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시계탑의 시곗바늘(3)
“오늘따라 날씨가 좋군."
황제는 빠른 속도로 서류를 읽어 내리며 중얼거렸다.
“그야 봄이니까요. 올해 봄은 유난히 따스한 것 같습니다.”
“새아가 덕이야.”
황제는 흐뭇하게 웃었다.
평생을 그를 모셔온 대신은 새로운 안건을 내밀며 똑같은 표정으로 미소지었다.
처음 황제가 '새아가' 같은 말을 입에 올릴 때만 해도 당장 천문대로 달려가 오늘 해가 어디서 떴는지 확인했던 게 어제 같은데 이젠 제법 익숙한 풍경이었다.
"그러고 보니 새 사람이 들어왔는데 제대로 된 환영식도 열어 주지 못했구나.”
푹신한 벨벳 의자에 몸을 기대고 앉은 황제는 배 위에 손깍지를 껴 얹고 눈을 감았다.
"환영식을 준비할까요?"
"늘 하던 대로, 아니지. 겸사겸사 아이들의 친구가 될 귀족가의 아이들도 불러서 열 배, 스무 배는 더 성대하게 열게.”
황제의 목소리가 어쩐지 들떠 있었다. 대신은 고개를 끄덕이고 또 다른 안건을 내밀었다.
‘우선 초대장을 돌릴 사람들을 정리해야겠지?'
[엘리시움 영애 환영식 초대장 배포 대상 리스트]
...엘리시움 공작
...페리안 후작
...자작
엘리시움 공작.
대신은 펜에서 잉크가 뚝뚝 흐르는 것도 잊고 한참을 고민했다.
'말이 좋아 공작인 주제에 황실과 다시 사돈 관계를 맺는다며 고개를 뻣뻣하게 치켜들고 다닌다지? 거기에 잘은 모르지만 영애의 훈육 방법에 대해 사람들이 말이 많던데... 이 사람을 초대해도 될까? 아냐, 아무리 그래도 부모인데 이런 자리에 초대하지 않는다면 말이 안 되지.’
대신은 멋대로 판단하며 초대장 리스트를 계속해서 적어 내려갔다. 황제는 신임하는 대신이 순식간에 작성해 바친 리스트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승인했다.
'어련히 잘했겠지.'
미래의 그가 봤다면 제 안일한 생각에 과거의 자신을 한 대 후려칠 순간이었다.
* * *
"잘 들어, 시계탑이란 말이지. 에스페도르 제국에서 가장 수준 높은 마법 교육 기관이자 연구 기관이야. 언제 세워졌는지, 또 누가 세웠는지, 우리가 모르는 어떤 비밀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도 모르는 그런 어마어마한 곳이라고.”
"헤에....”
엘리자베스는 멍하게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탑 바깥에 시계는 없었는데... 그럼 그냥 탑 아닌가요?"
미미르는 엘리자베스의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씩 웃으며 허공에서 손가락을 딱 튕겼다.
“질문 잘했어! 시계탑엔 시계가 없어. 하지만 여긴 시계탑이야.”
"음... 조금만 더 쉽게 설명해 주세요.”
"네가 들어갔던 방 있지?"
“네.”
“거기에 시계가 있었지?"
"바늘이 없긴 했지만....”
"그런 시계가 여기엔 아주 많아. 그리고 초침, 분침, 시침이 만들 수 있는 모든 시각이 이 시계탑에선 '방'의 모습으로 나타나.”
“음...그러 면 제가 시계에 시곗바늘을 그려서 낯선 방으로 가 버린 건가요?"
“그렇지! 그래서 우리 황태자 전하가 엉엉 울며 근력이라곤 모두 뇌로 가 버린 허약한 마법사에게 매달려 울며불며 부탁하기를 영혼이 빠져나간 영애를 여기까지 데려다가....”
"아깐 굉장히 무시무시한 장면을 봤다고 했으면서....”
“....어어, 그러니까 그 방에서 본 걸거야. 하여튼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시계탑의 시곗바늘은 함부로 그리면 안 돼. 운이 좋으면 어느 마법사의 연구실로 가겠지만 운이 나쁘면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마저 바뀌어 버리거든.”
엘리자베스는 필사적으로 미미르가 한 말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미미르의 설명 중 그녀가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채 반도 되지 않았다.
“잘 모르겠지만 음... 앞으로는 시계에는 손대지 않을게요.”
