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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를 사랑하지 않기로 했습니다-23화 (23/93)

23화. 네 옆자리는

2017.09.18.

지후를 잃은 후 늘 그랬듯 오늘도 악몽을 꾸었다.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악몽을 꾸고 나면 온몸이 찌뿌드드하고 기분이 가라앉았다.

나루는 침대에서 내려와 창문을 열었다.

기다렸다는 듯 불어오는 봄바람이 선선하고 신선했다.

‘날씨 좋구나.’

오늘은 가평에 가는 날이다.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옛 시간으로 돌아왔지만 기억나는 것도 별로 없고, 나루의 기억과 다르게 흘러가는 일들이 너무 많았다.

전에는 가평 표본 채집 여행 때 물에 젖은 나루를 보고 지후가 반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바보 같은 추측이었다.

현재 지후는 나루를 성가셔하고 있고, 그런 상황에서 물에 빠진 나루를 본다고 갑자기 좋은 감정을 품을 리 없었다.

사람 귀찮게 만드는, 덜떨어진 여자라고 생각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어차피 상황은 내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고 있어. 지후는 나를 귀찮아하잖아. 이대로만 행동하면 되겠지. 우선은 가평 여행을 즐기자.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뒀다가 중요한 순간에만 잘 대처하면 될 거야.’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하는 각오를 다지고, 욕실로 들어갔다.

씻고 나와서 대충 짐을 챙기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재경이었다.

“같이 가자, 터미널까지.”

“응, 잠깐만 들어와. 나 아직 짐을 다 못 챙겨서.”

“아, 그래도 돼?”

“응, 왜?”

“아니, 그래도 여자 혼자 사는 집인데.”

“저번에는 막 밀고 들어오더니.”

나루가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아니, 그때는 뭐 그냥.”

재경은 우물쭈물하며 대답했고,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다.

현관문 근처를 서성이며 기다리는 재경이 귀여웠다.

‘내 친구들은 어릴 때 귀여웠구나.’

그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나이가 들고 보니 행동 하나하나에 어린 티가 묻어 나온다.

20살은 아이와 어른의 중간에 서 있는 나이. 이 시기에 즐거움과 아픔과 사랑과 이별을 경험하며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리라.

짐을 다 챙기고 나왔다.

빌라를 벗어나 전철역을 향해 걸어가는 중에, 재경이 입을 열었다.

“왜 안 물어봐?”

“응? 뭘?”

“지후, 왜 같이 안 가냐고.”

재경이 이런 걸 물어볼 줄은 몰랐다.

나루는 재경을 돌아봤다.

언제부터였을까.

재경은 나루를 보고 있었다. 재경의 연갈색 눈동자가 심각한 빛을 띠고 있었다.

“그런 걸 물어봐야 하는 거였어?”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너, 나 좋아하잖아.”

“응.”

“지후한테도 말했을 거 아냐.”

“응.”

“그럼 지후는 널 위해서 자리를 비켜줬겠지. 나랑 둘이 가라고.”

나루의 대답에 재경이 얼굴을 붉히며 슬그머니 시선을 돌렸다.

“응.”

“내가 지후한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이니?”

“응.”

재경의 대답에 철렁했다.

드러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그를 향한 사랑이 깊고 커서, 전부 감추지 못한 모양이다.

“왜 그렇게 보일까?”

나루는 당혹감을 감추고 말했다.

“그러게. 왜 그렇게 보일까.”

재경의 음성에 쓴맛이 묻어 나왔다.

전철역을 향해 걸어가는 내내,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재경아, 나루야.”

전철역 근처에서 윤영을 마주치지 않았더라면, 전철에서 계속 어색한 분위기가 흐를 뻔했다.

나루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윤영은 커다란 가방을 등에 매고 나루와 재경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자그마한 체구의 윤영이 커다란 가방을 멘 모습은, 소풍을 가는 유치원생처럼 귀여웠다.

이 시간의 윤영이 나를 싫어하더라도, 나루는 여전히 윤영이 좋았다.

“아, 혼자 가기 심심했었는데 마침 잘 만났다.”

윤영이 웃으며 다가왔다.

