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장. 욕(慾) (5/126)

4장. 욕(慾)

딸랑-

맑은 차임벨 소리와 함께 카페의 문이 열렸다. 카페 주인으로 보이는 청년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신라, 오랜만이야.”

“안녕하세요, 준호 오빠.”

그런데 어쩐지 청년의 초점이 흐릿해서 잘 맞지 않았다. 그는 시각장애를 갖고 있었다.

몇 년 전, 카페의 수익금을 도둑맞을 뻔한 것을 신라가 막아준 인연으로 두 사람은 친해지게 되었다. 자취하는 빌라와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는 터라 자주는 들르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만날 때마다 항상 정이 가는 사람이었다.

오전이라 카페에 손님은 몇 없었다. 신라는 준호가 서 있는 카운터에 기대서 턱을 괴었다.

“오빠는 항상 신기해요. 어떻게 들어오는 실루엣만 보고 사람들을 다 알아보죠? 얼굴이 자세히 보여도 한 명 한 명 이름 기억하기는 엄청 힘든 일일 텐데.”

“카페 사장도 괜히 하는 거 아니거든.”

“좋아 보여서 다행이네요.”

준호는 신라와 똑같은 자세를 취하며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신라는? 얼굴에 약간 근심이 드리워진 것처럼 보이는데.”

“우와. 실은 다 보이고 있는 거 아니에요?”

“솔직하게 털어놔도 돼. 나는 입이 무거운 사장님이니까.”

키득키득 웃던 신라는, 표정을 희미하게 지우며 말했다.

“학교 연구실에 학부 연구생으로 들어가게 됐는데, 거기 교수님이 좀… 아니, 많이 특이하거든요.”

“어떻게 특이한데?”

“음침하고, 완벽주의자에, 심각하게 동안이고…”

“하하, 험담이야 칭찬이야?”

“인간도 아닌-”

도중에 입을 다문 신라는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말을 바꿨다.

“…것처럼 차갑고, 어두침침하고, 뭐 그래요.”

“흐음. 왠지 관심이 있다는 소리로 들리는걸?”

“무, 무슨! 교수님이라니까요? 교수랑 학생이 어떻게 그런 감정을…”

갑자기 첫 만남에서의 격한 키스 장면이 떠올라, 신라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저, 저기 가서 앉아 있을게요. 커피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부탁해요.”

“그래. 좀만 기다려.”

준호는 돌아서서 신라를 위한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아메리카노만 주문받았지만, 달달한 조각 케이크는 덤이었다. 트레이에 정갈하게 음식을 세팅하며, 그는 덤덤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벌써 만났다고….”

그 말을 들었을 리 없는 신라는 그가 찾아오기 쉽도록 멀찍이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준호는 부드럽게 웃으며 트레이를 들고 그쪽으로 향했다.

* * *

“좋은 아침입니다.”

정식 출근 첫째 날이었다. 신라는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연구실에 들어섰다. 우선과 동주가 손을 들어 인사를 받아주었고, 커피를 마시고 있던 혜령이 다가와 신라의 머리칼을 매만졌다.

“몸은 좀 괜찮아?”

“네, 덕분에요.”

“씩씩해서 더 귀엽다니까.”

그때 창가 구석 자리에서 누군가 벌떡 일어났다.

“걔야? 새로운 학부 연구생이?”

다소 퉁명스런 말투로 입을 연 청년은 껄렁거리는 걸음으로 신라를 향해 걸어왔다. 신라는 학교에서 본 적 없는 낯선 얼굴에 설명을 요하듯 조교들을 돌아봤다. 동주는 설명할 말을 고르다가 뒷머리를 긁적였고, 우선은 어색하게 눈썹을 들썩일 뿐이었다.

“평범한 인간이면서 우리 일을 발끝이라도 따라올 수 있겠어? 괜히 발목이라도 잡으면 아주 곤란한데.”

따악-!

위협적으로 굴던 남자가 고통스레 머리를 쥐었다. 그의 뒤통수를 찰지게 올려붙인 인물은 역시나 혜령이었다.

“아오, 아파! 우씨, 박혜령, 너!”

“왜? 평범한 인간이 때렸는데 아픈가 보지?”

“너, 너는 예외고! 이 마녀 같은 여자가 진짜 보통 인간이라니 말도 안 돼.”

“입 다물고 얌전히 선배답게 자기소개나 해. 너 빼고 우리는 다 서로 아니까.”

