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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38화 (38/93)

38화. 네 집에 가보고 싶어

2017.11.09.

신촌역 앞에, 지후가 서 있었다.

훤칠한 키에 어깨가 넓은 지후는,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단지 윤영이 지후를 좋아하기 때문에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지나가는 여자들이 흘끔흘끔 그의 모습을 훔쳐보는 걸 보면.

윤영은 우쭐해졌다.

시선을 잡아끄는 남자와 데이트를 하는 여자가 바로 나다.

“지후야.”

너무 서두르는 기색 없이 그에게 다가갔다.

“오래 기다렸어?”

“아니, 방금 왔어.”

지후가 말했다.

고개를 바짝 들어야 볼 수 있는 그의 얼굴이 좋았다.

“오늘 날씨 진짜 좋다.”

“그러게.”

“이런 날에는 밖에서 놀아야 하는데. 놀이공원을 갈걸 그랬나 봐.”

“흐음.”

지후는 긍정적인 대답을 해 주지 않았다.

“뭐 볼지는 생각해 뒀어?”

지후가 물었다.

“응, 이번에 개봉한 영화. 스릴러인데 재미있다더라.”

사실은 로맨스가 보고 싶었다. 스릴러나 액션 영화는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로맨스를 보면 지후가 지루해할지도 모르고, 지루하면 다음 번 데이트는 물 건너가는 것이기에, 평이 좋은 스릴러로 선택했다.

“스릴러.”

지후가 윤영을 빤히 내려다봤다.

“응, 스릴러 안 좋아해?”

“좋아하긴 하는데, 괜찮겠냐?”

“뭐가?”

“스릴러, 볼 수 있겠어?”

“당연하지. 나, 스릴러 좋아해.”

지후는 밝게 말하는 윤영을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래, 그럼.”

윤영과 지후는 영화관을 향해 걸어갔다.

“점심은 먹었어? 점심 먹고 나서 영화 볼까?”

“난 먹었어.”

“아, 그래.”

윤영은 지후와 함께 점심을 먹을 줄 알고 그냥 나온 터였다.

“넌 먹었어?”

지후의 질문에 윤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먹었어. 엄마가 먹고 나가라고 하셔서.”

“아, 그래.”

대화가 끊겼다.

자꾸만 단절되는 대화가 지후와 윤영 사이의 거리감을 알려 주는 것만 같았다.

단둘이 만나기는 했지만 필요 이상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지후는 원치 않는 것만 같았다.

‘아냐,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자. 아직은 지후가 날 잘 모르니까 그러는 거야.’

윤영은 자꾸만 아파오는 마음을 무시하며, 지후와 대화를 시도했다.

지후를 올려다보며 열심히 이야기하는 윤영을, 선미와 지영이 지켜보고 있었다.

점심이나 같이 먹을까 싶어서 만난 두 사람은, 역 앞에서 지후와 윤영이 만난 시점부터 계속 보고 있었다.

“쟤, 들떠서 우리가 있는 것도 모르는 것 같지 않아?”

지영의 말에 선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지후한테 관심 없다더니.”

“윤영이가 그랬어?”

“응. 내가 잘해보라고 할 때마다, 자기는 지후한테 전혀 관심 없다고 그러던데? 지후 같은 애 싫다고.”

“관심 없긴. 좋아 죽는구먼. 입이 아주 귀까지 걸렸는데?”

“지후도 쟤한테 관심 있나?”

“그런 것 같진 않은데. 저거 봐 봐, 지금 윤영이 혼자 떠들잖아. 지후는 앞만 보면서 걷고.”

“그런데 왜 둘이 만난 거지?”

“윤영이가 조른 거 아냐? 저 정도면 거의 졸라서 만난 것 같은데.”

“처절하다, 처절해. 저렇게까지 해서 남자를 만나고 싶을까?”

“생각해 보니까 진짜 웃긴다. 윤영이 쟤는 나루를 엄청 씹잖아. 나루가 남자애들이랑만 친하게 지내려고 한다고. 그런데 정작 지는. 이게 딱 그거 아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거.”

“맞아, 맞아. 저렇게 좋으면 싫어하는 척이나 하지 말든가. 저런 애들 진짜 딱 싫어. 남자한테 관심 없는 척하면서, 뒤에서는 남자 만나고 돌아다니는 애들.”

