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과거를 바꾸는 방법-73화 (73/76)

〈 73화 〉 #73. 해석 ­ 두 번째 과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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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해석 – 두 번째 과거 편

“안녕하세요. 이유진입니다.”

“두 번째 과거 편 퇴고는 약 22일가량 걸렸네요.”

“작가 씨는 퇴고를 도대체 언제까지 하려는 건지… 저로선 잘 모르겠네요.”

“보통 퇴고는 갈고 닦는 일인데, 작가 씨는 창조하는 격으로 쓰고 있거든요.”

“그래도 나름대로 노력 중인 것 같은 게, 백신 맞아서 아프다고 온종일 칭얼대면서도 컴퓨터 앞에 앉아있긴 해요.”

“아, 그리고 오늘이 1월 1일이더라고요.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럼 두 번째 과거 편 해석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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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개체 – 17화]

[#17. 편지]

“두 번째 과거의 매개체는 편지였어요.”

“그렇게 펼쳐지는 과거의 첫 장면엔 여자 친구 씨가 아닌, 엄마의 모습이 그려졌고요.”

“첫 번째 과거에선 알아챌 수 없었을지라도, 이번 과거에선 독자님들도 의문점을 갖기 시작했으리라 봐요.

어째서 편지가 펼쳐주는 과거에 여자 친구 씨가 아닌, 엄마의 모습이 그려진 것인지.”

“그리고 이번 편에선 엄마의 겉모습만이 아닌, 속마음을 낱낱이 그려졌어요.”

“여자 친구 씨가 있는데도 아빠를 좋아하는 마음을 포기하지 못하고, 동시에 죄책감을 가졌죠.”

“독자님들껜 우리 엄마가 욕심쟁이나, 질 나쁜 여자처럼 보일 수 있었지만, 나쁜 건 아빠예요. 전부 아빠가 잘못한 거예요.”

“그리고 첫 번째 과거에서 아빠가 엄마 가슴 만졌던 거 기억하시죠.

이번 편에서 확실해졌어요. 아빠는 아니라고 할 테지만, 아빠는 분명 가슴을 밝혔던 거예요.

그러니까 엄마가 저렇게 의기소침해진 거겠죠.”

“A컵이 뭐 어때서… 아니, 그냥 넘어갈래요. 짜증 나는 회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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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 18화~27화]

[#18. 두 번째 과거(1) ­ 원점]

[#19. 두 번째 과거(2) ­ 이질감]

[#20. 두 번째 과거(3) ­ 최선의 늪]

“18화부터 20화 중반부까지는 엄마를 되살리려는 아빠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제 탓에 억울하게 살해당했는데. 얼마나 미안하고, 괴로웠겠어요.”

“그리고 소제목이 참 은유적인 것 같아요.

살아있는 엄마를 마주했지만, 이도 저도 해낸 게 아니라는 원점.

엄마와 함께 갔던 분식집에서 분명하게 느끼기 시작한 이질감.

엄마를 되살리는 일과 여자 친구 씨에 관해 알아내는 일.

무엇이 정답인지를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최선의 늪까지.”

“아무튼, 이번 파트에서의 의문점을 살펴볼게요.

아빠는 엄마가 소중히 여기는 장소, 분식집을 알고 있는 것처럼 말했어요.

그리고 함께 갔었던 것처럼 자연스레 운전했고, 언덕길 위에 있을 분식집을 떠올리기까지 했죠.

익숙하게 찾아간 유료 주차장, 요란스럽게 울릴 종소리, 물은 셀프라는 사사로운 안내판.

하지만 막상, 엄마를 손녀처럼 아끼는 할머니는 아빠를 전혀 몰라봤어요.

작가 씨는 할머니가 정정하시다는 걸 분명하고 의도적으로 피력해놨고요.

즉, 할머니는 기억의 문제가 아니라, 아빠를 정말 처음 마주했다는 게 분명한 상황이었죠.

거기에 아빠 또한, 옅은 두통과 이질감을 느끼고 나서는 제가 분식집에 온 적이 없었다는 걸 깨달았고요.”

“이 부분을 깊게 생각하면 분명하게 추리할 수 있었어요.

아빠의 과거는 어딘가 지워져 있고, 그것이 엄마와 관련된 이야기라는 것을요.”

“20화 후반부는 다음 파트와 합쳐서 살펴볼게요.”

[#21. 두 번째 과거(4) ­ 낯선 아이]

[#22. 두 번째 과거(5) ­ 변곡점]

“일단, 20화 후반부부터 21화 중반부까지는 아빠가 여자 친구 씨의 본가를 조사했죠.”

“그리고 여기서부터 쌍둥이 자매는 없으리란 생각도 하게 됐고요.

