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끝의 시작
“니아.”
니아 프레슬리는 부스스 눈을 떴다가 감았다. 문밖에서 쪼그린 채 잠들었던 건지 몸이 찌뿌둥했고, 햇살은 지나치게 밝았다.
“니아!”
“깼어. 깼다고…….”
입은 웅얼거리며 말을 뱉는데 눈은 여전히 뜨기가 어려웠다. 니아는 미간을 찌푸리다 이마에 닿은 온기에 부드럽게 웃었다. 꽃잎이 이마를 간질이고 있었다.
“끝났대?”
눈을 감고 물었다.
“잘됐대?”
답이 없자 니아는 중얼거렸다.
“레오, 나 정말 좋은 꿈을 꾼 것 같아. 기억은 나지 않는데, 너무 좋은 꿈 말이야.”
“…….”
“너도 좋은 꿈 꿨니?”
니아는 처음으로 눈을 뜨는 아기처럼 천천히 눈꺼풀을 올렸다.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어제와 같이 맑디맑은 하늘이었고, 그다음으로 들어온 것은 그 하늘 아래 레오 아리데오였다.
레오 아리데오가 입은 웃으며, 눈은 울고 있었다.
“축하해, 니아.”
“…….”
“새로운 세상에서, 행복하기만 해.”
니아가 레오의 삶을 아파했던 만큼 니아의 삶을 아파해 주었던 레오 아리데오가 서 있었다. 순수가 담긴 눈동자로.
“너도 같이.”
니아는 손을 뻗어 레오 아리데오의 뺨을 매만져 주었다.
좋은 계절에는 기적 같은 일이 널려 있었다.
필릭스 쿠아란은 전서구에 달려 있는 쪽지를 읽었다. 한 손으로 능숙하게 매듭을 풀고 종이를 펼치자 아기자기한 글씨체가 보였다.
<공작가에서 볼까요? 니아가.
추신. 이 편지를 보내고 바로 출발할 거예요.
추신의 추신. 사이먼과 많이 친해졌어요. 귀여운 친구예요.
추신의 추신의 추신. 보고 싶어요.>
사이먼 캐치에게서 펜을 뺏어 든 다음 작은 종이에 빼곡히 글자를 적었을 니아를 상상한 그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웃으십니까?”
연병장을 정리하고 돌아온 포말라드 웨이가 놀라 물었다. 웃는 법을 모른다고 생각했던 남자가 햇볕을 내리쬐듯 창밖을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이토록 길고, 이토록 빽빽하게.
“응.”
“…….”
“웃음이 나네.”
“아직은 나라가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특히나 여황제의 등장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꽤나 높고요. 죽은 황제의 죄가 날마다 더 드러나고 있기는 합니다만…….”
“…….”
“그나마 다행인 건, 황제의 사치에 동원되었던 인력들이 여론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황자 쪽으로 세력이 몰리는 걸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아론 엘로이 황자가 왕좌 포기 선언을 했다 하더라도…….”
포말라드 웨이가 걱정스러운 소식들을 하나하나 전했다.
“말씀하신 신성에 관한 부분도 도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백성들이 받아들이느냐 받아들이지 않느냐, 어느 누구도 확신할 수 없지요.”
“…….”
“하지만 이렇게 웃으시는 모습을 보니…….”
“…….”
“모셨던 지난 세월 중 가장 마음이 좋습니다, 공작님.”
포말라드가 말쑥하게 웃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민망한 듯 머리를 긁적거렸다. 필릭스 쿠아란이 웃는 모습이 왜 이토록 울컥하는지는 그도 알 길이 없었다.
“앞으로도 자주 웃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잠도 잘 주무시고요.”
“포말라드.”
“예, 공작님.”
“내가 할 일은 모두 끝났어. 이제는 모두 새로운 황제가 해결해야 할 일들이지.”
깊은 음성이 그를 타일렀다. 포말라드 웨이는 자신이 주제넘었음을 알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
“고맙게 되었어.”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것도 잊고 포말라드 웨이는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필릭스 쿠아란이 그에게로 시선을 돌려 눈을 지그시 맞추어 왔다.
“내가 다시 웃을 때까지, 곁에 있어 주어서.”
눈을 깜빡인 포말라드 웨이는 그제야 답했다.
“마찬가지입니다.”
“…….”
“고맙습니다.”
이 간질거리는 느낌을 참지 못한 포말라드 웨이는 꾸벅 고개를 숙이고 밖으로 나갔다.
