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화 〉 #23. 두 번째 과거(6) 호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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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두 번째 과거(6) 호기심
[18년_02월_13일_화요일]
[21:00]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다는 기분.
그것이 우산 쓴 사람들의 시선도, 비에 젖어 몸을 떨고 있었다는 것도 알아챌 수 없게 했고,
“….”
상혁이 그런 공허한 기분에서 정신을 차린 건, 유진을 찾아 살피던 주변이 뒤바뀐 걸 알아차렸을 때였다.
비가 내리는 카페 앞 거리에서 익숙한 창가 앞 서재까지.
그건 정신을 차렸다는 것만으로 바뀔 수 있는 배경이 아니었다.
멍해진 기분에 잠겨 집으로 돌아온 게 아니라면, 시간이 사라진 것인지.
상혁은 평소 같았다면 제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파악하려 했을 테지만,
“상관없겠지….”
이제는 무덤덤한 반응만 보이며 주머니에 있을 휴대전화기를 꺼내 들 뿐이었다.
그렇게 문자를 한 통 보내고, 책상 위에 내려놓은 휴대전화기 화면이 밝아지기를 기다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옅은 진동을 울리며 밝아진 휴대전화기 화면.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 받았습니다. 이상혁입니다.”
[여보세요? 문자 확인하고 전화 드렸어요. 아, 김윤희라고 합니다.]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지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이라 알고 연락하게 됐습니다.”
[네, 맞아요. 혹시 현지에게 무슨 일이 있나요…?]
“아닙니다. 다름이 아니라, 여쭙고 싶은 게 한 가지 있어서요.”
[아, 네… 어떤 일인지…?]
“현지에게 쌍둥이 자매가 있었나요?”
[에? 쌍둥이요? 어… 그건 금시초문인데… 아, 근데 혹시 누구 신데 이런 걸 여쭤보시는 거죠?]
첫 번째 과거와 마찬가지로 확신에 찬 증언이었다.
문제는 그 확신의 정도가 2층집 아주머니와 다를 게 없다는 점이었다.
“하….”
상혁은 둘의 증언에 한 치의 거짓도 없다면.
그렇다면 한 가지 가설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며 손을 내렸다.
[저기요?]
“있어… 분명히 있어….”
쌍둥이 자매는 존재한다.
다만, 일란성 쌍둥이임에도 현지가 고등학교를 출석하지 않았던 시점부터 존재하며,
거기에 집 근처를 제외한 곳에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집 안엔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았다.
[아니… 저기, 여보세요…?]
자신이 내렸지만, 현실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가설.
그걸 확신해야 하는 처지에 골치가 아파진 것일까.
상혁은 허리 아래서 홀로 소리치던 교감 선생님과의 통화를 끊고, 손등으로 미간을 세게 눌렀다.
“하….”
골치가 아프다는 것도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을 꼽는다면 역시나 두통 탓이었다.
서재에서 의식을 되찾고 나서부터 점점 심해지는 두통, 그와 더불어 흐릿해지는 전신의 감각.
앞뒤가 맞지 않는 그 감각이 오묘할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감각이 익숙하진 않더라도, 낯선 것까진 아니었기에.
상혁은 가눌 수 없게 된 몸에 두려움과 조바심이라는 절실함을 담고, 힘겹게 서재를 나섰다.
몸에 찬물이라도 끼얹어 감각을 되찾으려는 것이었지만,
서재를 나서는 것과 동시에 균형을 잃고 바닥에 고꾸라지듯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제가 쓰러졌다는 것도 바닥을 마주한 시야 덕에 알아차릴 정도로 정신이 흐릿해져 있었다.
“하윽…!”
상혁은 이를 세게 물고, 마룻바닥을 손톱이 빠질 정도로 세게 긁어봤지만,
“….”
변함없이 흐려지는 시야가 이전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는 걸 선고할 뿐이었다.
▶▶▶ ▶▶▶
[18년_02월_16일_금요일]
[09:00]
♬
아기자기한 물건들로 잔뜩 꾸며진 이 방에 익숙한 피아노 전주가 울려 퍼지고 있다.
만날 수 없어. 만나고 싶은데, 그런 슬픈 기분인걸♪
그리고 이어지는 가사 탓에 침대 위의 이불이 작게 꼼지락거린다.
