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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귀태 (2/126)

1장. 귀태

탁, 탁탁-

널따란 화이트보드에 정갈한 글씨가 빼곡히 채워진다. 고고학 과목이라 어려운 한문과 복잡한 단어의 나열임에도 불구하고 졸거나 집중하지 않는 수강생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수업을 이끌어가는 젊은 교수에게는 외모와 풍기는 카리스마, 그 이상으로 사람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었다. 홀린 듯이 그가 판서하는 모습에 집중하고 있는 학생들은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깨달을 수 없었다.

“오늘 강의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예비 레포트는 언제나처럼 수업 전날 오후 한 시까지.”

“네-!”

꼭 해야 할 말 이외의 얘기를 꺼내는 모습은 상상조차 안 되는 남자였다. 때문에 학생들은 그에 대해 더 알고 싶어도 사적으로 얘기 한 번 제대로 섞어볼 수 없었다. 그 흔한 신입생 환영회나 과 MT에도 결코 얼굴을 비추지 않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가방을 챙기던 여학생들이 서로 수군거렸다.

“한 교수님, 오늘따라 유난히 더 섹시하지 않냐?”

“진짜로. 나 얼굴 감상하느라 필기 하나도 못 했어.”

“한 교수님은 퇴근 후에는 도대체 뭐하면서 살까?”

“일단 퇴근을 새벽에 한다잖아. 잠은 도대체 몇 시간 자는 거야?”

“그럼 하루 종일 연구만 하는 거야? 저 피지컬에 얼굴로 책만 파고드는 직업이라니, 죄악이다, 죄악이야.”

졸지에 외모를 낭비하는 죄인이 된 남자는 수업 자료를 한 손에 든 채 자신의 연구실로 향하고 있었다.

깔끔하게 빗어 올린 머리, 단정한 수트는 중후함보다는 고귀함이라는 단어가 더 걸맞다. 애초에 삼십 대 초반의 젊은 교수이거니와, 전체적인 스타일링만 보면 모델이라고 해도 믿을 법했다.

“후우.”

그는 교수실에 들어서자마자 넥타이를 느슨하게 만들고 의자에 털썩 앉았다. 새하얀 공간 한쪽에는 출처가 가늠 안 될 정도로 오래된 고서적들이 벽을 가득 채웠고, 바닥 곳곳에 놓인 고풍스런 파티션들마다 크고 작은 한지 다발들이 꽂혀 있다.

그중 시선을 가장 사로잡는 것은 사무 책상과 가까운 벽에 걸린 커다란 풍속도였다. 첩첩산중을 표현한 듯한 동양화는 각도에 따라 하늘의 어둠이 점점 내려앉아 보이기도, 걷혀 보이기도 하는 착시 현상을 일으켰다.

그때 출입문이 아닌 벽 쪽의 문이 두드려지더니, 연구실에서 청년 한 명이 빼꼼 고개를 들이밀었다.

“수업 끝나셨죠?”

연구실의 대학원생 조교 중 한 명이었다.

“어.”

“그럼 ‘현장실습’은 언제 나가나요?”

한 교수는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했다.

“오늘은 일찍 나가 보지. 아무래도 ‘그 녀석’과 우리의 활동 시간이 겹치지 않는 모양이니까.”

“네, 그럼 바로 장비들 챙기겠습니다.”

한 교수는 일어나 옷걸이에서 검은색 긴 코트를 집어 들고는 창밖을 내려다봤다. 오후 강의가 끝나 신이 난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무리 지어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곧 석양이 지겠군.’

붉게 물든 하늘이 점차 어둠을 몰고 올 때가 그의 진짜 활동 시간이었다.

* * *

허억, 허억…

긴 생머리를 질끈 묶은 여인이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정신없이 어두운 골목길을 달렸다. 맨발에 상처가 나든 말든 무언가를 쫓듯, 혹은 쫓기듯, 정신없는 모양새다.

「얘, 왜 달리고 있었는지 기억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린다. 목에서 피 냄새가 날 정도로 오랜 시간을 달렸다. 그제야 여인은 멍한 얼굴로 천천히 멈춰 섰다.

“뭐야…. 여기는 도대체 어디지?”

그녀는 숨을 고르며 주위를 둘러봤다. 다행히 낯익은 건물들이 몇 보인다. 이곳은 그녀가 다니는 대학교 근처의 미로 같은 골목길이었다. 아무리 자췻집 근처라지만, 적어도 30분은 걸어야 올 수 있는 거리였다.

