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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의 아내-39화 (39/113)

39화.

해연이 머뭇머뭇 그의 목에 팔을 감았다. 그리고 그의 목에 얼굴을 묻고 살짝 비비자 성큼성큼 걷던 이현의 걸음이 멈췄다.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느린 목소리로 물었다.

“……나 오래 참았어요. 알고 있는 거죠?”

“네…….”

“음. 그렇게 쉽게 대답하면 안 되는데. 그럼 내가 오래 괴롭혀도 괜찮아요? 또 아플 수도 있어요.”

“…….”

해연은 그의 목에 얼굴을 댄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성욕은 남자만 있는 게 아니었다. 강렬했던 쾌감이 떠오르자 순식간에 몸이 반응했다. 살갗이 간지러워 참을 수가 없었다. 갑자기 몸이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지금 당장 그가 필요했다.

단단하게 부풀어 오른 가슴을 그의 상체에 꾹 누르며 은근히 부추기자 이현이 눈을 찡그렸다.

“또 밖에서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얌전히 있는 게 좋아요.”

그의 목소리가 낮게 쉬어 있었다. 해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아직 밖이다. 누군가 그들을 보고 있을 게 분명한데도 순식간에 타오른 육체를 제어할 수가 없었다.

“얌전히, 그대로 있어요. 방에 들어갈 때까지만. 응?”

“빨리…….”

해연이 마지막으로 그의 목을 이로 살짝 물고 혀로 핥았다. 순간 몸이 크게 반동했다. 멈춰 서 있던 이현이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한 것이다. 항상 흔들림 없이 단단히 그녀를 안던 남자였다. 그런데 그녀의 몸이 흔들리는 걸 개의치 않고 빠르게 걷는 행동이 지금 그가 어떤 상태인지 알게 했다.

부끄럽지만 좋았다. 자신만 상대를 원하는 게 아니어서. 만족감이 흠뻑 그녀를 적셨다. 그가 걷는 내내 아무 말도 없이 얌전히 있던 해연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이현의 입술을 찾았다. 이번엔 그 역시 적극적으로 그녀를 반겼다.

혀가 정신없이 얽혔다. 빨기도 하고 남자의 혀를 잘근잘근 씹기도 했다. 그러다 그에게 잡혀 도리어 혀가 빨렸다. 미칠 것 같았다. 너무 오랜만이라 아래도 금방 젖었다. 속옷이 음부에 바짝 달라붙어 성감을 자극하고 있었다.

숨이 벅차 입술을 떼어 내자 이현이 따라와 다시 입술을 접붙였다. 몇 번을 그렇게 반복하다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어 해연이 그의 어깨를 밀어냈다. 헐떡거리는 숨이 제자리를 찾지 못한 채 방황했다. 이현의 숨도 거칠었다. 그는 품에 안고 있던 해연을 바닥에 내려 주었다. 하지만 힘이 빠진 다리가 휘청이자 이현은 그녀를 뒤돌려 문에 기대게 했다. 등에 바짝 붙은 남자의 육체가 예민하게 느껴져 해연이 마른침을 삼켰다.

“아, 빨리…….”

“침대로 가야죠.”

여기서는 안 된다며 침대로 가자고 말하면서도 남자는 해연의 엉덩이를 더듬고 있었다. 해연의 치마가 엉덩이 위까지 말려 올라갔다. 간지러울 정도로 느린 손길에 조급증을 느낀 여성이 울컥하고 애액을 토해 냈다. 속옷은 물론이고 하체를 감싼 팬티스타킹마저 젖어서 음부에 바짝 달라붙었다. 이현의 긴 손가락이 스타킹 위로 젖은 음부의 갈라진 틈을 쓸었다.

“그렇게 급했어요? 흠뻑 젖었네요.”

“아아!”

속옷 위로도 티가 날 정도로 한껏 솟은 클리토리스를 손끝으로 살짝 문질렀다. 해연이 몸을 부르르 떨며 더 많은 애액을 쏟았다. 귓가에 닿은 남자의 입술에서 낮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얇은 스타킹을 뜯어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그의 손이 안으로 더 파고들수록 스타킹의 구멍은 점점 더 크게 벌어졌다.