“설명이 너무 어려웠니? 다음부터 조심한다면 그걸로 됐어. 그래도 너는 운이 좋았어. 바로 곁에 황태자가 있었잖아? 운 나쁜 녀석은 아직까지 어느 시간대에, 어디에 있는지도 못 찾았어.”
“정말로요...?"
어쩜 좋아, 엘리자베스는 이불을 끌어 올리며 화들짝 놀랐다.
그 모습에 미미르는 어쩐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놀린 몹쓸 어른이 된 기분이 들어 잽싸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농담이야, 농담! 보통은 시계탑의 주인인 우리 할아버지가 구해 주시니까 너무 그런 표정 하지 마.”
"다행이다...”
엘리자베스는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미미르는 서툰 거짓말에 그대로 속아 넘어가는 그녀를 보며 가슴 한구석이 쿡쿡 찔리는 것을 느꼈다.
'이편이 나아. 이 아이를 구하기 위해 전하가 어떤 거래를 했는지 알면 어쩔 줄 몰라 할 게 분명해. 그리고... 그녀가 어떤 시간대에서 누굴 만났는지는 몰라도 그 영향으로 저 아이의 운명이 꼬여 버리면 복잡해져.’
미미르는 속으로 다시 다짐하며 엘리자베스에게 다시 한번 자신을 소개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미미르, 나이는 열두 살, 최연소로 이 시계탑을 졸업한 수재 중의 수재이자 미래에 시계탑의 주인 될 몸이야. 너는... 엘리자베스, 맞지? 그 소문의 엘리시움 영애.”
엘리자베스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굉장히 반짝반짝한 사람이다.'
미미르를 향한 엘리자베스의 첫인상은 '반짝이는 태양 같은 사람'이었다.
거리낌 없이 자신을 수재라고 말하거나 미래에 시계탑의 주인이 될 거라는 둥, 그녀는 자신감을 넘어 확신에 찬 말투로 말하고 있었다.
"엘리자베스 이졸데 폰 엘리시움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미미르 양.”
“잘 부탁드려요 말고 그냥 잘 부탁해, 라고 해 주면 그 부탁 들어주지!"
"네?"
미미르가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콧잔등 위의 주근깨가 매력적인 어린 마법사는 엘리자베스에게 다시 한번 말했다.
“그냥 말 편하게 하라고, 미미르 님이니 미미르 양이니, 그런 딱딱한 호칭은 저 아래 시커먼 마법사 무리들에게 듣는 걸로도 충분하니까. 그냥 미미르, 아니면... 언니라고 불러 볼래?"
“어... 언니요?"
엘리자베스는 얼떨결에 미미르의 말을 따라 언니라고 불러 보다 다시 이불을 꼭 붙잡았다.
엘리자베스에게 언니나 동생은 차라리 없어서 다행인 존재였다.
있었다면 분명 황후 수업을 위해 힘겨운 삶을 지내야 할 텐데, 그 모습을 도와주지도 못하고 지켜만 볼 바에야 홀로 힘든 편이 더 나았다.
'하지만... 이런 언니라면 괜찮지 않을까?'
“어... 언니. 미미르 언니.”
“...귀여워! 사랑스러워! 어떻게 그따위 인간 말종들로부터 이렇게 사랑스러운 천사가 나왔지? 정말 엘리시움은 천사의 후예들인가? 안 되겠어, 너 혹시 피가 날 정도로 다치면 무조건 나한테 와. 네 피를 연구하고 싶어!"
"뭘, 뭘 연구한다구요?"
미미르가 침대 위로 몸을 날려 엘리자베스를 끌어안았다.
그녀의 품에 안겨 앞뒤로 흔들리던 엘리자베스가 경악하며 되물었다.
미미르의 품에선 약초 냄새와 함께 오래된 책에서 나는 책 냄새가 느껴졌다.
엘리자베스는 그 냄새가 싫지 않아 잠시 미미르가 원하는 만큼 자신을 끌어안고 있을 수 있도록 얌전히 있었다.
"다치면 레온이 슬퍼해요. 그러니 안 다칠 거예요.”
어찌나 꼭 끌어안고 있던지 슬슬 숨이 막히기 시작했다. 엘리자베스는 미미르의 품 안에서 버둥거리며 대답했다.
다치는 일과 레온이 슬퍼하는 일, 그리고 아픈 일 중 무엇이 가장 싫은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어느 것도 가능하면 사양하고 싶었다.