친구들이 자기에 대해 뭐라고 떠들어 대는지 모르는 윤영은, 그저 즐거웠다.

영화표도, 팝콘도 전부 지후가 샀다.

윤영이 사려고 했지만, 지후가 말렸다.

“내가 살게.”

“아냐, 내가 보자고 한 건데.”

“됐어. 내가 살게.”

윤영은 슬쩍 자신을 밀어내면서까지 완고하게 계산을 하려는 지후의 행동이, 윤영을 애인으로, 혹은 애인 후보로 대접을 해 주는 것만 같았다.

영화는 역시 윤영의 취향이 아니었다.

‘하지만 영화가 중요한 게 아니지.’

바로 옆에 지후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영화 상영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더 길었으면. 아예 끝나지 않았으면. 그래서 영원히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으면.

그러면 좋을 텐데.

영화가 끝나고 나왔을 때,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재미있더라. 덕분에 잘 봤어.”

지후의 감상에, 윤영은 대답하지 못했다.

어떻게 해야 지후와 더 오랫동안 같이 있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지후는 윤영을 흘끗 내려다보고는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영화관을 나오자마자 지후가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너네 집에 가 보고 싶어.”

지후의 말을 끊으며, 윤영이 말했다.

지후가 눈을 크게 떴다.

“뭐?”

“너네 집, 구경하고 싶어. 오늘 너네 집에서 저녁 먹자. 마트에서 장 봐서, 내가 요리해 줄게. 나, 요리 잘하거든.”

지후의 미간이 좁아졌다.

윤영은 가슴이 콱 옥좼다.

‘너무 성급했나?’

지후가 여기서 헤어지자고 말하기 전 무슨 말이든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내뱉은 말이었다.

지후가 대답하기까지의 시간이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

“집에 재경이 있어.”

완전히 거절의 말은 아니었다.

돌려서 거절한 것이겠지만, 윤영은 여기서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괜찮아. 같이 저녁 먹으면 좋지. 나, 재경이 좋아해. 편하고 상냥하고.”

“남자 둘이 사는 집엘 오겠다고?”

“에이, 친구 사이인데 뭐 어때?”

“흐음.”

윤영은 주먹을 꽉 쥐었다.

‘제발. 제발.’

지후의 입술을 주시했다.

굳게 다물려 있던 붉고 예쁜 입술이 천천히 벌어졌다.

“그래, 그럼.”

* * *

하루 종일 기분이 안 좋은 이유는, 그리운 꿈을 꿨기 때문이었다.

나루는 침대에 누워서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봤다.

‘아니, 오늘 지후랑 윤영이랑 영화를 본다고 해서 기분이 나쁜 걸지도 몰라. 지금쯤 영화 보고 있으려나?’

옛 시간의 꿈을 꿨다.

어느 주말 오후. 아직 레지던트였던 재경이 오랜만에 시간이 났다며 모두를 소환했다.

점심을 먹고 커피숍에서 수다를 떨었던 날이 기억나는 이유는, 그 전날에 지후에게 커플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때, 자꾸만 서로를 보는 나루와 지후에게 윤영은 말했다. 커플인 거 잘 알고 있으니까 티 좀 그만 내라고.

‘설마 그때도 윤영이가 지후를 좋아하고 있었던 걸까?’

옛 시간에서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었는데, 이 시간에 와서 자꾸 의심을 하게 된다.

어쩌면 윤영이 옛 시간에서도 지후를 좋아했을지도 모른다고.

지후와 나루가 사귀게 되는 바람에, 고백조차 하지 못하고 그 마음을 감추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아, 진짜 기분 별로네.’

무슨 수를 써도 가라앉은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안 되겠다. 밖에 나가서 바람 좀 쐐야겠어.’

나루는 벌떡 일어났다.

산책을 좀 하고 백화점에서 윈도우 쇼핑을 하다 보면 기분이 좀 나아질 것이다.

그러나 현관문을 나서는 순간, 나루는 자신의 결정을 후회했다.

윤영과 지후가 복도를 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나루는 현관문을 잡은 채로 얼어붙었다.

장을 보고 오는 길인지, 지후의 손에는 마트 봉지가 들려 있었다.

윤영과 지후의 거리는 아주 가까웠다.