“나, 나…… 하읏!”

“계속 이렇게 질질 흘리고 있던 거예요?”

응? 낮게 속살거리는 말에 해연이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속한 말이 부끄럽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뭐든 좋았다. 그를 가져야 했다. 가슴이 부풀어 옷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제발… 아, 흣! 아…….”

남자의 손이 속옷을 밀치고 갈라진 틈새로 파고들었다. 여성의 예민한 살점을 손가락으로 파헤치며 조금씩 안으로 들어오자 해연의 몸이 흠칫 떨렸다.

“으응, 하읏, 아, 아아아, 소, 손이, 응.”

“응. 보지 안으로 넣었어요. 그렇게 좋아요? 너무 신나게 빠네요.”

진작 넣어 줄걸. 괜히 참았다. 그쵸? 이현이 해연의 귀를 혀로 핥으며 속삭였다. 해연이 그런 말 좀 하지 말라고 진저리를 치자 그가 다른 손으로 해연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브래지어 안에 숨어 있는 젖꼭지를 찾아 손가락으로 잡고 비비자 그의 다른 손을 빨고 있는 음부가 왈칵 물을 토했다.

바짝 모았던 다리는 이현의 손가락이 안을 쑤실 때마다 조금씩 벌어졌다. 치마는 이미 엉망으로 구겨져 허리 위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해연은 본능적으로 제 안에 들어올 이현의 성기를 찾아 엉덩이를 비볐다.

이현은 살짝 고개를 숙여 살랑거리며 제 좆을 찾는 동그란 엉덩이를 감상했다. 그리고 해연의 아래에 밀어 넣었던 손가락을 빼고 그녀의 눈앞에 가져다 댔다. 그의 손은 흠뻑 젖어 있었다.

“다 젖은 거 보여요? 모두 당신이 싼 거예요.”

“으읏, 아, 미워, 흑, 이제 그만, 아흣!”

귓가에 그의 낮고 느린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소름이 돋았다. 가슴을 잡은 손도, 엉덩이 사이로 들어와 치대고 있는 두툼한 성기도, 열기가 오른 그의 목소리도 모두 성감을 자극했다.

해연은 엉덩이를 바짝 들고 이현의 하체에 둥글게 문질렀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그의 입술을 핥았다.

“빨리, 응?”

“……정말, 깜찍하네요.”

이현이 새까만 눈으로 제 입술을 핥는 해연을 바라봤다. 아래를 헤집고 있던 손이 빠져나갔다. 그리고 손을 내려 바지 버클을 툭, 풀러 성기를 꺼냈다. 해연이 젖은 만큼, 그 역시 젖어 있었다.

그는 해연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벌려 한계까지 발기한 성기를 밀어 넣었다. 아주 천천히. 흥분으로 부푼 내벽이 그의 모양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느린 속도였다. 두툼하게 부푼 성기는 이제 익숙해질 법 한데도 여전히 벅찼다. 흥분으로 부풀어 오른 질벽을 가르고 깊숙이 들어왔다가 천천히 빠져나갔다.

“아, 아, 아아아! 아흣, 너무, 응!”

“너무? 너무 뭐요?”

“으응, 너무 커, 아!”

“그래도 잘 받아먹잖아요. 내 자지가 커서 좋아하는 것 같은데, 당신 보지는. 아, 왜 이렇게 조여요.”

이현이 해연의 엉덩이를 가볍게 내리쳤다. 해연은 더 안을 조였다. 안을 벌리고 들어오는 성기가 너무 잘 느껴졌다. 너무 버겁고, 너무 좋았다.

서늘한 나무문에 달아오른 볼이 뭉개졌다. 교성도 지르지 못하고 뒤에서 빠르게 박아 오는 남자의 성마른 욕구에 여린 몸이 퍼덕였다.

“아, 아흣! 으응…… 하아……!”

“쉿, 밖에서 들어요.”

“으응. 하, 하지만…….”

“당신이 빨리 안아 달라고 보챘잖아.”

“아!”

