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트리스탄(1)
“따라서 제국법에 의거하여 이런 경우....”
레온하르트는 따분하기 그지없다는 표정으로 칠판에 열심히 필기 중인 스승 몰래 입을 쩍 벌리고 하품을 했다.
그가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은 모두 아는 내용이었다.
당연했다.
그가 정확히 몇십 년 전 오늘, 이 자리에서 한 번 배웠던 내용이었으니까.
몸만 어린아이일 뿐 속에 들어 있는 건 제국의 황제인 레온하르트는 마음만 먹는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스승을 기함하게 할 질문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레온하르트는 죄 없는 선생을 놀리는 대신 얌전히 수업에 집중하는 척 책 모퉁이에 낙서를 그리는 일에 골몰하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사안에 대하여... 전하, 전하? 레온하르트 트리스탄 폰 에스페도르 황태자 전하!”
"응? 으응, 무슨 일인가.”
“방금 제가 하신 말씀, 들으셨습니까? 이 사안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어떻게 평가한다고 했지요?"
레온하르트는 낙서 위로 선을 죽죽 그어놓으며 눈만 깜빡였다.
그리고 머쓱한 표정으로 배시시 웃으며 우유 한 모금을 꿀꺽 삼켰다.
“....어쩔 수 없군요. 다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에... 그러니까....”
역시나. 기억대로 눈앞의 늙은 스승은 자신의 웃는 얼굴에 약한 사람이었다.
레온하르트는 다시 수업에 집중하는 척 적당히 스승의 말을 주워들으며 못 다 한 낙서를 마저 이어갔다.
페이지 끄트머리마다 엘리자베스의 얼굴(이라 주장하는 것)이 그려져 있었다.
그가 굳이 가지고 있는 어른의 학식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천재가 아니었다.
열 살짜리 꼬마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어른들도 어려워한다는 내용을 줄줄 읊으며 군주론에 대해 고찰하고 국정 운영에 관여할 정도의 냉철함을 내보인다면 분명 큰 사달이 날 게 뻔했다.
당장에 의심부터 할 아바마마나 벌떼처럼 자신을 연구하려 들 시계탑의 마법사, 혹시 악마와 계약한 것 아니냐며 성수를 들고 찾아올 사제들을 제외하고서라도 그의 학식은 이미 그 깊이가 정해져 있었다.
진짜 천재를 만나거나 그 밑바닥이 드러나는 순간 또 일이 복잡해지겠지.
그런 건 사양이었다.
레온하르트는 남은 우유를 마저 마셔 버리며 배웠던 것을 다시 복습한다는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공부에 임했다.
학문적인 면에서 천재가 되는 대신 레온하르트는 무예를 수련하는 쪽을 선택했다.
살아생전 소드 마스터의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었기에 모처럼 얻은 젊고 어린 몸으로 다시 한번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전하께선 어째서 검을 배우려 하십니까?”
“지키고 싶다.”
제국 최고의 기사들이 모인 수련장에서 레온하르트는 기사단장의 질문에 가슴을 펴고 대답했다.
“무엇을 지키고 싶습니까?"
기사단장은 눈을 가늘게 뜨며 다시 질문했다.
수련을 마친 기사들이 모처럼 황태자 전하께서 방문하셨다는 소식에 하나둘 모이고 있었다.
"미래의 황후가 될 이를 내 손으로 지키고 싶다!”
아, 이 한마디를 얼마나 하고 싶던가!
어젯밤 레온하르트는 넓은 침대를 데굴데굴 구르면서 스스로 생각해도 기특한 생각에 흐뭇해했다.
자신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남이 넘볼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면.
겨우 그런 독주를 사용하는 암살 위협을 겪지도 않았을 테고, 그럼 황후 또한 그렇게 허무하게 죽지 않았을 것이다.
엘리자베스를 지키고 싶었다.
그 작은 몸이 무사히 성장해서 오래도록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자신은 좀 더 강해져야 했다.
“미래의... 황후마마... 말씀이십니까?"
기사단장의 얼굴에 미묘한 표정이 떠올랐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
“아니, 아닙니다. 그럼 어디 전하의 그 다짐이 진심인지 한번 시험을 해 볼까요. 아, 이건 검술을 배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첫날부터 하는 일이니 그런 얼굴 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꿀꺽. 레온하르트는 침을 삼키며 단단히 각오를 다졌다.