오늘 집에서 저녁을 해 먹기로 결정한 커플이, 장을 봐서 돌아오는 길처럼 다정해 보였다.

표정 관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둘의 모습을 지켜봤다.

지후가 먼저 나루를 발견했지만, 인사조차 건네지 않았다. 분명히 눈이 마주쳤는데, 지후는 슬그머니 시선을 피했다.

욱신―

심장에 격통이 일었다.

가슴에 칼이 박힌대도, 이토록 아프지는 않을 것이다.

찢긴 심장에서 흘러나온 피에 질식할 것만 같았다.

“어, 연나루다.”

지후보다 늦게 나루를 발견한 윤영이 아는 척을 했다.

‘표정을.’

나루는 문손잡이를 꽉 쥐었다.

‘관리해야 돼.’

쉽지 않았지만, 가까스로 입가에 미소를 띄울 수 있었다.

“안녕. 둘이 같이 오는 걸 볼 줄은 몰랐네.”

다행이다.

목소리가 많이 떨리진 않았다.

“응, 오늘 같이 영화 봤거든.”

윤영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가 승리자의 미소라는 것을, 나루는 알 수 있었다.

“아, 그래.”

“지후네 집에서 같이 저녁 먹기로 했어. 아, 너도 저녁 같이 먹을래? 지후야, 나루도 같이 먹어도 되지?”

윤영이 지후에게 애교스럽게 물었다.

지후는 보일 듯 말 듯 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윤영이 나루를 보며 생글생글 웃었다.

“같이 먹어도 된대. 너도 약속 없으면 같이 저녁 먹자. 내가 맛있는 거 해 줄게.”

둘이 완전히 연인이 된 것 같아 보였다.

“아니, 괜찮아.”

나루는 간신히 대답했다.

“나는 약속이 있어서. 맛있게 먹어.”

“아,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내일 봐.”

“응.”

두 사람이 나루의 집 앞을 지나갔다.

나갈 생각이 사라졌다.

나루는 집 안으로 들어와 조용히 문을 닫았다.

심장에서 피가 흐른다.

나루는 문에 기대어 스르륵 주저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아, 너무 아프다.’

* * *

윤영은 닫힌 나루의 집 문을, 흘끗 돌아봤다.

‘나, 방금 너무 나댔나?’

하지만 지후는 장단을 맞춰줬다.

‘뭐, 괜찮겠지.’

문득 어젯밤에 꾼 꿈이 떠올랐다.

윤영을 향한 애정 어린 나루의 눈빛, 다정한 음성, 해사한 미소가 무척이나 생생하게 떠올라 당황스러웠다.

‘뭐야, 갑자기.’

새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생각난 걸까?

방금 전 나루를 보며 취했던 승리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냥 꿈일 뿐이잖아. 개꿈이라고, 개꿈!’

하지만 다시 생각난 꿈은 아침보다 더 깊이 윤영의 뇌리에 각인되었다.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듯 또렷하게.

* * *

윤영과 함께 들어오는 지후의 모습에, 재경은 말문이 막혔다.

둘이 영화를 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집까지 같이 올 줄은 몰랐다.

게다가 둘은 함께 장까지 봐왔다!

몹시도 마음에 안 드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윤영의 앞에서 티를 내지 않을 만큼의 생각은 있었다.

“어, 둘이 같이 올 줄은 몰랐는데.”

재경의 말에 윤영이 미안하다는 듯 웃었다.

“어떻게 하고 사는지 너무 궁금해서, 내가 지후를 졸랐어. 대신에 맛있는 거 해 줄게. 닭볶음탕 좋아해?”

“좋아하긴 하는데…….”

재경은 지후를 돌아봤다.

지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는 아무것도 드러나 있지 않았다.

“미리 말했어야 했는데, 미안.”

지후는 그렇게만 말했다.

“남자 둘이 사는 거라서 지저분할 줄 알았는데, 되게 깨끗하다. 누가 집안일을 잘하는 거야?”

윤영이 집을 둘러보며 물었다.

“지후가.”

“아, 진짜? 재경이가 깔끔할 줄 알았는데.”

“난 별로.”

자기가 불러들인 주제에, 지후는 윤영을 상대해 주지 않았다. 그래서 재경이 윤영의 말에 대답을 해 줘야만 했다.

“집 되게 좋네. 이 빌라가 다 이런 구조인가?”

