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내게 무슨 필요가 있지?” 딸은 가문을 물려받지 못하니 필요 없다는 비정한 사내, 페르시스 플로티나 공작. 그 공작의 딸로 빙의하고 말았다. 고아원에 보내졌다가 노예가 되어 귀족 영애에게 맞아 죽게 되는 딸로. 그래서 내가 택한 방법은, “각하의 아들로 살아가겠습니다.” 그의 아들로서 살아남는 것이었다. * 페르시스의 아들로 살던 내게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네가 미치도록 신경 쓰이는데 나더러 어떡하라고.” 갖은 이유로 날 괴롭히던 망나니 2황자가 집착을 보인다든가. “더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해. 그게 무엇이든 전부 사 줄 수 있으니까.” 내게 모진 말만 내뱉던 아빠가 다정히 대한다든가. 다들 그러지 않아도 돼요. 저는 곧 아들 행세를 끝내고 홀로 행복하게 살 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