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2화 〉 #72. 해석 첫 번째 과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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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해석 – 첫 번째 과거 편
“안녕하세요. 이유진입니다.”
“조금이 아니라, 굉장히 오래도 걸렸네요. 퇴고가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일인가 싶네요….”
“아무튼, 사담은 이만 관두고 해석 편 시작하겠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과거 편부터 무엇인가를 해석하는 건 조금 시기상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 해석은 이야기를 둘러보는 느낌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자, 우선 첫 번째 과거 편부터는 이 이야기의 진행방식을 알 수 있었어요.
매개체 → 과거 → 연결점 → 현재
이게 조금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래도 최선의 구성이었다는 게 작가 씨 입장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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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개체 – 4화][#4. 반지]
“다들 아시겠지만, 과거로 향할 때 바친 물건 이야기에선 계속해서 엄마가 등장했어요.”
“이건 유일하게 엄마가 등장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던 반지 편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41. 커튼에 가려진 달빛.
42. 여자 친구 씨의 의미심장한 질문.
43. 아빠의 회고.
아빠는 바보라서 모를 수 있지만, 일단 아빠의 회고조차도 엄마와의 갈등이었으니까요.”
“아빠에게 청혼 받던 날, 엄마는 유난히도 행복했을 거예요.”
“하지만 여자 친구 씨로 인해 바뀐 과거,
‘유난히도 환했던 달빛이 커튼에 가려’
자, 이 부분에서 숨겨진 주인공이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죠.”
“거기에 이날의 주인공인 엄마가 없는 탓에, 침실 또한 따스하지 않고, 푸르스름하며 쌀쌀한 분위기로 연출됐고요.”
“거기에 이어서 여자 친구 씨의 질문,
‘…너는 분명, 내가 아니어도 행복했을 거야.’
이것도 숨겨진 주인공이 있다는 걸 암시하고 있었고요.”
“달빛도, 분위기도, 질문도, 아빠의 회고마저도. 전부 숨겨진 인물을 가리키고 있네요.”
“아빠가 주책 부리는 장면은… 적당히 넘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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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 5화~13화][#5. 첫 번째 과거(1) 두 번째 이야기]
“5화에선 정말 많은 의문점을 찾아볼 수 있었어요.
51. 여자 친구 씨가 자살한 이유.
52. 좀처럼 맞물리지 않는 대화.
53. 흐릿한 기억과 낯선 향기.
간단하게 정리하려 해도 이만큼이나 나오죠.”
“특히 5화 초반부 외출했을 때의 장면,
‘흐릿해진 기억들이 일곱 빛깔을 곁들여 다채롭게 떠오를 때, 상혁의 코끝엔 왠지 모를 낯선 향기들만 느껴졌다.’
아빠와 여자 친구 씨와의 대화는 좀처럼 맞물리지 않았고,
아빠는 흐릿한 기억을 떠올렸지만, 어째선지 낯선 향기를 느꼈죠.”
“작가 씨는 계속해서 여자 친구 씨가 누군가의 자리에 덧씌워졌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어요.”
“거기에 첫 연애가 아니라는 대화와 오스카 와일드 씨의 명언, 마지막으로 카페에서의 대화까지.”
“5화에선 정말 많은 복선이 설치되어 있었네요.”
[#6. 첫 번째 과거(2) 변하지 않는 것][#7. 첫 번째 과거(3) 단서 찾기]
“6화와 7화에선 아빠의 청혼, 여자 친구 씨의 실종, 단서를 찾는 이야기가 그려졌어요.”
“그리고 이 정도면 작가 씨가 과한 것 같은데…. 아빠가 청혼하는 장면에선 ‘가로등에 가려진 달빛’이 엄마를 암시하고 있었어요.”
“아무튼, 6화와 7화에서의 의문점은 아빠가 정리해줬으니,
저희는 대충 읽고 넘어가도록 하죠.”
[#8. 첫 번째 과거(4) 전부 그대로였다][#9. 첫 번째 과거(5) 갈림길][#10. 첫 번째 과거(6) 고양이 손]
“8화부터 10화까지는 엄마가 등장하고, 앞으로의 이야기가 계획되는 회차였어요.”
“8화에서 아빠가 담배를 피울 때 말을 건 사람.”
“이건 여담인데, 저게 엄마의 등장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지만, 그와 동시에 제 등장 방식도 예고하고 있었어요.”
“못된 습관을 말릴 엄마가 없어진 과거, 미래에서 찾아온 딸이 그걸 대신 말리는 거죠.”
“아무튼, 8화부터 10화를 요약하자면,
‘전부 그대로였던 하루, 똑같은 미래와 엄마의 도움을 받을지 선택하는 갈림길, 결국 엄마라는 고양이 손을 붙잡는 아빠.’
작가 씨는 어떻게든 엮이게 되는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리려 했고, 그걸 제목에 요약해냈어요.”
“그리고 그런 모습에서 순애 요소를 찾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아빠는 바람둥이 기질이 다분하니, 순정남 타이틀은 빼도록 하죠.”
[#11. 첫 번째 과거(7) 그날의 기억][#12. 첫 번째 과거(8) 상반된 진술]
“11화와 12화에선 위기감이 조성되기 시작했어요.”
