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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황제폐하가 시곗바늘을 되돌린 사연-25화 (25/130)

25화 꽃샘추위(2)

“이실두르 아울레 폰 에스페도르!"

황제의 개인 서재 문이 벌컥 열렸다.

황궁, 아니 제국을 통틀어 황제의 이름을 저렇게 분노에 찬 목소리로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황제는 읽던 책을 내려놓고 책갈피 대신 안경을 사이에 넣어 두었다.

미간을 주무르는 황제의 눈가에 피로의 기색이 선명했다.

그러나 황제는 아무런 소식 없이 찾아온 불청객을 향해 화를 내는 대신 더없이 다정한 시선을 건넸다.

“무슨 일이오, 프레이야. 내 사랑.”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어지간한 사내는 어렵지 않게 내려다 볼 정도로 키가 큰 황후가 성큼성큼 세 걸음 만에 황제의 책상으로 다가와 긴 리스트를 펼쳐 보였다.

황제는 눈만 끔뻑이며 황후와 리스트를 번갈아 쳐다보다, 이내 그 리스트에 적힌 내용을 보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 섰다.

"당장 이 초대장을 작성한 이를 불러 오거라!”

오늘도 뿌듯하게 하루를 마치고 퇴근하는 길에 와인 한 병과 치즈라도 사서 갈까 하는 생각에 들떠 있던 내무 대신의 평온한 밤이 와장창 깨져 나가는 순간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보게.”

막 퇴근용 마차에 올라타려다 말고 황실 기사단에게 양팔이 붙잡혀 연행되다시피 끌려온 내무 대신은 흐트러진 안경을 고쳐 쓰며 황제가 내민 초대장과 리스트를 확인했다.

그가 보기엔 철자 하나, 문장 부호 하나 틀린 점 없이 완벽한 '늘 하던 대로' 작성된 초대장과 초대 리스트였다.

“호... 혹시 초대장의 종이가 마음에 들지 않으셨습니까...?"

아이들을 위한 환영식이니 평범하게 두꺼운 종이 말고 펄을 얇게 입힌 종이가 좋을 거라 생각해서 그렇게 인쇄했는데, 설마 그 점이 마음에 들지 않으신 건가?

내무대신은 등줄기를 따라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며 황제와 황후의 눈치만 살폈다.

와인과 치즈는 이미 멀리 사라진 지 오래였다.

“종이? 종이이? 짐이 겨우 그런 점을 트집 잡아 자네를 불렀다 생각하나? 왜 엘리시움 공작의 이름이 가장 일 순위로 적혀 있는지 당장 설명하란 말이네!"

종이가 아니라면 잉크인가? 예산을 아끼기 위해 아주 조금 저렴한 잉크를 썼을 뿐인데, 설마 그걸 들킨 건가? 따위를 생각하던 내무대신은 전혀 상상도 못 한 황제의 말에 '예에?' 하며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멍청한 반응을 보였다.

"그... 그야 엘리시움 공작은 영애의 부모 되시는 분이고... 또 작위로 따졌을 때 공작위를 가지셨으니 가장 윗줄에 있어야 마땅하므로... '늘 하던 대로' 시행하라 폐하께서 명하셨기에... 예법에 맞게 작성했을 뿐입니다만....”

내무대신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황제의 질문에 대답했다.

솔직히 아주 조금은 억울하기까지 했다.

'늘 하던 대로' 하라 했기에 지엄하신 황명에 따라 '늘 하던 대로' 초대장을 보낼 가문을 선별했다.

거기에 일부러 신경 쓴 종이와 국고를 아끼기 위한 조금 저렴한 잉크까지 사용했다.

그런데 그 점은 알아주시지 못할망정 오히려 왜 '늘 하던 대로' 한 일에 대해 역정을 내시는 거지?

황제는 손에 잡히는 아무 책이나 쥐어 던지려다, 황후가 부드럽지만 단호한 손길로 저지하자 다시 책을 내려놓았다.

움찔하며 몸을 숙이려던 내무대신이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 소리가 조용한 서재를 가득 채웠다.

"폐하. 소첩이 한 가지 여쭈겠나이다. 공작저에서 내린 황명에 대해 대신들에게도 알리셨는지요?"

황제는 자신의 어깨 위로 올라온 희고 긴 손가락을 흘끗 눈만 돌려 쳐다보며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런 식으로 황후가 가장 고풍스럽고 우아한 말투로 자신을 대할 때는 딱 한 가지, 그 혹은 레온하르트가 터무니없는 잘못을 저질렀을 때뿐이었다.