아빠가 적었던 메모만 살펴봐도, 두 번째 과거는 엄청 막막했다는 걸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상황에 제가 등장하죠… 이 부분은 짧고 간략하게 할게요.”

“제가 등장하는 장면은 저번 해석 편에서 언질을 남겼었어요.

8화에서 등장했던 누군가, 엄마가 아빠 담배 못 피우게 하려는 장면이 그대로 오마주 됐죠.”

“그리고 저 중2병 같은 거 아니에요.

원래 무뚝뚝하기도 하고, 당시엔 감각이 엄청 무뎌진 탓도 있고, 나름 웃으려고 노력도 많이 한 거라고요. 크게 내색하진 못했지만요….

…말이 길어졌네요. 이만 넘어가죠.”

[#23. 두 번째 과거(6) ­ 호기심]

[#24. 두 번째 과거(7) ­ 절실한 고백]

“후… 자, 23화와 24화에선 다시 엄마의 모습이 그려졌어요.”

“짚고 넘어갈 의문점을 살펴볼게요.

23­1. 아빠의 두통이 또다시 심해졌다.

23­2. 쌍둥이 자매는 없다.

24­1. 과하다 싶을 정도로 길게 사라진 시간.

24­2. 엄마에게 과거를 털어놓는 아빠.

같은 의문이 그저 반복되는 게 아니라, 점점 심화 되고 있어요.”

“우선 두통. 23화부터 잦고, 심해지던 두통이 24화에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길게 사라졌죠.

이건 첫 번째 과거 편에서 남겼던 의문, ‘아빠에게만 심한 것 같은 두통, 한 번뿐인 기회’와 합쳐서,

‘아빠의 두통과 시간이 사라지는 이유’로 의문을 미루도록 할게요.”

“이어서, 두 번째 과거 내내 늘어지던 엄마의 호기심. 그것이 아빠의 고백, 과거를 털어놓게 했죠.

달빛과 함께 나타난 엄마, 아침이 되어서도 두 사람을 비춘 건 햇빛이 아닌 형광등.

다들 아시겠지만, 엄마가 아빠 앞에 등장할 땐 대부분 추운 밤이고, 낮이더라도 날씨가 흐렸어요.

앞으로도 쭉 나올 표현이지만, 모두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해요.

그러니까 첫 번째 과거에서 남긴 의문, ‘이윤서라는 존재와 날씨’는 지우도록 할게요.”

“마지막으로 17화에서 엄마의 마음이 형광등에 비유됐던 점만 짧게 살펴보고 넘어가도록 하죠.

24화에서 아빠는 형광등 탓에 깨어나지 않았어요.

형광등이 엄마의 마음인데, 아빠의 눈은 닫혀있고,

그렇기에 그날 따라 엄마의 잠꼬대가 심했던 거고, 아빠의 얼굴에 주먹을 명중시킨 거였죠.”

“아빠는 바보예요.”

[#25. 두 번째 과거(8) ­ 실타래]

[#26. 두 번째 과거(9) ­ 소화, 그리고 발화]

“엄마에게 모든 진실을 전했기에, 동전이 아닌 실타래가 굴러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아빠가 쌍둥이 자매도, 부모님에 관한 의문도 놓아줌으로써 여자 친구 씨에 관한 마음이 소화되려 했지만,

형사 아저씨가 등장함으로써 이야기는 새롭게 펼쳐지기 시작하려 하죠.

처음엔 불이 꺼지듯 묘사됐지만, 마지막엔 새로운 이야기가 피어오른다는 발화가 이뤄진 거죠.”

“그리고 25화에선 중요한 의문점을 짚어볼 수 있었어요.

25­1. 헤어진 이유를 전혀 모르는 여자 친구 씨.

26­2. 작가 씨가 편지를 보여준 이유.

그리고 4화에서 아빠와 엄마가 헤어졌던 이유를 미리 보여줬던 점까지.”

“작가 씨는 4화부터 두 번째 과거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엄마랑 아빠가 헤어진 장면을 미리 보여주고,

두 번째 과거에선 편지를 보여줌으로써 헤어진 이유를 설명했죠.

하지만 여자 친구 씨는 서로가 헤어진 이유를 전혀 모르는 모습을 보였어요.

이건 ‘헤어진 이유를 모르는 여자 친구 씨’로 미루도록 하죠.”

[#27. 두 번째 과거(10) ­ 꽃망울]

“벌써 과거의 마지막 회차네요.”

“마지막 회차에선 여자 친구 씨가 아빠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본가와 관련된 이야길 꺼내면서 싸늘한 반응을 보였어요.”