씩씩대던 남자는 불퉁해진 표정으로 신라 앞에 섰다.

“먼저 하기 싫어. 너부터 해.”

혜령의 손이 다시 올라와 그가 움찔하며 몸을 떨었다.

“조, 조건우다. 네 명 중 제일 기수가 높고 날 모르는 건 내가 몇 년 중국으로 출장에 나가 있었기 때문이고. 됐지?”

“바, 반갑습니다, 선배님…. 유신라라고 합니다.”

‘선배’라는 호칭에 건우의 눈썹이 이상하게 비틀렸다. 원래 불긋불긋했던 귓불이 더 빨개지는 것 같기도 했다.

“서, 크흠, 선배라고 굳이 부르고 싶다면 그렇게 부르도록 해라.”

“풉!”

웃음이 삐져나오고 만 우선이 입을 뒤늦게 틀어막았지만, 건우의 얼굴은 이미 달아오르고 말았다.

“왜, 왜 웃어! 민우선!”

“아니, 선배라는 말이 좋으면 좋다고 솔직하게 말해도 되잖아요.”

“내가 언제 좋대?”

겨우 기분을 진정시킨 건우는 신라의 근처에서 킁킁 냄새를 맡았다.

“과연, 귀신을 닥치는 대로 끌어들일 만한 기운일세.”

“두 발자국 물러난다, 실시.”

혜령의 엄포에 건우는 그녀를 째려보면서도 그대로 두 걸음 물러났다.

“그러니까, 얘가 요괴를 몸으로 유인해서 그 능력을 자유자재로 부릴 수 있을 때까지 훈련해야 한다는 말이잖아.”

“이제 빙의돼서도 의식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어.”

“갈 길이 멀었구만.”

그들의 대화를 재미있게 구경하던 랩장 우선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두 번 쳤다.

“자, 인사는 그만. 신라야, 사무실에 들어가 봐. 교수님이 찾으셨어.”

“아… 교수님이요?”

신라는 잘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으로 교수실 문으로 다가가 노크했다. 어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도저히 아무렇지 않게 얼굴을 마주 볼 수가 없을 것 같았다.

- 들어와.

다행히 어조에 뚜렷한 변화는 없어 보여서, 조금 안심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던 신후는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안경을 벗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애초에 안경은 시력 때문이 아니라 학교에서의 이미지를 위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기분은 좀 어때.”

그는 신라에게 다가오며 물었다.

“보시는 대로….”

“그 사이 별일은?”

“덕분에 없었어요.”

그 말을 신용하지 않는지, 그는 직접 신라의 턱을 그러쥐고 몸 곳곳을 훑어봤다. 그런데 그의 반듯한 미간이 살짝 구겨졌다.

“…별일이 없었던 것 같지는 같은데.”

“네?”

“여기에 오기 전 뭘 먹고 왔지?”

아침에 먹은 거라곤 준호의 카페에서 파는 아메리카노와 케이크뿐이었다. 신라가 머뭇거리며 대답하지 못하자, 신후의 미간이 더욱 좁혀졌다.

“유신라 양. 우리의 거래 내용은 네가 우리 일에 동참하는 대신 내가 널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었어.”

“…네, 그랬죠.”

“그럼 확인해 봐도 되겠지?”

“뭘 말이죠?”

대답은 행동으로 돌아왔다. 신후가 쥐고 있던 신라의 턱을 틀어 그대로 입을 맞출 듯이 다가온 것이다. 본능적으로 눈을 질끈 감은 신라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천천히 눈을 떴다.

“뭐…하시는 거죠?”

신라의 말끝이 살짝 떨렸다. 화가 난 건지 당혹스러운 건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신후는 그들 사이에 손바닥을 내밀어 입을 벌렸다. 그러자 그의 입에서 파랗게 빛나는 구슬 같은 것이 형체를 갖고 나타나 떨어졌다.

“네 몸에서 방금 빨아들인 거야.”

“이게… 뭔데요?”

“구닥다리 주술. 나쁜 기운은 없군. 다만 방어하려는 대상에 나까지 포함되는 게 문제지.”

파직, 구슬이 깨지더니 먼지가 되어 허공으로 사라졌다. 그제야 만족스런 얼굴을 한 신후는 가만히 신라를 쳐다봤다.

“남이 주는 걸 아무거나 먹고 다니나 보지?”