“또냐, 유신라….”

자조적으로 스스로의 이름을 부른 여인은 헝클어진 머리칼을 정리했다.

어릴 때부터 곧잘 영혼들이 머물다 갔던 신기가 있는 몸이었다. 신에 들려 무당의 길로 접어드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녀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고 어느 절의 덕망 높은 스님이 알려주었었다.

‘뭐라고 했더라….’

- 그들에게는 빼앗고 싶은 보석과 같은 존재지. 머물다 가는 것만으로 귀력(鬼力)이 강해지니까. 그들이 네 몸을 자연스럽게 차지하도록 두지 말거라. 그러다간 결국…

「어머, 저건 ‘귀태(鬼胎)’잖아?」

생각을 방해하는 머릿속 목소리에 신라는 잠시 뒤를 돌아봤다. 기척도 없이, 체격 좋은 남자가 먼발치에 우뚝 서 있었다.

“귀…태?”

다 꺼져가는 가로등 불빛 아래, 얼굴 윤곽부터 전체적인 형상이 진하게 두드러져 보이는 오묘한 자였다. 어둠에 먹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어둠을 ‘지배한’ 것처럼.

굳게 다물려 있던 입술이 열리고 다소 음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단번에 내 정체를 알아채다니, 확실히 잡귀는 아닌 모양이군. 며칠 쫓아다닌 보람이 조금은 있겠어.”

남자는 값비싸 보이는 셔츠의 커프스단추를 끌러 소매를 접어 올렸다.

‘내가 알아챈 게 아닌데…. 귀태가 뭔데? 그리고 잡귀라니?’

신라가 묻기도 전, 정체불명의 남자는 거침없는 걸음으로 그녀와의 거리를 좁혔다. 그녀가 주춤주춤 뒷걸음질 치자 어림없다는 표정으로 손목을 잡아챈다.

“…!”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를 밀쳐냈다. 순간 강한 전류가 온몸을 통하는 것 같은 느낌이 났기 때문이다.

“넌… 뭐지?”

남자의 숨소리가 점차 거칠어졌다.

“당신이야말로 누구시죠? 왜 이러는 건데요?”

“답지 않게 발뺌하면 재미없지. 며칠 새 인간이고 잡귀고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 주제에.”

“무슨 소리야! 미쳤어, 당신?”

“제법 인간인 척 구는데.”

‘인간인 척이 아니라 인간이라고!’

마지막 항변은 입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남자의 큰 손아귀가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기 때문이다. 신라는 온 힘을 다해 그 팔뚝을 낚아챘다. 하지만 힘의 격차가 너무나 컸다.

“으읍! 읍!”

“크으….”

공격을 하는 쪽임에도 남자는 어딘가 괴로워 보였다. 그는 겨우 숨을 골라내며 신라를 벽까지 몰아갔다.

“보름날도 아닌데 왜 이러는 거지….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남자는 으르렁거리듯이 물으며 신라를 밀어붙이던 힘을 조금 풀었다. 막혔던 입이 트이자마자 신라는 그 손을 사정없이 깨물었다.

“큭!”

“평범한 대학생이다, 왜!”

남자가 주춤하는 사이 신라는 집 방향으로 쏜살같이 내달렸다. 완전히 떨쳐낼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단지 사람이 많은 거리까지만 도달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어?”

그런데 잘 달리던 그녀의 다리가 점차 둔해지더니 곧 멈추고 말았다. 분명히 빛이 보이는 큰길 쪽으로 달렸으나 주위의 어둠은 더 짙어졌고, 아주 무거운 공기가 온몸을 짓누르는 것 같은 해괴한 감각이 들었다. 게다가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 더 달릴 수 없었다.

“이게, 허억, 무슨….”

확실하게 깨달았다. 귀신이 일컬었던 ‘귀태’라는 게 무엇을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필시 인간의 범주에 드는 것이 아니리라.

그녀는 가슴팍을 움켜쥐며 겨우 뒤를 돌아봤다. 어느새 평정을 찾은 남자가 검은 어둠을 뿜어내며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날카롭게 떨어지는 수트 차림에 금욕적인 외모를 하고 있으면서, 혀로 천천히 입술을 축이고 넥타이를 위협적으로 풀어 헤친다.

“그 냄새… 못 참게 만드는군.”

“가, 가까이 오지 마.”

“‘먹어 치울’ 생각은 없었는데.”