며칠 전 날 선 말투로 나루를 꼬집었던 적이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

나루도 굳이 그 일을 끄집어내고 싶지 않았기에,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게. 혼자 갔어야 했던 거면 진작 연락하지.”

“괜히 내가 너네 셋 사이에 끼어드는 것 같아서. 자취 멤버들, 셋만 뭉쳐 다니기로 유명하잖아.”

“에이, 그렇지도 않아.”

“여기서 터미널까지 40분 정도면 가겠지? 늦으면 안 되는데.”

전철역 계단을 내려가면서 대화를 나누는 동안, 윤영은 지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그제야 나루는 자신이 지후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의식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재경과 늘 붙어 다니는 지후에 대해 묻지 않는 건, 오히려 자연스럽지가 않았다. 의식하는 듯이 보였다.

‘윤영이는 지후한테 관심이 있으니까…… 아마 아까의 나도 그렇게 보였겠지.’

재경이 왜 지후에 대해 묻지 않느냐고 했을 때, 적절한 대답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보니 어느새 터미널에 도착했다.

터미널 앞에는 먼저 도착한 지후와 선미가 캔 커피를 마시며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명진이만 오면 되나?”

“걔는 학교도 잘 안 나오더니 오늘도 늦네.”

“아직 약속 시간은 안 됐으니까. 곧 오겠지.”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

부아아앙―!

시끄러운 오토바이 엔진음이 들려왔다.

몇 대의 차를 추월한 오토바이가 일행들의 앞에 멈췄다.

꽁무니가 올라간, 멋스러운 오토바이였다.

파란색 불꽃 무늬가 들어간 헬멧을 벗자 명진의 얼굴이 드러났다.

나루가 이 시간에서 오토바이를 탄 명진을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얘가, 얘가. 위험하게.

“여어. 다들 일찍 왔네. 내가 제일 빨리 도착할 줄 알았는데.”

남의 속도 모르고 명진은 유쾌하게 인사했다.

나루는 눈을 크게 뜨고 명진을 노려보고 있었다.

나루의 시선을 느낀 듯 명진이 물었다.

“왜 그렇게 봐? 오토바이, 타 보고 싶냐?”

“윤명진, 너. 나중에 나랑 얘기 좀 하자.”

“뭐야, 갑자기? 엄마가 이따 집에 가서 보자고 말하는 줄 알았네.”

“집에 갈 것도 없어. 이따 버스에서 얘기 좀 해.”

“뭐야. 나, 너랑 앉아야 돼? 지후랑 앉지 그래?”

명진의 말에 윤영이 움찔했다.

“내가 왜 지후랑 앉아? 너랑 짝인데.”

“그 짝짝꿍, 아직도 유효한 거였냐? 표본 채집 끝났으니까 이제 안 해도 되는 거잖아.”

“나랑 앉는 게 그렇게 싫어?”

“아니, 싫다는 말이 아니라. 무서우니까 그렇지. 좀 전에 진짜 우리 엄마 같았단 말이야.”

“아무튼 이따 얘기 좀 해.”

“무서워 죽겠네, 진짜.”

명진이 툴툴거리며 다시 헬멧을 썼다.

“이것 좀 세워두고 올게. 안에들 들어가서 기다려.”

부와아아아앙―!

오토바이가 떠난 후, 나루 일행은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다.

재경과 지후가 버스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는 동안, 선미는 윤영에게 팔짱을 끼었다.

“우리, 화장실 가자.”

바로 옆에 나루가 있는데도, 선미는 나루에게는 제안하지 않았다. 오히려 윤영이 나루를 돌아봤다.

“나루야, 넌 화장실 안 가?”

“응, 난 괜찮아. 다녀들 와.”

선미에게 이끌려 화장실로 향하며, 윤영은 뒤를 돌아봤다.

나루는 사람 많은 터미널 한복판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지후에게도, 재경에게도 관심을 받는 나루가 얄밉고 싫었다.

윤영은 나루를 질투하면서도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는 마음이 드는 게 이상했다.

나루는 분명 이곳에 있는데, 어째서인지 다른 공간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자칫 잘못하면 사라락 흩어져 사라질, 아주 위태로운 공간.