“이상한 거 먹은 적 없어요.”

“옅게 커피 맛이 나는군. 그 카페는 당분간 삼가도록 해.”

신라는 얼굴이 달아올라 입술을 꾹 깨물었다.

“교수님도 이렇게 갑자기 다가오시는 거, 특히 스킨십 할 것 같은 분위기 내는 거 자제하셨으면 좋겠는데요.”

“왜? 이게 널 지키는 방법인데.”

“지키는 방법이 이것뿐이에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오해할 거 아니에요. 엄연히 사제지간인데.”

“이 장소에서 날 덮치고 옷까지 벗기려고 한 게 누구더라.”

“그건 당신이 능력을…!”

“능력이 아니라 매력이지.”

뻔뻔하게 대답한 신후는 넥타이를 살짝 끌어 내리는 시늉을 했다. 그때의 감정이 떠오르자 신라의 얼굴이 금세 달아올랐다.

“그만 하세요, 이 해로운 옴므파탈 같으니.”

“지금은 아무런 능력도 쓰지 않았어. 본인에게 솔직해져 보지.”

“사람 유혹하는 게 습관이세요?”

“습관이라기보다, 본능에 가깝지.”

신라는 수많은 세월 그가 유혹하고 이용했을 여인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냈다. 신라의 생각을 눈치챈 신후가 언짢다는 듯 미간을 좁혔다.

“내가 시도 때도 없이 상대를 유혹하는 저급한 취미를 가진 것처럼 보여?”

“본능이시라면서요.”

“육체적인 관심보다는 정신적인 관심에 더 에너지를 얻어.”

“그게 구별돼서 느껴진다고요?”

“예를 들면.”

안 그래도 가깝던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신후의 움직임으로 더욱 좁아졌다. 그는 신라와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서 그녀와 가만히 눈을 마주쳤다.

신라는 피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고개를 바짝 쳐들고 그와 똑바로 시선을 마주했다. 두근, 두근, 점점 빨라지는 심장 박동을 느꼈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오로지 한신후의 속셈을 파악해내기 위해 빠르게 머리를 굴릴 뿐이었다.

잠시 후 신후가 기분 좋은 미소를 내지었다.

“최고야.”

“……”

더 쳐다봤다간 이상한 마음이 들 것 같아서, 신라는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신후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매번 누가 볼까 불안하다면 간편한 방법이 있긴 하지.”

“그게 뭔데요?”

“한 번에 내 기운을 네 몸에 가득 채워버리는 거야. 그러면 웬만한 귀신이나 주술로는 널 건드릴 수조차 없을걸.”

“기운을… 채워요?”

잠깐 머리를 굴린 신라는 그 방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말았다. 질색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신후가 나지막이 웃었다.

“육체적 관심은 저급한 듯 구시더니.”

“사실을 말한 것뿐이야. 예전에는 물론이고 지금도, 어둑시니의 힘을 조금이라도 얻기 위해 발가벗고 달려드는 귀신들이 얼마나 많은데.”

“필요 없어요. 안전하자고 몸을 함부로 굴리다니, 귀신들한테나 당연한 일이겠죠.”

“그들도 한때는 인간이었던 존재들이야. 뿌리는 같지. 조금 더 본인 욕망에 솔직해졌을 뿐.”

“차라리 위험해지고 말게요.”

“몸의 안전보다는 고결한 정신을 지키겠다는 소리로군.”

“당연하죠.”

“네 의지가 언제까지고 강하게 지켜지길 바라지. 하지만 조심해. 너무 본연의 욕망을 억누르고 있다가는 나중에 그것이 터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지 못할 테니. 유신라 양은 특히나 스스로를 호되게 단속하는 것 같거든.”

신후는 미미하게 웃는 얼굴로 사무 책상 쪽으로 걸어가 앉았다. 그리고 마치 강의를 하듯이 부드러운 톤으로 말을 이었다.

“이성이 욕망을 통제하는 이유는, 욕망의 힘이 이성을 훨씬 웃돌기 때문이야. 때문에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억눌러야 하는 거지. 욕망의 힘이 약했다면 굳이 통제할 필요도 없었겠지.”

“욕망에게 쉽게 자리를 내어주는 이성이었다면 진작 목숨을 잃었을 거예요. 두려움도, 분노도, 저에게는 장애에 불과했으니까.”

“그래. 그랬겠지.”