“아니, 방 하나짜리도 있고 그렇더라. 나루네는 방이 하나야.”

“아, 나루. 방금 마주쳤는데.”

“그래? 나루도 부르지 그랬어?”

“같이 저녁 먹자고 했는데 선약이 있대.”

“아, 그래.”

재경은 표정이 굳어지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나루도 지후와 윤영이 함께 들어오는 모습을 목격하다니.

‘오해할지도 모르겠는데. 아니, 오해가 아닌가?’

재경은 윤영을 도와 식료품을 정리하는 지후의 뒷모습을 노려봤다.

지후의 모습은 영락없이 저녁 준비하는 애인을 돕는 남자로 보였다.

울컥 짜증이 치밀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나루를 포기했는데.’

지후의 태도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후는 분명 나루를 좋아한다.

지후는 자꾸 아니라고 하지만, 재경도 사랑을 하기에 알 수 있었다. 지후 또한 자신과 같은 눈으로 나루를 지켜본다는 걸.

‘아니면 내가 틀린 건가? 지후는 정말로 나루를, 그냥 내가 좋아하는 여자라고만 생각하는 건가?’

혼란스러웠다.

윤영은 즐거워 보였고, 재경은 그런 윤영이 곱게 보이지 않았다.

윤영이 특별히 재경에게 잘못한 건 없지만, 나루를 대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은 지후의 애인이라도 된다는 듯 행동해서 더 싫다.

“아, 지후야. 매운 건 잘 먹어?”

윤영이 지후에게 물었다.

“아니, 못 먹어.”

“그래? 그럼 닭볶음탕 말고 찜닭을 할까? 간장이랑 다 있으니까.”

“알아서 해. 내가 도울 건?”

“없어, 없어. 가서 앉아 있어.”

“그래.”

대화를 끝낸 지후가 뒤로 돌아서다가, 재경과 눈이 마주쳤다.

재경은 눈에 힘을 주고, ‘이 상황을 설명해 봐.’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지후는 무시하고 방으로 향했다.

재경이 지후의 손목을 붙잡았다.

“어디 가?”

“내가 도울 일 없대서.”

“그렇다고 방에 들어가게?”

“들어가서 쉬고 있어도 돼. 재경이 너도.”

윤영이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재경은 그런 윤영을 노려봤다.

더는 안 되겠다.

“이 집 안주인처럼 굴지 마. 여긴 네 집도 아니고, 넌 지후 애인도 아니니까.”

재경이 차갑게 내뱉은 말에 윤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재경아.”

지후가 나무라듯 말했지만, 재경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야? 같이 사는 사람한테 묻지도 않고 여자를 데리고 오고. 그 여자는 뭐가 좋다고 남자 둘이 사는 집에 쭐레쭐레 따라온 건데?”

“성재경.”

지후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이건 정말 화가 났다는 뜻이다.

하지만 민지후. 나도 화가 났어.

“미안해, 재경아. 난 그냥…… 괜찮을 줄 알았어. 우린 친구니까.”

윤영이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변명을 했지만, 재경의 표정은 누그러지지 않았다.

“친구 좋아하시네. 나랑 너는 친하지도 않고, 아마 너랑 지후도 친하지 않겠지. 친하지도 않은 남자 집에서 밥 해 주는 게 취미인가 보지?”

“아니, 그건…… 그냥 친해지고 싶어서.”

“나는 너랑 친해질 생각 없어.”

“성재경, 그만해.”

지후가 무거운 음성으로 말했다.

“아니, 그만 못 하겠네. 이 집은 너랑 나랑 같이 사는 집이야. 네가 김윤영한테 밥을 얻어먹고 싶었다면 김윤영 집을 가든가 했어야지. 나한테 의견도 안 묻고 이게 뭐 하는 짓이야?”

한 번 터뜨리고 나니 감정이 점점 더 격해졌다.

말없이 응시하는 지후와 안절부절못하며 이 상황을 지켜보는 윤영의 모습에, 더 화가 났다.

“미안해. 둘이 싸우지 마. 그냥…… 그냥 내가 집에 갈게.”

윤영이 들고 있던 감자와 칼을 내려놓고 말했다.

재경은 윤영을 향해 차가운 시선을 던지며 대답했다.

“어, 그래. 너, 그냥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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