성기가 삽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절정은 너무 빠르게 왔다. 깊숙한 곳까지 침범한 남자를 꽉 조여 물며 간지러운 쾌락을 흐느끼자, 귓가에 젖은 소리가 흘러 들어왔다. 적응할 틈도 주지 않은 채 가파르게 올라간 절정으로 예민해진 몸은 그 소리조차 짙은 애무와 같았다.

쾌락에 흠뻑 젖은 몸이 흐물흐물 녹아 차가운 벽에 주룩 흘러내렸다. 안에 깊숙이 박혀 있던 성기가 빠져 나왔다. 다시 가벼운 절정이 찾아왔다. 소리를 내면 안 되는데 입술을 깨물어도 결국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으응…….”

“귀여운 소리네요.”

“흣.”

그의 목소리가 깊게 잠겼다. 성욕이 끝까지 차올랐을 때마다 그랬다. 이현이 이런 소리를 낼 때마다 해연도 함께 휩쓸렸다. 그가 허리를 안고 있지 않았더라면 바로 무너졌을 것이다. 이현은 대체로 다정한 편이었지만, 섹스할 때만큼은 거친 편이었다.

아니, 다정했던가.

그의 성격을 알 수 있을 만큼 오래 만난 것도 아닌데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이상했다. 그는, 이현은…….

해연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을 알았는지 이현이 남은 성기를 퍽, 하고 세게 치고 들어왔다.

“아아!”

“이 와중에 다른 생각이 들어요?”

이현이 양손으로 해연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그리고 그녀의 상체를 세워 그의 가슴에 등을 밀착시켰다. 해연의 엉덩이는 그의 성기가 들락거릴 때마다 형편없이 뭉개지고 있었다.

“이렇게 좋다고 줄줄 싸면서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있어요. 응?”

“흑!”

“아, 적당히 좀, 조여요. 흣. 이러다 싸겠어요.”

당신 안이 내 정액으로 다 채워지는 건 좋지만, 너무 빨리 싸면 부끄럽잖아요. 이현이 말 같잖은 소리를 하며 성기를 빼냈다 훅 치고 들어왔다. 대체 어디가 금방 갈 것 같다는 건지 모르겠다. 정작 갈 것 같은 사람은 자신이었다.

성기가 예민한 살점을 모두 긁었다. 그리고 그 끝은 그녀가 느끼는 정점을 세게 짓눌렀다. 해연은 다리를 덜덜 떨며 얼굴을 문에 비볐다.

“아흑, 으응, 아, 안, 안 돼, 아, 가, 갈 것, 같, 아아아!”

“으음…….”

절정에 오른 해연의 안이 정신없이 이현에게 달라붙었다. 그녀가 너무 떨어서 이현이 그녀의 허리를 꽉 끌어안고 쓰러지지 않도록 지탱했다. 그런 와중에도 그는 느리게 성기를 움직여 해연이 더 깊은 절정을 느끼게끔 도왔다.

“하아, 하, 하…….”

“이제 괜찮아졌어요?”

가빴던 해연의 숨이 차츰 진정하는 듯하자, 이현이 기다렸다는 듯 물었다.

“네에…….”

조금, 이라고 덧붙이려던 찰나, 그가 안을 채우고 있던 성기를 단숨에 빼냈다. 그리고 흐물거리는 해연의 몸을 돌려 거울 앞에 세워 손으로 지탱하게 했다.

남자는 손을 넓게 펴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애가 탈 정도로 느린 속도였다. 해연은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들어 올렸다가 거울에 비친 제 얼굴을 보고 숨을 흡, 들이켰다.

발갛게 달아오른 뺨도, 벌어진 입술도, 단 숨을 내쉬며 남자를 재촉하는 욕망에 찬 얼굴도 모두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해연이 고개를 숙여 거울을 피하자 이현이 상체를 내려 그녀의 등에 딱 달라붙었다. 그리고 그녀의 턱을 손으로 들어 거울을 보게 했다.

“봐요. 당신이 젖었을 때 어떤 얼굴을 하는지. 내가 왜 미쳐 날뛰게 되는지 알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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