지금부터 저 기사단장이 무엇을 시킬지 알면서도 자신은 이곳에 스스로 찾아왔다.
그것도 무려 2년이나 일찍!
이 작은 몸으로 저 넓은 수련장을 스무 바퀴씩이나 도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하는 걱정이 아예 들지 않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해내야 했다.
그래야 적어도 기사단장으로부터 목검을 잡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허억... 헉... 허억....”
“...정말로 해내실 줄은 몰랐는데. 훌륭하십니다.”
"말, 시키지, 마. 허억... 헉.”
레온하르트는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고 기침을 쿨럭거리다 결국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불쾌했다.
기사단장이 친히 물수건을 건네주었지만 레온하르트는 고개를 내저었다.
그 모습에 기사단장의 얼굴이 더더욱 '어랍쇼?' 하는 표정으로 변했다.
정작 스무 바퀴를 달리는 데 성공하고 가장 놀란 건 레온하르트 자신이었다.
한창 뛰고 놀 나이의 체력이 무섭다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였을 줄이야...
왜 어린 시절 조금 더 일찍 수련을 시작하지 않았나 후회가 들 지경이었다.
“내일부터 아침 7시까지 이곳으로 오시면 됩니다. 허허, 이것 참. 황제 폐하께서 아시면 무척 기뻐하실 겁니다."
레온하르트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 7시? 그럼 나는 6시부터 와서 먼저 준비 운동을 해 주지."
“어린아이의 치기 어린 만용일지 정말일지는 내일 알 수 있겠군요.”
땀에 푹 절은 황태자가 옷을 갈아입어야겠다며 처소로 돌아간 이후 기사단장은 어깨를 으쓱이며 주위 기사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자네들이 보기에도 전하께서 소질이 있는 것 같은가?"
“글쎄요. 검 한번 쥐여 드리면 확신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체력과 의욕 면에서는 소질이 아주 철철 흘러넘치시는군요.”
"어쩌면 제국에서 오랜만에 소드 마스터가 탄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면, 내가 너무 나간 건가?"
기사단장은 조금 전까지 황태자가 있던 곳에 스민 자색 기운을 발끝으로 지워 내며 중얼거렸다.
* * *
"어머나, 어쩐 일로 오늘은 일찍 주무시네요.”
“우유 한 잔만 더 줘. 내일 아침은 5시 30분에 깨워 주고.”
"네에? 그렇게나 일찍요?"
“검술 수련을 시작할 거야. 이번에는 리지를 내 손으로 지켜 보이겠어.”
"이번에는...?"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지난 방문 때 갑작스러운 개구리의 등장에 영애가 깜짝 놀라서....”
“후후, 개구리로부터 영애를 지키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훌륭한 생각이십니다. 하지만 지금은 검술 수련보단 푹 주무시고 쑥쑥 자라시는 쪽이 먼저인 걸요? 누워 계세요. 금방 우유를 가져오겠습니다.”
유모는 흐뭇한 표정으로 레온하르트의 이불을 다시 덮어 주며 그의 침실을 나섰다.
벌써 황궁 전체에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었다
황태자 전하께서 태중 약혼녀에게 한 눈에 반해 딴사람처럼 변하기 시작하셨다고.
물론 그 소문이라는 것이 시녀들의 입과 입을 통해 전달된 만큼 어느 정도 과장된 면이 없잖아 있었으나....
적어도 유모가 보기에 약혼녀를 지키겠다는 말만은 진심인 듯했다.
약혼녀를 귀하게 생각하실 줄 아는 분에게 상으로 과자라도 하나 드릴까, 그런 생각으로 쟁반에 꿀을 섞은 우유를 챙겨 침실로 돌아온 유모는 어머나, 하며 다시 짧게 웃었다.
"이런, 황태자 전하. 양치는 하시고 주무셔야지요.”
"으음... 아니야, 잠깐 졸았을 뿐... 우유, 우유부터 다오....”
유모는 눈가에 졸음기가 가득한 레온하르트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그래도 역시 양치는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불을 크게 한 번 펄럭이자 레온하르트가 짜증 가득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몸을 일으켰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전하께선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느릴 뿐, 금방 자라실 거예요. 검술 수련을 시작하신다 하셨지요? 영양가 풍부한 음식을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또 밤에 푹 주무시면 저기 저 정원의 나무보다 키가 커지실지도 몰라요.”
