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먹는 밤
“복수하고 싶어요.”
기억을 되찾은 그녀가 가장 먼저 한 말이었다.
그리고 그 말은 그가 그토록 원하던 말이기도 했다.
“도와줘요, 세헌 씨.”
예쁜 입술로 제게 도와달라고 말하다니.
모든 기억을 잃은 채 제가 버린 남자인 줄도 모르고 도와 달라 사정하는 서하를,
세헌은 기꺼이 제 곁에 꽉 묶었다.
“나쁜 생각인데.”
날카롭던 세헌의 눈가가 나른하게 풀어졌다.
“왜 좋은 기회라고 느껴질까.”
다시는 제 손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