까 봐 걱정이었다. 하지만 이제 보니 아주 훌륭했다. 아무렴 그들의 아들인데 그 모습이 어디 갈까.
* * *
복잡한 과정을 마친 뒤, 마침내 절을 올리고 혼사를 치르는 시간이 되었다. 묵용청양은 마음이 조급했다. 다른 일 때문이 아니라 서둘러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고 싶어서였다.
묵용감과 백천범은 임안에 도착해 궁에 들어가지 않고 곧장 영부로 향했다. 태상황이 태후가 피곤하다는 핑계로 입궁을 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기홍에게 곁채를 깨끗이 정리하여 백천범이 쉴 수 있게 준비해 달라고 분부했다.
이 소식을 접한 묵용청양은 역시 아버지는 천하에서 제일가는 애처가라며 투덜댔다. 딸마저 내팽개칠 만큼 어머니만 끔찍이 아끼다니.
천지를 향해 절을 올린 뒤, 묵용청양은 희낭의 도움을 받아 방향을 바꾸었다. 직접 개두를 걷어 올린 그녀는 묵용감과 백천범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기쁜 마음에 소리쳤다.
“아버지, 어머니!”
묵용청양이 그들에게 걸어가자, 희낭이 서둘러 개두를 내려 주며 작게 속삭였다.
“전하, 아직 의식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어요.”
묵용청양은 혀를 빼꼼 내밀곤 고개를 돌려 영안을 바라보았다. 영안은 웃으며 어쩔 도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었다. 영안도 그녀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하는 것 못지않게 그녀를 아껴 주었다. 그 또한 분명 칭찬이 자자한 애처가의 모범이 될 것이다.
혼사의 모든 과정을 마친 묵용청양은 희낭의 부축을 받아 신방으로 향했다.
평범한 혼사였다면 신랑이 손님 접대를 모두 마친 뒤에 신방으로 들어갈 테지만, 영안은 달랐다. 그는 묵용청양을 너무 잘 알았다. 묵용청양은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그가 서둘러 그녀의 개두를 넘겨 주어야 했다. 안 그럼 그녀가 직접 넘길지도 몰랐다.
영안은 개두를 넘기면 수줍게 고개를 숙인 신부를 마주할 거라고 상상해 왔다. 하지만 장공주 전하는 역시 평범하지 않았다. 고개를 위로 쳐든 그녀의 얼굴엔 부끄러움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배시시 웃으며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영안, 이제 난 네 부인이야.”
“…….”
희낭이 입꼬리를 씰룩거리다 겨우 웃음을 참고 입을 열었다.
“전하, 부마와 합환주를 드시지요.”
“좋아!”
묵용청양은 탁자 옆으로 가서 술잔을 들었다. 희낭이 서둘러 그녀를 막아섰다.
“전하, 이런 건 다 저희가 도와 드릴 테니, 전하께서는 그저 자리에 앉아 계시면 됩니다.”
희낭을 처음 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적극적인 신부는 처음이었다.
희낭이 술잔을 신랑 신부의 손에 쥐여 주었다.
다들 지켜보고 있으니 영안은 부끄러움에 얼굴을 살짝 붉혔다.
묵용청양은 자발적으로 그의 팔에 자신의 팔을 걸었고 얼굴도 가까이 들이밀었다. 술잔을 입가에 가져간 그녀가 희낭에게 물었다.
“이렇게 하는 거지?”
“…그, 그렇습니다, 전하.”
그녀의 얼굴이 거의 붙을 듯 가까이 있자, 영안은 조금 민망했다. 그저 합환주를 마시는 것뿐인데 얼굴은 왜 들이민단 말인가. 하지만 이 웬수는 그에게 소리까지 쳤다.
“영안, 너 때문에 내 코가 부딪혔잖아.”
“…….”
몇몇 시녀들이 입을 가리고 몰래 웃음을 삼켰다. 문 앞에 숨어 한참을 지켜보던 백천범과 기홍, 녹하도 결국 참지 못하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들의 웃음소리에 부끄러웠던 영안은 서둘러 술을 들이켰다.
묵용청양은 백천범을 발견하곤 신이 나서 달려가 품에 안겼다.
“어머니, 어머니!”
백천범은 웃으며 딸을 끌어안고 말했다.
“혼사까지 치렀는데, 아직도 이렇게 어리광이니? 어서 앉아 보렴, 이 어머니가 당부할 말이 있으니까.”
“말씀하세요.”