저 나무, 내가 성인이 되기 전에 아마 무슨 일이 있어서 베어 버렸던 것 같은데.
레온하르트는 눈을 끔뻑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유는 유난히 따뜻하고 고소했고 유모가 몰래 섞어 준 꿀 덕에 달콤했다.
* * *
“정말 이 시간에 오실 줄은 몰랐는데 말입니다.”
“사내가 한 입으로 두말하면 쓰나.”
“사내... 그렇죠. 황태자 전하께서도 사내셨지요.”
“무슨 뜻이지?"
"아니...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쪽으로 오시지요. 오늘은 가볍게 검 쥐는 법부터 배워 보겠습니다."
제국의 기사단장을 맡고 있는 알베르트는 다른 기사들과 함께 가장 앞줄 정중앙에 서서 준비 운동을 하고 있던 레온하르트를 보고 눈알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아직 새벽바람이 차가운데 감기라도 들었다간 어쩌려고 저 꼬맹이는 셔츠를 벗어 던진 거야? 내가 시커먼 기사 놈들에 이어 비리비리한 꼬맹이 맨살까지 봐야 해?'
말이 좋아 비리비리하다지, 머리 조금만 기르고 여자애 옷 입혀 놓으면 백이면 아흔아홉이 저 얼굴을 누가 사내애라고 생각하겠어? 하나는 노안이 온 늙은이라 치고.
알베르트는 그렇지 않아도 바쁜 기사 단장의 업무에 이어 황태자의 검술 스승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숨을 푹 내쉬며 목검을 꺼내 왔다.
"그렇게 힘들어해서야 어디 전하의 약혼녀분을 지킬 수 있겠습니까?"
다분히 놀리려는 의도가 넘쳐 나는 투로 알베르트가 말했다.
레온하르트는 아침 내도록 기사들과 함께 운동장 스무 바퀴를 달리고서야 겨우 목검을 쥘 수 있었다.
정정하자. 기사들이 아침 구보를 산뜻하게 마무리하고 아침 대련을 시작하는 동안에도 레온하르트는 운동장을 돌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후들거리는 무릎을 억지로 움직였다.
알베르트의 눈빛은 매처럼 날카로웠고, 그가 조금이라도 비틀거리거나 속도가 처질 때면 약혼녀 운운하며 그를 다그쳤다.
그렇게 가까스로 스무 바퀴를 다 돌고 나서야 알베르트는 목검을 내어 주었다.
그리고 레온하르트는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목검을 받았다.
'제... 젠장... 알베르트 놈... 황제가 되기만 하면 네놈을... 젠장, 기사단장이 아니라 아예 나라의 군무 대신이 되어 버리잖아?'
레온하르트는 다시 심호흡을 하며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영혼이 기억하는 대로 자세를 잡아 보았다.
"내가 이 나이에 목검 잡는 법부터 다시 익혀야 하다니....”
알베르트와 주위 기사들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게 보였다.
그중 일부는 수통의 물을 목구멍이 아닌 콧구멍으로 들이붓고 있었다.
알베르트는 레온하르트의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기사들 또한 처음에는 동네 꼬맹이들의 싸움을 구경하는 어른처럼 늘어져 그의 수련을 지켜보다 지금은 믿을 수 없다는 시선으로 진지하게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전하.”
“왜 그러는가. 알베르트 경.”
"소드 마스터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들어 본 적은 있다만....”
“이 알베르트, 저의 검에 대고 장담하건대 전하께선 성인이 되기 전 분명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이르실 겁니다.”
"뭐?"
레온하르트는 코웃음을 쳤다. 소드 마스터라니.
그럴 리 없었다. 자신은 분명.
'분명...?'
분명. 뭐라 하려 했더라?
레온하르트는 순간 어지럼증을 느끼며 휘청거렸다.
“전하, 전하!”
알베르트의 목소리가 멀어졌다.
첫날부터 너무 무리하셨다는 황실 의사의 말에 알베르트를 비롯한 기사들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아니 전... 어제도 잘만 뛰시기에 그래도 될 줄 알고....”