다시 창가로 고개를 돌린 필릭스 쿠아란은 홀로 남고 나서도 오래도록 웃었다. 웃음은 여운이 길었다.
필릭스 쿠아란은 니아의 편지를 읽고 또 읽었다.
<보고 싶어요.>
풀지 못한 숙제 하나가 남아 있는데도, 어쩜 이렇게 심장이 뛰는지 알 수 없었다.
“나도.”
어느덧 심장의 요동은 그의 의지를 넘어 저 멀리까지 범람하고 있었다.
“괜찮다니까요! 이건 내 일이란 말이에요!”
도시로 돌아가는 내내 사이먼 캐치는 자리를 바꿔 주겠다는 레오 아리데오의 제안을 한사코 거절했다.
“설마 마차를 모는 내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건 아니죠?”
“아니야. 너 피곤할까 봐 그러지. 도와주려고.”
“말 걸지 않는 게 도와주는 거예요!”
선의의 거짓말이 아니라 진실로 그랬다. 사이먼 캐치가 끄는 마차는 다른 길로 새지 않고 잘 직진했고, 속도도 적당했다. 구불구불한 길들과 싸우기라도 하려는 듯 조금은 거칠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레오 아리데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니아 옆에 푹 주저앉았다. 임시로 만들어 둔 지푸라기 방석에서 먼지가 날렸다.
“쟤는 정말 뭐가 될까?”
“세상 제일가는 기사가 될 거라잖아.”
투덜거리는 레오 아리데오를 향해 니아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이곳으로 올 때는 천둥처럼 느껴지던 마차의 소음이 지금은 노래의 박자를 맞추듯 경쾌하게 들렸다. 다른 것은 오직 하나, 니아의 마음이었다.
바닥에 가볍게 손을 얹어 진동을 느끼는 니아 프레슬리를 향해 레오 아리데오가 물었다.
“긴장돼?”
모든 것이 잘 해결되었고, 돌아와도 좋다는 말을 들었지만 상황을 정확히 알지는 못했다. 수도로 돌아가서도 한동안은 얌전히 숨어 있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고.
제대로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나 니아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리고 꿈을 꾸는 소녀처럼 답했다.
“기대돼.”
그녀가 발을 꼼지락거리다 레오의 발을 툭 쳤다. 흔들의자처럼 여러 번 반복해서. 니아의 종아리와 발이 레오의 다리에 닿았다 떨어졌다 했다.
“어머니가 있대.”
“응?”
“나한테도 그런 사람이 있었나 봐. 엄마.”
니아는 마지막 두 글자를 입안에서 사탕 굴리듯 소중하게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닳아 없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가면 도련님께 바로 그 얘기를 들을 거야.”
“몰랐어.”
레오의 선한 눈동자가 잠시 혼란으로 흔들렸다.
“혹시…… 살아 계셔?”
니아는 잔잔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닐 거야. 그런 눈빛이 아니었으니까. 돌아가셨겠지. 그리고 아마도……. 어쩌면…….”
니아는 여러 생각이 드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생각이 많은 만큼 입 밖으로 꺼내기가 더 어려운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침묵에 잠겨 있다가 한참 후에야 가볍게 물었다.
“나와 같은 분이었을까?”
“…….”
“걱정되지 않아. 기대될 뿐이야.”
그러나 답을 듣기도 전, 니아는 아까와 같은 말을 정답처럼 말했다. 눈가에 자잘한 웃음이 박혀 있었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거거든.”
쿵, 하는 울림과 함께 내리막이 시작되었다. 니아는 레오의 손을 꼭 붙잡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여름이 오는 시기는 겨울의 가장 추운 날이다. 그러니 가장 불행할 때가 가장 좋은 날의 예고이고, 가장 깊은 어둠이야말로 태양이 반드시 뜨리라는 반증이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을 테니까.
우울의 절정에서 허우적대다 포기하고 말 테니까.
행복해지기 위해 아팠다.
니아는 자신의 삶을 그렇게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마차가 수도에 들어서기 직전, 니아는 눈으로 시골부터 도시까지 하나로 이어진 강의 흐름을 좇았다.
잔물결을 응시하다 보니 어느새 투명하고 생생한 햇빛 아래의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일고여덟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사탕수수를 먹으며 뛰어다니고 있었다.