말할 수 없어. 말하고 싶은데, 속마음만 들키는걸♬
“우으….”
이 방의 주인인 윤서가 이불 속에서 얼굴을 반쯤 내밀어 주변을 살폈지만,
이렇게 밝은 아침에 일어나는 건 무리라는 듯, 얼굴을 도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이불 속에서 얇고 하얀 팔을 내보냈다.
내 사랑에 마법에 열쇠가 있다면, 그건 바로 이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
이불 위를 한참 헤매던 팔이 단잠을 방해하던 휴대전화기를 찾아냈고,
catch you~ catch you
그와 동시에 알람이 꺼졌다.
“더 잘 거야… 더 자야 해….”
윤서는 잠결에 다리 밑으로 내려간 인형을 발가락으로 집어, 그것을 허벅지 사이에 끼워 넣었지만,
“…하.”
결국 잠들지 못하고, 두 눈을 부릅뜨고 말았다.
거기에 몸을 숨기던 이불을 내팽개치며 몸을 벌떡 일으켜 앉았다.
“신경 쓰여… 신경 쓰인다고!”
윤서가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신경질만 부리게 된 건, 이제 막 시작된 오늘까지 포함해 4일째이다.
“도대체 어떻게 알고 있던 거지…? 아니, 말이 안 되잖아….”
상혁은 제가 쓰려 했던 글을 전부 알고 있었다.
제목도, 내용도, 하다못해 뜬구름같이 그려만 봤던 등장인물의 이름까지도.
그것을 저보다 완벽하게 꿰고 있었고, 그 줄거리를 제게 전해주며 써달라 부탁할 지경이었다.
‘네가 쓸 글이야. 네가 쓴 글이기도 하고.’
거기에 제가 이런 글을 쓰려 했다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는 식의 말투까지.
여기까지만 해도 호기심은 진정시킬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올랐지만, 진짜 의문은 따로 있었다.
상혁이 제 앞에서 난생처음 눈물을 흘렸다.
그렇기에 차오른 호기심을 덮고, 상혁의 모습만 떠올릴 뿐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
윤서가 허벅지 사이에 허벅지 사이에서 목을 졸리고 있던 인형을 꺼내 물었다.
“언니랑 싸운 걸까? 그건 아니려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인형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주인 탓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 인형.
윤서는 지은 죄라곤 그뿐인 인형의 머리를 퍽퍽 때리곤, 저 멀리 내던져버렸다.
“짜증 나….”
▶▶▶ ▶▶▶
[19:45]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식사도 하고.
거기에 연재 중인 웹 소설 다음 편까지 미리 마감 지었는데도.
오늘까지 포함해 무려 4일씩이나 규칙적으로 보낸 윤서의 하루는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상혁의 부탁을 들어주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런 하루를 보내게 된 것이었지만,
지루한 폐관 수련은 오히려 독이 되어, 안 그래도 강한 호기심을 증폭시킬 뿐이었다.
“이거면 되겠지….”
편의점 봉투에 담긴 맥주와 과자를 살피며 중얼거리는 윤서.
상혁의 눈물이 남긴 호기심이 외출을 감행하게 한 것이었고,
그런 그녀가 도착한 이곳은 현지의 자취방이었다.
“언니! 나 왔어!”
밝은 목소리가 안쪽까지 잘 전해진 것일까.
안에서만큼은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현관문이 활짝 열리고, 그 안에서 현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왔어? 문자 하지! 마중 나갔을 텐데… 으, 엄청 춥네, 얼른 들어와.”
현지는 그렇게 반기다가도, 쌀쌀한 공기를 느끼며 윤서를 서둘러 안으로 들였다.
“언니 내일 쉬니까 얼른 왔지. 후후… 그리고 글도 미리 다 써놨어!”
현관으로 들어선 윤서가 운동화를 벗어젖히며 편의점 봉투를 흔들자,
“응? 맥주…? 뭐야… 너도 무슨 일 있어?”
그것을 건네받은 현지가 살짝 당황하듯 물었다.
“너도라… 음, 우선!”
“꺅!”
윤서는 물어보고 싶은 게 산더미 같았지만, 당장은 현지의 품에 안겨 그리움부터 전했다.
“보고 싶었잖아! 요즘 왜 이렇게 연락이 없어… 어, 뭐야… 설마 나 온다고 샤워까지 한 거야?”