“아직 어린아이 아닙니까! 조금은 자중하셨어야죠! 나 참, 하여간 이래서 몸 아까운 줄 모르는 기사들이란!"
"어허! 우리처럼 몸 아까운 줄 잘 아는 기사가 또 어디 있다고,"
"그거 자랑할 일 아니니 그 입 다물게. 아무튼 전하께선 아무런 문제 없으신 건가?"
"일단 겉으로 보기엔 단순히 탈진한 것뿐이니 괜찮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당분간 과도한 운동은...."
“아니, 난...해야 해.”
“전하!”
레온하르트는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겨우 목검 조금 휘둘렀다고 팔이 후들거려 몸을 일으키는 간단한 동작조차 힘겹게 느껴졌다.
“정말 괜찮으신 겁니까? 너무 무리하지 않으셔도,”
“해야 한다 말했다.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레온하르트는 시트가 찢어질 기세로 주먹을 꽉 쥐었다.
몸의 피로 따위야 아직 젊다 못해 어리니 하루 푹 자고 일어나면 멀쩡해질 것이다.
그것보다 더 신경 쓰이는 일이 있었다.
살아생전의 기억이 뭉텅이로 찢겨 나간 것처럼 소실되었다.
분명 자신은 소드 마스터가, 그 이후의 문장을 확신할 수 없었다.
소드 마스터가 되었나? 되지 못했나?
기억이 텅 빈다는 감각은 처음 겪는 것이었고, 무척이나 불쾌한 경험이었다.
“그래도 오늘은 이쯤 하시지요. 의사의 소견에 이어 전하의 검술 스승으로서 하는 말입니다.”
"...칫.”
레온하르트는 미간을 꾹꾹 누르며 입술을 삐죽였다.
알베르트는 그를 침소까지 모셔다드렸다. 혼자 가겠다며 바닥을 딛고 선 순간 레온하르트의 얇은 몸이 종이 인형처럼 팔랑거리며 넘어진 탓이었다.
“이것 내려놔! 내 발로 걸을 수 있다!"
“내 발이 아니라 네 발로 걸으실 생각이라면 말리지 않겠습니다만 그랬다간 황실의 품격 운운하며 달려올 사람이 한둘이 아닌지라 어쩔 수 없이 무례를 범하는 점 용서를... 악, 전하!"
알베르트의 품에 공주님처럼 곱게 안겨 있던 레온하르트가 버둥거리다 그의 얼굴을 손톱으로 확 긁어내렸다.
알베르트는 속으로 온갖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끝끝내 두 발로 걸어서 침소로 향하는 레온하르트를 보며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표정을 지었다.
잔뜩 지친 몸으로 침소에 돌아온 레온하르트는 침대로 가는 대신 책상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그만이 알고 있는 비밀 서랍을 열었다.
그 나이대 소년들이 보물이랍시고 모을 만한 반짝이는 수정이나 옛날 동전들 사이로 말라 버린 꽃반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레온하르트는 피식피식 웃다가,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다가, 한참을 다리까지 떨어 가며 고민하더니 마침내 덜덜 후들거리는 손으로 편지를 썼다.
엘리자베스의 웃는 얼굴이 다시 보고 싶었다.
어린애답게 적당히 철자를 틀려가며 편지를 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라 생각하며 레온하르트는 완성된 편지를 다시 읽어 보았다.
너무 어른스러운 문장은 없는가? 어려운 단어는? 이렇게 긴 철자 정도는 틀리는 게 아이답겠지?
[친애하는 엘리시움 영애에게
새벽 공기가 아직 차가운 박무로/남아 봄을 헌혹(현혹)시키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장원(정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날이 어제 같은데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군요. 그간 감녕(강녕)하셨습니까. 애증(애정)과 걱정을 담아 안부를 여쭙니다.
이렇게 펜을 든 이유는 다름이 아니 오라...
당신의 하나뿐인 종이자 사랑이. 애증(애정)을 듬뿍 담아.]
완벽해!
흐뭇한 마음으로 편지를 부친 레온하르트는 유모가 준 우유 한 컵을 그 자리에서 해치우고 그제야 얌전히 침대에 누웠다.
의사의 소견대로 지루하고 따분한 역사 수업을 이어 가는 대신 이대로 낮잠이라도 푹 잘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