바르르, 손끝부터 떨려오기 시작한다. 신라는 난생처음 죽음 그 이상의 공포를 경험하고 있었다. 이제껏 그 어떤 귀신들이 눈앞에 나타나도 이토록 두려웠던 적이 없었다.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남자가 한 손으로 부드럽게 허리를 감쌌다.

“쉬이… 떨지 마. 어차피 이 어둠 속에 있는 한 넌 도망치지도, 멋대로 죽지도 못할 테니까.”

신라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들어 남자의 얼굴을 노려보았다. 자상한 목소리로 잔인하기 그지없는 말을 내뱉는 사내가 뻔뻔하고 원망스러웠다. 그 원망의 눈초리가 마음에 드는지 남자는 신라의 눈꼬리를 조심스럽게 핥아냈다. 눈물이 혀에 스며들자, 그들을 감싸고 있던 어둠의 아우라가 한차례 격동 쳤다.

차가운 입술이 내려와 바들바들 떨리는 입술을 조심스레 머금는다. 아껴 먹듯이 입술의 주름 하나하나를 확인하더니, 곧 머리칼을 강하게 움켜쥐고 벌려진 입 안으로 뜨거운 혀를 밀어 넣었다.

화상을 입을 것만 같은 온도 차였다. 기이한 요술로 두려움에 떨게 만들어 놓고, 정작 몸에서는 보통의 인간처럼 고급 향수 내음을 풍기고 있는 남자. 때문에 잠시 현실 감각이 돌아온 신라는 지금 당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뒤늦게 깨달았다.

“읍…!”

쿵쿵! 남자의 가슴팍을 세게 때려도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뭐야 이거, 왜 정신을 못 차리겠지?’

그녀는 가까스로 이성의 끈을 붙들고 남자의 아랫입술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

“큭.”

그가 인상을 찡그리며 떨어졌을 때, 발로 가슴팍을 차 멀리 밀어냈다.

핏물이 든 입술을 닦아낸 남자가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이렇게 냉철한 악귀는 본 적이 없는데. 보통은 본인이 사라지는지도 모르는 채 쾌락을 좇다가 소멸되거든.”

“귀신 아니라고 했지? 악귀는 내가 아니라 당신인 것 같은데?”

“내 본업은 퇴마사다. 하지만 가끔은 귀신에게서 귀력을 얻어야 하는 귀태이기도 해. 악귀라…. 그래, 어떤 범주에서는 악귀라고도 할 수 있겠군.”

신라는 자신에게 머물렀던 여자 귀신의 말을 떠올렸다. 귀신들 사이에서는 이 남자가 유명한 존재인 것 같았다.

“귀신을 잡는, 귀신이라는 뜻이야?”

“모르는 척을 하다니, 재미있군. 비슷한 존재이면서.”

“난 아니야. 피해자일 뿐이지.”

“이렇게 귀신을 홀리는 달콤한 냄새를 온 사방에 풍기면서, 피해자다?”

“귀신을 홀린다는 건 아마도… 맞는 말이지만…. 난 귀신도 귀태도, 무엇도 아니라고.”

“걱정 마. 곧 자신의 존재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도 없어질 테니까.”

그는 천천히 신라와의 거리를 좁혀 왔다.

스물다섯 인생, 남들보다 인생의 고비가 더럽게 많았던 탓에 목숨에 그리 큰 미련은 없었지만, 여태껏 아등바등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던 게 억울해서라도 죽고 싶지가 않았다.

‘거기 누구 없어? 진짜 저놈 때문에 다 도망친 거야? 잠깐만 힘을 빌려줘! 이 귀력을 먹고 싶은 놈이 정말 한 놈도 없는 거냐고!’

신라는 속으로 외치며, 항상 절제하고 있던 몸속의 기운을 한꺼번에 방출했다. 그러자 남자가 우뚝 멈춰 섰다. 그는 그녀의 기운에 순수하게 놀란 듯했다.

“어디, 먹어볼 테면 먹어봐. 배가 터져서 죽게 만들어 줄 테니까.”

신라가 그렁그렁해진 눈을 치켜떴다. 남자는 그 눈을 보고 이상하게도 심장이 울렁임을 느꼈다. 가학심보다는, 보호 본능 비슷한 것이 꿈틀대는 것이다. 귀신에게 이런 감정을 느낄 리가 없다고 금방 고개를 내저었지만 말이다.

“왜 그리 필사적이지? 말했잖아. 고통 없이 보내주겠다고.”

