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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우연한 만남 (44/75)

14. 우연한 만남

거친 마찰음을 내며 가게의 문이 닫히고, 니아는 후련한 발걸음을 떼었다.

‘다신 이런 곳에 오지 않아.’

자의는 물론이었고 타의로도 다시는 이런 밑바닥 사람들이 넘치는 곳에 오고 싶지 않았다.

쾨쾨한 냄새로 물들기 전에 골목을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급했다. 다행히도 아직 하루가 다 지나지 않았다. 어쩌면 오늘 안에 집에 도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니아는 들뜬 기색으로 웃었다.

“또 보네요.”

그러나 또 한 걸음을 떼기도 전에 누군가가 니아를 불렀다. 기시감이 쓱, 니아를 훑고 지나갔다.

“……어떻게 여기에 계세요?”

니아의 말뜻은 ‘당신은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될 귀한 사람이잖아요’였다. 말을 하자마자 무례한 언사였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말을 뱉은 후였다.

“그러는 당신은요? 왜 이런 곳에 왔어요?”

작지만 또박또박한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

니아는 감히 되묻지는 못했으나 마음속으로 의문을 품었다. 니아를 몰라야 할 그녀가 어째서 이런 사창가 주변 골목에서 아는 체를 하는지.

사창가 골목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녀는 황녀 클라우디아 엘로이였다.

니아가 시간을 질질 끌자 클라우디아 엘로이는 깔끔하게 정리했다.

“곤란하면 말하지 않아도 돼요.”

그제야 니아는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보았다.

신이 정성스럽게 빚어 놓은 것 같은 턱 선과 붉은빛의 반짝이는 눈동자, 밝다 못해 백색으로까지 보이는 피부. 그리고 볼에 감도는 연분홍빛이 만드는 생기.

니아보다 키가 적어도 한 뼘은 더 커 보이는 그녀는 야밤에도, 그리고 얼굴만 드러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었다.

“우리 둘 다 이런 곳에는 어울리지 않죠. 이런 쓰레기 소굴에는.”

니아는 서둘러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급하게 우물쭈물 말을 뱉었다.

“감히 어떻게 제가 황녀님과 견줄 수 있겠습니까…….”

시선이 자연스레 아래로 향하자 또 다른 사람이 보였다. 황녀 클라우디아 엘로이 손을 동아줄처럼 잡고 있는 한 꼬마가.

“이 아이는…….”

“이 골목에서 유일하게 걸을 수 있는 아이예요. 그마저도 무척 힘겨울 테지만.”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싱그러운 목소리로 클라우디아가 답했다.

“가끔 이 골목 아이들을 살펴봐요. 안타깝게도 오늘은 모두 살 가망이 없는 아이들뿐이더군요. 이 아이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몰랐습니다. 이런 일을 하시는 줄은.”

제국의 가장 밑바닥에서 황녀가 구원을 취미 삼고 있을 줄이야. 니아는 진심으로 놀랐다.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죠. 이런 아이들이 없는 골목을 먼저 만들어야 하는데.”

“…….”

“혼자 이곳에 오게 된 아이보다 강제에 의해 버려지는 아이들이 훨씬 많아요. 대부분은 많이 아픈 아이들이에요. 병에 걸렸거나, 신체 어딘가를 잃어버렸거나.”

“…….”

“후속 조치란 언제나 늦은 것이기 마련이랍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예방이에요. 그렇죠?”

동의를 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느릿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니아는 황녀의 발걸음을 따랐으나 황녀는 니아 옆에서 걷고자 하는지 자꾸만 그녀를 기다렸다. 니아의 걸음은 늦어질 수밖에 없는데도.

가는 길에는 죽음을 코앞에 둔, 혹은 이미 죽은 아이들의 몸 위에 작고 포근한 이불이 덮여 있었다.

“곧 시체를 데려갈 사람이 올 거예요. 내 부하인데, 아주 유능해요. 죽은 어린 몸을 양지바른 곳에 묻어 줄 겁니다.”

니아의 시선을 눈치챈 황녀가 소곤소곤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결국 두 사람은 발을 맞추게 되었다. 니아가 황궁에서 멀찍이 바라본 필릭스 쿠아란과 클라우디아가 그러했듯이. 계속해서 그녀가 니아에게 발걸음을 맞춘 탓이었다.