“나루는 명진이랑 앉을 것 같지?”

선미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아, 응. 그렇더라.”

“아까 나루 쟤가 하는 말 들었어? 명진이한테 나중에 얘기 좀 하자고 막 그랬잖아. 진짜 꼴 뵈기 싫어.”

얘는 왜 이렇게 나루를 꼴 뵈기 싫어하는 걸까?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나루가 혼자 서 있는 모습을 봐서일까. 지금은 나루의 뒷담화를 듣고 싶지 않았다.

“갈 때 재경이랑 같이 앉아서 가고 싶은 거지?”

윤영은 대화의 주제를 바꿨다.

“응. 안 그래도 그 얘기 하려고 했는데. 재경이랑 지후랑 너무 딱 붙어서 다녀. 끼어들 틈이 없네. 넌 오늘 재경이랑 같이 와서 좋겠다. 나도 거기서 출발할걸.”

“그러게. 어쩌다 보니 재경이랑 마주쳤어.”

재경이 나루와 함께였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 얘기를 하면 선미는 또다시 나루를 욕할 것이다.

“아무튼 내가 어떻게든 지후랑 재경이 떨어뜨려 놓을게. 버스 타기 직전에 지후 잠깐 부르면 되겠지. 그때 네가 재경이 옆자리에 앉아.”

윤영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선미가 윤영의 손을 덥석 잡았다.

“윤영아, 넌 진짜 좋은 애야.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고. 최고야, 정말. 우리 친하게 지내자.”

“응응, 그래.”

이야기를 끝내고 화장실에서 나오던 선미와 윤영은, 마침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걸어오던 명진과 마주쳤다.

명진은 예의 그 날카로운 눈으로 선미와 윤영을 빤히 응시하다가 입술 끝을 비틀어 올렸다.

“나쁜 짓을 꾸미는 표정들인데.”

윤영은 철렁했지만 곧 표정을 갈무리했다.

“나쁜 짓이라니. 시원하게 볼일 보고 나오는 사람한테.”

“너네 너무 티 나게 나루를 따돌리는 거 아니냐? 어린애도 아니고.”

“따돌리는 거 아니거든. 우리가 가자고 했는데 나루가 싫다고 했어.”

이번에는 선미가 대답했다.

‘우리’가 아니라 ‘내가’지.

윤영은 선미의 말을 고쳐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때 저 멀리에 있던 나루가 명진을 발견했다.

“야, 윤명진! 너, 이리로 와.”

나루가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

“하아. 연나루, 진짜 무서워 죽겠네.”

명진은 볼멘소리를 내며 나루를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투덜거리는 말과는 달리 행동을 보면 명진은 나루가 싫지 않은 것 같았다.

윤영은 나루가 신기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여자들이 자기를 싫어한다는 것쯤은 눈치챘을 것이다. 싫어하는 이유가 남자들과 어울리기 때문이라는 것도.

보통 그런 걸 알게 되면 눈치를 볼 법도 한데, 나루는 그런 기미가 전혀 없었다.

남들이 자신을 뭐라고 욕하든,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나였다면 저런 식으로 행동 못 할 텐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윤영이 화끈한 성격이라고들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윤영은 내성적이고 소심했다.

단지 그런 자신의 모습이 싫어서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무리하고 있을 뿐이었다.

버스가 출발하는 시간이 될 때까지, 재경과 지후는 계속 붙어 있었다.

나루와 명진이 먼저 버스를 타고, 그 다음에 재경이 버스에 올랐다.

그 뒤를 따라 타려는 지후를, 윤영이 불렀다.

“지후야.”

심장이 쿵쿵 뛰었다.

“어?”

지후가 걸음을 멈추고 윤영을 돌아봤다.

햇빛이 지후의 검은 머리카락 위에서 부서지는 것을, 윤영은 아찔한 기분으로 응시했다.

심장이 더 격하게 뛰어서, 지후에게 들리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너 혹시.”

입을 열며 선미의 옆구리를 슬쩍 찔렀다.

선미가 황급히 지후를 지나쳐 버스를 탔다.