"그... 그건... 황후께서도 아시다시피... 요즘 국정이 워낙 바빴던지라...."

“저런, 그럼 한 가지 더 여쭈겠습니다. 초대장을 쓰기 전 대신에게 공작에 대한 일을 미리 알렸나이까?"

꾸우욱. 황제는 단단히 뭉쳐 있던 어깨를 쥐어짜는 황후의 악력에 소리 없는 비명을 내질렀다.

시녀들의 정성 가득한 관리를 받아 희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손이었지만 그녀가 황후의 관을 쓰기 전 제국에서 가장 큰 종마를 망아지 다루듯 하던 힘은 아직 녹슬지 않은 모양이었다.

“지... 짐의 실책이오. 미리 말하지 않은 짐이 어리석었, 프레이야, 아프... 아프오!"

황후는 여전히 자애로운 얼굴로 웃으며 황제의 어깨에 체중을 실었다.

내무대신은 화목한 두 윗사람의 모습에 고개만 모로 돌린 채 사라져 버린 와인과 치즈를 아쉬워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다시 초대를 취소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인쇄 실수라고 적당히 둘러대면... 화, 황후!”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하필 그 '엘리시움 공작'이라니... 난감하게 되었군요.”

황후는 금방이라도 황제를 향해 내리칠 듯 들어 올렸던 제국 법전을 다시 얌전히 책상으로 올려놓았다.

자작이나 남작 정도만 되어도 어떻게 해 볼 수 있겠는데, 공작의 작위란 건 황제도 섣불리 행동할 수 없는 높은 작위였다.

거기에 이번 환영식의 주인공인 엘리자베스의 부모라면?

공작이고 남작이고 간에, 아니 설령 그들이 시골에 사는 촌부라 하여도 초대하는 것이 당연했다.

"크흠, 흠... 폐... 폐하. 소신이 감히 한 말씀 아뢰어도 되겠습니까?"

“윤허한다.”

내무대신은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공작저에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정확히 할 수 없었지만 어느 날 아침 예정에 없었던 황실 일가의 공작저 방문, 갑작스러운 엘리시움 영애의 황궁 입성, 그리고 귀족들과 황실 시종들 사이에서 파다한 소문에 두 윗사람의 반응을 종합해 보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대략 윤곽이 잡혔다.

"그러니까... 정확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두 분께선 엘리시움 공작이 이 행사에 오지 않길 바라시지요?"

“당연하지!"

"황후마마, 아무리 제국법상 책은 흉기가 아니라 하더라도 보통 사람은 제국 법전으로 맞으면... 아이구야! 폐하! 마마 좀 말려 주십시오. 하지만 공작위라는 입지와 영애의 부모라는 위치, 그리고 후에 황실과 사돈 관계를 맺을 가문이라는 이유로 섣부르게 행동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요?"

“...그렇다. 황후, 이만 법전은 내려놓으세요.”

"흠... 폐하, 지금 당장 눈앞에 구멍난 보가 있을 때, 폐하라면 그 구멍을 막으시겠습니까, 아니면 새로 보수 공사를 하시겠습니까?"

"그야 당연히 구멍도 막고 보수 공사도 해야지. 아니 애초에 보를 지을 때 튼튼하게 지으면 되는 일 아닌가?"

내무대신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평범한 서민 가정에서 잘못을 저지른 남편과 그 남편을 휘어잡는 아내를 똑 닮은 황제와 황후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지는 바람에 황제 폐하께선 평범한 백성의 눈높이에 맞춘 비유가 통하지 않는 분이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

“설령 지금 당장 공작저에 그 초대를 취소한다 명령하신다 한들, 다음 기회에도 그런 식으로 금지할 생각이십니까? 공작위가 참여해야 하는 행사는 달력에 넘치도록 널렸고, 심지어 황태자 전하의 약혼녀 되실 분의 부모라면 더더욱 참여해야 마땅한 행사들입니다. 매번 참여를 불허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그럼 어쩌라는 건가. 짐도, 황후도, 황태자와 심지어 새아가마저도 그 뻔뻔한 낯짝은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다 여기거늘!"

황후는 맞장구를 치듯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만 있다면 그들의 작위를 박탈하고, 영지 또한 국가에 몰수하고, 그들이 어린 영애에게 했던 만행을 배 이상으로 갚아 주고 싶었다.