"그래, 그래. 다치지 말고 무럭무럭 자라렴. 그렇지 않아도 이 시계탑은 보기만 해도 답답한 시커먼 로브를 둘러 쓴 초침들로 가득해서 재미없던 참인데 잘됐다! 엘리자베스, 나야말로 앞으로 잘 부탁해.”
미미르가 손을 내밀었다. 엘리자베스는 멀뚱히 그녀의 손만 내려다보고 있었다. 뭘 하자는 거지?
“악수... 해 줄 수 있어?"
“아앗!”
그제야 엘리자베스는 미미르의 손을 맞잡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그런데 미미르 언니. 나 뭐 하나만 더 물어봐도 돼요?"
“이미 물어봤지만 하나쯤 더 들어 줄게. 뭔데?"
“초침... 이 뭐예요?"
아예 엘리자베스의 침대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그녀의 은빛 머리카락을 신기하단 듯 이리저리 살펴보던 미미르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시계탑에 들어오려는 마법사들. 적당히 때가 되었을 때 졸업 논문을 제출하고, 그 논문이 통과되면 그때부터 시계탑의 정식 바늘이 될 수 있어.”
“정식 바늘"
“음... 갓 들어온 마법사는 초침처럼 아주 빠르게 움직이며 이것저것 사고를 치고 다니니까 초침, 조금 시계탑의 생활이나 마법 연구에 익숙해진 중급 마법사는 분침, 그리고 고급 마법사는 시침. 이러면 이해가 되려나?"
“조금은요. 그럼 미미르 언니는 어떤 시곗바늘이에요?"
미미르는 다시 우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나? 나는 시계탑의 최연소 시침... 이 될 예정인 분침이지!"
“시침이 아니라요?"
엘리자베스의 질문에 미미르는 쓴웃음을 지었다.
“시침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니야. 초침에서 분침이 되는 걸 '졸업한다'라고 하는데 나는 다른 사람들이 서른 살, 마흔 살에나 하는 걸 열 살에 했어. 하지만 시침 수준의 고위 마법사가 되는 건 아직 나에겐 너무 멀고 힘든 일인가 봐.”
미미르의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다.
엘리자베스는 이불 위로 흐트러진 제 머리카락만 만지작거리던 미미르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미미르 언니라면 꼭 해낼 거예요. 할 수 있어요.”
미미르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엘리자베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녀가 약간의 걱정을 담아 미미르의 이름을 다시 부르려는 순간 그녀가 다시 엘리자베스를 왈칵 끌어안았다.
“세상에! 엘리자베스, 너는 천사야. 천사가 분명해!”
"어, 언니! 숨... 숨 막혀요...!"
* * *
미미스 브룬느의 연구실에 도착한 레온하르트는 허공을 둥둥 날아다니는 책과 정체 모를 액체, 원재료를 알고 싶지 않은 연구 자료들을 피해 이리저리 움직여야 했다.
"앉으시지요, 전하.”
미미스 브룬느가 가리킨 건 허공에 떠 있던 의자였다.
레온하르트는 미미스 브룬느의 하얗고 두꺼운 눈썹 아래 감춰진 눈을 째려 보며 까치발을 들어 의자를 지상으로 끌어 내렸다.
레온하르트를 태운 의자는 다시 공중으로 떠오르는 대신 얌전히 의자로서의 본분에 집중했다.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흐음...."
미미스 브룬느는 긴 수염을 한참 동안 쓰다듬으며 평범한 인간인 그가 이해할 수 있도록 가능한 쉽게 설명하기 위한 방법을 고심했다.
"그냥 설명해.”
미미스 브룬느가 한쪽 눈만 슬쩍 뜨더니 레온하르트와 시선을 마주쳤다.
진리를 깨우친 자 특유의 밝은 안광이 섞인 이끼색 눈빛과 어른의 영혼을 담고 있는 제비꽃빛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전하. 여기 이 종이가 있습니다. 전하께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지요. 버리 거나, 버리지 않거나. 전하께선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 그야 나에겐 하등 쓸모없는 종이니 버리겠지.”
미미스 브룬느는 손에 들고 있던 종이를 그대로 구깃구깃 뭉치더니 바닥으로 휙 던져 버렸다.
“저게 뭔지 아십니까?"
"뭔데?"
"방금 도착한 누군가의 졸업 논문입니다.”
"뭐?"
그 중요한 걸 아무렇지도 않게 버렸단 말이야?
한 사람의 오랜 연구 성과를 본의 아니게 버려 버린 레온하르트는 다급하게 의자에서 내려가 구겨진 종이를 주워왔다.
