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두근거리니까
2017.08.24.
명진과 친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았다.
명진은 타인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자기만의 세계가 뚜렷했다.
나루와 명진은 학번이 비슷해서, 실험을 할 때 같은 조에 묶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 때문에 대화를 나눈 적은 종종 있지만, 사적으로 연락을 할 만큼 친하진 않았다.
옛 시간의 어느 누구도 명진과 친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졸업 후 동창 모임 때에 명진의 이름이 나오지 않은 이유는, 그리하여 그 이름을 잊게 된 이유는 그 때문이었다.
명진은 당황한 듯 나루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명진의 입장에서는 알지 못하는 여자가(그것도 실내에서 선글라스를 쓴) 갑자기 달려와 붙잡고 눈물을 흘리니, 어이가 없을 만도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루의 인생에서 죽음을 경험한 것은 두 번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 민지후의 죽음. 그리고 윤명진.
오래전에 죽어서 기억에서조차 사라졌던 명진이 생생한 모습으로 눈앞에 있었다.
가슴이 벅찼다.
―불쌍해.
어느 날엔가. 동물 실험을 하고 있을 때였다.
새하얀 토끼가 조마다 한 마리씩. 죽음을 앞뒀다는 것을 아는지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학생들은 자그마한 쥐 해부에서 벗어나 커다란 생물을 해부한다는 설렘과 두려움, 신기함에 들떠 있었다.
하지만 시종일관 표정 없이 토끼를 쓰다듬어 주던 명진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불쌍해. 이런 걸 한다고 해서 우리가 더 많이 알게 되는 것도 아닌데.
누구보다도 이런 일에 흥미를 느낄 것 같은 명진이 한 말이기에, 인상 깊었던 것 같다.
토끼 귀에 주사를 놓을 때, 명진은 작게 속삭였다.
―미안.
잊고 있던 일들이 떠올라 가슴에 사무쳤다.
또다시 눈물이 나려고 했다.
나루는 코를 훌쩍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너, 괜찮냐?”
명진이 물었다.
“응, 괜찮아.”
이 시간으로 돌아온 후, ‘괜찮다.’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흐음.”
명진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삐딱하게 서서 나루를 응시하다가 말했다.
“커피나 한잔할래?”
바라던 바였다.
* * *
학교 앞 커피숍에서는 음료를 시키면 케이크 하나를 무료로 제공했다.
커피 두 잔과 케이크 두 개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커피숍에 들어온 지 한참이 지났지만, 나루도, 명진도 입을 열지 않았다.
옆 테이블은 손님들의 수다로 시끌시끌했지만, 나루와 명진의 테이블은 침묵에 잠겨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나루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네, 여보세요.”
[나루, 어디야?]
재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나 지금 잠깐 어디 좀 와 있어.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어, 네 가방은 내가 챙길게.]
“응, 고마워.”
2교시 강의가 끝난 모양이다.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나루는 경이로운 기분으로 명진의 얼굴을 빤히 응시했다.
그런 기분을 느끼는 건 명진도 마찬가지였다.
‘얜 진짜 뭐지?’
명진은 나루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랑 언제 만난 적이 있었나? 내가 기억 못 하는 건가?’
예쁘장한 얼굴과 연나루라는 특이한 이름. 만난 적이 있다면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나루가 커피 잔을 들고, 까만 액체를 가만히 내려다봤다.
괴상한 차림새를 하고 있음에도, 시선을 아래로 떨군 나루는 무척 어른스러워 보였다.
왜 또래의 여학생에게서 세월이 묻어간 흔적이 느껴지는 건지, 명진은 알 수 없었다.
“궁금했어.”
이윽고 나루가 입을 열었다.
“뭐가?”
“윤명진이 누군지.”
나루가 시선을 올려 명진과 눈을 맞췄다.
“OT도 안 오고 수업도 안 오고. 그렇다고 자퇴를 한 것도 아니고. 누군지 되게 궁금하더라.”
그렇게 말하고 나루는 배시시 웃었다.
얼굴로는 웃고 있지만 속은 긴장하는 중이었다.