“...이쪽에서 막을 수 없다면, 저쪽에서 고개를 내밀지 못하도록 하면 되는 일 아닙니까. 사교계에서 망신을 당하고 영지에 칩거하는 귀족들이 어디 한 둘입니까?"

내무대신은 조심스럽게 황제와 황후의 눈치를 살폈다.

"고개를 내밀지 못하도록....”

황후는 저도 모르게 황제의 어깨를 쥔 손에 힘을 주며 대신의 말을 따라 했다.

그녀가 갓 사교계에 데뷔했을 무렵, 당시 황태자였던 황제의 앞에서 한 귀족 가문이 심각한 추태를 부리는 바람에 그 부모 되는 이들은 한동안 사교계에 얼굴을 드러내지 못했고, 아들은 국경 지대로 쫓겨나듯 자원입대했으며, 딸은 결국 수도원으로 갔던 사건이 있었다.

허공에서 황제와 황후의 시선이 마주쳤다.

아무래도 황제 또한 그날의 일을 떠올리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럼 저는 이만 퇴근해 보겠습니다.”

"아아, 그러게.”

내무대신은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며 황제가 다시 트집을 잡기 전에 뒷걸음질로 서재를 빠져나왔다.

"황태자궁의 제시가 직접 봤다는데, 세상에! 그 작은 분의 두 다리가 퉁퉁 붓고 피고름이 흐르고 딱지 위에 다시 딱지가 생겨서 아주 끔찍한 수준이었다는 거야!”

“맞아, 나도 들었어. 어찌나 코르셋을 꽉 조이고 생활하셨던지 아직도 허리가 이렇게, 손으로 잡으면 손가락이 맞닿을 지경이래!”

복도 저편에서 시녀들의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무대신은 그들이 민망해하지 않도록 미리 기척을 내며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

소문이란 어느 정도 와전되는 법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어딘지 심상치 않았다.

개인적인 엘리시움 공작에 대한 인상은 둘째 치고, 정말 '그래도 부모니까'라는 이유로 초대장에 이름을 올리는 게 옳은 일이었을까?

찰나의 순간 회의감이 들었다.

* * *

엘리자베스는 악몽을 꾸고 있었다.

벽지 대신 사람들의 눈이 더덕더덕 붙은 방에서 그녀는 강철로 만든 코르셋을 입은 채 중심조차 잡기 힘든 굽 높은 구두 위에 무릎을 휘청거리며 가까스로 서 있었다.

[이졸데!]

새된 목소리가 그녀의 종아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너는 황후가 될 아이다.]

근엄하고 무정한 목소리가 그녀의 목을 졸랐다.

[너 같은 게 황후라고? 하!]

[역시 태중 혼약은 너무 경솔했어...]

[지금이라도 이 약혼을 없던 일로 해야겠군.]

[그럼 그 아이는 쫓아내야겠지요?]

[대체 어떻게 처신했길래 황실에서 쫓겨나는 게야! 이 어미가 너를 어떻게 가르쳤는데!]

[황후가 되지 못한 딸 따윈 필요 없어. 당장 어디 수도원에라도 보내도록!]

[너 같은 건 처음 만날 때부터 기분 나빴어.]

싫어, 이런 건 싫어. 레온,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내가 뭘 잘못했길래?

어머니! 아버지! 저는... 저는 대체 어쩌면 좋나요! 황제 폐하! 황후마마!

"싫어요!"

엘리자베스는 비명을 지르며 벌떡 몸을 일으켰다. 여기가 어디지? 설마 공작 저로 돌아온 건가?

가장 먼저 그녀는 허리를 더듬어 코르셋을 입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했다.

그러나 그녀가 입고 있는 건 강철로 된 사람 모양의 감옥이 아닌, 부드러운 면을 백 번 씻어 아주 흐물흐물하게 만든 뒤 재봉한 잠옷이었다.

“...꿈... 이었구나....”

엘리자베스는 힘겹게 숨을 헐떡이며 목이며 종아리며, 꿈속에서 다시 상처 입었던 부위를 만져 보았다.

목은 식은땀으로 축축했고 종아리엔 자기 전 의사가 갈아 준 붕대가 그대로 감겨 있었다.

'레온....'

엘리자베스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와 얇은 숄을 걸쳤다.

그리고 베일리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건너편 방, 레온하르트가 잠들어 있을 황태자의 침소로 몰래 들어갔다.