여백이 있던 풍경은 점점 빽빽해지기 시작했다. 익숙한 생김새의 건물들과 연기가 보였고,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커다란 짐마차가 실은 쇳덩이들의 냄새가 훅 끼치는 순간, 니아는 집에 돌아왔음을 깨달았다.
“변한 게 없는데.”
니아는 손가락으로 떠나 있던 게 얼마인지를 다시 세었다.
반정이 있고 나서 스무 날. 스무 날 안에 혼란이 다 사라질 수 있는 걸까? 그저 잠시 짧은 여행을 하고 돌아온 기분이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중심지로 들어서기 시작하자 니아는 상황이 얼마나 어수선한지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이 많았고, 그와는 상반되게 흥분을 감추지 못한 사람들이 거리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들은 나라가 바뀌었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새 신문을 하늘 높이 날렸다. 한 사람의 목소리는 열 사람의 침묵을 덮었다.
새처럼 나는 종이들을 보며, 니아는 돌아오는 내내 이어 왔던 시선을 끊었다.
“니아, 난 여기서 내릴게.”
“뭐? 어디로 가게?”
마침맞게 레오가 말을 걸어 주었는데, 예상 밖의 내용에 니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넌 공작가로 가야지.”
“너도 가야지! 무슨 일이 있을 줄 알고…….”
내내 평온하던 니아의 얼굴에 금이 가자, 레오는 서둘러 손을 저었다.
“난 집에 갈 거야.”
“…….”
“네가 돌아왔을 때, 내가 반겨 줄 수 있도록.”
“레오.”
“그게 집이잖아.”
니아는 레오의 눈동자를 살폈다. 그의 눈에는 온통 진심뿐인데도 니아는 걱정이 앞섰다.
“아니지?”
주어와 목적어가 증발된 질문이었다. 그러나 의미는 분명한.
레오 아리데오가 못 말리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콧잔등이 올라가며 쿡쿡 웃음소리가 났다.
“아니야.”
빤히 쳐다보는 그 얼굴을 레오가 가볍게 잡았다.
“진짜, 아니야.”
기어이 니아의 얼굴을 붕어로 만들어 놓고서, 그는 이마를 가져다 대고 얼굴을 흔들었다. 그제야 니아는 옅게 웃었다.
“응, 믿어.”
달리는 마차에서 레오가 휙 날아가듯 뛰어내렸다. 그러고는 마차를 모는 데 열중한 사이먼을 향해 외쳤다.
“사이먼, 니아를 공작가까지 잘 부탁한다!”
니아는 멀어져 가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똑같이 손을 흔들어 주며, 레오 아리데오는 니아 프레슬리가 저 멀리 점으로 보일 때까지 시선을 놓지 않았다.
그에게 니아는 언제나 니아 프레슬리이지만, 그녀는 계속 변할 터였다. 레오는 그런 니아와 함께 살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레오 아리데오는 변화를 다짐하게 되었다. 이제야, 진정으로.
“도착했어요!”
히힝, 소리를 내며 마차가 멈춰 섰다. 사이먼이 큰 소리로 니아에게 도착을 알렸다.
니아는 벌떡 일어나 마차의 끝으로 갔다. 땅과는 거리가 있어, 돌아누워 기어가듯 내려야 할 것 같았다.
음, 중얼거리던 니아는 결심한 듯 두 발에 힘을 주어 땅으로 훅, 착지했다. 발에 약간의 충격이 왔지만 기분만은 가벼웠다.
“저기에 마차를 두고 올게요! 말도 묶어 놓고.”
“응, 천천히 해.”
니아가 내리는 것을 확인한 사이먼이 허겁지겁 다시 마차를 끌기 시작했다. 니아는 그가 다 와서 실수할까 봐 조심하라 일렀다.
사이먼 캐치는 어이가 없다는 듯 니아를 향해 중얼거렸다. 손가락으로 공작가를 가리키며.
“어떻게 천천히 해요? 날 왕따시킨 사람들이 저 안에 있을 텐데! 다 죽었어! 가만 안 둬, 정말!”
결국 니아는 키득키득 웃었다.
“그래, 사이먼! 가만두지 마. 네 끈기면 기사단 사람들이 모두 나가떨어질걸.”
“완전 자신 있다고요!”
사이먼이 목을 빼어 들고 소리를 질렀다.
니아는 손바닥으로 입을 가렸다. 사이먼이 예뻐 보이는 것이 그녀의 기분 탓인지, 정말로 저 아이가 예뻐서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여기 있을게. 다녀와, 사이먼.”