이 거짓말이 통할까?
간신히 쥐어짜낸 변명인데, 아무래도 빈약하다.
아니나 다를까. 명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궁금해서 그 짓을 한 거라고?”
“응.”
“갑자기 날 보고 소리 지르고 날 따라와서 울어재낀 게, 단지 그 이유 때문이라고? 궁금해서?”
“으응.”
“하?”
안 그래도 사나운 명진의 인상이 더 사나워졌다.
“장난하냐? 내가.”
명진이 두 손으로 테이블을 짚고 일어나,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나루에게 얼굴을 들이밀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명진의 눈동자가 형형하게 빛났다.
“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꿀꺽―
나루는 마른침을 삼켰다.
옛 시간 때도 좀 무서운 애라는 생각은 했었는데, 역시 노려보는 눈빛이 장난이 아니다. 다정함은 토끼한테만 보여 주는 행동이었나 보다.
“내가 궁금해서 그런 거라면, 그 말은 뭔데? 잊어서 미안하다는 말.”
‘아, 내가 그런 말도 했나?’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 똑똑히 기억나지 않았다.
“아니, 그건…… 그러니까… 윤명진이라는 사람이 궁금한데, 잊고 있었거든. 요 며칠 간에는.”
“하이고. 그래서 눈물까지 흘리셨다? 날 따라와 붙잡고는?”
“응.”
날 좀 믿어 봐, 라는 간절함이 담긴 눈으로, 나루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명진이 한쪽 눈을 찡그렸다.
스크래치가 난 눈썹도 따라서 움직였다.
“그래, 알겠어. 전혀 안 믿기지만 믿는 척해 주지. 그래야 얘기가 진행될 것 같으니.”
명진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나랑 친하게 지내고 싶은 이유는?”
“응? 그거야… 네가…… 음…… 생각보다 멋져서?”
“놀고 자빠졌네.”
명진이 콧방귀를 뀌었다.
“왜? 너, 멋져. 그 머리도 멋지고, 눈썹도 멋지고, 피어싱도 멋지고.”
“그게 말이 되냐?”
“안 될 건 뭐야? 네 외모에 좀 더 자신감을 가져 봐. 넌 멋져.”
“너한테 자신감 교육 받을 생각 없어. 지금 내가 궁금한 건.”
명진이 테이블 위에서 두 손을 거머쥐었다.
“진실이야.”
진지하게 이쪽을 응시하는 명진은, 나루의 기억보다 훨씬 어른스럽고 생각이 깊어 보였다.
어쩌면 명진은 하고 다니는 모습과 달리, 속은 깊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루는 갈등했다.
‘솔직하게 말할까?’
넌 죽어.
1년 후 이맘 때, 너는 오토바이 사고로 죽게 돼.
있잖아, 명진아.
내 애인도 죽었어.
내 애인은 12년 후, 나를 지키려다가 죽어.
나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어. 그의 몸에서 흐르던 피와 식어가는 그의 육체를.
그런데 이상하게도 눈을 떴더니, 여기로 돌아온 거야.
내가 과거로 돌아온 건지, 아니면 지금의 내가 길고 생생한 꿈을 꾼 건지. 사실은 아직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만약 내가 시간을 돌아 이곳에 온 거라면, 나는 기회를 얻은 거야.
내 연인을 살리고, 그리고…….
너를.
21년밖에 살아가지 못한 너를 살릴 기회를.
이런 말은 당연히 할 수 없었다.
이런 말을 해 봐야 정신이 이상해졌다는 소리만 들을 뿐이다.
게다가 나루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 시간에서 명진을 살리는 것이 옳은 일일까? 명진을 살리면, 너무 많은 것들이 변하지 않을까? 어쩌면 명진을 살림으로써 지후를 살릴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 아닐까?
12년 후, 지후를 살려야만 했다.
지후가 13년 후를, 20년 후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만 했다.
그게 나루의 최대 목표이자 소망이었다.
‘하지만.’
명진은 미심쩍다는 표정으로 나루를 보고 있었다.