레온하르트는 침대 위로 올라오는 무게를 느끼고 눈을 떴다.

어린아이의 몸은 어서 빨리 다시 눈을 감고 수면을 취하라고 성화였으나 어른의 감각은 금방이라도 베개 아래 숨겨 둔 단검을 꺼낼 수 있도록 바짝 긴장해 있었다.

“누구냐! ...리지?"

“레... 레온... 레온... 으아아앙!"

등 뒤로 침입자의 몸이 닿는 순간 레온하르트는 날렵한 동작으로 얇은 손목을 잡아 침대 위로 내리눌렀다.

어둠에 가려 잘 보이진 않았지만 순간 반짝거리는 엘리자베스의 은발과 눈물로 가득 찬 푸른 눈동자가 얼핏 보였다.

"리지? 왜 그래, 이 시간에 여긴 왜... 울, 울어? 울지 말고... 나쁜 꿈이라도 꾼 거야?"

“레온, 레온, 레온... 나... 기분 나쁘지 않아? 으흐어엉.... 내가 싫지 않아? 나 여기 계속 있어도 돼? 훌쩍, 수도원으로 보내지 않을 거지? 흐윽... 그지?"

레온하르트는 엘리자베스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세상에 의지할 곳이라곤 오직 그뿐인 듯 절박하게 매달리는 걸로 보아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만은 알 수 있었다.

"너는 나 따위에겐 과분할 정도로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야. 엘리자베스. 네 앞에서 나는 늘 세상에 다시없을 죄인이자 속죄자가 되는걸. 여긴 이제 네 집이고, 네가 수도원으로 가는 일도 네가 죽기 전엔 절대 없을 거야. 그러니 걱정 마. 그냥... 그냥 나쁜 꿈을 꾼 거야. 그렇지?”

“흐어어엉정말... 정말이지? 나... 나... 으아아앙....!”

레온하르트는 설렁줄을 가볍게 당겨 당직 시녀부터 불렀다.

엘리자베스는 레온하르트에게 완전히 매달려 세상이 떠나가라 울고 있었다.

"리지에게 마실 물과 부드러운 수건, 갈아입을 옷을 준비해 줘. 리지, 가서 다시 자자. 제국에서 황궁만큼 안전한 곳이 어디 있다고, 괜찮아. 다 괜찮아. 응?”

"싫어! 으아아앙... 싫어!"

엘리자베스는 고개를 마구 가로저었다.

눈을 감는 게 두려웠다. 눈을 감으면 그대로 그가 사라질 것만 같았다.

눈물이 끝없이 흘러나와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었지만 그녀는 억지로 눈을 부릅떴다.

흐릿한 등잔 불빛 아래 레온하르트의 제비꽃빛 눈동자가 안심하라는 듯, 나 여기 있다는 듯,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레온하르트는 엘리자베스가 충분히 진정할 때까지 그녀와 시선을 맞추고 등을 쓸어 주었다.

그녀가 자신을 믿고, 의지하고, 아낌 없는 애정을 그대로 내보여 주는 것은 기뻤지만 동시에 한편으론 겨우 이름 한 번 들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반응하는 그녀가 안타까웠고 또 미안했다.

차라리 산 채로 심장이 터지는 쪽이 더 나을 지경이었다.

“그럼... 같이 잘까? 가서 물 한 잔 마시고, 세수도 하고, 어휴. 너도 나도 옷이 엉망이다. 옷도 갈아입고."

"같이...? 훌쩍... 그래도 돼...? 크흥.”

"내가 말했잖아. 리지 네가 원하는 일이라면 뭐든 들어줄 거라고. 내 침대는 리지 네가 열 명이 와도 충분할 정도로 넓으니 괜찮아. 원한다면 베일리도 같이 데리고 잘까?"

그제야 엘리자베스가 울음을 그치고 미소 비슷한 것을 지어 보였다.

'네 악몽이 모두 나에게 오면 좋을 텐데, 너는...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사랑스러운 것만 보고, 또 사랑받으며 행복해야 하는 사람인데. 미안해, 미안해 엘리자베스, 내가 아직까지 무능해서... 네 악몽을 밀어낼 만큼 충분히 강하지 못해서....’

레온하르트는 속으로 다시 그녀에게 용서를 구했다.

날이 밝는 대로 그 또한 황제를 찾아가 환영식 초대장에 왜 엘리시움의 이름이 적혀 있는지 물어볼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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