황녀가 니아를 알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난 당신을 기억하고 있어요. 어제 봤잖아요? 교수 간담회에서.”

“아…….”

묻고 싶었으나 묻지 못한 질문에 클라우디아가 답했다. 니아는 머릿속을 모두 읽힌 기분이었다.

“난 머리가 아주 좋거든요. 한번 본 사람은 모두 기억하죠. 때론 피곤하기도 해요.”

자기 자랑을 아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아론 엘로이와 아주 닮아 있었다. 생김새도 말투도 비슷하더니, 성격마저 꼭 닮은 모양이었다.

교수 간담회에서는 그녀가 무척 섬뜩하다고 느꼈으나 오늘의 모습은 완전히 반전이었다.

“제가 좀 다양한 매력이 있긴 하답니다.”

또. 클라우디아가 나긋나긋하게, 대답하듯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한낱 조교까지 기억해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나 막상, 니아가 겨우 꺼낸 겸양의 말에는 반응이 없었다.

한참을 묵묵히 함께 걷기만 하다가, 골목을 완전히 빠져나오자 상쾌한 밤공기가 폐 깊숙이까지 들어왔다. 그렇게 정화되는 기분을 맛본 후, 니아는 멈춰 섰다.

황궁은 이 갈림길에서 오른쪽, 니아의 집은 왼쪽이었다.

“아쉽네요. 더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해서.”

클라우디아가 진심으로 아쉬운 듯해 니아는 푹 고개를 숙였다.

황궁 안에서 황자가 아는 척해도 무척 곤란했는데, 황궁 밖에서 황녀가 친한 척하는 것은 곤란함을 넘어 가히 충격적이었다. 꿈인지를 의심할 만큼.

“그래요. 다음에 기회가 또 있겠죠.”

클라우디아 엘로이는 눈꼬리를 접으며 붙들리지 않은 한쪽 손으로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었다. 결코 더러운 것을 만지는 손길이 아니었다.

니아는 그 모습에 조금 용기를 내어 물었다. 저 작은 아이에게도 은혜를 베푸는 사람이라면, 이 질문에 기분 나빠할 것 같지는 않았다.

“황녀님.”

“네?”

“왜 자꾸만 제게 존대를 하시는지…….”

클라우디아 엘로이는 쭈뼛대는 니아를 보다 작게 웃었다.

“당신도 내게 존대를 하잖아요.”

“저를 어찌 황녀님과. 저는 겨우 남작에 불과한…….”

니아의 말을 가로막고 그녀가 중얼거렸다.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라는 듯.

“귀한 사람이니까?”

“…….”

“귀한 사람을 귀하게 대하는 것뿐이에요. 존중받아 마땅하죠.”

“…….”

니아는 절대 그럴 리는 없겠지만, 황녀가 그녀를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그러니까 클라우디아 엘로이가 니아 프레슬리의 비밀을 알고 있을 일말의 가능성을 생각했다.

혹시라도, 무언가 알고 있는 걸까?

그러나 니아가 더 의심하기 전, 그녀가 중얼거렸다. 신빙성이 있는 목소리로.

“사람은 누구나 귀해요.”

“…….”

“이 아이가 그렇듯이. 그렇지?”

빈속에 탈이 나지 않게 물렁한 음식을 오물거리고 있던 아이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딱 보아도 아이는 황녀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물끄러미, 하늘처럼 그녀를 올려다볼 뿐.

그러나 니아는 금세 이 아이가 그 뜻을 이해하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귀한 손에 의해 삶을 되찾은 아이니, 곧 스스로가 귀한 생명이라는 것도 알게 될 게 분명했다.

“아 참, 한 가지 조언을 해 줄게요.”

니아는 성급히 조그맣게 짓고 있던 미소를 거두었다. 황녀의 조언이라니, 내용이 뭔지는 모르지만 엄청난 것일 게 분명했다.

“아, 조언이 싫다면 제안이라고 여겨도 좋아요.”

“…….”

“힘든 일이 있으면 말해요.”

“……네?”

“귀찮은 일이 있으면 말하라고요.”

“……황녀님께요?”

우리는 어제 처음 본 사이고, 황녀와 백성 사이인데요?

“나 말고요.”

“아.”

니아는 수긍하려 했으나 곧바로 다시 궁금해졌다.

“그럼 누구에게?”

“누구겠어요?”

“어……. 혹시 딕시 댁스터 교수님?”