‘그렇다고 얘가 죽을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할 수는 없잖아.’
12년 후, 명진은 모두에게 잊힌다.
하지만 분명 명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명진을 사랑했기에, 12년이 지나도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있을 터였다.
‘내가 모두를 살릴 순 없어. 하지만…… 내 눈앞에 있는 윤명진만큼은 살릴 수 있잖아. 그런데도 지후 때문에 얘를 모르는 척해야 하는 건, 가혹해. 난 분명 평생 후회할 거야.’
이런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을 텐데.
지금 나루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처절한 고독이 사무쳐, 나루는 고개를 숙였다.
“야, 너 우냐? 울지 마. 나, 여자애가 우는 거 싫어.”
명진이 당황한 듯 말했다.
“알겠어. 그럼 해라, 해.”
“뭘?”
“자신감 교육, 그거 계속 하라고. 그거 못 하게 했다고 우냐?”
“그거 때문에 우는 거 아니거든? 애초에 난 울지도 않았다고.”
나루가 고개를 들었다.
소파에 등을 기대고 있던 명진이 씩 웃었다.
“그렇군.”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해서 한 말이었나 보다.
명진은 사람 상대하는 것이 서투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능숙했다.
“너도 인간관계, 참 힘들겠다.”
명진이 말했다.
“내 인간관계가 왜?”
“원래 인간은 특이한 인간을 경계하고 따돌리는 습성이 있거든. 너, 특이하다는 말 많이 듣지?”
물론 옛 시간에서는 들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시간에서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시간을 돌아왔으니, 아무리 주의를 한다고 해도 겉으로 드러나는 미심쩍은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응, 좀 들어. 너도 듣지?”
“나야, 보다시피.”
명진이 어깨를 으쓱했다.
“나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뭐, 좋아. 언젠가 솔직한 이유를 들을 날이 오겠지.”
―뭐, 좋아.
그게 명진의 말버릇이었다는 게 떠올랐다.
―MT 같이 가자. 너, 저번에도 안 갔잖아. 이번엔 우리 학번만 가는 거라 편할 거야.
실험을 하던 중, 나루가 조심스럽게 제안했을 때. 명진은 그렇게 대답했다.
―뭐, 좋아.
어릴 때라서 시큰둥하게 내뱉는 그 대답이, 조금 멋지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도 같다.
그 말투를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런데 너 말이야.”
명진이 나루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어왔다.
긴 손가락 끝이, 나루의 미간을 살짝 눌렀다.
“그런 눈빛으로 좀 보지 마. 두근거리니까.”
* * *
“앞으로 학교에 잘 나와야 돼. 꼬박꼬박.”
그렇게 말한 나루는,
“그럼 난 생각할 게 있어서 이만 집에 가 볼게.”
라고 말하고 학교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 버렸다.
명진에게는 출석 잘 하라고 당부한 주제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 버리는 그녀의 태도에 어이가 없었다.
‘쟤, 진짜 특이하네.’
명진도 특이하다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나루는 그 이상인 것만 같았다.
돋보이고 싶어서 특이한 척하는 애들도 있기는 하지만, 나루는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자신이 특이한 것을 드러내고 싶지는 않은 것처럼 보였다.
‘분위기도 좀 묘하고.’
동갑인 게 분명할 텐데, 간혹 느껴지는 어른스러움이 명진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어찌되었든 명진도 20살의 건장한 남자이기에, 예쁜 여자가 관심을 가져주는 게 싫지는 않았다.
나루와 함께 걸어왔던 길을, 이번에는 혼자서 걸어 학교로 돌아갔다.
3교시 강의가 이미 시작되어, 복도는 조용했다.
고등학교 때와는 사뭇 다른 대학의 분위기를 느끼며, 조용히 강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명진을 보고 소리 지르는 여자는 없었다.
하지만 날카로운 시선 두 개가 명진에게 꽂히는 것을 느꼈다.
두 남자가 고개를 돌려 명진을 노려보고 있었다.
왕자 같은 화려한 얼굴의 남자와 묵직하고 차가운 느낌의 남자였다.