그러나 종이 속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농담입니다. 의자야, 이리 온. 손님 앞에선 얌전히 있어야지.”
레온하르트는 휙 소리가 나게 미미스 브룬느를 쏘아보았다.
미미스 브룬느는 허허 웃으며 다시 허공으로 떠오른 의자를 바닥으로 내려 놓았다.
"만약 저게 정말 논문이었다면, 그리고 전하의 단순한 결정으로 인해 버려졌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 사실을 들은 마법사가 전하께 원한을 품으며 암살하려고 들지도 모르는 일이겠지요."
“그렇... 겠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전하께선 어떤 선택을 하실 겁니까?"
"당연히 버리지 않겠지.”
"어째서지요?”
“그야... 그 종이가 얼마나 중요한 종이인지 알았으니까...?"
미미스 브룬느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능숙한 솜씨로 종이를 접어 새 한 마리 를 만들었다.
그리고 후우, 마법사의 숨결이 닿자 종이로 만든 새는 허공을 훨훨 날아 난로 속으로 몸을 내던졌다.
화르륵.
불길이 한 번 흔들리더니 새는 그 길로 검은 재가 되어 버렸다.
레온하르트는 경악했다.
저게 그냥 빈 종이였으니 다행이지, 만일 정말 누군가의 논문이었다면....
상상만으로도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기껏 시간을 돌려 종이를 주워 오셨는데 어차피 같은 결과가 되어 버렸군 요. 전하께서 의도하신 바는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마법사란 종족들은 설명 하나도 그냥 쉽게 하는 적이 없어.
레온하르트는 속으로 투덜거렸다.
“제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이해하셨습니까?”
레온하르트는 의자에 앉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어떤 가치가 있는지도 모르고 버리고, 뒤늦게 그 가치를 알고 후회하고, 바닥으로 버렸던 종이를 줍듯 시간을 되돌리고.
그러나 종이는 어쨌든 다시 버려질 운명이었고?
“...어느 정도는.”
사실은 그것의 절반도 되지 않지만 레온하르트는 괜한 자존심과 오기로 고개를 끄덕였다.
미미스 브룬느는 허허 웃으며 다시 버릇처럼 수염을 쓰다듬었다.
“신중하게 행동하십시오. 황태자 전하.”
“깊은 가르침에 감사를 표하지. 탑의 주인 미미스 브룬느.”
레온하르트는 반은 진심으로, 그러나 절반은 빈정거리는 투로 대답했다.
“탑에서 나가는 길은 미미르가 안내할 겁니다. 보시다시피 할 일이 제법 있는지라 배웅은 어렵겠군요. 다음에 시계탑을 찾아오시거든 그땐 차라도 한 잔 우려 드리겠습니다."
“사양하지. 차 속에 개구리 뒷다리를 넣고 푹 고았을지 어찌 아는가. 그리고 방 좀 치우게. 손 한 번 까딱하면 전부 해결될 일을....”
“요즘은 개구리 뒷다리 대신 곤충을 식용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그리고 원래 마법사의 방이란 이런 느낌이 있어야 하는 법 아니겠습니까. 껄껄껄.”
레온하르트는 고개를 내저으며 마법사란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고 다시 한 번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는 건 잘하고 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앞으로도 잘 해 보시지요. 허헛.”
배웅은 힘들다고 한 주제에 그래도 방문 앞까지 레온하르트를 안내한 미미스 브룬느가 꼭 손자를 대하듯 레온하르트의 머리 위로 손을 얹고 토닥였다.
미미스 브룬느의 방에서 나온 레온하르트의 귀에 은빛 종소리 같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 레온!"
고개를 들자 어느새 다시 장밋빛 뺨을 가지고 자신을 부르는 엘리자베스가 보였다.
미미르는 그 옆에 앉아 허공에 반짝이는 무지개로 온갖 그림을 그리던 참이었다.
"몸은 좀 괜찮아?"
“미미르 언니가 준 약을 마셨더니 싹 나았어.”
"미미르... 언니...?"
레온하르트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엘리자베스의 말을 따라 했다.
옆을 흘끗 보자 미미르가 '뭐 어쩌라고'라는 얼굴을 하며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슬슬 돌아가자, 리지. 시계탑은 역시 위험해.”
"내가 있는데 왜 위험하죠?"
“네가 있으니 더더욱 위험해 보이는군. 미미르.”
엘리자베스는 미미르와 레온하르트를 번갈아 쳐다봤다. 어째 둘 사이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