“결국 죽인다는 말이잖아. 죽음이 곧 고통 아니야?”

“나와 토론을 벌여보겠다는 건가? 하하하. 토론을 좋아하긴 하지만, 보름달이 뜨는 날 그 이상으로 내 몸이 달아올라 버려서, 미안하지만 조용히 입 다물고 그 영혼을 내어줘야겠어.”

화아악-! 남자의 몸에서 검은 아지랑이가 피어 나오기 시작한다. 그것은 금세 신라의 기운을 덮어버릴 정도로 거대하게 퍼져나가 두 사람이 서 있는 공간을 뒤덮었다.

‘제발 아무나!’

신라가 두 눈을 감고 절박하게 외쳤을 때였다.

「실컷 먹게 해 줘야 돼? 키키키!」

별안간 귓속을 간지럽힌 귀신 하나가 신라와 남자 사이에 자욱한 연기를 만들었다. 남자는 코웃음을 치며 어둠의 기운으로 그 연기를 걷어내려 했다. 희미해진 연기 사이로 신라의 형체가 보였다. 다가가 간단히 붙잡으려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그 몸에는 실체가 없었다.

“쯧, 환각인가….”

신라의 귀력을 먹고 연기는 더욱 짙어졌다. 그녀의 가짜 형체도 점차 많아져 길을 가득 메웠다.

“한 방 먹었군.”

그는 쓰게 웃으며 허공에서 주먹을 한차례 움켜쥐었다. 눈앞을 거슬리게 만들던 연기와 환각이 파도처럼 쓸려나갔지만, 진짜 여인은 이미 도망치고 없었다.

한편, 신라는 무작정 큰 도로로 나가 택시를 붙잡았다. 운전기사가 걱정스레 안부를 물었지만 대답할 정신조차 들지 않았다.

자췻집에 도착하자마자 문을 이중 삼중으로 걸어 잠그고 창문의 커튼도 쳐버렸다. 침대 위에 올라가 무릎을 끌어안고 아직도 불안정한 호흡을 골랐다.

「귀태와는 재미 좀 봤니?」

아까 어디론가 사라졌던 귀신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귀태가 도대체 뭐야?”

그녀가 우울한 목소리로 묻자, 귀신이 즐거운 듯 말했다.

「뭐긴~ 귀신과 인간이 몸을 섞어 만든 자식이라는 뜻이지.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지만, 귀신의 능력도 지니고 있는 기분 나쁜 종자들.」

“그런데 왜 날 잡아먹는다고 한 거야?”

「네가 ‘어둑시니’에게 안성맞춤인 먹이인가 보지.」

“어둑시니?”

「아무리 강력한 요괴라도 체계적인 퇴마술로 소멸시켜버린다는 소문의 귀태. 어둠의 술사, 어둑시니. 우리 사이에서는 꽤 유명하거든. 그래서 보자마자 도망쳐버렸어. 보자마자 눈 질끈 감고 도망치라더니 왜 그런지 알겠다. 내가 튀어 나가서 바로 가랑이 벌리고 싶더라니까?」

결국, 이 귀신이 며칠 사이 저지른 만행들 때문에 어둑시니라는 무시무시한 퇴마사에게 잡아먹힐 뻔했다는 소리였다.

“당장 꺼지지 못해!?”

「어머, 무서워라. 재미있는 얘기가 또 있는데, 안 들을 거야? 그 귀태, 사실 너희 학교에…」

“시끄러워! 다시는 내 몸에 들어오지도 말고 나타나지도 마! 확 무당한테 찾아가 버리기 전에!”

「이크!」

얄미운 귀신은 마지막 탄성을 남기고 자취를 감춰버렸다.

“괜찮아, 유신라. 어둑시니인지 뭔지, 다시는 마주칠 일 없을 거야. 다시는….”

그녀는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 억지로 잠을 청했다.

- 나와 토론을 벌여보겠다는 건가? 하하하.

자꾸만 맴도는 목소리가 이상하게도 어딘가에서 들어본 목소리 같다. 실루엣도, 입고 있는 옷의 스타일도. 어딘가 익숙했다.

‘기분 탓이겠지.’

그녀는 고개를 내젓고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썼다.

- 유신라 양. 방금 질문에 대답해 보세요.

- 아르바이트가 힘들다고, 과제를 하지 않는 게 정당화되는 건가?

어렴풋이 무언가 떠오를 무렵, 수마가 덮쳐와 의식은 저 멀리로 날아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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