모든 걸 이해한다는 듯이, 아니 정말 이해하고 나서 공감의 눈길을 주는 이는 살면서 좀처럼 만날 기회가 없었다. 신라는 이번에도 신후를 향한 경계심을 조금 놓치고 말았다. 그녀는 화제를 전환하기 위해 운을 뗐다.

“궁금한 게 있어요.”

“말해.”

“조금 전에 조건우 선배를 처음 만났어요. 그런데 혜령 선배를 보고 ‘평범한 인간’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게 무슨 의미죠? 다른 사람들은 평범하지 않다는 소리인가요?”

“민우선과 차동주 조교를 포함해서 말하는 거겠지?”

신후는 할 말을 고르듯 시선을 천천히 움직였다.

“혹시 뒤에서 듣는 게 실례인 거라면 직접 물어볼게요.”

“아니, 말해줄게. 그들에게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과거니까.”

신라는 소파에 앉아 약 한 시간 동안 우선과 동주, 건우의 까마득히 먼 과거에 대해 듣게 되었다.

세 사람은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났지만, 전생에 고대 요괴로 살았던 기억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었다. 그 요괴들의 이름은 놀랍게도 신라도 익히 알고 있는 것이었다. 보통은 환생하면 기억이 모두 지워지지만, 그들이 전생의 기억을 갖고 있는 이유는 이번 인간으로서의 생이 ‘속죄’를 위함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속죄의 의미로 퇴마사로서 살아가고 있는 건가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당신은요?”

신후가 묘한 표정으로 질문의 의도를 물었다.

“당신도 속죄를 위해 이번 생을 살아가고 있는 건가요?”

“…속죄라.”

신후는 잠시 고민에 잠겼다. 너무 깊은 고민에 잠겨 질문한 이가 당황할 정도였다.

“일단은, ‘명목상’ 그러하다고 해 두지.”

“……”

인간으로 환생해 속죄하며 살아가는 요괴들이라. 신라는 갑자기 연구실 공간 전체가 무겁게 느껴졌다. 그녀가 생각을 정리하기를 기다리던 신후가 말했다.

“아까 지나가듯 말했지만, 나에게 검증받지 않은 자와는 어울리지 말도록 해. 네 귀력을 노리는 귀신이 인간의 탈을 쓰고 접근했을지 모르니까.”

신라는 딱히 부정하지 못했다. 이미 그런 일이 몇 번 있었으니까.

“곧 수업이 있어서 가봐야겠어요.”

“그래.”

신라가 교수실을 나가고, 신후는 자리로 돌아와 창가를 바라봤다. 잠시 후 건물을 빠져나가 수업이 있는 다른 동쪽으로 향하는 신라의 뒷모습이 보였다.

“유신라….”

그의 손이 신라의 몸을 따라가다가 천천히 그러쥐듯 움직였다. 시선을 느꼈는지 잠시 멈춰선 그녀가 몸을 돌려 그의 사무실 쪽을 쳐다본다.

- 욕망에게 쉽게 자리를 내어주는 이성이었다면 진작 목숨을 잃었을 거예요.

지켜줘야 하는 나약한 인간이지만, 욕망에 쉽게 굴복하지 않는 강한 인간. 인간을 갖고 놀기 좋아하는 귀신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먹잇감이다.

‘무엇을 믿고 그렇게 굳건할까. 단단한 나무일수록 강한 태풍에 가장 먼저 쓰러지는 법인데.’

오래 잊고 있었던 감정이지만, 신후는 그것이 무엇인지 금방 깨달았다.

갖 고 싶 어

어둠에 가둬놓고 세상과 완벽하게 단절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오로지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위험한 소유욕. 완전히 기운을 불어넣어, 그 어떤 귀신도 감히 눈독 들일 수 없게 만들어버리고 싶은 욕망.

‘다른 존재에게 부서지고 삼켜지게 될 바에는, 차라리 그 전에 내가….’

욕망이 휘몰아치는 검은 눈동자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흰자까지 집어삼켰다. 관자놀이에서부터 검은 핏줄이 불거지고, 검은 혀가 마른 입술을 핥아 올렸다.

“후우….”

그가 거칠게 고개를 주억거리자 온몸을 감쌌던 검은 아지랑이가 형체를 잃고 사라졌다. 눈도 흰자와 검은자가 명확해졌다. 땀에 젖은 손을 몇 번 쥐었다 펴니 공기를 만나 서늘했다.

이 자제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그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