백천범이 앞에 있는 만큼 묵용청양도 온순한 모습으로 얌전히 의자에 앉았다.
“영안, 너도 앉으렴.”
“예, 태후.”
영안도 자리에 앉았다. 태후가 할 당부라는 것은 분명 그에게 하는 말일 터.
하지만 곧 이어지는 백천범의 말에 그는 놀라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영안, 청양이 만약 널 괴롭힌다면 곧장 내게 말하거라. 이 애 아버지는 제대로 혼을 내지 못하니 내가 혼내 주마.”
묵용청양이 언짢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니, 저한테 당부할 말이 있다면서 어째서 영안한테 하는 거예요?”
“당연히 너한테 해 줄 말도 있지.”
백천범이 엄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청양아, 넌 어릴 때부터 아버지 총애를 너무 많이 받아서 성격이 무법천지다. 혼인했으니 이제 영안을 업신여겨선 안 된다.”
“…….”
녹하는 장공주 전하의 풀 죽은 모습이 무척 우스웠지만, 차마 크게 웃을 수도 없었기에 기홍에게 눈을 찡긋거렸다.
“시부모님께 늘 효를 다해야 하고 버릇없이 굴어서도 안 된다. 무슨 일이든 항상 영안과 함께 의논하고, 독단적으로 결정해서도 안 되고. 부부가 서로 화목하게 지내야지, 걸핏하면 부군과 싸우려 들어서도 안 돼.
그리고 집안일을 처리할 때도 분수에 맞게 해야지, 아무렇게나 돈을 펑펑 쓰면 안 된다. 늘 영안을 존중하며 그의 체면을 깎아내리지 말고, 진심으로 그를 아끼고 살뜰히 보살펴 주어야 한다. 영안이 누군가에게 기분 나쁜 일을 당하거든 네가 화를 풀 수 있게 도와주고…….”
주변에 있던 이들이 더 소란스럽게 키득대기 시작했다. 다른 집 같으면 딸이 남편에게 업신여김을 당할까 봐 걱정하는데, 장공주 전하는 완전히 반대였다.
영안은 자꾸만 얼굴을 붉혔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묵용청양도 민망함에 두 뺨이 발그레 물들었다.
“어머니, 제가 그렇게나 철이 없을까 봐요? 걱정하지 마세요. 영안한테 제가 잘할게요!”
기홍이 말했다.
“태후, 마음 놓으세요. 장공주 전하와 부마는 분명 화목하게 잘 지낼 겁니다.”
“그럼 다행이고요.”
백천범이 마지막으로 영안에게 당부했다.
“청양이 말을 안 듣거든, 한 대 때리거라. 원래 청양은 자신보다 솜씨가 좋은 사람한테는 고개를 숙이거든.”
“…….”
안 그래도 평범하지 않은 아내를 얻었는데 여기에 유일무이한 장모까지 생겼으니, 아무래도 부처님이 그를 극진히 아끼시는 듯했다.
* * *
어느새 밤이 깊었다.
손님들도 하나둘 발길을 돌리자, 영안은 신방으로 돌아왔다.
이미 목욕을 마친 묵용청양은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긴장이 되긴 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 영안에게 말했다.
“부군, 시간이 늦었으니 어서 합방하도록 해요.”
영안이 그녀의 말을 고쳐 주었다.
“시간이 늦었으니 어서 쉬자고 해야지.”
청양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합방 안 할 거야?”
“…….”
물론 해야 했다. 이날만을 그토록 기다렸으니까.
다만 묵용청양은 옷을 다 벗고 난 뒤에야 자신이 이 일을 너무 아름답게만 생각해 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그녀는 나약한 장공주가 아니라 용감한 장공주였다. 그녀는 이마에 땀이 흥건히 맺힌 영안을 격려하듯 말했다.
“어서 해 봐. 넌 할 수 있어.”
“…….”
붉은색 커다란 화촉이 조용히 촛농을 흘리며 타올랐다. 방 안은 온통 붉은색으로 장식되어 있었고, 어두컴컴한 장막 안에서는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이 한데 얽히며 조심스럽고 솔직하게 상대에게 몸을 맡겼다…….
꼬마 때부터 함께 자란 두 아이가 가장 가까운 연인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 시절의 웃음과 다툼, 즐거움과 슬픔이 길고 긴 세월에 녹아들어 마침내 결실을 거두었다.
애당초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였던 두 사람은 하늘이 일찌감치 운명을 정해 준 것이나 다름없으니, 앞으로도 서로 헤어지는 일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
- 완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