클라우디아 엘로이가 미간을 찌푸렸다. 조각 같은 얼굴에 금이 가는 것을 보고 니아는 안절부절못했다. 이게 아닌가 봐…….

으휴, 한숨을 쉰 황녀가 목소리를 높였다.

“당연히! 필릭스 쿠아란 공이죠.”

“…….”

“잘 알잖아요. 말만 하면 다 해결해 줄 텐데. 물론 내게 부탁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당연히 그쪽이 더 빠를 거라서.”

황녀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니아는 또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왠지 이런 상황이 최근 계속되어 왔던 것 같았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높은 분들의 표정을 올려다보는 상황.

눈이 마주치자마자 황녀의 눈이 반달 모양으로 접혔다.

“당신 얘기 많이 하던데요.”

장난스러운 그녀의 말이 무거운 돌처럼 쿡 하고 니아의 심장에 박혔다.

“……제 얘기를 하신다고요? 도련님, 아니 공작님께서?”

“아주 질리게 해요.”

어색한 침묵이 감돌았다. 니아는 당황을 감추지 못한 채 입술만 달싹거렸다.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커진 채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 클라우디아가 그만하라는 듯 손을 내저었다.

“장난이에요. 그렇게 심각한 표정 하지 말아요. 별로 얘기 안 해요. 우린 만나면 다른 얘기 해요.”

우리.

니아는 그녀의 장난보다 그 말이 더 신경 쓰였다. 지나가듯 말했으나 결코 장난이 아니었을 그녀의 결혼 얘기도.

니아는 또 한 번의 무례를 무릅쓰고 물었다.

“정말로…… 결혼을 하세요?”

“결혼이요? 내가? 아, 필릭스 쿠아란 공과 말이죠.”

“…….”

“최근에 많이 친해지기는 했어요. 원래도 친분은 있었지만, 전쟁터에서 돌아오고 난 이후에 급격히요.”

“그럼 정말로…….”

황녀가 씩, 시원스레 입꼬리를 올렸다.

“우리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만약에, 정말로 한다면요.”

니아는 딕시 댁스터와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클라우디아 황녀의 친숙하고 또 따듯한 태도는 니아에게서 솔직함을 끌어냈다. 윗분들에게는 듣기 좋은 말만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게 만들었다.

“말해요.”

“……곱게 보지 않는 시선도 있을 겁니다.”

“왜죠?”

“그건…….”

“돌려 말하지 말아요.”

니아는 숨을 한번 들이쉬었다. 황녀 앞에서 거짓을 고하는 일은 어쩐지 무척 어려웠다. 어찌 저찌 꾸며 낸 빛깔 좋은 말도 그녀는 다 알아차릴 것 같았다. 결국 소용없어질 거면, 계속 솔직하게 답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었다.

“……위협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황녀님께서는 황족이시고, 또 필릭스 쿠아란 공작님께서는 백성들의 큰 지지를……. 아, 그렇다고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는 건 아니고…….”

“위협이라면, 누구에게?”

황녀가 니아의 말을 자른 채 중얼거렸다. 그러나 니아는 그녀가 이미 답을 알고 있음을 알았다. 눈빛에 이채가 돌고 있었다.

“감히 제 입에 올릴 수 없는 분입니다.”

“아주 똑똑하군요.”

“…….”

“나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장난스럽게 마무리한 그녀는 허공을 보며 혼잣말을 했다.

“보통 황녀들은 다른 나라로 시집을 가죠. 아니면 황제 폐하께 결코 위협이 되지 않을 만큼의 가문과 혼사를 맺거나. 에슬란 제국에 그런 역사는 없지만, 사위에게 자리를 빼앗긴 황제는 세상에 아주 많거든요.”

니아는 숨을 죽였다.

황녀는 한숨처럼 다음 말을 내뱉었다.

“그래. 너무 커 버렸지……. 필요 이상으로.”

그 말은 황녀가 이제껏 한 말 중 가장 위태롭게 니아의 귀에 들려왔다.

누구를 말하고 있는지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필릭스 쿠아란을, 황녀는 필요 이상으로 커져 버렸다고 자조하고 있는 것이다.

황녀와의 대화가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예감이 들었다. 니아는 더 이상 답하지 않은 채, 황녀 곁에 선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아이와 눈이 마주친 순간, 니아는 망설임 없이 왼쪽의 돈주머니를 꺼내 아이에게 안겨 주었다. 일이 어긋났다면 모두 모르트 독테의 손에 쥐여 주었을 돈주머니를.