“큭큭, 뭐래!”
그렇게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지자, 윤서가 보이지 않게 표정을 굳히며 말을 이었다.
“아, 주말이니까 선배도 불러야 하나? 오늘은 언니랑 둘이 마시고 싶은데….”
“….”
의도가 분명했던 질문에 현지의 표정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그리고 그제야 둘의 관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던 윤서.
그런 그녀가 현지의 품에서 빠져나와, 얼굴을 마주 보며 물었다.
“반응 뭐야… 혹시 싸웠어?”
“아니, 그게 아니라….”
“뭐야… 왜 이렇게 심각해… 설마 헤어진 건 아니지…?”
“….”
“에…?”
“일단, 그래… 마시면서 얘기하자….”
“어, 응….”
두 사람 사이엔 묘한 침묵이 흘렀고, 그런 분위기는 술상 준비를 마치고 나서야 풀어질 수 있었다.
“무슨 일인데, 어쩌다 헤어진 건데.”
“나도 잘 모르겠어….”
“응? 모르겠다니, 선배가 헤어지자 한 거야?”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네….”
현지는 답답한 마음을 식히기 위해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그래, 어쩌다 헤어졌어.”
“어쩌다 헤어졌다니…?”
“어쩌다 보니까 헤어져 있는데, 상혁이가 날 안 잡아… 연락 한 통 없어….”
“그게 무슨 말일까… 아, 연락은 해 봤고?”
“나도 헤어진 걸 이제 막 알게 된 참이라… 아직 못 했어.”
“이제 막 눈치챘다? 저기,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 건가…? 너무 어렵게 들리는데….”
“있잖아? 헤어진 건 그렇다 쳐. 근데 어떻게 연락 한 번 안 할 수 있어?”
“음… 그건 선배가 나빴네….”
윤서는 이해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여도 마지못해 동감한다는 보였고, 답답한 마음을 축이듯 맥주만 벌컥벌컥 마셨다.
그러자 현지가 조금 어둡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
“헤어진 이유도 모르겠고, 날 잡지 않는 이유도 모르겠어….”
“일단 확실한 건… 장담하건대, 선배 지금쯤이면 언니랑 화해할 방법 찾는다고 책상 앞에서 편지 같은 거 끼적이고 있을걸?”
“…그럴까?”
“뻔하지! 그 선배 성격이 어딜 가겠어.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그러고 있을 거 같지 않아? 큭큭.”
윤서는 그런 모습이 눈에 훤히 그려져 키득거렸고,
“그럴 것 같네… 에휴.”
현지는 그런 모습을 상상하며 한숨만 뱉어볼 뿐이었다.
▶▶▶ ▶▶▶
[23:30]
이해할 수 있는 게 단 한 가지도 없을 것이었다.
헤어진 이유를 숨기는 것인지.
정말 그 이유를 모른다면, 그것을 어떻게 모를 수 있는 것인지.
윤서는 그런 부분은 어떻게 넘겨짚을 수 있어도, 상혁이 보인 모습만큼은 도무지 그럴 수가 없었다.
여자 친구와 헤어진 바로 다음 날 찾아온 곳이 자신의 집이라는 것도,
어째선지 울고 있었다는 것도,
의미를 알 수 없는 말과 초능력 같은 부탁까지도.
유일하게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이라곤, 두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모습만 보인다는 것뿐이었다.
그렇기에 윤서는 현지를 취하게 만들어, 헤어진 이유를 털어놓게 하는 계획을 실행시켰지만,
그건 서로의 주량 탓에 실패하고 말았다.
소주 몇 잔에 치사량이라 일컬어도 괜찮을 정도로 취한 탓에 대화는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고,
그렇게 별다른 수확 없이 현지의 집에서 돌아서야 했다.
“우으….”
윤서는 취기가 올라와 거리를 비틀거리며 다녔지만, 발걸음이 자신의 집 쪽을 향한 건 아니었다.
취기와 추위에 졸음이 몰려와도, 그것을 아늑히 넘는 호기심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고 싶었기에.
“야! 히끅… 전화받아!”
그렇기에 지금, 상혁의 집 현관문 앞에서 휴대전화기에 으름장을 내뱉고 있는 것이었다.
“뭐야, 왜 대답을 안 해… 히끅.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디 히끅. 아, 혀 씹었어….”