하지만 뭐가 중요한가 싶었다. 어차피 결론은 같았다.
“도련님, 저 왔어요.”
니아는 소란스럽게 멀어지는 마차를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입가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걸렸다.
더 이상 어린 시절처럼 크게 보이지 않는 공작가의 돌벽이 마냥 익숙하게 느껴졌다. 손으로 잡으면 꼭 잡힐 것만 같은 달을 바라보다 니아는 기분 좋게 머리칼을 뒤로 넘겼다.
저도 모르게 작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려던 때였다.
휙. 누군가 그녀의 팔을 강한 악력으로 끌었다. 예상치 못한 힘에 니아의 몸은 갸우뚱 기울였다.
“이리 와.”
이를 악물고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에 니아는 번뜩 고개를 들었다.
“교수님?”
“당장!”
창백한 얼굴이었다. 마치 귀신이라도 본 듯한.
“왜 여기 계세요?”
흐트러진 모습이라고는 의자에 기대 누워 눈가를 문지르는 게 다였던 그녀였다.
니아는 정돈되지 않은 딕시 댁스터의 머리와 먼지가 잔뜩 묻어 있는 코트를 바라보았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숨소리도.
“뭐 하시는 거예요?”
“너야말로!”
점점 니아를 향한 목소리가 커졌다.
그녀에게 끌려가던 니아는 있는 힘껏 팔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중심을 자신 쪽으로 끌어당기며 외쳤다.
“이거부터 놓으세요!”
그러자 놀랍게도 니아를 붙잡았던 힘이 사라졌다. 그 갑작스러운 변화에 니아의 몸이 뒤로 휘청거렸다.
“댁스터 교수님, 도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이에요? 대체 저한테 왜 이러시냐고요. 꼴은 또 이게 뭐고…….”
니아가 시뻘겋게 변한 팔목을 털어 내는데 딕시 댁스터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무언가를 예고하듯이.
“봐라.”
그녀가 품 안에서 한 뼘 크기의 편지지 오프너를 꺼냈다. 두꺼운 양피지조차 한 번에 가르는 날카로운 물건이었다. 니아도 익히 알고 있는…….
딕시 댁스터의 움직임에 망설임이라고는 단 한 조각도 없었다.
“교수님, 뭐 하시려는…….”
순간 은빛이 번쩍였다. 싸악, 소리를 지르며 칼이 피부를 파고들었다. 동시에 니아는 고개를 돌렸다.
“보라고!”
뻣뻣한 기계처럼 뚝뚝, 고개가 돌아갔다.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질끈 눈을 감았던 니아는 벼락과 같은 고함에 천천히 눈을 떴다.
“……교수님?”
“…….”
“교수님, 팔에 피가…….”
일그러졌던 미간이 펴지고 충격으로 눈동자와 입이 점점 벌어졌다. 당연히 자신에게 향할 것이라 생각했던 칼은 다른 살갗을 스친 후였다.
“봤으면 따라와.”
그러나 더 놀라운 일은 따로 있었다.
니아는 딕시 댁스터에게 다시 팔을 잡혔다. 그리고 저항 없이 그녀가 이끄는 대로 향했다.
같은 시각. 마차를 평평한 곳에 세우고 말 두 마리를 단단히 묶어 둔 사이먼 캐치는 니아 프레슬리를 찾고 있었다.
“어딨어요? 발바닥에 땀 나게 뛰어왔는데…….”
이 여자가 도대체 어디를 간 거람, 사이먼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먼저 들어갔나?”
곰곰이 생각해 보는 듯하던 사이먼은 분개했다. 분명히 니아 프레슬리는 여기 있을 테니 다녀오라고 말했었다.
“여기까지 와서 사라진다고! 또?”
사이먼 캐치는 발을 사정없이 굴렀다. 저절로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는 허공으로 팔을 마구마구 휘둘렀다.
“여긴 숨을 곳이 너무 많잖아!”
저기, 저기, 저기, 그리고 또 저기! 사이먼 캐치는 그 조그만 여자가 숨을 곳을 세다가 포기한 채 어휴, 한숨을 내쉬었다.
“허허벌판이 더 나을 줄이야.”
이제 와서 그녀를 놓칠 리 없는 사이먼은 또 한 번 니아 프레슬리를 찾기 위한 여정에 나섰다.
“잡히면 정말 가만 안 둬!”
그렇게 중얼거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