“어, 그러니까. 그…… 물티슈 있어?”

“없는데.”

“아, 그래? 아까 편의점 가서 하나 사올걸.”

“재경이 있을 거야.”

“아, 그렇구나. 다행이다. 우리도 타자.”

“어. 먼저 타라.”

다행히 지후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버스에 올라 보니, 선미가 의도한 대로 재경의 옆자리를 차지해서 앉아 있었다.

나루와 명진은 앞쪽 좌석이었다.

“지후, 이리로 와.”

선미가 옆에 앉아 있는데도, 재경은 손을 들어 지후를 불렀다.

선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냥 그렇게 앉아. 우린 여기 앉자.”

지후가 옆을 가리키며, 윤영에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만들어 낸 ‘우리’라는 단어가 몹시도 듣기 좋았다.

윤영은 한결 기분이 좋아진 것을 느끼며 지후가 가리킨 자리에 앉았다.

재경도 더 이상 말했다가는 선미가 기분이 상할 거라고 생각한 듯, 지후에게 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아, 네가 창가에 앉을래?”

윤영이 물었다. 지후는 이미 옆자리에 앉아 좌석에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고 있었다.

“아니. 잔다.”

차가운 대답에, 좋았던 기분이 순식간에 식었다.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지후는, 온몸으로 거부를 표현하고 있었다.

나한테 말 걸지 마. 여기에 앉기는 했지만 너와 대화하고 싶은 건 아니니까.

지후의 커다란 몸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만약 나루가 옆에 앉았더라도 지후가 이렇게 행동했을까?’

불현듯 며칠 전 밤거리에서 보았던 영상이 떠올랐다.

걸어가는 나루와 그 뒤를 따라 걷는 지후. 단둘만의 세계에 있는 듯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그 모습이 생생했다.

‘절대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겠지.’

* * *

명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뭐라고?”

“오토바이, 그거 타지 말라고.”

“하? 대체 왜?”

“위험하잖아.”

“위험할 수 있지. 그런데 그걸 왜 네가 신경 쓰는데?”

“그거야.”

순간, 나루의 눈동자가 일렁 흔들렸다.

명진은 누군가 자신의 삶을 터치하는 걸 무척 싫어했다. 헤어스타일도, 오토바이도 지적 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루의 지적에 날카롭게 반응했는데, 일렁이는 그녀의 눈동자를 보자마자 후회했다.

“네가 다치는 거 싫어.”

나루가 명진과 눈을 똑바로 맞추고 말했다.

그 선명하고 커다란 눈동자가 확 덮쳐오는 것만 같아서, 명진은 저도 모르게 몸을 뒤로 뺐다.

“다치긴. 나, 꽤 조심해서 타거든.”

“아까 보니까 조심하는 것 같지도 않더라. 다른 차들 막 추월하고.”

“그러려고 오토바이를 타는 건데.”

“위험하잖아. 작은 사고가 나도 크게 다치는 게 오토바이야.”

“알아, 알아. 그래서 보험도 잘 들어놨어. 나 죽으면 우리 가족 부자 될걸.”

“윤명진.”

나루가 명진의 팔뚝을 꽉 잡아 눌렀다.

“너, 그런 소리 하지 마. 그렇게 해서 보험금이 나온다고, 네 가족들이 좋아할 것 같아?”

“아니, 웃자고 한 소리에 왜 그렇게 진지해?”

“안 웃겨, 그런 말. 하나도 안 웃겨.”

나루의 음성은 절박했고, 명진은 그걸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직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그 비슷한 일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이 여자는 왜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까?

“너, 혹시 주위에 누가 오토바이 사고라도 난 적 있냐?”

혹시나 싶어 물었더니, 나루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응, 있어. 아는 사람이,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어.”

“아아, 그래서 이러는 거야?”

나루는 대답하지 않고 명진을 빤히 응시했다.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그녀의 눈동자를 가까이에서 보고 있노라니 기분이 이상해졌다.

“저기, 그런 식으로 보지 좀 말아 줄래?”

“명진아. 부탁이야. 오토바이, 앞으로는 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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