물론, 전화가 연결된 것도 아니었다.
“이상혁! 이 바보 멍청아!”
윤서는 제 호기심에 되려, 짜증이 차올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다가도,
“쉿…!”
갑자기 조용해져서는 쫑긋 세운 귀를 현관문에 가져다 댔다.
“설마 집에 없나? 추운데, 그냥 들어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주춤거리는 손가락.
도어락 비밀번호는 01월 16일. 상혁과 현지가 사귀기 시작한 날짜이다.
윤서는 비밀번호를 모르는 게 아니라, 그날을 직접 누르고 싶지 않은 것이었지만,
“이번만, 이번만이니까. 이대로 있으면 얼어 죽을지도 모르는 거니까….”
이번만큼은 호기심에 못 이겨 넘어가주겠다는 듯.
고개를 휘휘 저어대며 옛 기억을 떨쳐낸 뒤, 6과 7 사이를 망설이던 손가락을 오른쪽 위로 올렸다.
“실례합니다…?”
그렇게 무엇도 들어설 수 없었던 상혁의 집으로 달빛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윤서가 조금 비틀거리며 현관을 지나, 익숙한 위치에 손을 뻗어 거실 불을 켰고,
“이상혁 씨… 어디 계신가요… 혹시 글 쓰고 계시나요….”
곧바로 서재 쪽으로 향하려던 순간이었다.
“에…?”
이상한 반응과 함께 걸음이 멈춰진 건, 거실 한복판에 누워있는 사람을 발견한 탓이었다.
엎드려 누워있었지만, 그건 누가 봐도 상혁이었고,
“뭐야… 왜 여기서 자요… 풉.”
그런 모습이 당장은 재밌게만 느껴진 것인지.
윤서가 방긋 웃으며 상혁의 옆에 쪼그려 앉아 말을 이었다.
“웃겨. 혹시 죽은 척?”
그리고 마치, 호기심 많은 남자아이가 동물의 사체를 나뭇가지로 찔러보는 것처럼.
윤서도 상혁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손가락을 내밀었고,
“어…?”
그와 동시에 상혁의 몸을 관통하는 제 손가락을 마주했다.
“…이게 뭐야?”
그런 현상에 당황한 윤서는 쪼그려 앉아있던 몸을 뒤로 내빼다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이해력이 남들보다 좋은 그녀였기에.
곧바로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손가락을 다시 한번 상혁에게 보냈다.
“…재밌다!”
…그냥 상혁의 몸 이곳저곳을 헤집을 뿐이었다.
신기한 장난감을 마주한 아이처럼 말이다.
“이게 뭐야, 이상해! 아니다, 만져지는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이건 어떻게 한 거람… 저기요, 이제 장난 그만 치고 일어나봐요. 나 어지러워….”
시간이 사라지는 현상이 시작되려는 것이었다.
옅은 두통을 느꼈을 윤서가 몽롱한 얼굴이 되어, 고개를 쓰러지듯 숙였고 그런 순간.
“우웩….”
….
“토 안 했다! 큭큭.”
그냥 많이 취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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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편지]
‘잘 잤어?’ 아침 열어주던 인사가,
‘씻고 밥 먹자.’ 하루를 시작하던 네 모습이 이렇게 선명한데,
‘조심해서 다녀와.’ 너를 보내주고,
‘오늘 하루도 고생 많았어.’ 현관 앞에서 기다렸어야 할 내 모습은 떠오르지 않더라.
잊고 있던 잘못들을 떠올려서 그런지, 전부 관둬야 할까 싶어졌어.
인제 와서 염치라는 걸 챙기고 싶어진 모양이야. 한심하지?
있잖아, 오늘은 정말 현관문을 두드리고 싶을 것 같아.
아직 네 번째지만, 지금까지 알게 된 잘못을 늘여놓고 반성하고 싶어.
사과하고 싶어.
이 편지는 정말 의미 없는 짓일까?
이런 편지는 관두고, 어떻게든 널 만나 용서를 비는 게 정답일까?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참을성이 부족한 것 같아.
떠올리면 떠올릴수록 낯선 내 모습들을 마주하기가 괴로워.
그래도 전부 마주할 게.
그리고 기다릴 게.
이것도 내가 변하는, 고쳐가는 과정이 되리라 생각해.
제 잘못마저 무뎌졌던 내가 참 밉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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