111. 아빠의 트라우마.
112. 좀처럼 돌아가지 않는 엄마.
12. 엄마가 등장할 땐 흐릿한 날씨가 그려진다.
“우선, 엄마는 아빠가 안전 운전을 하지 않으니까,
‘선배는 트라우마도 없어요?’
라고 말했는데, 이건 아빠가 차에 관한 안 좋은 과거가 있다는 복선을 심어둔 것이었죠.”
“그리고 좀처럼 돌아가려 하지 않는 엄마, 그런 엄마를 돌려보내려는 아빠.”
“그런 대화가 자꾸만 반복되는 건, 작가 씨가 의도적으로 위기감을 고조시킨 것이었고요.”
“그리고 엄마가 있을 땐 흐릿한 날씨만 그려졌어요. 등장도 그렇고, 학교 앞에서도 그렇고. 뭐, 이건 제가 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였고요.”
“마치, 여자 친구 씨가 만든 세상이 엄마와 저라는 존재를 먹구름에 가리려는 것 같았죠.”
“아, 12화에선 교감 선생님의 진술이 아주 큰 복선처럼 그려졌어요.”
“근데 이건 작가 씨가, 작가의 말에 해석을 직접 남기겠다네요.”
[#13. 첫 번째 과거(9) 최악의 시나리오]
“아니… 엄마는 어째서 심장 위치를 헷갈렸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들어준 걸까요.”
“그 정도면 실형 감인데 말이에요. 에휴… 뭐, 이건 적당히 넘어가도록 하죠.”
“13화에선 첫 번째 과거의 끝과 위기감이 조성됐던 이유가 그려졌어요.
131.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채로 사라진 아빠.
132.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는데 끝난 시간.
133. 그런 집에 홀로 남겨진 엄마.
134. 비밀번호를 틀리는 누군가.
빠르게 정리해 볼게요.”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는데, 어떤 변화도 일으키지 못했는데 과거가 끝날 이유가 없죠.”
“즉, 과거는 끝나가고 있었지만, 명확한 변화가 일어났기에, 여자 친구 씨의 사망 추정 시간 전에 아빠가 사라진 거예요.”
“그건 바로 집에 엄마가 등장했다는 점이죠.”
“마지막으로 비밀번호를 틀리는 누군가. 이건 나중에 해소될 복선이니 넘어가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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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점][#14. 변화(1)]
“드디어 연결점이네요. ‘변화’ 회차에선 아빠가 일으킨 변화를 마주할 수 있었어요.”
“첫 번째 과거에서 아빠가 일으킨 변화는 엄마를 여자 친구 씨의 집으로 불러왔다는 것.”
“그렇기에 변화 회차에 엄마의 죽음이 그려졌죠.”
“그리고 아빠만이 아닌, 형사 씨도 바뀌는 과거를 인지할 수 있다는 설정도 나왔고요.”
“이번 회차는 짚을 점이 별로 없어서 편하긴 한데… 그래도 역시 조금 우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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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15. 돌아오는 길(1)][#16. 돌아오는 길(2)]
“드디어 현재로 돌아온 아빠. 내용도 제목처럼, 아빠가 과거에서 돌아오는 모습이 그려졌죠.”
“그리고 작가 씨가 설치한 복선이 너무 많으니, 빠르게 정리만 하도록 하죠.
151. 아빠는 과거에서 시간을 잃는다.
152. 일란성 쌍둥이에 의아해하는 할아버지.
161. 변화를 알아차린 법사님과 그녀의 가르침.
162. 두 번째 과거로 향할 물건.
163. 아빠가 엄마를 우선시하기 시작했다.
164. 보통은 2번인데, 아빠는 1번이다.
…많네요.”
“현재 파트에서 설치된 복선은 전부 나중이 되어야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네요.”
“일이 줄어드니까, 입꼬리가 올라간 것 같다고 물어볼 것 같은데, 맞아요. 입가가 찢어질 지경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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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그래요, 첫 번째 과거에서 뭘 해석하겠어요.”
“그래도 지금까지 쌓인 의문점들을 정리하면서 해석을 마치도록 하죠.
~프롤로그 편~
‘색감과 네온사인’
‘철학적 대화와 실존주의’
‘여자 친구 씨에 대한 할아버지의 반응’
‘아빠는 호색한’
~첫 번째 과거 편~
‘여자 친구 씨가 자살한 이유’
‘이윤서라는 존재와 날씨’
‘차와 관련된 아빠의 트라우마’
‘아빠에게만 심한 것 같은 두통, 한 번뿐인 기회’
‘아빠는 심장 위치를 모르는 변태’
합칠 수 있는 의문점들이 있는 것 같지만, 당장은 이르다 봐요.”
“그리고 점점 많아지네요. 방학 숙제처럼요. 끔찍하달까.”
“독자님, 오늘 물러가면 이대로 안 돌아올 것 같다고 물어보려 했죠. 하지만 정말 애석하게도 그건 불가능할 것 같네요.”
“정말 아쉽지만, 작가 씨가 두 번째 과거 편 퇴고 마치는 날 돌아오고 말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다들 영원히 아니,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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