“그리고 아빠는 새로운 과거를 마주함으로써 이야기를 발화시키려 하지만,

두 번째 과거에선 진실을 마주하지 못했기에, 피어오르지 못한 꽃망울과 같은 결말이 그려졌죠.”

“작가 씨는 두 번째 과거의 끝에서, 독자님들이 여자 친구 씨를 낯설게 그리려 노력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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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점 – 28화]

[#28. 변화(2)]

“과거와 과거가 이어지기 시작했어요.”

“첫 번째 과거에서 일으킨 변화는 그저, 엄마의 죽음으로 적힐 게 아니라,

엄마를 여자 친구 씨가 있는 장소에 도달시켰다 적혀야겠죠.”

“연결점은 같은 날이 반복되기에 어렵지 않을 테지만,

28­1. 자취방에 들어선 여자의 정체.

28­2. 엄마가 형사 아저씨에게 남긴 말.

28­3. ?는 울고 있었다.

그래도 정리할 건 해야겠죠.”

“우선, 엄마가 형사 아저씨에게 남긴 말부터 살펴볼게요.

애초부터 언니가 아니었다는 말. 이건 아직 살펴보지 않은 이야기지만,

앞으로의 연결점, 변화 회차에서 어떤 일이 그려질지 예고하는 것이었죠.”

“그리고 28­1과 28­3은 첫 번째 과거 편에서 남긴 의문 ‘여자 친구 씨가 자살한 이유’와 합쳐,

‘?씨가 자살한 이유와 눈물을 흘린 이유’로 남기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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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 29화~30화]

[#29. 찾아가는 길(1)]

[#30. 찾아가는 길(2)]

“첫 번째 과거에서 돌아왔을 땐, 엄마의 죽음을 마주하는 길이 그려졌고,

두 번째 과거에서 돌아왔을 땐, 엄마의 죽음을 인정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졌죠.”

“거기에 두 번째 과거에서 일으킨 변화는 연결점 회차만이 아닌, 현재에 저와 형사 아저씨를 모아냈다는 점이 있었고요.”

“30화에서 몇 가지 의문만 짚어보고 마치도록 할게요.

30­1. 되살리기 위해, 조사를 시작.

30­2. 그것을 반기지 않지만, 따르는 아빠.

30­3. 제가 마지막까지 미루자 한 방법과 반응.

저희 셋은 세 번째 과거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분명하게 정했어요.

아빠는 반기지 않았지만, 되살리기 위해서 조사하는 방법을 택했죠.”

“그리고 제가 남겼던 두 가지 말.

‘아까 말한 방법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아저씨라면 둘 다 되살릴 수 있으니까.’

이건 ‘유진이 말한 마지막 방법’으로 미루고,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못 알아듣는 건 참 서럽네요.’

이 부분은… 그냥 잊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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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두 번째 과거 편 해석이 끝났습니다.”

“사실, 두 번째 과거에선 새로운 의문보다는 복선이 심화 되거나, 해소되는 일이 대부분이었죠.”

“슬슬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진 것 같은데, 그래도 정리해볼게요.

~변경~

(해소)‘이윤서라는 존재와 날씨’

(심화)‘여자 친구 씨가 자살한 이유’

→ ‘?씨가 자살한 이유와 눈물을 흘린 이유’

(심화)‘아빠에게만 심한 것 같은 두통, 한 번뿐인 기회’

→ ‘아빠의 두통과 시간이 사라지는 이유’

~프롤로그 편~

‘색감과 네온사인’

‘철학적 대화와 실존주의’

‘여자 친구 씨에 대한 할아버지의 반응’

‘아빠는 호색한’

~첫 번째 과거 편~

‘차와 관련된 아빠의 트라우마’

‘아빠는 심장 위치를 모르는 변태’

~두 번째 과거 편~

‘아빠의 두통과 시간이 사라지는 이유’

‘헤어진 이유를 모르는 여자 친구 씨’

‘?의 자살, 눈물을 흘린 이유’

‘유진이 말한 마지막 방법’

‘아빠는 가슴 큰 여자를 좋아하는 나쁜 남자’

…이 의문이 전부 해소되긴 할까요.”

“이렇게 착실히 정리했는데, 작가 씨가 실수하고 놓친 부분을 발견하면 참 허탈할 것 같네요.”

“세 번째 과거 편은 아빠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았던 만큼 편수도 짧았어요.”

“그러니 작가 씨가 퇴고를 얼른 마칠 수 있도록, 다들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해주세요.”

“댓글을 살펴봤는데, 다들 너무 착하게 응원해주시니까, 나쁜 버릇이 든 것 같아요.”

“저도 얼른 찾아오고 싶지만, 퇴고를 기다리도록 할게요.”

“…슬슬 팔이 욱신거리네요. 오늘은 이만 돌아가도록 할게요.”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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