‘뭐야, 저것들은?’
명진도 지지 않고 노려봤다.
차가운 느낌의 남자가 먼저 시선을 돌렸고, 조금 늦게 화려한 얼굴의 남자도 시선을 떼었다. 그다음에야 명진은 빈자리에 가서 앉았다.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화려한 생김새의 남자가 다가왔다.
이럴 거라고 예상했기에, 명진은 팔짱을 끼고 앉아 건방진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나루는?”
명진은 슬쩍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화려한 남자의 뒤쪽으로 차가운 남자가 보였다. 그는 자기 자리에 앉아 있기는 하지만, 이쪽으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차가운 남자가 보내는 시선은 화려한 남자의 것과 달리, 적대감이 없었다. 그저 이쪽의 상황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았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다시 화려한 남자에게로 시선을 옮긴 명진이, 시비조로 되물었다.
화려한 남자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가 생각을 바꿨는지 해사한 미소를 지었다. 같은 남자가 봐도 설렐 만큼 근사한 미소였다.
이래서 잘생긴 것들은.
“아, 미안. 인사 먼저 했어야 했는데. 난 성재경이야. 나루 친구고, 현재는 나루의 가방을 맡아 두고 있지. 나루는?”
“내 이름은 안 물어보냐?”
“넌 윤명진이잖아. 아냐?”
“오오. 내가 이렇게나 유명인이었던가.”
“지금까지 학교 안 나왔던 우리 과 학생은 윤명진뿐이니까. 아니면 도강 중인가?”
“윤명진 맞아. 그리고 나루는 집에 갔어.”
“집에 갔다고? 왜?”
“생각할 게 있대.”
재경이 인상을 찌푸렸다.
“네가 무슨 짓 한 거 아냐?”
“무슨 짓을 한 건 연나루야. 봤잖아. 아까 걔가 날 따라 나온 거. 잡힐까 봐 무서워서 죽을 뻔했다고. 이건 뭐, 공포 영화도 아니고.”
명진의 말에 재경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나루랑 무슨 얘기했어?”
재경이 아예 명진의 옆에 앉으며 물었다.
‘호오. 이 왕자 같은 녀석이 나루를 좋아하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니 재경이 귀여워 보였다.
생긴 건 여자 여럿 울리게 생겼는데, 이렇게 자기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다니.
솔직한 녀석은 싫지 않다.
“학교에 잘 나오래.”
나루가 울었다든가, 잊었어 따위의 말을 했다는 건 말하지 않았다. 어쩐지 그 모든 것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그 얘기만 한 거야?”
“커피숍에서 케이크도 좀 먹고. 그러더니 생각할 게 있다고 가 버리더라. 걔, 좀 특이하다는 소리 많이 듣지?”
“아, 응. 좀 그런 면이 있지.”
재경이 부드럽게 웃었다.
나루를 생각만 해도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막을 수 없나 보다.
자기감정에 무섭도록 솔직한 녀석이다.
재경과 명진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그 모습을 지켜보는 건 지후만이 아니었다. 윤영도 둘을 보고 있었다.
나루가 명진을 따라 나간 직후의 쉬는 시간. 다른 강의실로 이동할 때, 여학생들이 나루를 욕했다.
연나루는 역시 눈에 띄는 걸 좋아해.
연나루는 역시 남자를 좋아해.
연나루는 항상 남자들이랑만 친하게 지내려고 해.
그런 이야기들에 끼어들지는 않았지만,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는 자신이 있었다.
그게 싫었다.
‘왜 이러지, 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루가 먼저 남자에게 관심을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수업 첫날부터 나루를 집요하게 따라다니고 챙긴 건 재경 쪽이었다.
다들 그 사실을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 모르는 척하고 있을 뿐이리라.
그런 질투 어린 여자들의 세계에, 자신도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왜.
고개를 돌리다가 지후와 눈이 마주쳤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안다는 듯, 지후는 윤영을 보고 있었다.
윤영은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민지후 때문이야.’
윤영은 깨달았다.
‘내가 연나루를 질투하는 건, 전부 민지후 때문이야.’