오늘 죽은 아이들을 대신해서 이 꼬마가 잘 살아 주었으면 했다. 십사 년 전, 같은 곳을 전전했던 니아 프레슬리와는 달리 이 꼬마가 즐거운 유년 생활을 쌓기를 바라면서.

황녀는 그런 니아 프레슬리를 오래도록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한마디 더 중얼거리며 멀어졌다.

“도와 달라고 해요.”

다음 날 아침, 니아는 평소와 같은 발걸음으로 아카데미 사무실로 향했다.

황녀와의 꿈결 같은 만남이 있었으나, 모르트 독테에 대한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큰 해방감을 느꼈다. 눈앞에 닥친 일이 풀리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몰랐다.

달마다 그를 만나야 하는 일도 크게 걱정이 없었다. 어제처럼만 하면 되는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아마도 그는…….

“분명 자멸할 테지.”

이미 오래전부터 인간 말종의 삶을 걸어오고, 이제는 마약에 완전히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작자였다. 그런 사람이 홀로 개과천선을 한다? 불가능했다.

또 물불 가리지 못하고 눈을 번뜩이며 집으로 찾아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금 걱정이 들긴 했지만…… 적어도 오늘 할 걱정은 아니었다.

니아는 끝도 없이 가벼워지려는 발걸음을 타박하며, 땅을 천천히 누르며 걸었다. 그러다 저 멀리 하늘 위로 솟아나는 것을 발견했다.

“왜 저기서 연기가 나지?”

신문 보급소 굴뚝에서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어제 윌리 로망에게서 듣기로는 오늘 신문 보급소는 휴일이었다. 직원들은 나오지 않은 채 그 혼자서 문을 연 건가?

니아는 출근 시간이 여유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신문 보급소의 문을 똑똑 두드렸다.

“아저씨?”

“오, 니아!”

어제 보았는데도 그는 몇 달 만에 본 사람처럼 니아를 반겼다.

“오늘도 일하세요? 어제 분명 쉬는 날이라고…….”

“수도에 사람들이 관심 둘 만한 사건이 딱 터졌는데 내가 어떻게 쉬겠어! 직업 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휴일도 반납하고 그러는 거다.”

“무슨 일인데요?”

“응, 시체 때문이야. 따끈따끈한 시체가 하나 발견됐거든.”

윽, 시체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윌리 로망을 보고 니아는 표정을 구겼다.

“물론 좋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시체는 종종 나오잖아요. 그냥 쉬시지 그러셨어요.”

뒷골목의 죽어 가는 아이들 이야기는 다루지도 않으면서. 니아는 괜히 윌리 로망이 원망스러워 입술을 삐죽였다.

“그냥 시체가 아니니까 하는 말이지.”

“뭐…… 무슨 시체인데요?”

꺼림칙하게 묻는 니아를 향해 윌리 로망이 갑자기 양손을 들고 왁! 하고 소리를 질렀다.

니아는 놀라지는 않았으나 좀 짜증스러웠다. 이 상쾌한 아침에 시체 얘기부터 시작해 이런 장난이라니. 괜히 들렀다 싶었다.

“황궁 벽에 시체가 대롱대롱 걸려 있었거든. 어제까지 없던 게 새벽에 갑자기! 대사건이지. 암, 대사건이야!”

“황궁 벽이요? 어떤 미친놈이…….”

“혀가 잘려 있었다는데. 품속에 의원증을 가지고 있어 겨우 신분을 알았다지 뭐야. 참, 나라가 아무리 강하면 뭐 하나. 이렇게 미친놈들과 한 나라에 같이 살고 있는데!”

“네에?”

니아는 그제야 따끈따끈한 새 신문을 바라보았다.

‘전 황궁 의원 모르트 독테. 황궁 벽에 시체로 매달린 채 발견돼. 특이사항은 혀가 잘린 채로…….’

“이 사람이…… 죽었단 말이에요?”

정말 모르트 독테가 죽은 거라면 니아는 더 이상 그를 협박할 일도, 협박받을 일도 없어진 거였다.

곧 죽을지도 모른다 여겼으나 이렇게 빠르리라곤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자멸이 아니라 타살일 줄도.

그는 몇 시간 전엔 분명 살아 있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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